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외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변수 셋

‘혹독한 신고식’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대권 링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은 외길만 걸은 정치 신인이다. 제1야당의 ‘뒷배’ 없이 지지율만 믿고 버티긴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정계 데뷔전을 치렀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음을 감히 말씀드린다.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정시 출발론
조기 입당설

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지 118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상당 부분을 문재인정부 비판에 썼다. ‘정권교체’라는 단어가 선언문에서만 7차례 들어갔다. 반문(반 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그의 입지를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에서는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차후 관건은 윤 전 총장의 행선지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의 후보들과 경쟁할 것인지,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도모할 것인지에 따라 그의 흥망도 갈릴 전망이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필요하면 입당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을 남긴 상태다.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과의 연대가 필요할 때 입당하겠다는 게 그의 공식 입장이다. 대권 유력주자다운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지지율이 유지되는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중도층을 공략한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현재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도 입당파와 유보파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파는 국민의힘에 개혁보수 세력인 30대 대표가 선출된 만큼 중도 확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내 세력을 더 빠르게 포섭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입당 유보파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중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입당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들과 링 위에 오르면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공존한다.

외부에서도 윤 전 총장의 입당에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118일 만에 잠행 깨고 대권 시동
악재에 거품 빠지면서 발등에 불

첫째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다. 지지율에 따라 그의 입당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이대로 지지율 1위를 지킨다면, 8월 국민의힘 경선을 건너뛰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노려볼 수 있다.

반면 지지율이 주춤한다면 그의 입당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리스크가 큰 정치 신인이다. 대권주자로서 경제·외교·복지 등을 총망라한 정치력을 검증받을 난제가 남았다.

게다가 다소 꺼림칙한 처가 관련 의혹이 담긴 이른바 ‘윤석열 X파일’까지 돌고 있다. 철저한 대비 없이는 작은 타격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윤 전 총장에게 제1야당의 뒷배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은 ‘전언 정치’ 논란, X파일 논란, 이동훈 전 대변인 금품 수수 의혹 등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지지율 3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5.6%포인트 급락한 지수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의 등판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등판 이후 그는 여러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한 상태다. 특히 X파일을 두고서는 “괴문서”라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해당 논란을 ‘마타도어’로 규정하고 위기 돌파의 자신감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대권주자로서는 정치적 자질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게 정계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원론적인 대답만을 내놓으며 정부 비판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은 공직자일 뿐”이라는 혹평이 따랐다.

정계 데뷔
하락세로

이대로 윤 전 총장의 ‘몸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야권 지지자들이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조금 곤란해진다.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하락세를 걸을 때 야권 지지자들이 마냥 그를 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야권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따라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플랜B’로 평가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사표를 내면서 윤 전 총장과 경쟁구도가 생기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의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감사원장직을 사임하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히고 등판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계에선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조기입당설이 힘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의 경쟁력은 윤 전 총장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법관으로 재직하다 현 정부 출범 후 감사원장에 발탁돼 이렇다 할 세력 기반이 없다. 지지율 역시 미미하다.

정치 신인
경선 버스?

이 때문에 그가 7월 중순쯤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고 8월 초쯤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의 대비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8월 말 경선 돌입’을 공언한 상황이라 최 원장이 늦지 않은 시기에 입당을 포함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만약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입당 후 의미있는 수치를 나타낸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입당시 제1야당의 인력과 조직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 윤 전 총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지만, 차후 당내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당에서도 최 전 원장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현실은 윤석열이지만, 자격은 최재형”이라는 평도 나온다. 처가 문제 등 각종 검증대가 기다리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는 최 전 원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 전 원장은 보수 야당 출신의 두 전직 대통령 수사에서 자유롭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주도한 정권 수사에 여전히 반감을 가진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 원장을 대안 후보로 주목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당내 주자들의 견제 역시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후보들의 압박이 더 심해질수록 윤 전 총장이 밖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몸풀기에 나선 상태다.

후보들은 굵직한 정치 경험을 살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온 홍 의원은 ‘윤석열 저격수’로 나섰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금 모호한 선택 스탠스(태도)를 취하고 있으니까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 안 한다고 단정적으로 하면 지지율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B’ 최재형 합류
윤 압박 카드 활용?

유 전 의원 역시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연일 상승세다. 바른정당계가 약진하면서 유 전 의원의 ‘몸값’ 역시 올라가는 양상.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4.4% 지지율로, 윤 전 총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통이다. 부동산 문제가 대권을 가를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 전 의원의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전언 정치는 소통 방법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야권 주자 1위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원 지사 역시 ‘나라의 대혁신’을 대권 도전 키워드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낸 상태다. 그는 당내 원조 소장파로 꼽힌다. 지지율은 답보 상태지만, 보수정당 내 젊은 개혁주자인 만큼 청년층의 마음을 얻는 데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원 지사 역시 윤 전 총장을 향해 “(시간끌기는) 갈등이 많고 격변과 서로 다른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 정치 지도자라는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공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접점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그의 대선 출마장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24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당 소속 의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사실상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것으로, 향후 윤 전 총장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어찌 됐든, 윤 전 총장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몰린 것도 ‘윤석열 현상’에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언제든지 환영할 꽃다발을 준비해두고 있다”며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은 확고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공식적인 만남 이후에도 “윤 전 총장뿐 아니라 당 밖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문호를 항상 열고 있지만 우리는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선 버스는 무조건 정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했다.

적지 않은
당내 견제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를 두고선 구체적인 전망 시기도 나온다. 당초 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던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월 한 달 정도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른 후 정치적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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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