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눈 가린 '은밀한 마약 거래' 실상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8.03 10:02:30
  • 호수 13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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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만들어 편하게 사고 판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마약범죄가 점점 교묘해지면서 대범해지고 있다. 실제로 SNS를 통해 마약 재배부터 거래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20세대도 SNS를 통해 쉽고 간편하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 만큼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언어는 사람의 의식을 지배한다. 마약이 불법 약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상품 이름마약옥수수, 마약떡볶이, 마약의자 등 해당 단어를 사용한다. 상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논란에 대해 자영업자들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하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해명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마약이란 단어에 친숙해졌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청정국 맞아?
환상 사로잡혀 

마약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일반인들도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마약과 아무런 관련이 없던 사람들도 호기심으로 마약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수고(?)만으로도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 때문에 호기심에 마약을 시작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회사원, 가정주부, 심지어 청소년들도 마약 거래를 하다 적발되는 등 마약범죄가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마약류 사범 특별단속을 통해 5108명을 검거하고, 이 중 997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마약 사범 3명 중 1명은 20대(33.3%)였다. 이어 30대(22.1%), 40대(17%) 순이었다.


10대는 전년 대비 1.4%p 증가해 3.5%를 차지했다. 10대와 20대 비중은 36.8%로, 전년 동기 21.7% 보다 15.1%p 늘어나 마약이 젊은 층에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수본 관계자는 “마약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송금하면 100% 잡을 수 있지만 가상화폐 등으로 할 경우 추적 프로그램을 동원해 검거해야 한다”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활 영역 전반이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마약류에 대한 접근 방식도 인터넷(다크웹)과 SNS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친숙한 젊은 층에서 마약 사범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020세대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마약 범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1020세대는 연예인 마약 보도 등에 노출될 경우 쉽게 호기심을 가진다. 그렇다 보니 SNS로 접근해 마약에 대한 정보를 쉽게 구하고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마약을 접할 경우 건강상 유해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익명성 갖춘 가상자산으로… 
자금 추적 피하기 쉬워 활용

국립과학수사원 연구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대마초를 접할수록 중독 가능성이 커진다. 대마초에 중독되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신경세포가 손상되며 뇌 혈류량이 줄고 중추신경계가 자극을 받는다. 이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무기력증과 환각, 망상 등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마약 거래는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100%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가장 흔한 방법은 다크웹을 이용하는 것이다. 마약 거래장터로 알려진 다크웹은 일반적인 웹보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딥X, 베리OO 등이 마약 암시장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익명 접속이 가능한 다크웹상에서 마약 거래가 성사되는데 마약뿐 아니라 무기, 음란물 등도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크웹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는 문자 암호화 프로그램(GPG KEY)을 설치한 뒤 게시판 댓글로 거래에 대해 협의한다. 암호화한 문구를 수사당국이 해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을 노린 것이다.

마약 거래에 대한 협의가 끝나면 구매자는 주로 현금을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송금한다.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수사당국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용이하다. 당국은 가상화폐가 갖는 익명성 때문에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다. 비트코인 거래 시 개인정보가 필요하지 않으며 분석이 불가능한 암호화돼 거래된다.

마약상은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통해 마약을 홍보한다.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은 마약상과 구매자 간의 커뮤니티 성격을 띤다. 마약상은 단체대화방을 통해 사람도 모집하고 정보도 알려준다. 마약 구매자 위주로 투약 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마약상의 요청으로 구매자들은 후기 글까지 남긴다. 이 글은 마약방을 광고하는 데 쓰인다. 

SNS 통해
청소년도

텔레그램뿐 아니라 카카오톡 링크 공유방(이하 링공방)에서도 마약상은 홍보를 서슴지 않는다. 링공방은 불법 음란물 대화방이나 불법 도박 사이트에 입장할 수 있는 URL 등을 공유하는 곳이다. 링공방에 참여한 마약상은 불법 음란물이나 재미를 위한 짧은 영상과 사진을 올리다가 중간 중간에 자신의 마약방 링크도 끼워 넣는다. 

사람들이 무심코 마약방 입장을 클릭하다 보면 마약 정보도 접하게 되는 구조다. 마약상은 마약방에 우연히 들어온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 마약 거래를 유도한다. 

텔레그램에서 여러 마약상이 구매자 모집활동을 벌이면서 이들 간의 알력 다툼도 존재한다. 특정 마약상을 공격하기 위해 닉네임을 사칭해 거래하는 척한 뒤 ‘먹튀’하는 것이 흔하게 쓰이는 수법이다. 또 돈만 받고 물건을 넘기지 않으며 만약 거래되더라도 품질이 낮다는 취지의 글을 유포하기도 한다.

트위터도 마약의 성지로 불린다. 구입 희망자가 마약상을 처음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마약 은어를 검색하면 마약상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마약 소지자들이 SNS에 언급한 메신저 아이디를 텔레그램에 검색하면 대화방이 열리는데 기록이 남지 않은 대화방으로 진행된다.

대화방에서는 마약 은어로만 대화가 진행된다. 북한산 마약을 암시하는 ‘북한산’, 마약의 성분을 암시하는 ‘순도 98%’, 공급책을 의미하는 ‘공급선’ 등이다. 

마약 은어는 트위터뿐 아니라 랜덤채팅 앱에서도 쓰인다. 랜덤채팅 앱에 ‘아이스’ ‘얼음’ 등으로 마약 거래 의사 표시를 확인한 후 대화가 진행된다. 함께 투약할 사람을 찾거나 거래 수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해 2월과 8월 대전에서 같은 랜덤채팅 앱을 통해 필로폰과 대마를 각각 200만원과 80만원에 구매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채팅 앱에서 거래 장소를 정해 상가 실외기 뒤편에 돈을 놓고 그 돈을 챙긴 판매자가 같은 장소에 마약을 놓는 ‘던지기’ 방식의 거래가 성사됐다.


방, 옥상…
직접 재배

일반인들이 마약 거래에 그치지 않고 집안이나 옥상에서 마약을 제조하는 ‘홈(home) 재배’까지 하고 있다. 재배 방법도 거래와 마찬가지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공유되고 있다. 대화방 운영자가 공지를 통해 방법을 설명한다. 발아 방법부터 수확, 보관·추출과 더불어 대마에 알맞은 온도와 습도, 빛의 양까지 올렸다. 

뿐만 아니라 대마 씨앗 구매 사이트 공유를 비롯해 국제우편을 통해 구하는 방법도 공유했다. 운영자는 다양한 재배 방법을 소개하며 이렇게 재배한 대마를 마약으로 만들었을 때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상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대마의 재배가 가능한데 승인 없이 향정신성의약품을 목적으로 재배·제조 혹은 소유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승인받지 않은 사람이 단순히 재배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마 재배 방법을 설명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일반인들이 마약 재배를 하다 경찰에 잡힌 사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충북 괴산의 한 자택 뒷마당에서 마약성 식물인 양귀비를 재배한 60대 아들 A씨와 90대 친모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가 술을 마시고 B씨에게 고성을 지른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진정시킨 후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튿날 B씨의 안위가 걱정된 경찰은 A씨를 설득하기 위해 그의 자택을 방문했던 경찰은 뒷마당에서 양귀비가 대량으로 심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사실을 부인하다가 결국 몰래 양귀비를 재배했다고 인정했다. 경찰이 그의 자택에서 압수한 양귀비는 무려 108주에 이른다.

투약 후기·매매 방법 공유
북한산·순도 등 은어 사용

지난해 11월에도 20대 모델 커플이 인터넷으로 대마 재배법을 배운 뒤 집에서 대마를 직접 키우다가 경찰에 붙잡힌 경우도 있다. 이들 범행의 특징은 주거지를 마약 재배 장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선 이들처럼 투약을 위해 단순히 마약을 재배하는 목적이 아닌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재배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안산시에 있는 다세대주택의 약 18㎡(약 5평) 규모 원룸 내부에 온실을 두고 대마를 길러 SNS를 통해 판매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성의 원룸에서는 대마초 4.35㎏, 액상대마 1530㎖와 엑스터시 1426정 등 20억원 상당의 마약이 발견됐다.

해당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2~3개월 전부터 대마를 길러서 팔기 시작했고 다른 판매자로부터 대마 씨앗도 사고 대마 재배 방법도 배웠다”고 진술했다.

마약상이 아닌 일반인들이 자택에서 마약 재배를 하는 이유는 타인의 주거에 동의 없이 들어갈 경우 ‘주거침입죄’가 적용돼 재배 사실을 숨기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경찰 역시 수색영장 없이 함부로 주거지에 들어갈 수 없어 마약 재배 단속에 어려운 점이 있다.

일반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마약 재배 등의 범행에 유혹받고 있지만, 수사당국의 해당 불법 사이트 차단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화방이나 게시물 자체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재배법 유포를 막거나 제한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대상 마약 예방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는 어릴 때부터 국가가 주도해 마약 예방교육이 이뤄진다. 마약 중독은 재활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처음부터 마약에 손을 뻗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얼굴 안보고
비대면 거래

마약 중독 전문가인 박진실 변호사는 “마약 예방교육이 필수가 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교육현장에서는 오히려 마약 때문에 호기심만 더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마약을 금기시하지만 말고 국가가 나서서 아이들에게 위험성을 빨리 고지해주고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코로나19 여파’ 마약 밀수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편을 통한 이동이 제약을 받으면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마약 밀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관세국경(세관)에서 마약류 662건, 214.2㎏을 적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발 건수는 59%, 적발 중량은 153%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제우편과 특송화물 속에서 적발된 마약은 지난해 상반기 158건에서 올해 상반기 605건으로 급증했다.

전년과 비교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 가운데 ‘소량(10g 이하) 마약류’ 적발이 259건으로, 전년 동기(67건)와 비교해 3배가 넘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비대면 마약 거래’ 적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국제우편 등을 통한 소량 마약류 적발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크웹·SNS를 통해 해외에서 마약류를 ‘직구’(직접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은 세관에서 43.5㎏이 적발돼 전년 동기(24.5㎏)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14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합성 마약인 엠디엠에이(MDMA) 적발 건수는 51건, 엘에스디(LSD) 적발 건수는 4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 200% 증가했다. 성범죄에 주로 악용되는 케타민 적발 건수도 22건으로 전년 동기(6건)와 비교해 267% 증가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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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