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팔이 타깃' 마약에 빠진 힙합계 막전막후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10 17:52:36
  • 호수 13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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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이라고? 애들이 따라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마약은 예술가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마약을 하면 예술적인 영감이 더 잘 떠오른다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부 힙합 래퍼들도 마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나이가 어린 래퍼 지망생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에게 마약은 악마의 유혹이다.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마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마약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한국 록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신중현부터 시작해서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등 70년대 한국 포크록을 풍미했던 인물들이 대마초에 연루된 적이 있다.

줄줄이
감옥행

그 이후로도 가수 조용필, 신해철, 이승철, 현진영, 전인권, 개그맨 주병진 등이 마약 혐의로 연루된 바 있다. 과거 마약에 연루된 일부 연예인들은 창작의 고통을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신해철, 현진영, 싸이는 마약한 혐의로 체포된 후 “창작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2001년도 학술 계간지 <사회비평>에서 “마약을 3년만 허용하면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를 자신이 있다”며 “마약을 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힙합 음악을 주로 하는 가수들이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업타운, 드렁큰 타이거의 일부 멤버가 미국에서 성장해 한국인만큼 마약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마약 거래가 한국보다 성행했기 때문이다.


또 마약을 경험해봤던 모 가수는 “마약을 복용하면 음악적 필링이 고조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유독 마약에 손을 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직업적 특수성을 거론한다. 대중에 노출되는 직업인만큼, 심리적 부담이나 압박이 심하다는 것.

또 어린 나이부터 연예인이 되기 위한 준비로 필요 이상의 사회화 과정을 겪으면서 오는 부작용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상담사는 “어린 나이에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연습생의 경우 성장 기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취약성을 지니게 된다. 온전히 성숙할 기회를 잃게 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의 심리는 일반적이지 않고 복합적일 수 있다. 비연예인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는 탓에 정신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 공허감 등 수많은 요소가 작용한다는 의미다.

한 방송국 PD도 “연예인의 마약 복용은 청소년들의 흡연 심리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면서 “창작의 고통을 운운하지만 사실상 ‘겉멋’ 혹은 호기심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극적 문화 속에 사는 연예인들이 새로운 자극을 찾기 위해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음악 작업실서 대마 흡입
동료 래퍼가 구해주기도


2010년대 중반부터 <쇼미더머니3>가 큰 인기를 끌자 래퍼들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이후 엠넷은 <고등래퍼>도 론칭하며 10대 래퍼를 조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음악시장에서 힙합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인기가 많은 래퍼는 돈, 차, 시계 등을 자랑했다. 이마저도 그들에게는 멋이었다. 돈 자랑에도 모자라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10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됐다. 

그러던 중 꽤 인기가 많은 래퍼들이 마약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2018년 대마초 흡연 등으로 입건된 씨잼과 빌스택스(당시 활동명 바스코) 역시 같은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는 래퍼다.

지난해 3월 래퍼 킬라그램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불구속 입건됐다. 앞서 ‘쑥 타는 냄새가 난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킬라그램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킬라그램은 2020년 12월 서울 이태원에서 모르는 외국인으로부터 40만원가량을 주고 대마를 사서 일부는 피웠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10월에도 힙합계 마약 흡연 사건이 발생했다. 메킷레인 레코즈 소속 래퍼인 루피, 나플라, 블루, 오왼, 영웨스트는 과거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나플라와 루피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계에 적발됐으며, 모발과 소변을 검사한 결과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나플라는 경찰서에서 “소속사 작업실에서 루피 등과 대마를 흡입했다”며 “대마초는 소속사의 다른 래퍼가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멋있게 포장
모방 우려도

특히 같은 소속사의 또 다른 래퍼 3명과 지인 5명 등에게서도 마약 양성반응이 나와 충격을 안겼다. 경찰은 2019년 11월 이들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영웨스트 1명을 기소했고, 나머지 4명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또 다른 래퍼 자메즈가 과거 대마와 향정신성 의약품인 LSD를 흡입했다고 인정했다. 자메즈는 지난달 28일 SNS에서 “저는 과거 대마초와 LSD를 해본 적 있다. 이와 관련해 법적으로 처벌 받을 것이 있다면 처벌을 받음으로써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메즈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은 그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의 폭로로 불거졌다. 누리꾼은 자메즈가 대마와 LSD를 흡입했으며 자신에게 폭력을 저질러 경찰 신고도 여러 번 했다고 주장했다.

자메즈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난 데는 제 잘못과 책임도 분명 상당할 것”이라며 자신이 대표직을 맡은 힙합레이블 GRDL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불리다바스타드는 “교도소에서 뉴스를 보는데 10대들 펜타닐 관련 뉴스가 나왔다. 제가 사용하던 기구들 그대로 나왔다”며 “솔직히 저는 래퍼들 영향이 크다고 본다. 마약이 10대에게 퍼지게 된 이유가 있다. 래퍼들이 마약한 것에 대해 당당하고 멋지게 포장을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친한 형이 (펜타닐을)하는 걸 보고 한 번 해봤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때 당시는 필로폰이나 이런 마약에 중독된 상태였다. 처방전이 나오는 합법 마약이니까 저는 당연히 전문의약품이 그렇게 강한 마약일지 생각도 못했다. 일주일까지는 특별한 금단증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창작의 고통?
웃기고 있네∼

불리다바스타드는 마약에 손을 대는 순간, 몸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 악마의 것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이들에게도 경각심을 알렸고 끊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자신에게 연락해달라고 말을 남겼다. 

또 “약을 하는 래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10대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거 인지를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2020년 4월부터 지금까지 마약을 다 끊은 상태에서 죗값을 받기 위해서 글라인더에 남아있던 대마초를 피운 후 2020년 11월11일 자수하게 됐고 소변과 모발을 제출하고, 소변에서 THC만 양성이 나왔고 혹시나 오래돼 나오지 않을 마약들도 처벌받기 위해 형사님께 증거사진들을 직접 제 손으로 보내드렸다”고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는 10대 래퍼 지망생이 마약에 빠지는 과정에 대해 소개됐다. 마약을 하는 래퍼가 10대 래퍼 지망생에게 접근하는 수법은 은밀하면서도 교묘하다.


A 래퍼는 사운드클라우드 내에서 반응이 좋은 B 지망생에게 접근해 B의 음악이 좋다고 칭찬한다. A 래퍼는 B 지망생에게 주소를 알려주고 만남을 갖는다. 지하실 같은 곳에 도착한 B 지망생은 A 래퍼뿐 아니라 다른 래퍼들도 함께 만나게 된다. 

SNS 10대 지망생 은밀히 유인
랩 레슨 대신 마약 거래 유도

TV에서만 보던 래퍼들이 B 지망생의 음악을 듣고 칭찬해주자 그는 같이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고 만다. 이때 대마초를 권유하는 식이다. 

B 지망생 입장에서는 이들과 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성의 끈을 놓고 시작한다. 특히 흡연 경력이 있다면 대마초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음악 작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만나 대마초를 같이 하고 다른 마약도 권한다.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하다가 B 지망생이 약물에 중독됐다고 판단되면 돈을 받기 시작한다. 마약의 일종인 펜타닐도 권한다. 펜타닐은 지속기간이 짧아 더 짜릿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B 지망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구해 온다. B 지망생은 이미 마약에 중독됐으며 A 래퍼 무리에게 종속이 된다. 

래퍼의 꿈을 꿨던 10대가 힙합 우상의 유혹에 넘어가 랩은커녕 마약만 하다가 일상이 파괴되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들은 10~20대 초반의 어린 계층이 힙합씬에 들어가면서 이들에게 약에 대한 잘못된 관점이 주입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짚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마약이 절대 ‘쿨’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도가 있는 래퍼가 새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약 혐의로 유죄까지 받은 래퍼들이 마치 한국은 ‘쿨’하지 못해서 아티스트의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어린 지망생들을 현혹하는데 이는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약의 강력한 중독성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지속적인 마약 투약으로 흐려진 판단력은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이는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범죄는 피해자를 낳고, 사회는 혼탁해진다. 마약은 한 사회를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만들고 발전을 크게 저해한다.

홍대·이태원
뒷거래 성행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홍대, 이태원, 강남을 중심으로 마약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SNS상에서 마약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마약 중간 판매책, 배달책 등 거래 및 전달 방식이 전보다 더 치밀해지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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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