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288g 기적’ 이른둥이 건우

1% 생존율 이겨내고 가족 품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체중 288g, 키 23.5㎝. 국내에서 가장 작게 태어난 아기가 1%도 안되는 생존 한계를 뚫고 건강하게 자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다섯 달 동안 의료진과 부모의 헌신이 만들어낸 생명의 기적이었다.

지난 4월, 체중 288g으로 태어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가 153일간 집중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노심초사
필사의 노력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김애란·이병섭·정의석 교수)은 24주 6일 만에 체중 288g, 키 23.5cm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조건우 아기가 153일간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지난 3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6일 밝혔다.

400g 이하 체중의 초미숙아가 생존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드물다. 건우는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 등록 사이트(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미숙아)에는 현재 286명의 미숙아가 등록돼있다. 건우는 전 세계에서 32번째로 가장 작은 아기로 등재될 예정이다.


손바닥 한 폭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아기가 지난 4월4일 서울아산병원 6층 분만장에서 세상에 첫 숨을 내뱉던 순간, 153일 간의 기적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의료진은 작은 손발을 꿈틀거리는 아기가 하루 빨리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태어날 당시의 체중 288g을 거꾸로 한 ‘팔팔이(882)’라고 불러줬다.

국내서 가장 작게 태어나 건강하게 퇴원
153일 집중치료…700km 오가며 모유 전달

출생 직후 스스로 숨조차 쉴 수 없던 건우는 1%에도 못 미치는 생존 확률에 도전해 소생했고, 심장이 멎는 절체절명의 순간까지 무사히 극복했다. 엄마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건우에게 모유를 전달하기 위해 경남 함안에서 병원으로 오는 차안에서 모유 유축을 하며 다섯 달 동안 왕복 700km 이상 최대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오갔다.

이동거리만 총 1만4000km에 달한다.

건우는 부부에게 결혼 6년 만에 찾아온 첫 아기였다. 부부는 아기와 건강하게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임신 17주차 검진에서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태아가 자궁 내에서 잘 자라지 않는 ‘자궁 내 성장지연’이 심해 생존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부부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3월 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아기를 살리고 싶다는 엄마의 간절한 소망을 들은 정진훈 산부인과 교수는 태아의 크기가 원래의 임신 주수보다 5주가량 뒤처질 정도로 작고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태아가 버텨주는 한 주수를 최대한 늘려보기로 했다.

건우 엄마는 지난 4월1일 고위험산모 집중관찰실에 입원한 후 태아 폐 성숙을 위한 스테로이드와 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황산마그네슘을 투여받았다. 하지만 태아 상태를 24시간 면밀히 관찰하는 도중 심박동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태아가 위험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사흘 뒤 응급 제왕절개를 진행했다.


간절한 소망
하늘 답했다

예정일보다 15주 정도 앞선 24주 6일 만에 세상에 나온 건우는 폐포가 아직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건우는 곧바로 기관지 내로 폐 표면활성제를 투여받았고 다행히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에 들어갔다.

건우는 미숙아 중에서도 초극소저체중미숙아여서 일반 미숙아에게 시행되는 술기도 적용하기 어려웠다. 미숙아 치료 노하우를 쌓아온 신생아팀 의료진은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 위를 걷듯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주치의인 김애란 어린이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건우가 합병증 없이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졌고, 신생아팀 의료진은 뜻을 모았다. 24시간 건우 곁을 지킨 전공의와 전임의, 간호사를 비롯해 미숙아 골절 예방을 위해 맞춤 정맥주사를 조제해준 약사, 건우가 먹을 모유를 안전하게 매번 멸균 처리해준 간호사까지 모두 한 마음이었다.

건우는 고비마다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 미숙아에게 흔한 장염이 생겨 일주일가량 금식을 하며 정맥관으로 조심스럽게 영양분을 공급받은 시기도 있었지만 무사히 극복해냈다. 태어난 지 한 달 되던 날, 잘 뛰던 심장이 갑자기 멎는 위기의 순간에도 긴급 소생술을 받으며 잘 버텼다. 

고비마다 
놀라운 힘

동반된 폐동맥 고혈압과 미숙아 망막증도 다행히 약물치료로 조절이 됐고 퇴원 전 탈장 수술도 문제없이 끝났다.

모두의 노력 덕분에 건우는 생후 80일경 인공호흡기를 떼고 적은 양의 산소만으로도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고 체중도 288g에서 1kg을 넘어섰다. 생후 4개월 중반에는 인큐베이터를 벗어났고 생후 5개월에 다다랐을 때는 체중이 2kg을 넘어섰다.

건우 엄마 이서은(38)씨는 “축복처럼 찾아온 건우를 어떤 위기에서도 꼭 지켜내고 싶었다”며 “의료진 덕분에 건강한 건우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뿐이다. 가장 작게 태어났지만 가장 건강하고 마음까지도 큰 아이로 잘 키우겠다”고 퇴원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건우는 신생아팀 의료진을 항상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아이였지만, 동시에 생명의 위대함과 감사함을 일깨워준 어린 선생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희박하다’ 판정에도
희망의 끈 놓지 않아

그러면서 “최근 산모 고령화와 난임으로 인한 인공수정 증가로 미숙아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치료 기술이 발전해 미숙아 치료 성공률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며 “미숙아를 가진 많은 가족분들이 건우를 보며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한 해 태어나는 1.5kg 미만 미숙아 수는 3000여명에 달한다. 미숙아는 호흡기계, 신경계, 위장관계, 면역계 등 신체 장기가 미성숙하다. 출생 직후부터 호흡곤란증후군, 미숙아 동맥관 개존증, 태변 장폐색증 및 괴사성 장염, 패혈증, 미숙아망막증 등 합병증을 앓게 된다.

재태 기간과 출생체중이 적을수록 질환 빈도와 중증도가 높아진다.

치료를 위해 작은 주사 바늘을 사용하더라도 그 길이가 아기의 팔뚝 길이와 비슷해 삽입이 쉽지 않고, 단 몇 방울의 채혈만으로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너무 작기 때문에 수술조차 할 수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의료진의 숙련된 노하우가 중요한 이유다.

생존률 58%
잇따른 기적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최근 3년간(2018~2020년) 총 19명의 500g 미만 초미숙아가 태어났다. 생존율은 58%에 이른다. 지난 2018년 엄마 뱃속에서 머문 지 24주 5일 만에 302g으로 태어난 사랑이는 당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기로 생존 한계에 직면했지만, 건강하게 가족의 품에 안겼다. 사랑이는 지난 달 병원 밖에서 건강하게 세 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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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