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한 송곳 질의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쏟아낸다. <일요시사>는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의원들을 금주의 국감스타로 선정했다.

[기재위] 김주영 의원 
“조세지원 제도 개선 주도해야”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대해 각종 세제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이를 인지하는 비율은 적고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는 상태다. 기업 2개 중 1개는 세액공제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고, 활용하고 있는 기업도 10개 중 1~2개에 그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달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0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고용창출 조세 지원 및 재정지원제도의 고용영향 실태조사 보고서’를 6일 내놨다.

현재 정부가 올해 민간기업의 일자리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용 증대,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정규직 전환, 근로소득 증대 기업,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 등이 주요 세액공제 항목이다.

세액공제 규모는 총 2조2159억원(올해 기준, 잠정)이다.


이 중 고용 증가분 1인당 일정 금액의 세금을 3년간(대기업은 2년간) 깎아주는 고용증대 세액공제가 1조8089억원(잠정)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세제 지원을 신청해서 감면받은 기업은 많지 않다. 세액공제 제도 8개 중 한 가지라도 활용한 기업은 전체의 44%에 불과했다. 나머지 56% 기업은 8개 제도 중 아무 것도 활용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용 증대 세액공제,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는 기업 대상 지원 제도 중 감면액 규모가 1~2순위임에도 인지도는 각각 64.3%, 44.6%에 그쳤다. 활용도는 20.7%, 13.4%로 더 저조했다.

세제 지원 실효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82.3% 기업이 고용계획 수립 시 고용지원 조세특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제도가 있더라도 고용 순증효과가 없었다는 의견이 90%에 달했다. 대다수 기업이 관련 제도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기업의 고용시점과 실제 세제지원이 이뤄지는 시점이 1년 정도 차이가 나니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세제지원을 위해 고용을 늘리는 기업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제도를 홍보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세지원 제도 개선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정무위] 유의동 의원
“대출규제에 실수요자 눈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하면서 은행권이 잇따라 대출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입주 예정인 5만6592세대의 입주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은행 4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12월 중도금대출이 만기되는 사업장이 5만3023세대(5조7270억원)에 달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같은 기간 내 입주해야 하는 물량이 총 3569세대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중도금 대출에 잔금을 포함해 새로운 주택담보대출을 하게 된다. 중도금 잔액 만기가 5조7270억원에 달하는 만큼 통상 약 8조원의 잔금대출 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도금 대출 5조원을 감안한다 해도 흥행권의 순증만 약 3조원의 신규대출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6%대로 관리하면서 NH농협은행 등은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잔금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금융당국이 정한 비율에 맞추기 위해 신규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대표적인 실수요 대출인 주택잔금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마저 막겠다고 나서고 있어 입주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수많은 실수요자를 피눈물로 몰아가는 이 대책의 각론에는 분명한 반대를 표한다”며 “실수요자 보호방안이 마련된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실효성 있는 가계대책을 금융당국이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통위] 구자근 의원
“공공기관 상습 탈세 등 도덕적 해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이 세무조사를 받아 추징당한 세금이 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강원랜드가 882억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20%상당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분석 의뢰한 ‘공공기관의 탈세 현황 및 제도적 보완점 모색’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알리오 시스템의 세무조사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17∼2020년 전체 공공기관 350개 중 30%인 105개의 공공기관이 추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총 4588억원(575건·고지세액 기준)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총 추징액은 일부 세무조사를 통해 환급 판정을 받은 건과 추후 불복 절차를 통해 과세 취소·환급·부과 취소를 받은 건을 제외한 것이다.


이 기간 추징세액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은 강원랜드로, 882억원(39건)에 달했다. 이어 한국농어촌공사 467억원(11건), 한국수력원자력 396억원(7건), 인천국제공항공사 334억원(11건), 한국산업은행 277억원(27건), 한국남동발전 245억원(14건) 등의 순이었다.

한수원과 남동·중부(165억원)·동서(117억원)·서부발전(116억원) 등 주요 발전자회사들의 추징액 합계는 1040억원(83건)으로, 전체의 약 23%를 차지했다.

추징 사유를 보면 강원랜드의 경우 용역 콤프 매출 부가세 미납, 잭폿 적립금과 재단 파견직원 인건비 누락, 법인카드 사용금액과 개별소비세 누락 등이 적발됐다.

한수원은 2017년 이월결손금 과다공제로 인해 213억원을 추징당했고,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BMW 드라이빙센터 후불임대료 미신고분이 적발돼 112억원이 추징됐다.

도로공사는 2019년 건설자금 이자 과소계상 및 투자세액공제 누락으로 80억원, 중부발전은 2017년 건설 중인 자산의 건설원가 수선비 계상 누락으로 76억원을 각각 추징당했다.

구 의원은 “탈세 문제가 불거지면 막대한 행정소송 비용과 가산세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면서 “공공기관의 상습 탈세 등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도록 경영평가를 강화하고 세무조사를 더욱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위] 김상훈 의원 
“국토부-LH 혁신안 투기 방지책 없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이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투기 규모가 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 경기남부경찰청이 제출한 ‘LH 투기 의혹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 LH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지분을 갖거나 지인, 친척 등을 동원해 부동산 법인에 가담한 사례는 총 5곳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투기 금액은 217억9000만원에 달하는데, 이 중 전북 전주 효천지구에 투기를 주도한 H법인에는 LH 직원 3~4명이 지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H법인 명의로 167억9000여만원을 들여 개발 예정지의 운동시설과 토지 등을 선점하고, 이를 현재까지 운영하면서 6년 사이 10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과 시설 운영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전주 효천지구와 관련된 LH 직원과 지인 법무사가 설립한 N법인은 경기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을 사들였다.

경찰청이 밝힌 투기 액수는 4억 원 수준으로, 향후 용도 변경 또는 수용을 통한 땅값 폭등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에서 재개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46억원어치의 주택과 오피스텔을 사들인 법인 3곳 또한 LH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사들인 부동산의 현재 시세는 24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해당 사건의 경우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투기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법인은 모두 설립과 등록이 용이하고 주주 및 지분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운영됐다.


김 의원은 “국토부와 LH가 내놓은 혁신안에는 유한회사를 이용한 투기에 대한 방지책은 없다”며 “법인 투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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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