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더 비싼' 황금 번호판 뒷거래 실상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1.23 13:16:20
  • 호수 1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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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넘버 ‘1111 2000만원’ 부르는 게 값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1111, 2222 등 희귀한 차량번호들은 이목을 끌기 마련이다. 이른바 ‘포커 번호’라고 불리는 이 희귀 차량번호들은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상당히 고액에 거래되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눈에 잘 띄는’ 희귀 번호를 구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숫자가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1990년대 삐삐가 전 국민의 필수품이었을 때 숫자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예를 들면 8282는 빨리빨리, 486은 사랑해, 1004는 천사란 뜻이다. 이처럼 숫자에 의미가 부여되면서  삐삐용어란 말도 생겼다.

‘좋은 번호’
특별한 배열

삐삐 시대가 지났어도 숫자가 가지는 힘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이삿짐센터 전화번호는 2424,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4989가 유리해 해당업계에선 국룰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음식점 배달 전문업체는 8282, 콜택시는 8255 번호를 선호한다. 

우리 일상에선 전화번호에서부터 자동차 번호판, 아파트 동·호수, 집 번지, 생년월일,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이 언제부턴가 자신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수단이 돼버렸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눈에 띄는 차량번호는 국회의원 등 공무원들이 주로 사용했다. 의원들은 외우기 쉽고 ‘눈에 잘 띄는’ 3000번이나 5656, 5060 등의 번호를 확보하려고 애썼다. 구구단형 8756번이나 9545번도 좋은 번호로 꼽힌다.


의원들은 차량번호뿐 아니라 전화번호도 특별한 것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번호는 권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외우기 쉬운 번호가 권위로 격상하는 것은, 이 같은 번호에 대한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기 때문에 특별한 능력을 행사해 이를 취득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회의원 비서관은 특별한 숫자에 집착하는 현상에 대해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듯 의원들은 4년마다 있는 선거에 이겨야만 하기에 의원들은 자기가 쓰는 차량과 전화의 번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황금 번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자동차가 많아지고 번호판 부정 배정 잡음에 따라 신청한 순서대로 받게 됐다. 황금 번호 차량은 부정번호의 상징이 돼버린 탓에 일반 시민은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났으며 배정받더라도 피하는 사람이 늘었다. 

‘눈에 띄는’ 번호 목돈 주고 배정
고객이 원하는 대로…짭짤한 딜러

사생활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탓이다. 남의 눈에 쉽게 띈다는 점을 오히려 꺼림칙하게 생각하기도 쉬웠다. 또 눈에 띄는 차를 타고 다닐 경우 사람들은 인식이 ‘돈만 많고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 ‘부정적인 사람’ 등으로 인식해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서울 자동차 관리사업소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제작하고 있다는 한 관계자는 “자동차 번호가 권위의 상징이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좋은 번호를 갖고 있다고 누가 우러러봐 주지도 않는다. 좋은 번호를 가지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시대착오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자동차 황금 번호를 다시 찾고 있다. 개인사업자가 늘어나면서 잠재적 고객에게 각인시키는 용도로 눈에 띄는 차량 번호를 다시 찾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차 카페에서 황금 번호를 구한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도 황금 번호를 받기 위한 방법이 공유됐다. 일반적인 차량번호 배정 방식은 완전 무작위 방식으로 이뤄지며 번호 공란 현황과 발급 상황 등 변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진다. 주로 하루를 기점으로 바뀌지만, 때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뀔 수 있다.

순서가 바뀌어도 차주가 원하는 번호를 찾는 방법은 있다.

자동차 등록 업무를 지원하는 구청 교통행정과나 차량등록사업소에 일일이 유선으로 문의하면 된다. 다만 서울의 각 구청 교통행정과로 전화 연결 시 상당수가 다산콜센터와 연동돼있어 통화 연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만 한다.

유선 문의를 통해 해당 구청 혹은 자동차등록사업소에서 분출하는 차량 앞 두 자리 번호와 글자, 그리고 뒤 네 자리 번호의 첫 번째 숫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차량 용도와 번호판 형식 등에 따라 다른 번호를 운용하기 때문에 유선 문의에 앞서 그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줘야 한다. 

이삿짐·배달점
전번 의미 부여

확정된 앞번호와 달리 뒷번호는 당일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배정받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략적인 번호 범위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이미 확정된 번호를 알려주기도 한다. 단, 후자의 경우 황금 번호와는 상관없는 일관성 없는 번호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등록일에 차주가 가장 마음에 드는 앞번호를 선택했다면, 그다음부터는 운에 맡겨야 한다. 

예를 들어, 차주는 ‘55오 5555’라는 희귀한 번호를 갖고 싶어 한다. 뒷번호가 5로 시작한다는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그렇다 한들 이미 5555 번호를 사용 중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앞뒤 번호가 모두 맞아떨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해당 번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데 있어 변수는 시간이다. 신차 출고와 동시에 등록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10일에 불과하다. 이후 10일 경과 시 5만원, 그 이후 1일에 1만원씩,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에 맞춰 모니터링이 필요하기에 자동차 번호 선택 시 적당히 타협하게 된다. 주어진 10개의 보기 중 ‘취향’에 맞는 번호를 고르게 되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그나마 직접 등록할 때 이를 저울질할 시간이 제법 주어지는 편이다.

보통 등록 대행을 맡겼을 경우 이 선택의 시간은 30초 내로 한정된다. 


차량 등록 시 제시된 10개 번호를 확인한 이후, 그와 완전히 다른 무작위 배정이 가능한지는 배정 현황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 있다. 그 사이에 해당 번호가 빠진다면 새로운 번호로 보기가 추가되지만, 확인 직후 재배정 시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각종 서류 작성 및 제출, 비용 납부를 마친 뒤 원하는 번호판을 받을 수 있다.

발품을 팔지 않고 좋은 번호를 받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고액의 돈을 들여 황금 번호를 취득하는 것이다. 각종 중고차 카페나 거래 매매 사이트에 “황금 번호를 구한다”는 게시글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회원 수가 많거나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는 등 규모가 큰 카페일수록 좋다. 

게시글을 올리지 않아도 구매 대행업체 직원이나 브로커가 ‘포커 번호(연속된 숫자를 의미)’를 구해줄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후 브로커가 연락을 준다고 한 뒤 한참 동안을 기다려야 한다. 

연락이 바로 오는 경우는 드물다. 브로커는 황금 번호 희망자에게 일 주일에서 한 달 정도의 날짜가 지난 뒤 연락을 취한다. 원하는 번호대를 확인한 후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다. 원하는 번호 등급에 따라 액수도 천차만별이다.

유튜브·블로그 
발급 방법 공유

1등급으로 불리는 포커 번호를 구해주는 데 수수료는 1000만원대까지 올라간다. 자동차 번호는 대표적으로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나누어져 있다. 


등급 별로 ▲1등급 앞뒤 포커(111가1111) ▲2등급 오름차순(123가4567) ▲3등급 앞 오름차순과 뒤 포커(123가7777) ▲4등급 포커(147가1111) ▲5등급 특정 차량 (페라리 0488, 0911 포르셰) ▲ 6등급 1000번대(1000, 2000) ▲7등급 오름차순 내림차순(1234, 4321) ▲8등급 AABB패턴(1122, 2211) ▲9등급 개인적인 선호 번호로 나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번호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다. 혹은 자신의 핸드폰 뒷자리를 차량번호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여간 네 자리 숫자가 동일하거나 0이 3개 포함된 황금 번호 대부분이 수입차나 국산 고급차에 집중됐다. 이 기간 황금 번호가 발급된 현대자동차 i30와 엑센트는 각각 55대, 134대에 불과하지만 벤츠 E클래스는 857대, BMW 5시리즈의 경우 499대나 황금 번호를 배정받았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좋은 번호를 얻는 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대행업체를 거쳐 돈을 주고 번호판을 매매한다는 것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차량등록사업소 출신 퇴직 공무원 등이 대행업체를 차리기도 한다는 점을 들어 유착관계를 의심하기도 한다.

중고차 카페·거래사이트 만남의 장
1~9등급 따라 수수료 가격 천차만별

황금 번호를 원하는 A씨는 서울의 한 구청을 방문했지만, 공무원이 아닌 번호판 발급 대행사 직원의 설명만 들어야 했다. 대행사 도움 없이 스스로 황금 번호를 얻고 싶었던 그는 다음날에도 구청을 찾았지만 원하는 번호를 뽑는 데 실패했다.

돌아가려던 순간 A씨는 다른 부서엔 들르지도 않은 채 번호판 발급 장소로 직행해 3000번을 달고 유유히 사라지는 사람의 모습을 목격했다.

A씨에 따르면 보험개발원 전산원에서 뽑아본 0이 3개씩 들어간 번호들은 다 외제차였다. 이 같은 경험은 온라인에서 비일비재하게 찾아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차량 번호판은 구청이 1000개 단위로 번호를 배정받아 10분의 1씩 잘라서 발급하고 있다. 

10개씩 무작위로 추첨한 것 중 차주가 고르기 때문에 비리는 있을 수 없다는 게 구청 공무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1000단위로 딱 떨어지거나 한 가지 숫자가 연속되는 골드 번호를 취득하는 데 있어 대행사들이 분주해진다.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황금 번호가 나올 때까지 10개 단위의 추첨을 여러 번씩 반복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7777번이나 7788번 같은 ‘프리미엄 번호’를 얻으려면 대행사에 1000만원 이상씩 내야 한다는 것은 업계 정설로 통한다. 또 다른 구청은 민원인은 물론 대행사에도 좋은 번호를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심지어 이미 발급됐어야 할 번호도 유보로 잡고 있다가 나중에 내주는 경우도 확인되곤 한다.

A씨는 중고차 사이트에서 이미 발급됐어야 할 차량번호를 입력했는데 미등록 번호로 나와 해당 번호를 달라고 문의했더니 “이미 나간 번호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공무원과 공모해 좋은 차량 번호를 얻는 건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순서를 바꾸거나 미리 빼돌려 좋은 번호를 선점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원하는 번호를 콕 집어 얻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남은 좋은 번호 중에 기다리고 기다려서 구하는 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자동차 번호도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범죄는 아니지만 문제가 있는 행위”라고 덧붙였했다.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김 교수는 “황금 번호를 원하는 사람이 있고 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성숙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돌리고 돌려
미리 빼돌려

앞서 브로커가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좋은 번호를 구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과거 명품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명품을 구매하는 행태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바 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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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