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바꿀 수 있다면 바꾸자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필자의 글, 나아가 <일요시사>를 아껴주시는 독자들께 새해 인사를 하고 넘어가자.

임인년(壬寅年)의 임인 즉 검은 호랑이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본다. 사실 흑표범은 존재하나 색깔이 검은 호랑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검정 색깔의 호랑이는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필자는 검정색에서 그 의미를 헤아려본다.

주지하다시피 검정색은 모든 색을 뒤덮어버리는, 색깔 중에 가장 강력한 색깔로 검은 호랑이는 백수의 왕이라 일컫는 호랑이 중 가장 강력한 호랑이, 제왕을 의미한다고 본다.

아울러 독자들께서 올 한 해 검정 색깔 호랑이처럼 무슨 일을 하시든지 기세등등하게 모두 형통하시길 바라며 또한 공정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일요시사>에 한층 더 관심 기울여주시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먼저 조선 중기 학자인 임성주의 <녹문집>에 실려 있는 글을 인용한다. 


“허명(虛明)은 기상(氣象)이니 그림자이고, 심기(心氣)는 본색(本色)이니 실물이다. 실물이 발해 그림자가 되고 그림자는 실물에 근본을 두니, 실물이 같지 않고서 그림자가 같은 경우는 원래 있지 않다.”

독자들이 상기 글의 마지막 부분 “실물이 같지 않고서 그림자가 같은 경우는 원래 있지 않다“에 대해 다소 애매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필자가 재해석해본다. 동 부분은 ‘실물과 그림자는 다를 수 없다’는, 실물과 그림자는 동일하다는 의미다.

여하튼 임성주에 의하면 본색 즉, 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실체는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동 글을 인용한 데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최근 행적 때문에 마치 윤 후보를 겨냥하고 남긴 기록처럼 느껴서다.

윤석열은 최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TV토론을 하기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같잖다” “대선도 필요 없고 (여당은)이제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야 한다”는 등의 막말을 토해냈다.

민주당 이 후보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최후의 발악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중 한 사람인 필자에게 그 말은 국민 우롱 행위로, 나아가 뼛속까지 검찰의 못된 습성에 물든 그의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는 꼴로 여겨진다.


이 대목에서 지난주 게재했던 칼럼 내용을 인용한다.

발랑 까진 자와 골 빈 자가 대결하면 누가 승리할 것이냐에 대해 두 세력 중에 비정상적 사고로 무장된 인간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측이 승리하리라는 다소 애매한 답을 내놓았다.

이제 명쾌하게 답을 내겠다. 자연인이라면 동정 차원에서 골 빈 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를 경영하는 위치라면 국민들은 골 빈 자보다는 영악한 자, 차라리 발랑 까진 자를 선택하게 돼있고, 현 추세라면 윤석열은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이 독주를 선언했다. 문제의 본질을 철저하게 무시한 골 빈 자의 전형이다.

윤석열의 문제는 당이 아니라 그의 자질을 비롯한 그와 아내 및 처가의 비리 의혹인데 본인을 사면초가에 스스로 가둬버리는 결정적 우를 범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대선 이후다. 현 추세대로 진행되어 윤석열이 패배한다면 국민의힘은 패배의 책임을 묻기 이전에 그날부로 공중분해된다.

또 윤석열은 그 부분에 대해 전혀 개의하지 않는다.

어차피 그에게 국민의힘은 부득이한 선택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짧지 않은 과거가 묻어 있는 국민의힘에 연민의 정으로 한마디 하자.

즉각 전당대회,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보를 교체해라. 그 길이 그나마 당을 존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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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