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인들이 본 '대장동 특혜' 책임론

어제의 동지, 그들은 왜 갈라섰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장동 특혜 의혹이 연일 쏟아진다. 여야는 서로 상대방 게이트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중심에 선 인물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일요시사>는 이 지사의 과거 시절에 연이 맞닿았던 인물들을 만나봤다.

이민석 변호사와 이호승 전국철거민협의회(이하 전철협) 중앙회 상임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위해 싸운 인물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장동 게이트’가 이 지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민석 
이호승

이 변호사는 오랜 기간 이 지사를 ‘저격’해온 인물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을 숱하게 제기해왔다. 그러나 처음부터 ‘악연’이 이었던 것은 아니다. 

이 변호사가 이 지사를 마주한 것은 2004년 성남시립병원 조례 제정 촉구운동을 할 때다. 성남시립병원 조례 운동은 성남시의회가 시립병원 설립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이에 반발한 민주노동당이 중심이 돼 펼친 운동이다. 

이 지사는 성남시립병원 조례 제정 운동본부 공동대표 중 한 명이었다. 조례 제정 운동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당원 2명이 성남시 관계자들과 충돌이 벌어졌고, 민주노동당 당원 2명이 구속된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구속된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변호를 맡았다. 검찰은 공동대표였던 이 지사도 소환했지만 이 지사가 소환에 여러 차례 불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변호사는 이때부터 이 지사의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봤다고 전했다. 대표로서 성실히 조사를 받고 당원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 도망다녔기 때문이라는 것.

이 변호사는 이 지사가 폭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구속될만한 사안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후 성남시와 합의된 뒤 검찰에 출석해 공용물건손상,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인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동고동락 함께 싸운 사람들의 폭로
“대장동은 시작…명백한 배임 성립”

해당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지사는 6년 뒤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했다. 이 변호사가 말하는 이 지사의 기회주의적 면모가 드러난 때는 성남시장을 역임하면서부터다. 과거 철거민 편에서 변호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철거민들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 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적극 지지에 나섰다. 

기대는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2011년 이 지사는 성남시 어린이 벼룩시장 행사에 참석한 적 있는데 철거민과 이 지사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이 지사는 당시 한 언론과 집단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오히려 이 지사가 철거민을 순간적으로 폭행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뉴스버스> 측에서 공개한 2011년 한 철거민이 촬영한 영상 속에도 집단폭행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이 변호사의 주장처럼 영상 속 이 지사와 몸싸움했던 사람은 철거민 1명뿐이다. 이 지사의 주장과는 대비된 대목이다. 

철거민과의 문제는 대장동 개발이 시작되면서 또 불거진다. 대장동 개발을 통해 민간 개발업체인 화천대유는 배당금과 분양 이익으로만 8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가져갔다. 

보통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가 대장동 개발에서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 중 하나다. 더욱이 성남시보다 순위가 낮은 시행사가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것도 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다.

이재명
누구인가?

이에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뒤를 봐주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게 가능했겠냐는 의혹이 일었다. 최소 10차례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계획 내부 공문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나자 개발에 깊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초과이익 발생금액을 예측한 뒤 이 지사에게 초과이익이 발생해 환수 조항이 필요하다는 보고가 묵살됐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는 배임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이 지사는 성남시가 5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환수하면서 성남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고 반박 중이다. 배임 의혹 역시 국정감사에 직접 등판해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변호사의 생각은 다르다. 이 지사의 배임 성립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업무상 배임이라고 보는 이유는 민관개발의 탈을 쓰고 민간 쪽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구속 기소된 인물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핵심 인물 4인방 중 유일하게 구속된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2008년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은 바 있고, 이 지사가 2010년 성남 리모델링연합회가 생기며 등장한 인물이다. 

최종 결재권자가 이 지사인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유 전 본부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별로 없었을 것이고, 앞서 이 지사가 사업계획을 자신이 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책임이 불거지는 셈이다. 

두 친구
확고한 주장

이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지구와 이 지사가 관련성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이유다.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대장동 개발은 사업 초부터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토지수용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대장동 개발에서도 철거민과의 마찰이 자주 발생했다. 

성남시의 개발이 한창일 때 철거민과 함께 꾸준히 싸워온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이호승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상임대표다. 투쟁 당시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는데 이때 변호를 맡은 인물이 이 지사다. 이 대표는 최근 이 지사를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처(이하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에 이 지사를 고발한 이유에 대해 그는 “검찰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해당 사건은 기초자치단체장 신분이었던 이 지사가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검찰로 이첩됐다. 

이 대표는 꾸준히 철거민들과 함께 싸워왔다. 대장동 개발 때도 개발이 도모된다는 점에서 대장동 원주민들과 함께 투쟁을 준비했다. 원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대책위원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5년 성남의뜰이 민관협동 방식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후 4개월 뒤 대표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다. 당시 이 대표는 ‘암수술’ 환자였다고 한다. 그는 169일 만에 보석으로 나왔다. 2017년 1심 무죄와 2심 무죄, 최종심에서 검찰이 항고를 포기하면서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구속된 이유에 대해서 대장동 개발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를 구속한 지검은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인데, 당시 북부지방검찰청의 검사장은 이창재 전 법무부차관, 검찰총장은 김수남 전 검찰총이었다.


철저한 기회주의자 지적
구속된 합리적 의심 들어 

공교롭게도 두 인물은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 대표는 “구속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겹친다는 게 이 대표 주장이다. 

무죄 선고 후 대장동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는 이미 대장동의 토지수용이 대부분 끝났고,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는 대장동 개발의 문제의 원인으로 민간업체의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원주민의 토지를 낮은 가격에 수용하고, 민간개발 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것을 잘했다고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이 지사는 부동산 전문가다. 2000년 백궁·정자지구 용도 변경 특혜와 2002년 파크뷰 특혜분양을 파헤쳤을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보다 전문가가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일정 부분 이 지사에게 책임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다. 그는 이 지사가 현재 납득될만한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거듭된 오해의 상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

또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문제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지점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탓에 이 대표는 앞으로의 개발 상황에 대해 걱정스런 시선을 내비친다. 대장동 개발 문제가 터진 건 시작에 불과해 앞으로 부동산 개발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민간업체
이익 몰랐나

두 인물은 이 지사뿐만 아니라 검찰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역시 “명명백백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잘못이 있다면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동규 배임 제외 뇌물죄만 적용, 왜?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은 유 전 본부장에게 703억원 상당의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특히 민간 사업자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도록 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수사해왔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 기소 내용에는 배임죄가 빠졌다.

검찰이 구체적인 배임 액수를 특정하지 못했고, 이후 추가 증거들을 확보한 뒤 배임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배임죄는 윗선 수사의 핵심으로 꼽히는 주요 포인트 중 하나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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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