'동상이몽'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부작용

남보다 못한 한 지붕 두 가족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힘겨루기 끝에 마침내 손을 맞잡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이야기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분열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진통 끝에 전격 합당을 결정했다.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이 합당을 통해 공동정부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뒤 꼬박 47일 만이다. 당초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합당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겉으론 하나

두 당의 합당은 대선 전부터 끊임없이 나오던 사안 중 하나다.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이 마련된 시점은 1년 전인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서다.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안 위원장이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뽑은 뒤 양당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합당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지만 양당의 힘겨루기가 지속된 탓에 끝내 결렬됐다.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출되고, 이 대표가 국민의당을 압박해나갔다. 이 대표의 압박이 거세자 국민의당 측에서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며 강하게 맞섰다. 

당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이 대표와 안 위원장도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며, 합당도 함께 무산되는 듯 보였다. 


재차 합당이 논의된 시점은 대선이 끝난 뒤다. 인수위가 출범하면서부터 합당 논의가 활기를 띠었다. 합당 직전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사이에 잠시 미묘한 기류가 흘렀지만, 갈등을 빠르게 봉합하면서 양당은 지난 18일 당을 하나로 합치는 데 성공했다. 

잉크도 안 말랐는데 신경전?
안철수계 반발 시 내분 우려

합당 안건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국민의당도 만장일치로 의결시키며 합당에 대해 서로 이견이 없었다고 해석된다.

기자회견장에서 이 대표와 안 위원장은 공동선언문에 서명하며 공식적인 합당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양당간 합의된 내용은 ▲국민의힘으로 당명 유지 ▲정강정책TF 공동 구성 ▲지도부 구성을 포함한 합의사항 이행 ▲지방선거 관련 합의된 기준으로 심사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새로운 당명으로 출발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국민의힘 당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사실상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에 흡수된 것과 다름없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 합당한 이상 민주당에 비해 약간 앞서는 정당 지지율 상승을 꾀할 기회를 얻었다. 의석 수는 110석에서 113석까지 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3석 추가 확보로 여소야대 형국을 돌파할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거대 야당을 상대하려면 아쉬운대로 1석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분란의 조짐이 느껴진다. 경찰 출신인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전 원내대표)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찬성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합의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지난 14일, 4당 원내대표 검수완박 관련 회동에 참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자칫 국민의힘 계파와 국민의당 계파가 시작부터 내홍을 겪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 의원의 제명은 합당 과정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그 역시 국민의당에서 자진 탈당하지 않고 제명을 요구한 상태다.

이는 비례대표인 권 의원이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발탁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작부터 균열의 조짐이 보이자 이 대표는 권 의원의 제명을 국민의당에서 신속 처리를 꼬집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회 활동을 종료하고 당으로 돌아왔을 때도 문제다. 인수위 출범 직후 총리직, 경기도지사 등 하마평에 올랐으나 안 위원장은 여의도로 돌아가겠다는 점을 암시했다. 사실상 정치를 다시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 

안, 돌아오면 내홍 불가피?
경쟁력 있는 후보 없어 불안

안 위원장이 복귀하면 당내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탓에 본래 국민의힘 측 인물들과 세 싸움이 벌어지는 게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권력다툼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내홍이 불거진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는 장사다. 고용 승계 문제도 여전히 불씨 중 하나다.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직자 7명에 대한 승계는 합의가 됐으나 직급, 처우 등을 놓고 국민의힘 당직자와 노조에서 연일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파열음이 거세질 우려도 있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국민의힘 후보만 결정되는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국민의당 측 인사 중 경쟁력을 가진 후보가 있냐는 걱정스러운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탓에 국민의당 쪽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게 오히려 무리한 요구기 때문에 당내 분란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방선거를 비롯해 국민의힘 당내에서의 지분 확보가 시급하다. 국민의당이 합당을 통해 얻게 되는 득은 보수진영에서 새롭게 정치적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득이 되기 위해서는 안철수계가 국민의힘 내에서의 세 싸움을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다.

정치적 기반을 쌓을 기회를 얻게 된 점을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만 국민의당은 당 자체를 잃었다. 안 위원장의 정치적 브랜드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에서 제3지대를 통해 거대 양당의 대안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합당으로 인해 그가 꿈꿔오던 정치적 가치관, 철학이 한순간에 증발해 다당제의 가치를 잃은 셈이다. 그동안 그려온 안 위원장의 그림이 무위로 돌아가 국민의힘 내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속으론 남남?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양당의 화학적 결합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당내에서 여러 내분이 일어날 것”이라며 “양당이 서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합 속도도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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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