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 위기탈출 세 가지 비책 

수족 잘린 독불장군 마지막 대검 꺼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벼랑 끝에 몰렸다. 선대위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탓이다. 위기가 닥치자 윤 후보가 직접 칼을 들고 수습에 나섰다. 수습의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줄곧 지켜오던 지지율 1위 자리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내줬다. 현재 윤 후보의 지지율은 6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 층에서 이 후보에게 뒤쳐진다. 사실상 ‘데드 크로스’를 맞이한 셈이다. 

직접 칼
뽑아들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전조 증상은 재차 촉발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방문한 TK(대구, 경북)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발표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인물이다. 

현재는 박 전 대통령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라 윤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를 따로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처가 리스크도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이며 윤 후보에게도 리스크로 다가온 상태다. 김씨가 사과까지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사과와 해명이었다는 지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최근에는 경찰이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양평 공흥 지구와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양평군청을 압수수색한 점도 윤 후보에게 리스크가 됐다.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으면서도 윤 후보에게는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자체적으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부인해오던 선대위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개편의 시작은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의 자진 사퇴로 시작됐다.

뒤이어 중책을 맡은 위원장이 줄줄이 직을 내려놨다. 사실상 선대위를 ‘리셋’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국 거대한 매머드 선대위가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출혈이 워낙 큰 탓에 선대위 재개편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일부 의원과 이 대표 간 서로 견제하는 행동을 취해서다.

특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라고 불린 국민의힘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이 대표는 서로 물러서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 대표 사퇴 촉구 움직임까지 불거졌다.


시간 없는데…선대위 한달 만에 공중분해
“재개편 언제하나” 다시 만들어도 똑같다?

김 전 총괄위원장과 윤 후보 사이의 갈등 역시 극에 달했다. 선대위 쇄신을 김 전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통보 없이 단행한 점 때문이다. 

당초 김 전 총괄위원장이 스스로 사의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총괄위원장은 자신이 사퇴를 선언한 적 없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도 뒤늦게 사의 표명이 아니라고 정정한 일까지 벌어졌다. 

지속적으로 선대위 내부 자중지란이 이어지자 장고 끝에 윤 후보가 직접 칼을 빼들었다. 김 전 총괄위원장과의 결별도 암시했다. 

현재 김 전 총괄위원장은 원톱 자리를 내려놓은 상태다. 이 대표와 갈등을 겪었던 권 전 사무총장 역시 스스로 물러나면서 선대위 내분이라는 급한 불은 일단 꺼지는 모양새다.

윤 후보 역시 두 인물의 사퇴를 받아들인 이후 선대위 전면 재개편을 선언했다. 

윤 후보는 기존 뼈대부터 다시 세우겠다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까지 선대위 조직은 직능총괄, 정책총괄, 선대총괄본부 등 여러 조직이 있었다. 이에 선대위를 선대본부로 슬림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새로운 ‘톱’ 자리는 4선인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윤 후보의 법대 2년 선배이자 검사 선배다. 권 본부장은 이 대표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와 권 본부장은 2012년에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실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권 본부장이 당 사무총장도 겸임한다.

그러나 사무총장 겸직을 두고 개편 시작부터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에서 갈등이 비쳤다. 이 대표는 권 본부장의 임명을 거부한 반면 윤 후보는 임명 강행을 강행해서다. 

두 인물의 갈등은 국민의힘 전체의 갈등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 역시 사퇴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물러서지 않았다. 

뒤집어진 당
갈등 최고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 결의안을 채택하겠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급물살을 탔다. 압박을 견디다 못한 이 대표가 나타나 한 발 물러선 것.

그는 자신이 사과드린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뛰어줄 것을 부탁했다. 이 대표의 합류로 재차 힘이 실린 개편된 선대본부가 윤 후보의 색깔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이 대표와의 갈등을 풀면서 포용하는 이미지와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리더십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게 된 셈이다. 

또 선대위 개편을 지속적으로 띄우며 윤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불거지던 처가 리스크까지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권 본부장의 등판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이견 조율 역시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권 본부장도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여전히 측근 정치를 버리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가 의리와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초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의 영입도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앞서 권 전 사무총장과 함께 또 다른 윤핵관으로 언급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2선으로 후퇴했지만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 대표 역시 윤핵관이 손을 떼고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을 만큼 의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이런 탓에 선대위는 출범 전부터 여러 내부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을 겪었다.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표가 잠행을 하고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이유도 윤핵관에게 경고 메시지를 날리기 위함이었다.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윤핵관은 여전히 선대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을 두고 선대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런 탓에 윤 후보가 향후 임명 과정에서 더욱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전면 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대선 출마 당시 무기로 들고 나온 반문재인 키워드 역시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문재인 전략만 있다는 게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비판이 나와서다.

나 홀로 
끝까지?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정권 심판론 하나로 당선에 무리가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윤 후보의 직속 기구였던 새시대준비위원회 역시 반문 빅텐트를 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국민의힘 외부에 있는 반문 집단으로 구성돼있었다.

공격적인 영입으로 외연 확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무리한 확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 모양새다.

시작은 호남을 끌어안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용호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 출신 인사를 영입해 반문 결집이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밖의 인물들 역시 모두 끌어안으려는 시도는 윤 후보의 주된 전략이 반문 빅텐트라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신 전 수석부위원장의 영입 논란을 시작으로 반문 결집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윤 후보에게 반문 전략이 인사 영입 외에 없다는 말이 나와서다. 

이를 인식한 윤 후보는 거친 언행을 통해 반문 세를 다시 결속시키려 시도했다. 특히 윤 후보는 문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3류 바보, 미친 사람들 등의 발언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본인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점을 두고서 발언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해당 발언은 자신을 반문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정권 심판 여론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비판 수위만 높아졌을 뿐 반문 빅텐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칠지에 대한 구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윤 후보가 앞서 지적받은 반사체 역할만 하면 이 이상의 반문 전략은 한계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윤 후보가 정책을 동반한 실용주의적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명분을 다지려면 대선후보의 자질이나 능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소 잃고 외양간…진퇴양난
말 잘 듣는 순정파 물색?

더 이상 유권자가 후보가 가진 명분 하나로만 표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다. 대선에서 유권자는 정권 연장 심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후보가 가지고 있는 자질이나 능력도 중요하게 본다. 

또 반문 세력에는 청년층이 다수 포진돼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청년층 챙기기에 나섰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이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해 청년층도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석열이형’을 내세우며 청년층에게 다가가길 시도했으나 이는 청년층에게 소구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 역시 개편된 선대위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스스로도 자신의 반문 세력의 결집을 위해서 청년층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해석된다. 

윤 후보가 청년층 결집을 위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재차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도 생겼다. 이미 선대본부 안에서 홍 의원과 가까웠던 인사들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던 김 총괄위원장마저 사퇴했다는 점에서 홍 의원 등판이 무리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 밖에 윤 후보에게 필요한 사안은 메시지 관리가 꼽힌다. 윤 후보는 최근까지 메시지를 던지는 부분에서 잦은 실수를 해왔다. 지지율 하락 책임이 본인에게도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자신만의 구체화된 메시지를 던질 필요성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만간 윤 후보는 토론 등으로 대처능력과 메시지 검증을 맞이하게 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후 행보에서 메시지를 관리하지 못하면 윤 후보에게는 치명타가 될 확률이 높다. 

등 돌리는 
지지자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을 하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이 너무 늦었다”며 이 사태에 말을 보탰다. 최 교수는 “후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게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터진 청년 리스크
윤석열 간담회 불참 논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청년간담회에 목소리만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선대위 쇄신안 발표 이후 개최된 전국 청년 간담회 행사에서는 윤 후보가 참석 예정이었다고 전해진다. 

예정과 달리 윤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기자회견 5시간 만에…
결국 말뿐인 챙기기?

윤 후보는 “급한 일이 있었다. 청년과 함께할 것”이라고 인사했다. 이런 탓에 일부 참가자가 욕설과 함께 불만을 드러냈다. 

또 해당 과정에서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준석계가 왔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진짜 환멸을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각에선 청년과 함께하겠다는 기자회견과 반대되는 행동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윤 후보가 참석하지 않기로 한 일정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청년간담회가 뭔지 모른다”고 밝혔다. <차>


<기사 속 기사> 김종인 진짜 몰랐나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상의하지 않고, 선대위 개편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김 전 총괄위원장과 이별을 택했다.  

최근 김 전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를 향해 공개 저격에 나섰다.

그는 선대위 합류 이후 인사 영입 등의 정보, 윤 후보의 메시지나 일정 등의 보고가 본인에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선대위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와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여전히 밖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가 쇄신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를 향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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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