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산 '하림 닭'의 불편한 진실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09.18 14: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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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국내산 아니므니다…98%만 국내산 닭이므니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100% 국내산 하림닭만 사용합니다.' 치킨집, 삼계탕집 할 것 없이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외식업체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문구다. '하림'하면 '국내산 닭'이라고 의심없이 나올 정도로 하림은 국민들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하지만 100% 국내산 닭이라는 말이 거짓말이라면? 하림 수입닭의 진실을 캐봤다.

'100% 국내산 닭'을 내세워 국내 양계업계 시장을 주도해온 국내 최대 육가공업체 하림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수입닭을 대량으로 유통시켜 닭값을 하락시킨 주범이라는 의혹이 제기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JTBC>의 방송보도에 따르면, 하림은 계열사 'HK상사'를 통해 몰래 닭고기를 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HK상사의 대표이사 오모씨가 하림의 재정담당 임원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혹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JTBC>는 '인사 교류나 임원 겸직 등을 통해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 공정거래법상 명백한 위장계열사'라며 HK상사는 위장계열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HK상사 정체는?

보도된 당일 대한양계협회는 성명서를 내며 '하림이 위장계열사 앞세워 닭고기를 수입해 온 실체가 드러났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양계협회는 "하림은 위장 계열사를 앞세워 닭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 닭값을 바닥으로 추락시켰고 그 결과로 양계농가의 피해가 막다하다"며 "하림은 농가와 회사는 한 가족이라며 입버릇처럼 외치면서도 정작 농가의 생계와 직결되는 사육비 현실화 조정은 안중에도 없고 계열화한다면서 노비문서를 만드는 등 오로지 자사 몸집불리기만을 일삼는 비도덕적인 기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하림 측은 이 같은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HK상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오 상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사실대로 모든 것을 설명해 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오 상무는 "HK상사는 위장계열사가 아닌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식 계열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하림은 HK상사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1∼2% 정도는 수입닭을 써왔다"며 "HK상사가 수입닭 납품을 하림에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림과 HK상사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도한 내용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10년 설립된 HK상사는 닭고기를 전문으로 수입하고 유통하는 정식 수입 대행사라는 것.

취재기자의 "하림이 100% 국내산 닭만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오 상무는 "(하림은) 전체 물량 중에서 1%∼2% 정도를 수입산으로 쓰고 있다”며 "국내에서 조달하기 어렵고 단가를 맞추기 어려운 부위를 업체에서 요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입하고 있고 업체들도 수입산을 원한다"고 답했다. 즉 닭강정, 닭다리, 닭날개 등 인기가 많은 특정부위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에 부족분을 수입한다는 설명이었다.

지금까지 하림은 100% 국내산 닭을 앞세워 많은 인기를 얻어 왔다. 그런데 하림 관계자이자 수입닭 업체 대표가 하림은 1∼2% 정도 수입닭을 쓰고 있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앞으로 파장이 더 커질 조짐이다.

대행계열사 통해 미국서 특정부위만 수입
"어쩔 수 없이…"전체 물량 2% 정도 유통

하림은 과거에도 '종란' 수입, 미국의 '앨런패밀리푸드사' 인수 때도 양계협회와 충돌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처럼 하림과 양계 및 축산협회는 끊임없이 충돌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는 하림이 자신들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자사의 이익만을 좇아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림은 국내 육계사육농가를 보호하고 외국산 닭고기 수입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2008년까지 1500억대에 이르는 막대한 정부자금을 지원받으며 발빠른 성장가도를 달렸다. 다르게 말하면 축산·양계 농가의 희생이 뒤따랐기에 지금의 하림이 있는 셈. 이에 하림도 각 협회들과 충돌이 일어날 때면 언제나 상생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좀처럼 갈등의 폭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하림의 겉과 속이 다른 행보가 쌓이고 쌓이면서 농가들의 하림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하림은 2008년 10월과 2011년 10월 계열화사업 관련 계약서가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국정감사를 받았고 축산계열화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닭을 몰래 들여오고 있었던 것. 

양계협회의 성명서에 따르면 하림은 HK상사라는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2만3000여톤, 올해 1만1000톤 등 국내 전체 수입물량의 3할을 수입해왔다. 이 때문에 국내의 닭값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양계농가 사람들이 고통 받게 되었다고 한다.

또 하림은 2000년대 초반 닭고기 수출전용 도계장 건립을 내세워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받아 S도계장을 건립했으나 결국은 내수용 도계장임이 드러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996년에는 양계협회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 530만개의 종란을 수입하여 과잉생산을 주도했고, 2009년에도 200만개 종란을 수입했다.

하림과 양계협회가 가장 크게 충돌한 사건은 지난해 9월에 일어났다. 하림이 우리나라 전체 닭고기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연간 25만톤의 닭고기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미국의 '앨런패밀리푸드사'를 인수한 것. 당시 하림은 "우리나라는 식량부족국가이므로 해외식량자원 확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해서"라는 다소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앞으로 연간 닭고기 생산량을 30만톤까지 늘려 국내 닭고기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표현해 미국에서 생산된 닭을 국내로 역수출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소비자 신뢰 추락

이에 양계협회 측은 "하림은 외국산 닭고기 수입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정부 자금을 지원받아 성장했는데 이제와 국내 육계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역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니 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림은 미국에서 닭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앨런패밀리푸드사와 미국으로부터 닭을 수입하는 HK상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하림의 위장계열사를 통한 수입닭 의혹이 제기됐다. 두 계열사의 숨겨진 관계가 자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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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