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론칭' 튼튼영어 대리점 죽이기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0.06 06:00:10
  • 호수 1343호
  • 댓글 0개

내용 비슷한데 이름만 다르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튼튼영어가 내홍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는 학습지 시장의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비대면 수업으로 점차 변하면서 튼튼영어 본사와 대리점 지사장들의 간의 갈등이 벌어졌다. 대리점 지사장들은 본사의 새로운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 대면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은 학교, 학원 등에 가지 못하자 학습 의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수업이 힘들어지자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답답할 노릇이다. 

비대면 수업

코로나19 사태가 2년 차를 맞으면서 비대면 학습에 대한 선호도가 차츰 높아졌다. 등교수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자녀와 집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다. 

학부모들은 학습공백 우려에 더해 ‘자녀가 TV나 유튜브 등 스마트 기기를 멀리하게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비대면 학습을 선택하고 있다.

영어학습지 브랜드인 튼튼영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튼튼영어 한 대리점 지사장은 지난해 가을까지는 매출이 괜찮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겨울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11월 튼튼영어에서 ‘튼튼영어 라이브(이하 라이브)’라는 새로운 비대면 학습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해당 지사장에 따르면 본사에서 론칭한 라이브 출시 전후, 소비자 매출이 8분의 7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아닌 라이브 론칭 시점이 매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황당할 뿐이었다.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본사는 대리점 모르게 비대면 수업인 라이브를 론칭했다. 그것도 모자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다. 

튼튼영어 본사는 오프라인에서도 라이브 고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수업료 할인, 영어 활자에 펜을 대기만 하면 읽어주는 세이펜(20만원 상당) 증정 등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라이브가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라이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방문교사가 사용하는 교재와 같다. 대리점은 광역권 내에서는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눈 뜨고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분노했다.

포털사이트,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튼튼영어를 검색하면 라이브에 대한 정보가 방대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도 라이브 공식 계정이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기존 튼튼영어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본사에서 라이브를 밀어줬을 뿐 아니라 대리점 ‘광역권을 보호하고 온라인에서 홍보할 수 없다’는 계약 때문에 대리점 지사장들은 매출방어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사장들을 분노케 하는 건 또 있었는데 ‘튼튼영어 주니어플러스(이하 플러스)’라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었던 점이었다. 이것도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바뀌는 것은 없다는 게 대리점 지사장들 주장이다. 

기존 교재 내용에 표지만 바꿔서 플러스 교재로 새롭게 만들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문제는 교재비를 더 비싸게 받는다는 것이다. 

교재 리뉴얼은 대체적으로 3~4년마다 이뤄지는데 지금 이 시기가 리뉴얼해야 할 때라는 것. 해당 시기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셈이나 다름없다. 튼튼영어 본사가 똑같은 교재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리뉴얼 대신 브랜드를 론칭했다는 게 지점장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라이브 론칭 시점 이후 매출↓
온라인 마케팅 통해 밀어주기

한 대리점 지사장은 “차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껍데기만 다르고 성능이나 내부는 똑같다고 하면 어느 소비자가 사겠느냐. 지금 이 상황도 똑같다. 교재 표지만 다를 뿐이지 내용은 유사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튼튼영어 본사가 대리점에 주는 공급가가 기존에는 35%였지만 새롭게 론칭하는 플러스는 60%까지 치솟았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대리점에게 100원을 내고 수업을 듣는다고 가정하면 대리점은 본사에 35원을 내고 교재를 샀다. 플러스에서는 60원을 내고 교재를 사야 하는데 대리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존 대리점이 바로 플러스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증금 1000만원, 최소 초동 물품비 1000만원 총 2000만원이 필요하다.  

본사는 아직 출시도 하지 않은 플러스를 네이버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마케팅하고 있다. 라이브와 더불어 플러스는 튼튼영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브랜드가 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러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결국 지난 7월21일 124개점 지사장 협의가 본사와 협의를 시도했지만, 협의가 되지 않았다. 결국 튼튼영어지사장협의회(이하 튼지협)를 창단했다. 그 다음 달인 8월10일과 24일 두 번의 미팅을 통해 본사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튼지협은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결국 지난 8월30일부터 튼튼영어 본사 앞에서 튼지협은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인 시위 플래카드에는 ‘튼튼영어 본사는 소비자와 대리점을 기망하는, 비양심적인 정책을 철회하라’ 등의 문구가 담겼다. 

튼지협은 1인 시위뿐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튼튼영어 본사의 라이브와 플러스 정책에 대해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대리점 생존권이 걸린 문제기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튼지협은 “갑과 을은 신의에 의해서 계약서를 작성한다. 우리는 본사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존권과 더불어 걱정되는 게 있다면 튼튼영어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다. 오래된 역사가 있는 튼튼영어가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될까 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훼손?

이 같은 행태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불이익 제공행위의 금지)에 의해 금지하는 행위다. 해당 법률에는 공급업자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 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가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일요시사>는 해당 사항에 대해 튼튼영어 본사 측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