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 위기탈출 세 가지 비책 

수족 잘린 독불장군 마지막 대검 꺼낸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벼랑 끝에 몰렸다. 선대위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탓이다. 위기가 닥치자 윤 후보가 직접 칼을 들고 수습에 나섰다. 수습의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줄곧 지켜오던 지지율 1위 자리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내줬다. 현재 윤 후보의 지지율은 6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 층에서 이 후보에게 뒤쳐진다. 사실상 ‘데드 크로스’를 맞이한 셈이다. 

직접 칼
뽑아들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전조 증상은 재차 촉발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방문한 TK(대구, 경북)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발표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인물이다. 

현재는 박 전 대통령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라 윤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를 따로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처가 리스크도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이며 윤 후보에게도 리스크로 다가온 상태다. 김씨가 사과까지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사과와 해명이었다는 지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최근에는 경찰이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양평 공흥 지구와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양평군청을 압수수색한 점도 윤 후보에게 리스크가 됐다.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교체론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으면서도 윤 후보에게는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자체적으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부인해오던 선대위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개편의 시작은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의 자진 사퇴로 시작됐다.

뒤이어 중책을 맡은 위원장이 줄줄이 직을 내려놨다. 사실상 선대위를 ‘리셋’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국 거대한 매머드 선대위가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출혈이 워낙 큰 탓에 선대위 재개편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일부 의원과 이 대표 간 서로 견제하는 행동을 취해서다.

특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라고 불린 국민의힘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이 대표는 서로 물러서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 대표 사퇴 촉구 움직임까지 불거졌다.


시간 없는데…선대위 한달 만에 공중분해
“재개편 언제하나” 다시 만들어도 똑같다?

김 전 총괄위원장과 윤 후보 사이의 갈등 역시 극에 달했다. 선대위 쇄신을 김 전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통보 없이 단행한 점 때문이다. 

당초 김 전 총괄위원장이 스스로 사의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총괄위원장은 자신이 사퇴를 선언한 적 없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도 뒤늦게 사의 표명이 아니라고 정정한 일까지 벌어졌다. 

지속적으로 선대위 내부 자중지란이 이어지자 장고 끝에 윤 후보가 직접 칼을 빼들었다. 김 전 총괄위원장과의 결별도 암시했다. 

현재 김 전 총괄위원장은 원톱 자리를 내려놓은 상태다. 이 대표와 갈등을 겪었던 권 전 사무총장 역시 스스로 물러나면서 선대위 내분이라는 급한 불은 일단 꺼지는 모양새다.

윤 후보 역시 두 인물의 사퇴를 받아들인 이후 선대위 전면 재개편을 선언했다. 

윤 후보는 기존 뼈대부터 다시 세우겠다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까지 선대위 조직은 직능총괄, 정책총괄, 선대총괄본부 등 여러 조직이 있었다. 이에 선대위를 선대본부로 슬림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새로운 ‘톱’ 자리는 4선인 권영세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윤 후보의 법대 2년 선배이자 검사 선배다. 권 본부장은 이 대표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와 권 본부장은 2012년에 함께 일한 경험도 있다.

실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권 본부장이 당 사무총장도 겸임한다.

그러나 사무총장 겸직을 두고 개편 시작부터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에서 갈등이 비쳤다. 이 대표는 권 본부장의 임명을 거부한 반면 윤 후보는 임명 강행을 강행해서다. 

두 인물의 갈등은 국민의힘 전체의 갈등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 역시 사퇴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물러서지 않았다. 

뒤집어진 당
갈등 최고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 결의안을 채택하겠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급물살을 탔다. 압박을 견디다 못한 이 대표가 나타나 한 발 물러선 것.

그는 자신이 사과드린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뛰어줄 것을 부탁했다. 이 대표의 합류로 재차 힘이 실린 개편된 선대본부가 윤 후보의 색깔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이 대표와의 갈등을 풀면서 포용하는 이미지와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리더십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게 된 셈이다. 

또 선대위 개편을 지속적으로 띄우며 윤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불거지던 처가 리스크까지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권 본부장의 등판으로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이견 조율 역시 수월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권 본부장도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여전히 측근 정치를 버리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가 의리와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당초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의 영입도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앞서 권 전 사무총장과 함께 또 다른 윤핵관으로 언급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2선으로 후퇴했지만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 대표 역시 윤핵관이 손을 떼고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을 만큼 의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이런 탓에 선대위는 출범 전부터 여러 내부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을 겪었다.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이 대표가 잠행을 하고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이유도 윤핵관에게 경고 메시지를 날리기 위함이었다.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윤핵관은 여전히 선대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을 두고 선대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런 탓에 윤 후보가 향후 임명 과정에서 더욱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을 전면 배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대선 출마 당시 무기로 들고 나온 반문재인 키워드 역시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문재인 전략만 있다는 게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비판이 나와서다.

나 홀로 
끝까지?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정권 심판론 하나로 당선에 무리가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윤 후보의 직속 기구였던 새시대준비위원회 역시 반문 빅텐트를 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국민의힘 외부에 있는 반문 집단으로 구성돼있었다.

공격적인 영입으로 외연 확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무리한 확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 모양새다.

시작은 호남을 끌어안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용호 의원 등을 비롯한 호남 출신 인사를 영입해 반문 결집이라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밖의 인물들 역시 모두 끌어안으려는 시도는 윤 후보의 주된 전략이 반문 빅텐트라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신 전 수석부위원장의 영입 논란을 시작으로 반문 결집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는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윤 후보에게 반문 전략이 인사 영입 외에 없다는 말이 나와서다. 

이를 인식한 윤 후보는 거친 언행을 통해 반문 세를 다시 결속시키려 시도했다. 특히 윤 후보는 문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3류 바보, 미친 사람들 등의 발언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본인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점을 두고서 발언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해당 발언은 자신을 반문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정권 심판 여론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비판 수위만 높아졌을 뿐 반문 빅텐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칠지에 대한 구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윤 후보가 앞서 지적받은 반사체 역할만 하면 이 이상의 반문 전략은 한계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윤 후보가 정책을 동반한 실용주의적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명분을 다지려면 대선후보의 자질이나 능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소 잃고 외양간…진퇴양난
말 잘 듣는 순정파 물색?

더 이상 유권자가 후보가 가진 명분 하나로만 표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는 뜻이다. 대선에서 유권자는 정권 연장 심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후보가 가지고 있는 자질이나 능력도 중요하게 본다. 

또 반문 세력에는 청년층이 다수 포진돼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청년층 챙기기에 나섰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이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해 청년층도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석열이형’을 내세우며 청년층에게 다가가길 시도했으나 이는 청년층에게 소구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 역시 개편된 선대위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스스로도 자신의 반문 세력의 결집을 위해서 청년층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해석된다. 

윤 후보가 청년층 결집을 위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게 재차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도 생겼다. 이미 선대본부 안에서 홍 의원과 가까웠던 인사들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던 김 총괄위원장마저 사퇴했다는 점에서 홍 의원 등판이 무리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 밖에 윤 후보에게 필요한 사안은 메시지 관리가 꼽힌다. 윤 후보는 최근까지 메시지를 던지는 부분에서 잦은 실수를 해왔다. 지지율 하락 책임이 본인에게도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자신만의 구체화된 메시지를 던질 필요성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만간 윤 후보는 토론 등으로 대처능력과 메시지 검증을 맞이하게 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후 행보에서 메시지를 관리하지 못하면 윤 후보에게는 치명타가 될 확률이 높다. 

등 돌리는 
지지자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께서 듣고 싶어 하는 말씀을 하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이 너무 늦었다”며 이 사태에 말을 보탰다. 최 교수는 “후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게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터진 청년 리스크
윤석열 간담회 불참 논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청년간담회에 목소리만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선대위 쇄신안 발표 이후 개최된 전국 청년 간담회 행사에서는 윤 후보가 참석 예정이었다고 전해진다. 

예정과 달리 윤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기자회견 5시간 만에…
결국 말뿐인 챙기기?

윤 후보는 “급한 일이 있었다. 청년과 함께할 것”이라고 인사했다. 이런 탓에 일부 참가자가 욕설과 함께 불만을 드러냈다. 

또 해당 과정에서 박성중 국민소통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준석계가 왔다”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진짜 환멸을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각에선 청년과 함께하겠다는 기자회견과 반대되는 행동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윤 후보가 참석하지 않기로 한 일정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청년간담회가 뭔지 모른다”고 밝혔다. <차>


<기사 속 기사> 김종인 진짜 몰랐나

국민의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상의하지 않고, 선대위 개편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김 전 총괄위원장과 이별을 택했다.  

최근 김 전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를 향해 공개 저격에 나섰다.

그는 선대위 합류 이후 인사 영입 등의 정보, 윤 후보의 메시지나 일정 등의 보고가 본인에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선대위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와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여전히 밖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가 쇄신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를 향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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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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