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심상정-김동연 3지대 합종연횡 한계

  • 박용수 기자 exit750@hanmail.net
  • 등록 2021.11.15 10:31:45
  • 호수 13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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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박 긁어모아도 밑바닥 지지율

[일요시사 정치팀] 박용수 기자 = 내년 3월9일 치러질 대통령선거는 ‘0선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지만 중앙정치를 해본 경험이 없고,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을 지낸 후 정권 마지막 해 정계에 입문한 지 4개월 남짓밖에 안 되는 정치 신인이다. 이처럼 집권 여당과 제1야당 후보가 국회 경험이 없는 인물로 대선이 치러지는 건 19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이다.

두 후보는 한 쪽이 부적절한 발언을 하면 다른 한 쪽도 발맞춰 가듯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두 후보 모두 국민들에게 비호감도가 더 높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와 중도층에서 비토 정서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간다”

여·야 뿐만 아니라 제3지대 후보들도 중도층과 보수층의 표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기는 쉽지 않다. 대선 활동에서 어떤 공약으로 국민들의 표심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후보는 물론 제3지대 후보들까지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선거활동에 혈안이 돼있다. 왜 이렇게 젋은층의 표심을 열망하는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막판까지 여야 후보들의 2030 표심 잡기 경쟁은 복마전(伏魔殿)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 청년층 가운데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도 40대와 50대·60대 이상에 비해 2배나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20대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31.2%, 이 후보 지지율은 17.0%였으나, 30대에선 이 후보가 34,9%의 지지율로 30.5%인 윤 후보를 제쳤다.


각 정당 후보 진영에서는 이들 2030 세대의 의 표심잡기가 절실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한 중도 포기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이 4개월 남은 시점에서 단일화 카드 없이는 지지율 제고 방안이 마땅치 않은 만큼 안 후보의 대선 가도는 험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의 지지 강도가 약해지면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여지를 둘 수 있다고 한 적은 있으나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대해선 극구 부인했던 바 있다.

야권의 ‘킹메이커로’ 불리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 대선후보인 안 후보와 연대나 단일화를 선택하진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제3지대로 대선에 출마한 안 후보와 단일화 성사 문제는 대선 활동도 얼마 하지 않은 사람에게 아직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여론과 당내에서 안 후보의 안팎 지지율이 5% 미만으로 하락하고 있어 사실상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과 안 후보와의 인연은 재보궐선거 때부터 껄끄러운 관계였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정권교체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안 후보가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 단일화했던 만큼 정권교체란 명분으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윤 후보에 대해선 날선 비판을 삼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안철수-김종인 불편한 동거?
여야 러브콜 단호히 거절

국민의당은 “어차피 진영대결은 시차를 두고 또 붙는다. 11월 초중순까지는 벌어졌다가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윤 후보를 두고 훨씬 더 지저분한 네거티브가 펼쳐져 컨벤션 효과는 사라질 것이고, 민주당·국민의힘 모두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그때 안철수를 위한 공간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 김 후보가 문재인정부의 공과 “김동연 부총리는 문재인정권의 초대 경제부총리”라며 “문정권은 초대 경제 정책인 ‘소주성’(소득주도성장) 등 많은 논란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문정권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셔야 우리도 정체성을 좀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안 후보는 정치적으로 반(反)문재인, 비(非)국민의힘 노선을 지향하는데 김 후보는 문정권에 대한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새로운물결’의 송문희 대변인은 “안 후보가 제3지대 인지부터 답을 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제3지대에 맞는 콘텐츠를 들고 오면 언제든지 상대할 용의가 있는데, 그걸 피하는 상황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중도로 시작해 민주당으로 갔다가 다시 회색지대, 현재는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등 중도→진보→회색→보수로 오간 모호한 정체성의 정치’를 해온 안 후보가 제3지대 후보라는 타이틀을 가지려면 정치적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앞으로 중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은 지지율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5%를 기준으로 그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캐스팅보트를 손에 쥐는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만약 2% 대의 미미한 지지율에서 머무른다면 결국 선택지는 막판 사퇴가 될 수밖에 없고 결국 단일화로 포장하겠지만 사실상 중도 포기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단일화를 이룬다면 안 후보 본인이 정권교체를 부르짖어 왔는데, 자기로 인해 정권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비판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계 관계자는 “자신이 막판에 양보해서라도 정권이 바뀌면 바뀐 정권에서 자기 입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같이 갈 것인지, 제3지대와 함께 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기득권 타파를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달 24일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강고한 양당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이 정치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로?
간 보는 중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새로운 물결’을 창당한 김 후보에 대해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제3지대로 불리고 있는 김 후보의 여러 가지 철학이나 정책들을 보면 민주당과 가깝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는 “여야의 러브콜보다 국민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단일화는 기득권의 정치 행태”라며 “대선은 이런 ‘법’과 ‘밥’의 구도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의 김 후보에 대한 호의적 태도는 관료 시절에도 이명박정부의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정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거쳐 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다는 기회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패 기득권 카르텔이다. 그들만의 기득권은 대장동 게이트라는 괴물까지 만들었다”며 1호 공약으로 ‘공무원 기득권 깨기’라며 공직을 관리직과 전문직으로 나누고 관리직은 정년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5급 행정고시를 폐지하는 방안도 내놨다. 공직 경제 관료직으로 있었던 만큼 관피아나 공피아로 불리는 관행을 없애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호 공약으로 ‘5개 서울 만들기’를 골자로 한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수도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대전·충청, 광주·호남 등 다섯 지역에 서울 수준의 메가시티를 구축해 권역별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권 도전 4번
이번이 마지막 소명

김 후보는 “5년 단임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단순 다수 소 선거제 개혁,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정당 개편과 같은 정치개혁들이 훨씬 중요하다”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국회의원 등 선출된 권력이 제 역할을 못 하고 기득권화돼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은 제3지대 후보로 태풍의 눈처럼 떠오를 후보는 김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계에서는 “아직 대선은 4개월이나 남아 있다”며 “현재의 정권교체 구도는 정확히 (<삼국지>에서)적벽대전(赤壁大戰) 구도”라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군소정당 여야 후보들의 단일화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대선 결과에 어떤 결정적 영향을 미칠 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07년부터 지금 14년 동안 4번의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진보여제’ ‘철의 여인’ 등으로 불려온 심 후보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여성 정치인이다. 20대 대학생(서울대 역사교육과)으로 구로공단에 위장취업해 대우어패럴 등 의류 봉제 업체 미싱사를 거쳐 써니전자, 남성전기 등에서 일하면서 25년간의 노동운동 끝에 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민주노동당 비례대표)으로 정치에 입성했다.

지난 19대 대선에 출마해 200만표에 가까운 표를 얻으며 선전한 심 후보는 국회 입성 이후 꾸준히 대권에 도전장을 던져왔다.

심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에도 또다시 출마했다. 같은 해 10월12일 진보당 대선후보로 단독등록한 데 이어 이틀 뒤인 14일 서울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사표론에 떠밀려 완주하지 못하고, 같은 해 11월26일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사퇴했다.

자투리 셋 모여 거대 양당 깨뜨릴 수 있나
일단 각자도생···이-윤, 안-김 단일화 숙제

심 후보는 “저의 사퇴가 사실상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현재 심 후보의 대선 완주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 과거와 같은 후보 사퇴는 없다는 게 심 후보의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심 후보가 제3지대 대선후보로 나오는 것은 내년 선거구도에서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 대선 도전에 나선 심 후보는 지난 8월29일 네 번째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약속하며 민심을 공략했던 바 있다.

또 2030세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심 후보 캠프 전면에서 나선다. 심 후보도 젊은 세대의 표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좌혜영’ ‘우호정’을 놓고 대선정국에서 많은 표를 얻겠다는 심산이다.

심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시민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를 만들겠다며 노동과 젠더 선진국, 주4일제, 기후 위기 선도 등의 공약도 함께 내놨다.

민주당을 겨냥해선 “수구보수 세력을 부활시킨 책임져야 한다”며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의 중심에는 문재인정부의 실패가 있으며 가장 큰 원죄가 민주당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나 정치를 안 해오신 분들”이라며 “이 후보는 민주주의적 감수성이 부족하면 행정독재로 나갈 수 있고, 윤 후보는 공작정치로 나갈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유권자들이 심 후보와 정의당에 냉담하다고 보고 있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고착화된 양당정치의 오랜 폐습 때문이다. 선거 때만 되면 평소에 지방자치제에 무지했던 후보들이 각 지방을 돌면서 유권자들에게 자기 알리기에 주력하는 것은 지역감정을 부추겨 지역패권주의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정의당만
완주 가능성

이와 관련해 심 후보는 “앞으로 대통령을 뽑는 것은 지역적으로 편승하는 보수적인 선거 활동을 탈피해서 공정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아야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it75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선 가를 2030세대 표심

2030세대가 20대 대통령선거의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했다. 전체 유권자 대비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들은 이념 및 지역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선거 당시의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스윙보터'(swing voter)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번 대선은 보수적 표보다는 부동층의 표심에 대선 당락이 결정짓기 때문에 젋은층을 겨냥한 대선 공략을 대거 내놓을 심산이다.

이와 함께 제3지대가 해결해야 할 단일화 문제 또한 여야가 대선 결선까지 무시하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제3지대의 표심도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에 젊은 층 표심이 몰렸지만, 홍 의원에 후보에서 떨어지자 국민의 힘을 탈당한 책임당원(선거인단)이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당자 중 75%(약 2200여 명)가량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탈당 인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홍 의원의의 표심이 국민의 힘에 힘을 싣는 데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탈당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쏠린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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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