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외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변수 셋

‘혹독한 신고식’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대권 링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은 외길만 걸은 정치 신인이다. 제1야당의 ‘뒷배’ 없이 지지율만 믿고 버티긴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정계 데뷔전을 치렀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음을 감히 말씀드린다.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정시 출발론
조기 입당설

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지 118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상당 부분을 문재인정부 비판에 썼다. ‘정권교체’라는 단어가 선언문에서만 7차례 들어갔다. 반문(반 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그의 입지를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에서는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차후 관건은 윤 전 총장의 행선지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의 후보들과 경쟁할 것인지,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도모할 것인지에 따라 그의 흥망도 갈릴 전망이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필요하면 입당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을 남긴 상태다.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과의 연대가 필요할 때 입당하겠다는 게 그의 공식 입장이다. 대권 유력주자다운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지지율이 유지되는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중도층을 공략한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현재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도 입당파와 유보파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파는 국민의힘에 개혁보수 세력인 30대 대표가 선출된 만큼 중도 확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내 세력을 더 빠르게 포섭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입당 유보파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중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입당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들과 링 위에 오르면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공존한다.

외부에서도 윤 전 총장의 입당에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118일 만에 잠행 깨고 대권 시동
악재에 거품 빠지면서 발등에 불

첫째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다. 지지율에 따라 그의 입당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이대로 지지율 1위를 지킨다면, 8월 국민의힘 경선을 건너뛰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노려볼 수 있다.

반면 지지율이 주춤한다면 그의 입당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리스크가 큰 정치 신인이다. 대권주자로서 경제·외교·복지 등을 총망라한 정치력을 검증받을 난제가 남았다.

게다가 다소 꺼림칙한 처가 관련 의혹이 담긴 이른바 ‘윤석열 X파일’까지 돌고 있다. 철저한 대비 없이는 작은 타격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윤 전 총장에게 제1야당의 뒷배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은 ‘전언 정치’ 논란, X파일 논란, 이동훈 전 대변인 금품 수수 의혹 등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지지율 3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5.6%포인트 급락한 지수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의 등판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등판 이후 그는 여러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한 상태다. 특히 X파일을 두고서는 “괴문서”라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해당 논란을 ‘마타도어’로 규정하고 위기 돌파의 자신감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대권주자로서는 정치적 자질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게 정계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원론적인 대답만을 내놓으며 정부 비판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은 공직자일 뿐”이라는 혹평이 따랐다.

정계 데뷔
하락세로

이대로 윤 전 총장의 ‘몸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야권 지지자들이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조금 곤란해진다.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하락세를 걸을 때 야권 지지자들이 마냥 그를 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야권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따라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플랜B’로 평가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사표를 내면서 윤 전 총장과 경쟁구도가 생기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의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감사원장직을 사임하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히고 등판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계에선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조기입당설이 힘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의 경쟁력은 윤 전 총장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법관으로 재직하다 현 정부 출범 후 감사원장에 발탁돼 이렇다 할 세력 기반이 없다. 지지율 역시 미미하다.

정치 신인
경선 버스?

이 때문에 그가 7월 중순쯤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고 8월 초쯤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의 대비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8월 말 경선 돌입’을 공언한 상황이라 최 원장이 늦지 않은 시기에 입당을 포함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만약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입당 후 의미있는 수치를 나타낸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입당시 제1야당의 인력과 조직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 윤 전 총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지만, 차후 당내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당에서도 최 전 원장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현실은 윤석열이지만, 자격은 최재형”이라는 평도 나온다. 처가 문제 등 각종 검증대가 기다리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는 최 전 원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 전 원장은 보수 야당 출신의 두 전직 대통령 수사에서 자유롭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주도한 정권 수사에 여전히 반감을 가진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 원장을 대안 후보로 주목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당내 주자들의 견제 역시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후보들의 압박이 더 심해질수록 윤 전 총장이 밖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몸풀기에 나선 상태다.

후보들은 굵직한 정치 경험을 살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온 홍 의원은 ‘윤석열 저격수’로 나섰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금 모호한 선택 스탠스(태도)를 취하고 있으니까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 안 한다고 단정적으로 하면 지지율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B’ 최재형 합류
윤 압박 카드 활용?

유 전 의원 역시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연일 상승세다. 바른정당계가 약진하면서 유 전 의원의 ‘몸값’ 역시 올라가는 양상.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4.4% 지지율로, 윤 전 총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통이다. 부동산 문제가 대권을 가를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 전 의원의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전언 정치는 소통 방법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야권 주자 1위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원 지사 역시 ‘나라의 대혁신’을 대권 도전 키워드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낸 상태다. 그는 당내 원조 소장파로 꼽힌다. 지지율은 답보 상태지만, 보수정당 내 젊은 개혁주자인 만큼 청년층의 마음을 얻는 데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원 지사 역시 윤 전 총장을 향해 “(시간끌기는) 갈등이 많고 격변과 서로 다른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 정치 지도자라는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공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접점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그의 대선 출마장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24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당 소속 의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사실상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것으로, 향후 윤 전 총장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어찌 됐든, 윤 전 총장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몰린 것도 ‘윤석열 현상’에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언제든지 환영할 꽃다발을 준비해두고 있다”며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은 확고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공식적인 만남 이후에도 “윤 전 총장뿐 아니라 당 밖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문호를 항상 열고 있지만 우리는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선 버스는 무조건 정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했다.

적지 않은
당내 견제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를 두고선 구체적인 전망 시기도 나온다. 당초 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던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월 한 달 정도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른 후 정치적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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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