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외국인학교 수상한 사무실 추적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4.12 09:06:42
  • 호수 13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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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이사장 회사가 학교 건물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학교는 범죄로부터 학생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타 시설에 비해 외부인 출입에 더 엄격하다. 하지만 경기수원외국인학교에선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외부인은 사무실이 학교 건물에 있어 출퇴근을 했을 뿐이다. 

경기수원외국인학교(이하 수원외국인학교)는 2006년 9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액 투자해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 개교했다. 경기도가 100억원, 지식경제부가 50억원 등 모두 150억원의 건축비를 지원했고, 수원시는 100억원의 터 3만3000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총 25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

250억원
혈세 투입

수원외국인학교는 유치원 1학급, 초등학교 5학급, 중학교 3학급, 고등학교 4학급 등 모두 13개 학급(학생 정원 260명)으로 이뤄졌다. 도서관, 체육관(수영장), 강당 등 각종 편의시설과 64실 규모의 기숙사가 설치됐고 초·중·고교 전 과정 13개 학급에 520명의 외국인 학생을 수용하며 200명 중 25%는 내국인에게 할당된다.

장기적으로 이 학교의 학생 정원을 500명으로 늘리고 교육 언어도 영어는 물론 독일어, 일본어까지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수원 인근 거주 외국인들에게 큰 기대를 품게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수원외국인학교에서 교비 불법 전용 문제가 불거졌다. 설립자였던 P씨가 수원외국인학교 교비 136억원을 빼돌려 대전외국인학교 공사대금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나 형사 처벌을 받았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P씨에게서 운영권을 돌려받고자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2019년 10월, 법원의 조정 결정이 내려졌는데 P씨가 교비 30억여원을 학교에 변제하고 미국에 주소지를 둔 비영리법인 ‘효산국제교육재단’에 운영권을 넘기라는 내용이었다.

시민단체는 “효산국제교육재단 이사진이 P씨와 함께 대전외국인학교를 운영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교 운영권을 넘기지 말아야 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효산교육재단이 결격사유도 없을 뿐더러 인가를 하지 않으면 학교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법원 결정에 따라 효산국제교육재단에 운영권을 넘겼다. 

2020년 1월 수원시와 효산국제교육재단이 맺은 운영 협약서에는 “효산국제교육재단은 학교 건축물과 토지를 어떤 경우에도 담보물로 제공하거나 임대, 매각, 기타 처분을 할 수 없다”며 “효산국제교육재단이 법령 또는 협약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본 협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임대계약서도 없이 무상 사용
외부인 출입…솜방망이 처벌

그런데 효산국제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수원외국인학교에 한 중소기업 사무실이 입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해 8월 에이치앤드씨는 취업 포털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렸다. 부동산 임대 및 개발업과 무역업이 주력 사업인 에이치앤드씨의 주소지는 수원외국인학교와 동일했다. 

모집 분야는 사업기획이며 세부 업무 내용으로 보유 부동산 매각, 필요 부동산 매입, 건물 신축과 관련된 업무 소개 등이었다. 이외에도 대관 업무와 민원 신청인 법무 업무도 있었다. 학교와는 전혀 무관한 업무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1월, 수원 시민 A씨가 에이치앤드씨 위장 사무실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A씨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에이치앤드씨의 거짓 구인공고를 확인해달라”는 민원을 접수했다.

지난 1월,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이하 경기지청)은 “해당 기업은 수원시를 소재지로 해 채용공고 당시인 8월24일부터 10월23일까지 실제 근무장소가 수원시였음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결국 지난달 3일 A씨는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에 “에이치앤드씨가 취업 포털사이트를 통해 수원외국인학교 주소로 특정하고 구인모집 광고를 했다. 학교 건물을 기업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에이치앤드씨 본사 사무실이 평택으로 돼있지만 식당이었으며 거짓 장소로 확인됐다. 비슷한 기간 안양, 군포 등을 근무지라고 한 뒤 채용 공고하는 내용이 있어 현장을 확인했으나, 사무실로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민원을 넣었다.

이어 “수원외국인학교 내에서 부동산 매매하는 기업이 학교 시설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이 적법한 것이냐”고 물었다. 

교육청 적발
고작 ‘주의’만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학교시설 사용 허가는 교육 목적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학교의 장이 결정할 사항이다. 해당 학교를 방문해 해당 기업이 행정적 처리 없이 학교시설을 이용하고 해당 기업 직원이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또 “법인의 모든 재산의 관리책임은 이사장에게, 학교장은 교육용 기본재산과 학교용 보통재산의 운용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해당 기업이 수원외국인학교장의 허가 등 행정적 처리 없이 학교 재산(시설)을 사용한 사실과 관련해 학교 재산(시설)에 대한 관련자의 업무 소홀이 인정되기에 이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고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도록 조치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수원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기업이 이용한 건물은 학생 출입이 없는 별도의 건물로, 해당 기업의 물건은 모두 반출된 상태고 직원들 또한 더 이상 학교를 출입하지 않고 있다.

초·중등 교육법 제60조2(외국인학교) 및 ‘외국인학교 및 외국인유치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 제5조(설립 자격)에 의거해 수원외국인학교 운영권이 있는 효산국제교육재단은 비영리외국법인으로 수원외국인학교 운영과 관련해 수원시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학교 운영 관련 검토가 요구되기에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원시에 통보하는 작업을 마쳤다. 당해 법인이 학교 재산(시설)을 임대계약서 작성 등 행정적인 처리 없이 기업이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사실 등 접수내역을 전달한 것이다.

등기와 다른
실제 사무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해당 기업과 효산국제교육재단 이사장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없어 해당 기업에 대한 조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의 사무실 사용 시기와 해당 조치를 묻는 질문에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적발하고 ‘주의’ 촉구를 했다. 사무실 사용 기간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경인미래신문>에 따르면 수원시도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시가 재발 방지를 위해 수원외국인학교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앤드씨는 어떻게 학교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까.

이를 위해서는 에이치앤드씨 연혁을 살펴봐야 한다. 에치앤드씨의 시작은 2003년 샘메디칼로 시작했다가 1년 뒤 2004년 씨에스메디케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5년 뒤 씨에스메디케어 대표이사로 이모씨가 취임하는데, 수원외국인학교 운영을 맡는 효산국제교육재단 이사장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효산국제교육재단 홈페이지에 이사장 사진과 함께 인사말이 나와 있다. 이씨 밑에서 일했다고 밝힌 A씨에게 효산국제교육재단 이사장 사진을 보여주자 “씨에스메디케어 회장이었던 그 사람이 맞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고용노동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업 대표이사를 제외한 근로자 5명이 학교에서 근무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씨가 효산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학교 건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5명 학교로 출퇴근
“별관 사무실 비어서 사용”

<일요시사>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이씨와 관련해 ”에이치앤드씨 전임 대표가 수원외국인학교 이사장이었다. 해당 인물이 이사장이었던 시절 학교에 별관 사무실이 비어있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어 “해당 주소가 학교다 보니 부동산 등기등본부에 등록하지 않고 평택 사무실로 기재한 뒤 실제 근무는 별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씨가 운영한 씨에스메디케어는 이상한 회사였다. 업무 내용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연수원 관리인 모집, 조경관리, 집사 등 갖은 업무를 직원들에게 시켰다”며 “그뿐 아니라 연장, 휴일수당은 정상적으로 지급하지도 않았다. 모집공고에 표기돼있었는데, 수당에 대해선 면접 때 꼼수를 제안했다”고 이씨가 운영한 회사에 대해 폭로했다.  

이어 “이씨는 ‘실질적으로 야근과 주말 근무도 있다. 주 40시간 이상 초과근무하게 되면 세금을 더 내게 되니 그 나머지 금액은 현금으로 지불할 테니 증거를 남기지 말자’고 말했다. 그 말만 믿고 야근했는데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았다”며 “나 말고도 다른 직원들도 초과근무를 거절하면 이씨 말 한마디에 해고를 당했다. 또 연중무휴 근무는 자연스럽게 강요되고 하루만 쉬어도 퇴직 사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에이치앤드씨(당시 씨에스메디케어)와 부당 해고와 임금체불건으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 A씨는 부당해고에 관한 보상으로 280여만원을, 임금체불에 관한 보상으로 100여만원을 회사로부터 받았다. 

에이치앤드씨 사무실은 2004년부터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내에서만 움직였다. 2016년 5월부터 만안구 안양로 모 빌딩 지하에 자리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기자가 해당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 에이치앤드씨에 대해 묻자 해당 건물 관리 경비원은 “이 건물에서 이사간 지 1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에이치앤드씨가 사용했던 지하 1층은 다른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1년 전
이사 갔다”

현재는 에이치앤드씨 군포지점으로 이름을 바꾼 뒤 주소까지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포지점 주소로 찾아갔지만 회사 간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외국인학교 측은 “해당 내용에 답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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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건드린 이재명 득실

이스라엘 건드린 이재명 득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의 SNS는 개인 계정일까, 국가 계정일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SNS로 작은 폭탄을 투하했다. ‘경솔했다’는 의견과 ‘외교 행위’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대통령의 ‘X’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폭탄을 터트리면서 이른 시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 듯하다. 공습 초기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고위급 인사들이 폭사하면서 지도부가 와해한 부분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대에 영향을 미쳤다. 중동 전쟁 종전? 휴전? 하지만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이란의 저항은 거셌다. 무엇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무기를 가졌다. 이란은 전 세계 원유의 20~30%가 오가는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효과는 세계 경제에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폭등했고 그 영향으로 덩달아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란이 전 세계 경제를 볼모로 삼아 미국·이스라엘과 맞선 것이다. 우리나라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기름이 나지 않는 나라여서 유가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고 동시에 다른 에너지 수급도 문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공공 부문 자동차 5부제, 2부제 등의 정책으로 대응에 나섰고 전 국민 70%에 지급하기 위한 ‘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추경을 통해 편성했다. 외교 문제도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을 상대로 자신들을 도우라고 윽박질렀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라고 요구했고 동맹국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험지에, 핵 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종전 등을 언급하며 이란과 ‘밀당’에 들어갔다. 미국은 이란의 핵 포기와 경제 지원을 한 테이블에 놓고 일괄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종전을 언급하자 S&P500, 나스닥 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낙관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전 영상으로 홀로코스트 언급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최근 이스라엘과 외교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이 시발점이 됐다. 지난 16일 기준 이 대통령의 팔로워(계정을 팔로우해 내용을 보고 있는 사람) 수는 108만명에 이른다. 이 대통령은 당선 이후에도 부동산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글을 올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X에 ‘Jvnior’ 계정이 올린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적었다. 계정주인 Jvnior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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