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잡는' 잠룡들의 이미지 컨설팅

사람 좋아 보이게 ‘캐릭터 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야 대권주자들이 표심을 잡기 위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미지는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스타일은 상징적 메시지를 남겨 표심과 직결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예만 봐도 그렇다. 그는 취임식에 유대인 이민자 출신이 일군 랠프 로런 브랜드의 옷을 입어 아메리칸 드림을 역설했다.

변신은
무죄!

이미지메이킹의 중요성은 과거에도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TV토론이 실시됐던 1960년의 일이다. 케네디 후보는 그을린 피부로 태닝해 건강함을 부각시켜 노쇠한 이미지의 닉슨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당시 닉슨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한참 떨어졌던 케네디의 전략적 승리였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7개월 남은 시점, 여야 후보들 모두 이미지메이킹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소 무게감 있는 이미지로 변신 중이다.

1964년생인 이 지사는 대권후보 중 젊은 편에 속한다. 그는 기본소득, 수술실 CCTV 설치 등의 정책을 제시해 정계에 큰 파급력을 낳았다. 다만 대통령직을 맡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다 발언’으로 대중 인지도를 높였지만, 정치인의 품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이 지사는 백발 스타일링을 유지 중이다. 줄곧 검은색으로 염색했던 이 지사는 유력 주자로 부상한 후 머리색을 회갈색으로 바꿨다. 중후하고 무게감 있게 스타일링하기 위해 매달 염색한다는 후문이다.

의상 역시 어두운 색의 양복을 즐겨 입고 있다. 저돌적인 모습보다 선두주자로서 안정감, 무게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안경 역시 얇은 금속테로 교체했다.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다. 최근 이 지사 특유의 거만한 제스처가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지사는 평소 책상에 팔을 괴고 비스듬한 어깨로 목을 쭉 빼고 언쟁하곤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는 카메라 정면을 응시했고, 어깨 역시 교정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령의 주자들은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이다.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이미지를 가진 이 대표는 최근 패턴이 들어간 밝은색 옷을 장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겁고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밝은 느낌으로 호감을 얻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스타일 또 다른 메시지…후보들 전략은?
무게감 덜한 이, ‘백발’로 중후함 강조

특히 부쩍 밝은 회색 정장을 입는 빈도도 늘었다. 회색은 중도, 포용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최근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시력이 나쁜 그가 찡그리는 표정을 자주 짓는 것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각종 행사에 청바지,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하기도 하며 e스포츠 관련 일정에서는 프로게이머 옷을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이 전 대표는 2030 세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개그맨 강유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ASMR 콘텐츠를 제작했다. ASMR은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 작고 일정한 소음으로 청년층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다.

이 전 대표는 고무장갑 비비는 소리, 파리채 긁는 소리 등 ASMR을 시도하며 청년층에 다가갔다. 가벼운 이미지로 젊은 청년 세대와 접촉면을 늘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 전 총리 역시 노타이 차림에 상·하의 색깔이 다른 콤비 정장을 입는 등 젊은 느낌을 어필하고 있다. 헤어펌을 통해 중후함을 덜고, 푸른 계열 의상을 선택해 활동적인 느낌을 강조하기도 한다. 연장자라는 약점을 극복하는 데 공을 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가죽 재킷, 벙거지 모자 차림의 힙합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욕쟁이’ 배우 김수미에게 스파르타 과외를 받았다.

김씨는 “젠틀맨 소리 좀 듣지 말고 나 같은 욕쟁이가 돼라. 너무 빈틈이 없다. 사람이 스캔들도 없다. 털어서 먼지가 안 나니까 사람들이 약 오른다고 한다”며 “먼지가 좀 나야 한다. 먼지 좀 나오게 욕도 좀 하라”고 조언했다.

의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한 후보도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추 전 장관은 공식 석상에서 푸른색 대신 노란색 복장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노란색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이자 세월호 리본의 색이기도 하다. 추 전 장관은 본인의 공약을 발표할 때에도 노란색 옷을 입었다. 민주당 본경선 2차 TV 토론회에서도 역시 노란색을 선택했다.

노타이
스니커즈

이는 당내 성골로 꼽히는 ‘친노(친 노무현)’ 세력에 어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 저의 캐치프레이즈”라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더 높여가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은 핑크, 하늘색 등을 흰색에 매치하면서 밝은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치로 갖게 된 비호감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신발은 운동화, 하의는 바지를 고수하는 편이다. 일하는 여성의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 최연소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다. ‘세대교체론’을 거론한 만큼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내고 있다. 상·하의 분리 차림을 택하거나 재킷 안에 플로티를 매치한다. 스마트한 외모에 젊고 활기찬 룩을 잘 소화해낸다는 평가다.

그간 박 의원은 양복 정장을 즐겨 입었다. 대권주자로 뛴 이후부터 아내 조언에 따라 캐주얼 차림으로 패션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2018년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뽑은 ‘슈트가 잘 어울리는 정치인 BEST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야당 후보들은 어떨까. 야권 1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미지메이킹에 가장 공들이고 있는 후보다. ‘외길 법조인’인 윤 전 총장은 어둡고 무게감 있는 계열의 정장을 입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밝은 색상 양복을 고수하며, 푸른색 넥타이를 자주 매고 있다.

민주당의 색인 푸른색으로 통합과 포용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헤어스타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헤어라인 시술을 받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갈색 머리로 염색했다. 권위주의적인 느낌을 탈피하고 젊은 분위기를 풍긴다는 평가다.

윤 전 총장의 습관 개선도 큰 과제다. 그는 ‘쩍벌’ 자세와 ‘도리도리’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허벅지 살이 많은 사람은 다리를 붙이고 있기 불편하다”면서 “당연히 지하철 탈 때는 오므린다”고 해명했다.

남녀노소
맞춤형 공략

도리도리 논란은 지난 6월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서 생겼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셀프 디스’로 유머스럽게 넘기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SNS에 반려견 마리의 ‘쩍벌’ 사진과 함께 “매일 0.1㎝씩 줄여나가기”라는 글을 올리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자신의 허점을 비판하며 본인의 습관을 ‘밈(온라인 유행)’으로 만드는 전략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SNS를 통해 딱딱한 모습을 벗고자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민트 초코맛 아이스크림 먹방을 시도하는가 하면,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요리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검사 특유의 ‘권위주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 역시 숨은 내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속옷 입은 모습 등 사생활이 담긴 내용은 대부분 김씨가 직접 찍어 캠프에 보낸 사진들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김씨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인스타그램 문구도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LG애드 출신인 광고전문가 유현석씨가 캠프에 합류하며 윤 전 총장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달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유씨는 홍보실장 직책을 맡아 윤 전 총장 관련 홍보, SNS 총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같은 ‘신인’으로 묶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이미지메이킹에 힘쓰고 있다. 최 전 원장은 1956년생으로, 윤 전 총장보다 5살이 많다. 이 때문에 그는 좀 더 젊은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진 검은 테 안경을 벗고, 밝은색 셔츠 등을 입는 식이다.

‘엄근진’ 벗는 고령주자들 청년층 공략
갈 길 먼 야권 1강 윤, SNS 소통 주력

백발을 어두운 빛으로 염색하고 파마를 하기도 했다. SNS 배경에는 청바지와 체크셔츠를 입은 사진을 내걸었다.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지인과 함께 탁구를 치는 동영상 등을 업로드 하는 등 ‘젊은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인스타그램 부계정은 현재 최 전 원장의 큰딸인 최지원씨가 운영하고 있다. 이 계정엔 최 전 원장이 컵라면 뚜껑을 접시 삼아 라면을 먹는 모습이나 손주들과 공놀이를 하는 모습, 반려묘 ‘민들레’의 사진 등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원씨는 첫 게시물을 올리며 “아버지가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큰 결심을 하셨는데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아버지가 정말 좋은 사람인데, 많은 분께 아버지의 자연스럽고 멋진 모습을 알려 드리고 싶어 인스타를 열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 같이 최 전 원장이 부계정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모두 법조인 출신으로 ‘초엘리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엄근진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부계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미미한 지지율을 보이는 타 야권후보들 역시 이미지트레이닝에 나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파란색 넥타이와 마스크를 즐겨 착용하고 있다. ‘레드홍’의 별명을 가졌던 그가 ‘블루홍’으로 바뀐 셈. 강경 보수 이미지를 불식하고 통합의 이미지를 선보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워낙 빨간색을 좋아하니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집스럽다고 해서 바꿔본 것”이라며 “꼰대 이미지도 바꿔보려 한다. 국민들이 싫어하니 싫어하는 것은 안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눈썹 문신을 해왔으나 ‘앵그리버드’ 논란에 더 이상은 안 한다고 한다.

색에 따라…
통합과 포용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노타이 차림에 캐주얼 정장을 즐겨 입는다. 오래된 정치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친근감을 어필하는 패션이다. ‘임차인 연설’로 유명세를 탄 윤희숙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는 검정색과 흰색 조끼를 즐겨 입는다. 윤 의원도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자다. 소박하고 친근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윤 의원은 25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자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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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