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휘둘리지 않는 '불사조'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호남의 비난보다 나라의 위기가 먼저였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박주선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호남 행보를 지원해온 인물이다. 호남에서만 4선을 지냈던 박 위원장의 지지는 당시만 해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무게감을 가진 호남 인사의 지지는 성공적인 결과로 귀결된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득표 기록을 갈아치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4번 구속, 4번 무죄.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박주선 위원장이 가진 이력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를 불사조라 부른다. 이런 이력은 그를 더욱 계파에 휘둘리지 않는 인물로 만들었다. <일요시사>는 박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지를 선언한 이유부터 풀어나가야 할 과제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정계 은퇴를 했다가 복귀하셨습니다. 

▲저는 정계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적이 없습니다. 가끔씩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앞으로 정치를 할 계획이 없다” 정도만 언급했습니다. 현재 맡고 있는 취임준비위원장 역시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간인 신분으로서 대통령 취임식이 원만하고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윤 당선인이 요청했습니다.

앞선 상황에서 윤 당선인 후보 시절 그의 지지를 표명했고, 윤석열정부 출범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하는 게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윤정부가 순조롭게 출발부터 마무리까지 ‘밀알’의 역할을 하는 게 책무라 여기고 있습니다.

-위원장님께서는 호남 출신 정치인이십니다.


▲정계에 입문할 때 민주당의 아성이라는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습니다. 과거 민주당으로부터 입당을 강하게 요청받은 적도 있습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회부의장까지 했으나 민주당 공천은 딱 한 번 받았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세가 높은 호남이지만 꼭 호남의 정서와 지지 분위기에 따라가야 할 의무가 없었던 인물이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민주당에 있을 때도 계파 색이 없는 중도를 걷는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보수로부터 보호나 비호를 받은 일도 없고, 독자 생존과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이번 20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습니다. 신념과 판단 속에서 윤 당선인 지지 선언까지 이르게 된 셈입니다. 

-윤 당선인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는 호남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윤 당선인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호남인으로부터 거센 비난과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난과 비판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기에 빠진 나라 상태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나라가 위기의 늪 속으로 빠진 형국에 국민 한 사람으로서 일정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전직 정치인이지만 가만히 있으면 사명과 책무를 완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마음 아팠습니다. 이런 까닭에 윤 당선인의 존재를 통해 정권 교체 필요성을 인식했고, 정권교체의 확실성을 예견한 점이 그를 지지한 이유입니다.  

-윤 당선인에게는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윤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은 대선에서 0.73%p 득표율 차라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개혁과 다양한 사회 변화를 예고 중입니다. 앞으로 윤 당선인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정부를 이끌어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기엔 아직까진 첩첩산중인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여소야대의 상태라 야당과의 협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인사 문제 차기 정부에 넘겨야 
‘여소야대’ 타개 위해 늘 소통

그렇지 못하면 윤 당선인은 소위 말하는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물 대통령이 된다면 정권교체의 의미도 소멸되고, 국민과 국가에게도 큰 불행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야당을 존중하고 수시로 소통과 대화하면서 윤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냈던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실천해야 합니다.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 능동적이며 적극적이고 합리적, 계획적으로 신속하게 과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검찰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해결해나가야 할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언론에서는 검찰이 제 친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친정에서 4번 구속됐고, 4번 무죄를 받았습니다. 이런 저를 두고 일각에선 오뚜기, 불사조라고 합니다. 저는 과거에 겪었던 수모가 한탄스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검사는 확실한 법리해석에 기반해 죄를 묻고, 유죄를 받는다는 확신과 판단 속에서 기소해야 합니다. 정치적 독립과 중립을 유지하지 못하고 권력의 압력과 지시에 굴종해 죄 없는 사람을 수사, 구속하고 기소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권력의 하수인이 된 검찰에 의해서 구속됐다가 무죄를 받는 일이 없도록 개혁돼야 하는 게 검찰개혁의 제1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신구 권력의 충돌이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찬 회동을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치하를 건네고, 독려했다는 것에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회동 이후 문정부의 태도가 아쉽습니다. 떠나는 정부는 다음 정부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차기 대통령이 정부와 일할 사람을 임명해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임명권을 현 대통령이 가졌다고 해도 차기 대통령의 의견을 듣고 서로 합의를 해서 인사를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또 인사 공백을 장기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불요불급한 인사가 아니라면 취임날짜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윤 당선인에게 인사를 맡겨도 됩니다.

그동안 문정부에서 장관이나 대통령 임명직 공석 기간이 몇 개월씩 이어진 경우가 있었습니다. 문정부는 무리한 알박기 인사를 하지 않고 불필요한 국민 비판을 피하는 게 맞습니다. 그게  현명하고 지혜로운 인사권입니다. 

-차기 윤정부의 기조가 문정부와 반대로와 가는 느낌입니다. 

▲국가는 영속적으로 존재하고, 유지하고 관리돼야 합니다. 5년 임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전임 정부에서 했던 일이 하루 아침에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윤정부가 맹목적으로 문정부와 반대로 가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거의 잘못된 부분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탓에 개혁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문정부에는 국민에게 지탄과 비난을 받았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득주도성장 경제 정책 같은 것입니다. 해괴한 이론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주저앉게 되는 사태를 빚었습니다.


이 밖에 부동산 문제, 실업 문제, 원자력 문제, 인사 문제, 북한과의 관계 문제 등 여러 가지 정책의 실효성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문정부 때 이미 건의됐습니다. 윤정부는 이런 문제를 새로 고치는 것뿐 입니다.

다만 고칠 분야가 많은 탓에 문정부와 반대로 간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앞으로 윤정부는 문정부가 잘한 것은 계승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이 거국적 중립내각 정치를 펼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거국 중립 내각이라는 게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항상 제기되는 전략입니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중립 내각을 구성하려면 야당에서 동의해줘야 하는데 동의해줄 것인가는 윤 당선인이 풀어나가야 합니다.  

-국민의 절반만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국민과 정부가 따로 간다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불행은 국민한테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윤 당선인에게는 지지자도 있고 반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윤정부는 이런 점에서 성공을 위해 뛰어야 합니다. 반대하는 분에게도 성공의 열매와 과실이 돌아올 수 있는 탓입니다.  

결국은 정부가 성공하냐 못하냐는 국민이 얼마나 함께하느냐에도 달렸습니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종국적으로 국민이 만들어내는 겁니다.

검찰은 정치적 독립, 중립 중요 
국민과 어떻게 어디로 갈지 고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게 뭐냐에 대해 어떻게 해답을 이끌어낼 것인지 결론내려야 합니다. 결국 국민을 ‘어떻게 어디로’ 모시고 가겠다는 게 중요합니다.

-취임준비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인지 알고 싶습니다. 

▲취임 준비는 첫째로 취임식 준비가 있고, 윤 정부의 5년의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취임사 준비가 있습니다. 또 취임식에 누가 참여할 것인가 하는 초청 분야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분야입니다. 많은 생각과 여러 지혜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취임식 장소가 국회로 결정됐습니다. 

▲국회 앞마당으로 확정하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 가능성 있는 장소를 물색해서 답사하고 검토했습니다. 국회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취임식을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하는 게 상징성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특히 참석 인원 규모를 예상해볼 때 수용 할 수 있는 면적은 국회가 가장 적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화 시대, 국민 통합과 화합을 열기 위해서 광주를 비롯한 지방에서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검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수용 규모면에서 접근성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관례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대통령 취임사에는 어떤 내용이 반영되는지 궁금합니다. 일각에선 5·18 광주민주화 운동 관련 내용도 반영된다는 말이 나옵니다.  

▲윤 당선인도 후보 시절 5·18운동은 민주화 운동의 기반이 되는 일이고, 해당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 헌법이 개정되면 전문에 그 정신을 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임사는 간단·명료하면서 설득력 있게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합니다. 취임사의 전체 기조와 맥락에 합치가 되는지에 대해 적합한지 논의할 예정입니다.  

-위원회가 내세우고 있는 기조가 궁금합니다.

▲취임사는 5년의 국정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에 전임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취임식이 이전과 어떻게 다를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늘 필요합니다. 현재는 기획사를 확정해 여러 방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취임준비위원회 속에는 취임식 기획위원회가 있습니다. 해당 분과에서도 어떤 기조로 가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여러 논의를 활발히 하는 중입니다.

-위원회에 다수 전문가를 영입하셨습니다.

▲취임사 준비위원이 16명인데, 각계 분야 전문가들입니다. 세대별로 30대부터 70대까지 전문 위원들 집필위원 구성돼있습니다. 대학교수부터 전문 기관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실무적으로 사회에서 활동했던 분들로 구성했습니다. 정치·경제 등 모든 면에서 전문성을 평가받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취임식에 참석하는 분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윤 당선인에게 취임식 초청과 관련된 사안을 보고했습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공감, 화합의 장을 만들어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받았습니다. 윤 당선인은 스토리가 있는 다양한 분을 초대하기를 원합니다. 이런 의견을 반영해 위원회에서는 취임식 당일 윤 당선인 지지 여부를 떠나 각계각층을 초청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취임준비를 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 취임식은 단순히 대통령이 취임하는 간략한 행사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취임사에 담기는 내용이 국민 모두를 포함해 함께 협력해나갈 동맹국가, 협력 국가도 동의할 수 있는 취임식을 준비해야 해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윤 당선인이 명심해야 하는 점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국민이 직접 권력을 행사하지 못해서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서 위임해 윤 당선인이 그 권력을 행사합니다.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이 윤 당선인을 국민의 권력 위임자로 선택한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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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