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리뷰> 엄청난 감독이 나타났다 '장르만 로맨스'

정점 찍은 찍은 류승룡 표 코미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독특한 감성의 연기자였던 조은지가 메가폰을 잡았다. 길고 긴 인내를 거쳐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배우를 모았다. 제목은 <장르만 로맨스>다. <극한직업> 개봉 이후 주가가 최고조에 이른 류승룡을 캐스팅했다. 외연은 언제나 히트할 가능성이 큰 류승룡 표 코미디인데, 사람들 간에 내밀한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감독으로 변신한 조은지 감독은 인간사 무수한 관계를 조명하고 편견에 대해 질문한다. 

인생을 살면서 쉽게 빠지는 오류 중 하나가 ‘나만 힘들다’는 생각이다.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누군가를 보면 ‘저 사람은 걱정 따윈 없겠지’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 상대가 실제로 근심이나 걱정이 없을 수 있지만, 때론 누구에게도 발설할 수 없는 거대한 고통에서 허우적대는 경우도 있다.

류승룡 표

그저 매번 우울할 수 없어 웃고 있을 뿐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고민의 이유는 각양각색일 테지만,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동하는 건 사람 간의 관계일 때가 많다. 현재의 배우자, 헤어진 연인, 말 안 듣는 자식, 오래된 친구, 옆집 사람, 각별한 제자, 짝사랑하는 대상 등 인간은 여러 갈래에서 다양한 종류의 아픔을 경험한다.

또 새로운 사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연기자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조은지 감독은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일상에서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얼키설키 묶여있는 독특한 관계를 조명한다.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복잡하다. 그 안에서 위로와 힐링,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어쩌면 꺼내기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코미디의 화법으로 풀어낸다.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한 장면에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 연출 매우 감각적이고, 대사는 얼마나 갈고 닦았을지 상상이 안될 만큼 세련됐다. 익숙한 것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고, 생소한 것을 익숙하게 느끼게 하는 포인트도 일품이다.

배우 류승룡이 <극한직업>으로 주가가 최고조일 때 왜 입봉 감독의 작품을 선택했는지 영화를 보면 설득이 된다. 

작품의 이야기를 이끄는 김현(류승룡 분)은 작가이자 교수다. 수년 전 ‘빈 공간’이라는 희대의 명작으로 문학계에서 거장으로 추앙받는다. 하지만 그에게 렌즈를 조금만 더 갖다 대면 그의 삶이 얼마나 유명무실한지 알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김현을 존중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된 배경은 스스로 만들었다.

배우 출신 조은지 입봉 작품 <장르만 로맨스>
오나라·김희원 등 연기 연기 달인들이 뭉쳤다

30년 지기 친구이자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 분)는 억대의 계약금을 받고도 글을 쓰지 않는 김현에게 잔소리만 하는 친구고, 이혼한 부인 미애(오나라 분)는 인연보다는 악연에 가깝다. 사춘기 때문에 부모의 말에 대들기만 하는 성경(성유빈 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이다.


아들 때문에 오래 보다가 갑작스럽게 묘해진 분위기에 아내와 잠자리를 가지려다 성경에 들키고 만다. 성경은 이 순간 이후로 급격하게 삐뚤어진다.

오래된 작가 친구 남진(오정세 분)은 김현의 얼굴만 보면 죽일 듯이 달려든다.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평론을 통해 알렸기 때문이다. 남진과 함께 있었던 게이로 보이는 유진(무진성 분)은 갑자기 찾아와 습작을 보고 피드백해달라고 조른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여자만 사랑해왔던 김현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다. 김현의 현재 아내(류현경 분)는 딸과 외국에서 생활한다. 김현의 삶은 외롭기 그지없다. 

관계가 꼬여있기 때문일까? 글로 먹고사는 글쟁이인데 글이 써지지 않는다. 예리함은 사라졌고 두려움만 커졌다. 종일 써 내려간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저장도 하지 않은 채 지워버리기 일쑤다. 

그러던 중 유진이 쓴 글을 읽게 된다. 한창 글빨 날리던 자신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멋진 소설이다. 우연히 이를 본 순모는 이 작품을 키워서 내자고 한다. 막다른 길에 놓인 김현은 자신과 다른 성정체성을 가진 유진과 공동 집필을 선택한다.

김현을 사랑하는 유진은 영광이라며 좋아한다. 썩 내키지 않지만 김현은 유진과 한방을 쓰며 집필을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 속에서 힘을 합친 김현은 주어진 현실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해 처절한 외로움에 고통받는 김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김현 주위 사람들의 서사도 꽤 비중 있게 다룬다. 순모와 미애는 비밀리에 사랑을 공유하는 사이고, 남진은 유진을 짝사랑한다. 성경은 나이 많은 동네 아줌마 정원(이유영 분)와 사랑에 빠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려운 비밀스러운 관계가 후반부에 모두 폭로된다. 갑작스럽게 오해가 있을법한 상황이 마구 폭로되는 과정이 매우 짜임새 있게 연결된다. 어느 한 장면 버릴 곳이 없다. 떡밥을 던지고 주워 담는 센스가 상당하다. 예상 못한 타이밍에 예측을 깨고 반전을 주는데, 늘 커다란 웃음이 동반된다. 

영화는 비록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이라도 진심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위로와 힐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진심이 사회적인 통념을 뛰어넘는 가치란 메시지를 던진다. 메시지를 강하게 설파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영화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류승룡과 오나라, 김희원, 오정세, 류현경, 이유영 등 오랜 내공을 축적한 배우들은 마치 연극을 보여주듯 합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생활 연기를 선보인다. 능력 있는 배우들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해준 듯하다.

하나 같이 보석처럼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조 감독은 류승룡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했는데, 류승룡이 아니면 김현을 이토록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배우는 국내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극한직업>을 넘어서는 류승룡 표 코미디의 정점이다.


<장르만 로맨스>가 발굴한 주목할만한 배우 무진성은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인물을 과하지 않게 연기했다. 초반부에는 매우 까끌까끌한 이미지지만, 후반부에 가면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 된다. 앞으로 많은 작품에서 귀하게 쓰일 재목이다. 

유일하게 아쉬운 건 성유빈이다. 생활 연기의 달인들 사이에서 비교적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평소 준수하게 연기력을 발휘한 성유빈이지만, 인물과 일체감이 있어야 하는 생활 연기는 아직 미숙한 듯하다. 정원과 성경의 에피소드만 조금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분명할
호불호

장점이 매우 많은 작품이지만 관객 사이에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하는 말장난 류의 작품에 흥미가 있는 관객이라면 매우 좋아할 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흥미를 못 느낄 수 있다. 평소 개그에 조예가 상당한 관객들에게만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가 다 좋아하기엔 유머의 수준이 너무 높다. 

<intellybeas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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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