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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15일 17시38분

기업


한컴 2세 경영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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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크더니 단물은 오너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한글과컴퓨터가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국민기업에서 가족기업으로 변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김상철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나섰다. 김 회장의 경영권을 이어받을 이는 그의 장녀인 김연수 한컴그룹 총괄부사장이다. 한컴은 지난달 2일 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해 변성준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

한컴은 지난 5월24일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김정실 사내이사(김상철 회장의 부인), 한컴의 계열사인 캐피탈익스프레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컴의 주식 232만9390주를 에이치씨아이에이치(이하 HCIH)에 전량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HCIH는 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 다토즈파트너스의 계열사로, 김 대표가 역시 대표로 있다.

이로써 HCIH는 한컴 지분의 9.4%를 소유하게 됐고 2대 주주로 올랐다. 사실상 김 대표가 한컴의 2대 주주에 오른 셈인데, 상속이나 증여가 아닌 정상적인 매매이기 때문에 상속세나 증여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일각에선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에 한컴 측은 “일반적으로 승계에서 취하는 자산의 포괄적 승계가 아니라 한컴의 미래가치를 반영해 지분가치를 산정해 전액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06년 위지트로 입사해 한컴그룹 전반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한컴그룹의 운영총괄 부사장을 맡아 사실상 CEO 역할을 해왔다. 김 대표는 이번 지분 매수를 통해 더 클라우드 사업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다토즈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사모펀드 운영사다. 우주·드론 전문기업 한컴인스페이스를 한컴그룹과 공동으로 인수하며 첫 펀드를 시작했으며, 가상화폐거래소 두나무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토즈는 “이번 한컴 지분 인수를 통해서 향후 한컴의 성장전략, M&A 및 IPO를 직접 리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아직 남은 절차가 있다. 아버지·어머니가 개인명의로 보유한 한컴 지분은 다토즈를 통해 인수했지만, 한컴의 1대 주주인 한컴위드를 승계해야 한컴그룹 전체에 대한 승계가 마무리된다. 

한컴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한컴위드 역시 김 회장 가족이 소유한 회사다. 김 회장이 15.77%, 김 이사가 3.92%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해 지분을 늘려왔고 현재 9.07%의 지분의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의 차남 김성준씨도 1.22%를 소유하고 있다.

한컴그룹 경영권을 모두 이어받으려면 김 대표는 아버지·어머니가 보유한 한컴위드의 20% 가까운 지분을 인계받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보면 상속이나 증여가 아닌 다른 방법이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컴위드가 보유한 한컴 지분을 다토즈 쪽에 매각하거나 양사가 합병하는 등의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컴의 승계과정을 두고 국민기업에서 가족기업으로 변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컴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국민기업서 가족기업으로…2세 경영 신호탄
다토즈 2대 주주 등극…승계 속도 ‘급물살’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오피스SW 시장에서 한컴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추산된다. 나머지 70%는 MS오피스가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한컴오피스의 사용률은 높다. 정확한 수치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MS오피스보다는 한컴오피스 즉, 문서작업 시 HWP 포맷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산 SW라는 이유에서다.

공공기관이 한컴오피스를 표준으로 삼으며 제기되는 대표적인 문제는 ‘호환성’이다. 한컴오피스로 마이크로소프트365 파일을 열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365는 한컴오피스를 지원하고 있지 않다. MS오피스가 세계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파일을 열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아도 한컴오피스를 깔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8년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공기관 한글(HWP) 독점을 금지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공공기관이 HWP를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어 읽는 데 불편함이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오피스SW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정부의 한컴오피스 도입 편중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과거 정부가 한컴오피스를 표준화한 배경에는 유일했던 토종 오피스SW였던 한컴오피스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인프라웨어의 ‘POLARIS오피스’, 티맥스의 ‘To오피스’ 등 국내에서도 다양한 오피스SW가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컴오피스 포맷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의 선택권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소프트웨어든 특정 회사만이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공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누구나 쓸 수 있는 표준문서 포맷을 만들어 사용자가 다양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제품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ODF(Open Document Formats)를 표준으로 채택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2014년 정부문서 표준으로 ODF를 채택해 국민들이 정부 문서를 열람할 때 자신이 원하는 오피스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컴은 2016년 경기도교육청에 한컴오피스를 도입한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은 오피스SW로 ‘한컴오피스 네오(NEO)’를 선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약 180만명에 이르는 교직원과 학생 수요가 있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또 2019년 8월 행정안전부는 한컴과 ‘공공기관 서식한글’ 개발·배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공서식용 HWP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무료지만 공공기관 내 문서를 다운로드 받기 위해서는 무료용 한컴오피스를 필수적으로 다운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한컴 관계자는 “공공기관 수량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이전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MS오피스를 완전 대체하고 한컴오피스만 들어간 첫 대규모 사례”였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컴오피스 도입에 따라 회사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2016년 매출 101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이후에도 ▲2017년 1341억원 ▲2018년 2129억원 ▲2019년 319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가족 배불리기

한컴이 블록체인·AI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며 성장세를 이어온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나서 한컴오피스를 도입한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부 레퍼런스를 확보한 상태에서 해외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것은 수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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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br>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
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제부터 이곳이 나의 집이라 했다. 이제부터 이 사람들이 나의 부모라 했다. 하지만 철들기 전부터 알았다. 집에는 온기가 없었고 부모는 사랑이 없었다. 약하면 잡아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 집의 탈을 쓴 정글, 부모의 탈을 쓴 사육사. 사육사의 손가락이 나를 향하는 순간, 나는 ‘투명인간’이 됐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보육원에 있었다. 엄마는 나를 낳고 사라졌다. 얼굴,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부모 없는 아이, 나는 고아였다. 보육원을 집이라 배웠고, 보육교사와 수녀·수사들은 부모를 자처했다. 18세, 보호 종료가 되자마자 집을 떠났다. 그리고 지금, 나는 부모를 고소했다. 버린 부모 학대한 부모 지훈이(가명)에게 부모란 그저 희박한 개념이다. 낳아준 부모는 지훈이를 버렸다. 박지훈이라는 이름은 그 유래조차 알 수 없다. 땅 지(地), 공 훈(勳). 한글 프로그램에서 지와 훈을 한자로 변환했을 때 첫 번째로 나오는 글자를 조합했다. 박씨라는 성도 어떻게 붙게 됐는지 모른다. 지훈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꿈나무마을(옛 소년의집)로 옮겨졌다. 그리고 18세가 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지훈이에게 꿈나무마을에서의 10여년은 ‘진절머리’가 나는 기억으로 얼룩져 있다. 그는 18세 이후 꿈나무마을은커녕 은평구에도 잘 가지 않는다. 당시에 하도 울어서 이제는 눈물도 말라 버렸다. ‘맞고 있다’고 자각한 순간부터 자신에게 가해지는 행위가 ‘학대’라는 것을 알았다. 10여명의 소년이 모여 있는 방은 정글이었다. 누구는 호랑이, 누구는 사자, 누구는 토끼. 보육교사는 사람, 사육사였다. 보육교사가 부여한 역할을 소년들은 충실히 이행했다. 힘이 약하고 몸이 왜소했던 지훈이는 토끼였다. 사육사의 ‘토끼몰이’는 집요하고 잔인했다. 당시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몸에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상처가 새겨졌다. 마음도 망가졌다. 무엇보다 괴로운 점은 같이 망가져 가는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지훈이와 같이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했던 윤수(가명)는 밤이면 길거리를 한없이 배회하다 경찰에 붙잡히는 일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112로 신고 전화를 걸어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소리를 질렀다. 장난전화가 아니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듯한 답답함이 윤수를 지배했다. 방구석에 처박혀 종일 휴대폰만 보다 견딜 수 없을 때 뛰쳐나갔다. 새벽에 몇 번이나 경찰의 전화를 받은 지훈이는 “10년 뒤에 윤수가 정신병원에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윤수는 누구보다 빠르게 포기와 체념을 배웠다. 보육교사들과 그들에게 특권을 부여받은 아이들이 휘두르는 대로 휘둘렸다. 꿈나무마을에서 체득한 무기력함은 어떻게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꼬리표처럼 윤수를 따라붙었다. 지훈이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윤수와 친구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나서기로 결심했다. 통제 빙자 고문에 가까운 기합·폭행 밤마다 불러 마사지시키고 보복까지 사실 지훈이는 꿈나무마을에 있을 때부터 내부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꿈나무마을 보육교사들에게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고, 보호 종료 이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도 제소했다. 인권위는 해당 내용이 1년 이상 경과된 사건이라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만 전해왔다. 결국 지훈이는 고아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단체인 고아권익연대를 찾아 자문을 받고 법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지훈이는 지난달 2일 꿈나무마을 보육교사 성모씨, 장모씨, 정모씨 등 3명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지훈이를 만나 들은 피해 사실이 고소장에 빼곡하게 기록돼있었다. 지훈이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또렷하게 기억했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행동을 했는지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해 말했다. 가 단독으로 입수한 고소장에는 3명의 보육교사가 지훈이를 신체·정서적으로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고문에 가까운 기합이 ‘통제’라는 이름으로 서슴없이 행해졌다. 피고소인들은 몇몇 아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다른 아이들을 때리도록 지시했다. 피고소인들의 조종 아래 소년들은 훼손돼갔다. 지훈이는 나무 몽둥이, 대걸레 자루, 플라스틱 빗자루 등으로 엉덩이, 머리, 팔 등을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피고소인이 휴대폰으로 지훈이의 머리를 찍어 남은 열상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샤워장 구석에 몰아넣고 호스와 샤워기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가며 수십분간 뿌리기도 했다. 지훈이와 소년들은 화장실에서 전과를 들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500~1만번 반복해야 했다. 지훈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좁은 곳에 애들이 모여 기합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더웠겠나. 애들이 쓰러져도 기합은 끝나지 않았다”고 진저리를 쳤다. 엎드려뻗쳐나 기마 자세로 1~2시간씩 있는 일은 예사였다. 망가진 몸과 마음 장궤(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꿇어앉음) 자세로 종일 기도를 하도록 시킨 일도 있었다. 천주교에서 하는 묵주기도를 10시간 가까이 하기도 했다. 한 여성 피고소인은 밤마다 지훈이를 불러 자신의 어깨와 허벅지, 다리 등을 매일 마사지시켰다. 마사지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음날 어김없이 보복이 이어졌다. 피고소인은 다른 아이들에게 지훈이가 ‘지능이 낮은 아이’ ‘장애인’이라고 말하며 모욕했다. ‘투명인간’이라는 벌을 만들기도 했다. 투명인간으로 지목되면 꿈나무마을의 어떤 아이와도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다. 밥을 먹을 때도 혼자 먹어야 했고, 그마저도 그릇을 엎어버리는 등 눈치를 줬다. 벌은 한 달간 지속됐다. 피고소인들은 교대근무를 했기 때문에 지훈이는 늘상 학대에 노출돼있는 셈이었다. 엉덩이가 찢어지고 곪아 터진 상황에서도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도대체 왜 때리느냐’는 반항에, 친구와 다퉜다는 이유로 지훈이는 정신병원에 행정입원(강제입원) 당하기도 했다. 모두 부모를 자처한 이들이 한 행위였다. 지훈이는 “원장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원장님하고 사무국장님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네 발로 곱게 (정신병원에)들어갈래, 강제로 (정신병원에)끌려갈래’라면서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진짜로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훈이에 따르면 정신병원에 끌려갈 당시 원장실에는 경찰, 119구급대원, 구청 관계자 등이 있었다. 그는 “스타렉스 봉고차에 타고 30분 정도 가서 고양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됐다. 너무 무섭고 끔찍한 기억이었다”며 “(정신병원에 있는)간호사 누나들한테도 자초지종을 말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지훈이를 정신병원에서 구한 건 학교 선생님이었다. 지훈이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되면서 학교에 나오지 않자 꿈나무마을에 자초지종을 확인하고, 담당 의사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항의한 것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당시 선생님은 “(지훈이의)학교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꿈나무마을 안에서만 그런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문제 제기 해도 끝내 묵살 실제 가 확인한 지훈이의 생활기록부에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꺼리는 일을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해주는 아주 듬직하고 든든한 학생’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해 행동하는 유쾌한 학생’ ‘자기 생각과 주장을 적절히 표현할 줄 알고 약속을 중요시 여기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큼’ 등 긍정적인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지훈이의 고소를 대리하고 있는 유정화 한강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고아들은 세상천지 그냥 자기 혼자뿐이다. 보육원에는 그렇게 세상천지 자기 밖에 없는 아이들이 모여 있다 보니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약자는 바로 이 아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훈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반복된 학대로 감정 조절 기능이 죽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변호사는 “이 문제가 과연 보육교사 3명만의 문제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주체인 꿈나무마을 관리자들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꿈나무마을을 관리하는 수녀와 사무국장 등은 지훈이에 대한 피고소인들의 학대 행위를 알고 있었다. 지훈이가 여러 차례 보육교사들에게 학대 피해 사실을 언급했던 것. 이번 사건에서 더 충격적인 점은 꿈나무마을의 운영 주체가 수녀, 수사 등 천주교 수도자들을 중심으로 창설된 재단이라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꿈나무마을을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2019년), 한국 예수회 산하 재단법인 기쁨나눔(2020년~ ) 등에 위탁, 운영을 맡겼다. 지훈이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꿈나무마을의 운영 주체는 마리아수녀회였다. 반항하면 시설에 강제입원 피해자 고소…증언도 이어져 꿈나무마을 심모 사무국장은 와의 통화에서 “재단이 바뀌어서 해당 내용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도 “직원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심 국장은 자신도 꿈나무마을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고 털어놨다. 지훈이가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에 심 국장도 꿈나무마을에 있었던 셈이다. 마리아수녀회가 꿈나무마을 운영에서 손을 뗀 시점인 2019년 말까지 서울분원장을 맡았던 권모 수녀는 취재 전까지 피소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권 수녀는 당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수녀를 관리하는 수녀’라고만 말했다. 권 수녀는 현재 마리아수녀회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권 수녀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저희가 알 길이 없지만 저희 집에 머물렀던 아이에 대한 일이라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저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이나 이곳에서 저희와 가족이 돼 생활을 같이했던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곳은 ‘집’입니다. 집에서 일어난 아픈 기억에 대해 저희도 귀와 마음을 기울이겠습니다”라고 전해왔다. 권 수녀를 비롯한 당시 사무국장 등 꿈나무마을 관계자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정말 몰랐다면 직무유기, 알았다면 아동학대 방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가지 공교로운 부분은 꿈나무마을 관계자들은 물론 권 수녀까지 지훈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는 점이다. 심 국장은 로 전화를 걸어와 “(지훈이의)친구가 잠을 깨우는 과정에서 (지훈이가)가구 등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서 정신병원 행정입원 절차를 밟았다”며 “절차를 확실하게 지켰다”고 강조했다. 권 수녀 역시 “강제입원에 대해 문제가 됐던 점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훈이는 “당시 가구는 내가 부순 게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 원장님과 사무국장님께 명확하게 이야기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며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무엇에 대한 무혐의 처분인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에 대한 조사도 없이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수녀·수사들 관리 책임은? 유 변호사는 “피고소인들의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는 1975년 ‘소년의집’으로 설립된 보육시설의 존립 이유를 의심케 한다”며 “확실한 단죄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훈이는 고소 이후 오히려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꿈나무마을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훤칠하게 자란 그는 이제 더 이상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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