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결국 쇠고랑 찬 장용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0.19 10:53:47
  • 호수 13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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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얼굴 먹칠한 사고뭉치 래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힙합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갱스터랩이 인기가 많다. 과격한 랩 가사를 통해 젊은이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예의범절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에서는 아무리 래퍼라고 한들 죄를 저지르면 범죄자일 뿐이다. 국회의원 아들로 유명한 래퍼 장용준씨가 연이어 사고를 치고 있다. 

훈훈한 외모, 국회의원 아들, 떠오르는 랩스타, 세인트폴 국제학교 출신. 이토록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장용준씨가 연일 연예면이 아닌 사회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보통 나이가 어린 아티스트들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휘말린다. 이후 진심이 담긴 사과를 통해 팬의 마음을 돌린다. 

영장심사 포기
유치장에 입감

하지만 장씨는 음주운전, 경찰관 폭행, 교통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 등 다양한 범죄를 일으키며 대중은 물론 힙합 팬들마저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2일, 집행유예 기간에 경찰로부터 음주 측정 요구를 받자 불응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래퍼 장씨가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씨를 유치장에 입감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아들인 장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0시30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성모병원사거리에서 벤츠를 몰다가 다른 차와 접촉사고를 내고,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며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은 이달 1일 장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측정 거부·무면허 운전·재물손괴)과 상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장씨 측과 면담 후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장씨는 변호인을 통해 “많은 분께 정말 죄송하다.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영장실질심사는 포기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장씨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면서 법원은 피의자 심문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30여분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법조계에서는 집행유예 기간에 재범한 만큼 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장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예정된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영장에는 2회 이상 음주 관련 불법행위를 한 경우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148조의2항, 이른바 ‘윤창호법’이 적시됐다. 장씨가 앞서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에도 사고를 내고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등 2회 이상 불법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불응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씨가 대중들에게 처음 각인된 건 지난 2017년 2월 엠넷의 고등학교 서바이벌 힙합 오디션 <고등래퍼> 1화에 출연했을 때다. 장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난 랩을 잘한다. 방송에 나오고 싶지 않았지만, 나를 알리기 위해 출연했다”고 말했다. 

2년 전 음주운전…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정신 못 차리고…집행유예 기간 또 사고 

장씨는 무대에 올라가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지금 재밌어요?”라고 물었고 관객들은 “예~”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는 장씨가 무대에 오르기 전, 공연 참가자들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는 “에이~ 거짓말. 지금 재미없는 것 같은데”라고 말한 뒤 뛰어난 랩을 선보였다.

장씨의 랩이 끝나자 심사위원이었던 스윙스는 장씨에게 소속된 회사가 있는지 물은 뒤 “이따가 나랑 얘기하자”라며 장씨의 랩을 인정했다.

방송 직후 장씨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각종 커뮤니티와 댓글에서도 화제가 됐는데 이때 국회의원 장 의원의 아들인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방송 종료 1시간 후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네티즌들에 의해 장씨의 트위터 계정이 발견됐다. 미성년자였던 장씨 계정에 조건만남, 흡연, 패륜적 농담(부모를 욕하는 행위) 등 도덕적인 윤리를 넘어 법적인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흔적이 드러났다. 

장씨가 한 여성에게 “오빠랑 하자”는 캡처 이미지가 공개됐다. 그뿐만 아니라 “조건하고 싶은데 디엠(다이렉트 메시지)하기” 등 성매매를 시도하는 글이 올라왔다. 당시 장씨는 서울 강남구의 세인트폴국제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2017년 당시 장씨의 다른 SNS 계정에서는 “엄마가 일부러 아빠 들으라고 큰소리로 지X함” “담배 피우는 건 뭐라 하지도 않으면서 XX” “네가 와서 때려주면 안 되냐” “우리 엄마 X 때려주라”와 같은 패륜적인 글도 발견됐다.

이외에도 과거 공원에 세워진 여성 조각상에 유사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웃거나, 미성년자 신분으로 흡연하고 음주를 하는 사진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줄곧 1위에 올랐으며 아버지인 장 의원까지 검색어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결국 사흘 뒤 장씨는 <고등래퍼> 하차를 결정했다.

MZ세대
힙합 스타

엠넷은 “장씨는 본인의 어린 시절 저지른 치기 어린 행동에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제작진에 조심스레 프로그램 하차 의견을 전달했다”며 “제작진은 이러한 장용준 군의 뜻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앞으로 음악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장군의 모습을 멀리서 지지하며 지켜보려 한다”며 “고교생의 꿈과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엠넷은 또 장씨의 친필 사과문도 함께 공개했다. 장씨는 편지를 통해 “제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께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말로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학창 시절 철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줬던 친구들과 부모님께 사과드린다”며 “당시 예민한 사춘기를 보내며 옳지 않은 방식으로 친구들과 부모님께 잘못된 언행을 표출한 것 같다.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반성했다.

조건만남 시도 의혹에 대해 그는 “일순간의 호기심으로 트위터를 통해 저급한 말을 내뱉은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어떤 만남을 가져본 적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그런 글을 올린 것 자체가 너무 큰 잘못이었다”며 “부끄럽고 죄송스러워 캡처본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후 장씨는 프리마 뮤직 그룹에 들어가 데모곡을 음악 업로드 사이트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리다가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식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6월 서바이벌 힙합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6>에 지원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때 ‘노엘’이라는 새로운 랩네임으로 돌아온 장씨는 “길거리에 지나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봤다. 두렵고 무서웠다. 앞으로는 모두에게 떳떳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 사람들을 음악으로 설득시키고 싶었다”고 <쇼미더머니6> 참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비판하며 하차를 요구했다. 물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에 과오가 있다고 해서 참가를 제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1년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진짜로 
반성?

자숙과 반성의 시간이라기에는 너무 짧았다. 더구나 도덕적인 잘못을 실력으로 덮겠다는 말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의 화제성을 위해 논란이 있는 참가자들을 출연시키는 것이냐”며 장씨에서 <쇼미더머니6> 제작진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장씨는 예선 경연에서 가사 실수를 하는 등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빠른 비트에 맞춰야 하는 랩 장르 특성상 가사 전달이 중요한데 일부 구간을 맞춰 부르지 못하고 허밍으로 일관하면서 탈락했다.

다음 달인 8월 장씨는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다. 타이틀곡에 가수 로꼬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금수저’를 발표하는 등 불미스러운 논란에 정면돌파하는 등 정공법을 선택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노엘! 파이팅! 첫술에 배부르지 않으니, 꾸준히 하고 싶은 음악활동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아들의 데뷔를 응원했다.

그는 2018년 3월, 스윙스가 설립한 레이블 인디고 뮤직에 들어가게 되는데 양홍원, 키드밀리, 저스디스, 재키와이 등 힙합계에서 떠오르는 인재들이 모여 있었다. 같은 해 7월 <쇼미더머니777>에 지원했지만 2차 예선 진출에 그치는 등 이렇다 할 임팩트는 남기지 못했다.

이후 다른 래퍼들을 디스하며 싸움닭 이미지로 변신했다. <고등래퍼2> 출신 래퍼 이로한을 디스하면서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로한의 추임새였던 “드르팍칵”을 두고 조롱하고 또 “(고급 시계)롤렉스 산 걸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기 위해 산 병X”이라고 디스하기도 했다. 

또 인스타그램 라이브 중인 래퍼 레디를 캡처해 “너 병X이야, 시X”이라고 욕설까지 했다. 레디와 장씨는 15살 차이다.

게시물을 올린 후 10분도 되지 않아 게시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많은 팬이 스토리를 캡처해서 레디의 DM으로 소식을 전했고 그는 “말 함부로 하지 말라”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인스타에 박제시켰다. 

소속사 사장인 스윙스는 인스타에 댓글로 직접 ‘#장용준병X’이라고 달았다. 스윙스도 해당 사건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장씨에게 진지한 충고와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장씨에게 이번 논란은 해프닝에 불과했다.

2019년 9월7일 새벽 2시경 장씨는 취한 상태로 동승자와 함께 자신 소유의 고급차를 타고 가다 광흥창역 인근에서 오토바이와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현금을 주며 합의를 시도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고 밝혔다.

<고등래퍼> 출연해 ‘의원님 아들’ 화제
조건만남 시도 의혹에 잇단 말·글 도마

장씨는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으나 1~2시간 이후에 모친과 함께 경찰서에 나타나 자수했다. 당시 장씨는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1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의 음주 교통사고에 대해 인디고뮤직은 공식 SNS 계정에 사과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서울서부지법에 지난해 1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험운전치상) 위반,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범인 도피교사, 보험사기특별방지법 위반 혐의로 공소를 제기해 2020년 3월27일 공판기일이 지정됐으나 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재판이 4월9일로 연기됐다.

4월9일 있었던 재판에서 장씨는 직업을 ‘프리랜서’라고 밝혔으며,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보험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양형을 요청하고 검찰은 추가로 증인을 신청해 첫 공판은 10여분 만에 종료, 다음 공판은 5월7일로 정해졌다. 

5월7일에 있었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했으나, 실제 운전한 사실을 속이려 했던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또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주장해 범인을 도피시키는 등 혐의를 받는 선배 지인인 A씨에게는 벌금 500만원,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다가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는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한 달 뒤인 6월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권경선 부장판사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은 상태에서 제한 속도를 초과해 운전해 사고를 냈다”며 장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준법 운전 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했다.

이어 “사고 당시 지인이 운전한 것으로 신고한 점은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합의했으며 피해자가 선처해달라고 탄원한 점, 보험 사기가 미수에 그쳤고 피고인이 이전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음주운전 외에도 장씨는 SNS를 통해 망언을 일삼기도 했다. 지난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도중 “앨범 나오면 사람들 또 욕 X나 할 텐데. 저는 댓글 안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겠다. 저를 까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를 비하하는 말)”이라고 했다. 또 “대깨문은 사람이 아니다. 벌레들”이라는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욕먹고
또 먹어도…

지난달 자신이 발표한 ‘이미 다 하고 있어’ 음원에 악플이 달리자 “재난지원금 받으면 좋아서 공중제비 도는 X끼들이 인터넷에선 X나 센 척하네”라는 막말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수령 대상자인 국민을 싸잡아 비하해 논란이 됐다. 파문이 커지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고 프로필 사진마저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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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