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4수' 속 보이는 손학규 노림수

‘나홀로…’ 몸값 올리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대선 단골손님 손학규가 돌아왔다. 대선 경선 문턱을 번번이 못 넘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는 이번엔 ‘나홀로 대선’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기에, 많은 이들은 그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손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 왜 나왔을까?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생각 놀이터 HOW’s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등장하자, 현장에 모인 수십여명의 지지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지지자들의 손을 하나하나 붙잡으며 등장한 손 전 대표는 곧장 연단으로 올라가 출마 선언의 이유를 간략하게 소개했다.

또… 

손 전 대표는 “노욕과 노추, 대통령 병 등 온갖 비난, 야유, 조롱이 있는 것 다 안다”며 “이런 비난들을 모두 떠안고 가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대통령선거를 보면서 내가 추구해왔던 가치와 정치생활이 무시받는 느낌을 받았다. 멀거니 쳐다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요즘 대선이 미래 비전은커녕 인신공격, 마타도어, 포퓰리즘으로 얼룩져 있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국민들 앞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정동영 대선후보에게 패배하며 첫 번째 고배를 마셨고, 4년 뒤 제18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크게 밀리며 낙선했다.

제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해 안철수 당시 대표에게 최종 대선후보 자리를 내줬다.

손 전 대표는 총 세 차례 모두 경선에서 떨어졌다. 대선으로 가는 길목마다 같은 당의 다른 후보에게 가로막혀 본선에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셈이다.

그 때문일까. 이번에 그는 무소속으로 대권에 도전했다. 적을 두었던 민생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

그는 출마 선언식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아침 민생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무일푼, 무소속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돈도 없고, 당적도 없는 정치인이 조롱을 들으면서까지 대선에 출마해 이루려고 하는 뜻은 무엇일까. 출마 선언문을 읽는 손 전 대표 뒤에는 “대통령제를 없애는 대통령”이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경선서 3차례 고배
이번엔 무소속 출마


그는 대선에 출마할 때마다 줄곧 본인이 “마지막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 중심의 연합정치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다당제를 기반으로 한 연립정부를 만들겠다는 게 그가 말하는 대선 출마의 이유다. 손 전 대표는 이날 독일의 연방제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 체제로 꼽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독일식의 연합정치가 이상적이다. 여러 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서 정책을 구상하고 법안은 법안대로, 행정은 행정대로, 사법기관은 사법기관대로 일해야 한다”며 “권력을 최대한 분산시켜 중앙권력의 힘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의 주장대로 독일은 철저히 국가의 권력을 나눠놨다.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전체주의에 학을 뗀 독일은 상·하원으로 구성된 의회가 입법을 도맡고, 연방 수상을 중심으로 한 내각이 행정 일을 담당한다. 사법기관은 철저한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는다.

이와 반대로, 대통령이 모든 권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의 정치체제는 늘 손 전 대표의 불만거리였다. 그는 “무한 권력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누구 하나가 되면 나머지 하나는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런 대통령제는 정말 괴팍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그가 밝힌 제20대 대선 출마 이유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지와 마타도어로 물든 대선에 대한 싫증이다.

이것을 혁파하기 위해 그는 무소속, 무일푼으로 뛰는 ‘나홀로 대선’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저의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만으로 명분이 약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노욕, 노추, 대통령병?
“모든 비난 끌어안겠다”

속내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대통령제 폐지’라는 명분은 허무맹랑하게 들린다. 이는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제를 폐지하려면 개헌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개헌안이 제안돼야 한다. 또 개헌안이 통과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나홀로’ 대통령이 국민들의 직선제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을 뚫을 리도 없고, 국회의 압도적 찬성을 끌어낼 리도 만무하다.

직선제 폐지에 대한 개헌은 아니었지만, 집권 여당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본인의 개헌안을 국회에 제안했다가 끝내 무산된 적이 있었다.


2018년에 발의된 문정부의 10차 개헌안은 등장한지 한 달 만에 폐기됐다. 마타도어로 얼룩진 대선을 치유하겠다는 명분도 앞뒤가 안 맞는다.

그는 “서로 공격만 하느라 국가의 비전 제시는 놓치고 있다”고 지금의 대선 형국을 비판했지만, 이는 손 전 대표의 현재 행보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달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이루었던 업적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는 내가 도지사를 해봐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이 후보를 비난한 바 있다.

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는 “검찰의 요직에 있으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챙길 땐 언제고, 이제와서 자기는 아닌 척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듣기 딱 좋다”고 발언했다.

대선 출마 선언 하루 만에 두 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이제 그의 속내가 궁금해진다.

명분으로 내세운 것들은 하나같이 설득력이 약하고, 그럼에도 그는 가시밭길을 고집하고 있다. 몇몇 정계 전문가는 그가 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 출마해 “존재감을 부각시켜 몸값을 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의심을 하고 있다.


어디로?

민생당을 탈당한 후, 당적이 없어진 그는 지금 어느 쪽에 입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림을 그려놨다.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당시, 미리 그려 놓았던 큰 그림은 무엇이었을지, 이제 곧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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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