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한 송곳 질의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쏟아낸다. <일요시사>는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의원들을 금주의 국감스타로 선정했다.

[기재위] 김주영 의원 
“조세지원 제도 개선 주도해야”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대해 각종 세제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이를 인지하는 비율은 적고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는 상태다. 기업 2개 중 1개는 세액공제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고, 활용하고 있는 기업도 10개 중 1~2개에 그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달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0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고용창출 조세 지원 및 재정지원제도의 고용영향 실태조사 보고서’를 6일 내놨다.

현재 정부가 올해 민간기업의 일자리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용 증대,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정규직 전환, 근로소득 증대 기업,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 등이 주요 세액공제 항목이다.

세액공제 규모는 총 2조2159억원(올해 기준, 잠정)이다.

이 중 고용 증가분 1인당 일정 금액의 세금을 3년간(대기업은 2년간) 깎아주는 고용증대 세액공제가 1조8089억원(잠정)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세제 지원을 신청해서 감면받은 기업은 많지 않다. 세액공제 제도 8개 중 한 가지라도 활용한 기업은 전체의 44%에 불과했다. 나머지 56% 기업은 8개 제도 중 아무 것도 활용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용 증대 세액공제,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는 기업 대상 지원 제도 중 감면액 규모가 1~2순위임에도 인지도는 각각 64.3%, 44.6%에 그쳤다. 활용도는 20.7%, 13.4%로 더 저조했다.

세제 지원 실효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82.3% 기업이 고용계획 수립 시 고용지원 조세특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제도가 있더라도 고용 순증효과가 없었다는 의견이 90%에 달했다. 대다수 기업이 관련 제도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기업의 고용시점과 실제 세제지원이 이뤄지는 시점이 1년 정도 차이가 나니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세제지원을 위해 고용을 늘리는 기업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제도를 홍보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세지원 제도 개선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정무위] 유의동 의원
“대출규제에 실수요자 눈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하면서 은행권이 잇따라 대출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입주 예정인 5만6592세대의 입주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은행 4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중도금대출이 만기되는 사업장이 5만3023세대(5조7270억원)에 달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같은 기간 내 입주해야 하는 물량이 총 3569세대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중도금 대출에 잔금을 포함해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을 하게 된다. 중도금 잔액 만기가 5조7270억원에 달하는 만큼 통상 약 8조원의 잔금대출 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도금 대출 5조원을 감안한다 해도 흥행권의 순증만 약 3조원의 신규대출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6%대로 관리하면서 NH농협은행 등은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잔금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금융당국이 정한 비율에 맞추기 위해 신규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대표적인 실수요 대출인 주택잔금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마저 막겠다고 나서고 있어 입주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수많은 실수요자를 피눈물로 몰아가는 이 대책의 각론에는 분명한 반대를 표한다”며 “실수요자 보호방안이 마련된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실효성 있는 가계대책을 금융당국이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통위] 구자근 의원
“공공기관 상습 탈세 등 도덕적 해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이 세무조사를 받아 추징당한 세금이 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강원랜드가 882억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20%상당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분석 의뢰한 ‘공공기관의 탈세 현황 및 제도적 보완점 모색’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알리오 시스템의 세무조사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17∼2020년 전체 공공기관 350개 중 30%인 105개의 공공기관이 추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총 4588억원(575건·고지세액 기준)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총 추징액은 일부 세무조사를 통해 환급 판정을 받은 건과 추후 불복 절차를 통해 과세 취소·환급·부과 취소를 받은 건을 제외한 것이다.

이 기간 추징세액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강원랜드로, 882억원(39건)에 달했다. 이어 한국농어촌공사 467억원(11건), 한국수력원자력 396억원(7건), 인천국제공항공사 334억원(11건), 한국산업은행 277억원(27건), 한국남동발전 245억원(14건) 등의 순이었다.

한수원과 남동·중부(165억원)·동서(117억원)·서부발전(116억원) 등 주요 발전자회사들의 추징액 합계는 1040억원(83건)으로, 전체의 약 23%를 차지했다.

추징 사유를 보면 강원랜드의 경우 용역 콤프 매출 부가세 미납, 잭폿 적립금과 재단 파견직원 인건비 누락, 법인카드 사용금액과 개별소비세 누락 등이 적발됐다.

한수원은 2017년 이월결손금 과다공제로 인해 213억원을 추징당했고,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BMW 드라이빙센터 후불임대료 미신고분이 적발돼 112억원이 추징됐다.

도로공사는 2019년 건설자금 이자 과소계상 및 투자세액공제 누락으로 80억원, 중부발전은 2017년 건설 중인 자산의 건설원가 수선비 계상 누락으로 76억원을 각각 추징당했다.

구 의원은 “탈세 문제가 불거지면 막대한 행정소송 비용과 가산세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면서 “공공기관의 상습 탈세 등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경영평가를 강화하고 세무조사를 더욱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위] 김상훈 의원 
“국토부-LH 혁신안 투기 방지책 없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이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투기 규모가 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 경기남부경찰청이 제출한 ‘LH 투기 의혹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 LH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지분을 갖거나 지인, 친척 등을 동원해 부동산 법인에 가담한 사례는 총 5곳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투기 금액은 217억9000만원에 달하는데, 이 중 전북 전주 효천지구에 투기를 주도한 H법인에는 LH 직원 3~4명이 지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H법인 명의로 167억9000여만원을 들여 개발 예정지의 운동시설과 토지 등을 선점하고, 이를 현재까지 운영하면서 6년 사이 1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과 시설 운영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전주 효천지구와 관련된 LH 직원과 지인 법무사가 설립한 N법인은 경기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을 사들였다.

경찰청이 밝힌 투기 액수는 4억 원 수준으로, 향후 용도 변경 또는 수용을 통한 땅값 폭등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에서 재개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46억원어치의 주택과 오피스텔을 사들인 법인 3곳 또한 LH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사들인 부동산의 현재 시세는 24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해당 사건의 경우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투기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법인은 모두 설립과 등록이 용이하고 주주 및 지분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됐다.


김 의원은 “국토부와 LH가 내놓은 혁신안에는 유한회사를 이용한 투기에 대한 방지책은 없다”며 “법인 투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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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