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등 노리는 검찰 막전막후

메스 들고 역대급 잠룡 몰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인’ 윤석열의 뿌리가 검찰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는 30여년 가까이 ‘검사 윤석열’로 살아왔다. 조직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이름 앞에는 ‘강골 검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친정의 반란일까. 검찰의 칼끝이 윤석열을 겨누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94년 9수 끝에 대구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뗐다. 이후 부산지검에서 일하던 그는 2002년 초 사표를 내고 대형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년 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당시 복귀 이유로 밝힌 ‘자장면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검찰청에 왔다가 자장면 냄새를 맡고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검찰 조사실이라 생각했다는 것. 

검사서
정치인으로

윤 전 총장의 검사 인생은 영광과 굴욕의 반복이었다. 검찰 복귀 이후 그는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눈치를 보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은 그에게 강골 검사라는 이미지를 안겨줬다. 

2013년 10월 윤 전 총장의 검사 인생이 한차례 크게 뒤틀리는 일이 일어난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댓글공작 수사팀장이었던 그는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윤 전 총장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허락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 등 댓글수사를 강행했다. 

이날 국감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전 총장의 ‘시그니처’ 발언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국감 스타로 떠오르는 등 여론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후 수사팀에서 배제된 것은 물론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맡고 있다가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고검, 대전고검에 좌천되기에 이른다. 


윤 전 총장은 2017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후 그의 검사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정권이 교체돼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윤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발탁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정부와 여당의 열렬한 지지를 등에 업고 윤 전 총장은 검찰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지면서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는 1년 넘게 ‘추·윤 갈등’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검찰 안팎에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법무부 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검찰총장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직무배제 조치를 당했던 윤 전 총장은 행정소송도 불사한 끝에 법원의 판결로 검찰에 돌아왔다.

고발사주 의혹 3곳서 잡아
가족·측근 동시다발 수사

하지만 추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도 갈등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은 결국 지난 3월 여권이 발의를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법안에 반대를 표명하고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여권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세우며 중수청을 통해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윤 전 총장은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대선후보는 선거 당일까지 검증의 잣대를 피할 수 없다. 지지율이 상위권인 유력 후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에서 퇴임하기 전부터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였다. ‘정치 선언을 하는 순간 꺼질 거품’ ‘찻잔 속의 태풍’ 등의 비아냥거림이 있었지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아직까지도 상당히 견고한 편이다. 

윤 전 총장은 이제 검증의 대상이 됐다. 검사 시절에는 대선후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 수사 주체로 활동했지만 상황이 180도 달라진 셈이다. 과거 언행, 가족, 측근, 동료, 지인 등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모든 부분에 검증의 칼날이 가해지고 있다.

이 중 몇몇 건은 이미 검찰 수사 단계에 돌입한 상황. 검찰의 칼날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지난 14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뛰어 들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대검찰청 감찰부 등 총 세 곳이 같은 의혹을 두고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3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 등 7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했다. 대검은 고소 다음날인 14일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맡겼다. 공공수사1부는 정보통신범죄전담부인 형사12부 소속 검사와 대검 감찰부에 파견된 적 있는 반부패부 및 공공수사부 연구관 2명을 파견 받아 수사팀을 꾸렸다. 

지지율 높은
유력 주자

최 대표 등은 윤 전 총장이 손준성 검사를 통해 민간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작성한 고발장을 국민의힘에 전달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부인 김건희씨와 한동훈 검사장이 합세해 윤 전 총장과 손 검사의 범죄 행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성명불상자는 손 검사의 지시를 받아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공안수사 전문가로 지목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지난 2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공수처도 지난 10일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손 검사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공수처와 수사 범위가 겹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이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 사건과 관련해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계일보>는 14일 대검이 지난해 3월 최씨 관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자료라며 A4 용지 3쪽 분량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경기 성남시 부동산 사기 사건 ▲최씨 분쟁 상대 정대택씨 사건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 ▲양평군 오피스텔 사기 사건과 관련한 관계자 목록과 처리 경과 등이 담겼다. 


대검은 “오보 대응 차원에서 만든 문서”라는 해명을 내놨다. 윤 전 총장 측도 대검의 해명을 인용해 “언론 등 문의에 응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주기 위해 소관부서에서 작성한 문서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 수사
속도 내는 중

문제는 해당 문건의 존재가 여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대검 사유화 의혹과 맞물려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해당 문건의 성격과 윤 전 총장의 관여 여부 등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박 장관은 지난 16일 오전 출근길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결 따라 수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수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윤 전 총장의 가족과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최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된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4월 열린민주당 측 인사들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올해 중반부터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씨는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이모씨와 공모해 자사 주가를 조작할 당시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로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의혹도 있다.


해당 수사팀은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불법 수수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스폰서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10일 윤 전 서장과 관련자들의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대선 5개월 앞둔 시점에
전례 없는 선거개입 우려

윤 전 서장은 2017~2018년 인천의 한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인허가 로비 자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부동산 개발업자는 지난해 11월 윤 전 서장에게 정·관계 로비 자금 약 4억원을 건넸고, 전·현직 검사와 고위 공무원의 접대비를 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별개로 윤 전 서장은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윤 전 서장은 2010~2011년경 육류 수입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과 골프비 등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경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2015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검 중수1부과장이던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임 담당관은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작년 9월,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맡으며 결국 직무배제될 것을 예상했기에 다 기록에 남겼다”며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하고 올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부에 재배당하려 하고,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었던 임 담당관을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 8일 임 담당관을 불러 11시간에 걸쳐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위 압박
대선 영향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두고 검찰 등이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수사에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유력 후보를 겨냥한 수사가 이뤄진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수사기관들은 선거 중립 차원에서 대선주자들에 대한 수사를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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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