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부터 올리고 보자' 여야의 박정희 활용법

툭 하면 던지는 양면의 동전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여야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정희’를 선택했다. 이를 두고 중도 확장 움직임이라는 평가와 당내 분란을 야기한다는 부정적 평가가 교차한다. 박 전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의 무기가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산업화와 독재자라는 공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여야는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최근 연일 공방을 벌여왔다. 박정희 체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정치권내 강력한 논쟁거리다. 

무기로

보수진영은 정치적 행보로 대부분 박 전 대통령을 꺼내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진영이 공유하는 정신적 축의 하나로 평가됐다.

박 전 대통령이 보수진영에는 보수층의 표심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방패 역할을 한 셈이다.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독재에 초점을 맞춰 보수진영을 비판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야권을 공격하는 무기였다. 그동안 진보진영에서는 박정희정권의 산업화를 두고 노동자 탄압을 이유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처음으로 금기를 깼다. 취임 직후 첫 행보로 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뒤 이승만, 박 전 대통령 묘역도 찾았다. 

당시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 입국, 국가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합니다”라고 적었다. 방명록까지 남긴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업적도 재평가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경부고속도로를 개통시키고 포항제철을 만든 것은 국가 발전에서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도진영 잡기 
네거티브로 적극 이용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 내에서 상당히 예민한 주제다. 송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내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송 대표의 ‘박정희 재평가’는 예견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친문(친 문재인)만 끌고 갔다가는 대선 필패란 인식과 대선 승리를 위해 중도진영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취임 초기 중도진영을 노린 민주당 지도부의 이번 행보는 현충원 참배를 제외하면 별 다른 이슈가 없다. 하지만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재평가를 통해 중도확장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박 전 대통령이 경쟁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민주당 내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대표적이다. 두 후보는 ‘박정희 찬양’ 논란을 두고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과거 전남도지사 재임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라며 (두 분의 철학이) 상승효과를 보여(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며 이 전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은 이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 당시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철회한 점을 공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캠프 측은 “터무니없는 왜곡과 거짓 주장”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는 독극물”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김 전 대통령 부분을 빼고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라는 발언만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전과 같이
텃밭 표심 유지용으로

당내에서는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함에 따라 이 지사가 무리한 공세를 폈다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경쟁했을 때가 변수였으며 이번 대선에서는 ‘박정희 변수’가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통해 보수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는 중도진영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전당대회 출마부터 당 대표 취임 직후까지 중도진영을 겨냥했던 행보와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 16일 일본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에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독재자의 길로 들어선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전통 보수 지지층의 보수진영 다독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일부 야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언급이 오히려 실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요즘 언론을 장식하는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 오히려 국민의힘을 다시 박근혜의 곁으로 데려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중도진영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가 ‘박근혜 키즈’라고 불렸던 친박(친 박근혜) 인사 출신이라는 점이 문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를 명확히 구분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효과는?


정치권에서는 누구든지 역사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공과를 확실히 구분해야 중도 공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활용해도 중도진영은 그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있는 만큼 지지율 변화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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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