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신종 파파라치 백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5.18 13:00:43
  • 호수 13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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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리고 줄이는 고무줄 보상금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서로 감시하고 의심하는 건 건강하지 않은 사회다. 불신이 만연화될 수도 있다. 보상금을 받으려고 타인의 불법을 감시하고 신고하는 파파라치가 있다. 이 분야는 시간이 흘러도 활개를 치고 있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사진을 부지런히 찍는 사람이 있다. 이는 불법행위를 촬영 신고해 포상금을 노리는 파파라치다. 파파라치란 뜻은 원래 유명인의 뒤를 밟아 사진을 찍고 이를 언론사에 팔아넘기는 사진을 의미했다. 최근 파파라치의 의미가 변질됐다.

20년 전부터…

파파라치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다. 쓰레기 불법 투기 감시하는 쓰파라치, 일회용 봉투를 무료로 주는지 감시하는 봉파라치, 비상구에 물건을 쌓아놓는 것 감시하는 비파라치, 담배꽁초 무단으로 버리는지 감시하는 담파라치 등이 있다. 

파파라치의 역사는 20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경찰청이 교통법규 위반 차량 단속을 위해 도입한 이후 각종 신고 포상금제가 생기면서 현재는 많이 생겼다. 주위 사람을 의심하고 팽배한 불신사회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2000년대 후반 심지어 파파라치 양성학원까지 생기기도 했다. 

인터넷에 개설된 파파라치 학원에선 회원 가입비 1만원만 내면 갖가지 포상금 정보를 패키지로 제공했다. 한 사이트는 일회용품, 무허가 자판기, 쓰레기 불법투기를 ‘손쉬운 대상’으로 선전하면서 '촬영 시 주인 얼굴과 상호, 물건을 담는 모습까지 찍어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전했다.

다른 사이트는 ‘일회용품 주말 2시간 100만원 수입 비법’ ‘월 100만원으로 제한된 포상금 확장비법’까지 올려놨다.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일까. 파파라치 양성학원이 늘자 수강료를 불법으로 챙기는 학원도 생겼다. 장비를 사야 한다며 저가의 카메라를 지나치게 비싸게 팔아넘기기도 했다. 

이처럼 시민들은 파파라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2011년 한 해 시범운영 당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신고 건수가 791건이던 것이 2015년에는 56만6314건으로 폭증했다. 2016년에도 1월 5만2872건이던 것이 2월 5만5763건, 3월 7만301건, 4월 7만5264건 등으로 늘다가 5월에는 8만건을 넘어선 8만7385건 등으로 매월 증가세를 보인다.

불법주식 리딩방·탈세 등 신고
포상금 없어지자 공익신고 급감

특히 불법 주정차 신고가 전체 신고 건수의 67%를 넘어서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주차 위반 신고의 경우 지난 2015년 전체 불법 주정차 신고 건수 38만2790건 가운데 24만1847건, 63.1%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불법 광고물 신고가 전체 6.52%로 2위를 차지했다. 불법 광고물 신고는 지난 2014년만 해도 기타 항목에 포함돼 그 수가 미미했으나, 지난해 개별 신고 항목으로 구분해 놓자 신고 건수가 폭증했다.

하지만 소수의 직업 파파라치가 보상금을 독식하고 ‘묻지마식’ 신고가 쏟아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자 국회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을 고쳐 2016년 1월부터 내부 신고자에게만 보상금을 주고 외부 신고자에게 주는 보상금을 없앴다.

파파라치 부작용이 얼마나 컸는지는 일부 직업 파파라치가 보상금을 독식한 데서 잘 드러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소방안전 분야 공익신고와 관련해 지난해까지 지급한 보상금은 총 119건에 1712만5000원이지만 이를 가져간 사람은 14명에 불과했다. 보상금은 1건에 최고 120만원, 통상 10만∼20만원이 지급됐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신고자에게 주는 보상금이 없어지자 공익신고가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최근에 성행하는 불법 관련해 포상금을 늘렸다. 불법 주식 리딩방 등 관련 최대 포상금은 현재와 같은 20억원이지만 적용 등급을 한 단계씩 올리는 방식 등으로 포상금을 더 지급하기로 했다.  

불법 주식 리딩방에서 선행매매나 시세조종, 허위사실(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돈을 갈취하는 사기수법이 만연하다. 고급정보를 알려주겠다며 고액의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수익이 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선 오리발을 내미는 불공정거래도 흔하다. 

예를 들어 과징금을 1억원 부과받은 불법사실을 신고했다면 현행기준으론 8등급의 포상사실에 해당돼 15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기준을 한단계 상향해 7등급으로 올려 2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양성학원 수강료 바가지 
본전 생각에 묻지마 제보

또 국세청은 탈세 제보에 대해 포상금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국세기본법에 근거를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다. 탈세제보에 의한 추징 실적이 나타나다 보니 포상금 지급액을 탈루세액이 5000만원이상이면 탈루세액에 최고 20%를, 30억원을 초과한 금액에 5%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포상금 지급 한도도 30억원에서 40억원으로 높였다. 이러한 탈세 제보 포상금제도가 시행되면서 신종 직업이 나타났다.

탈세 잡는 파파라치, 일명 세파라치(탈세 제보자)도 생긴 것.

탈세제보 보상금 지급대상이 되는 제보 내용은 막연히 세금을 누락한다는 식의 제보는 해당되지 않는다. 조세탈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거래처, 거래일 또는 거래 기간, 거래 품목, 거래 수량 및 금액 등이 기재된 자료나 장부같은 중요한 자료를 근거로 제보해야 한다.

지난해 초부터 불러온 코로나19 관련해서 새로운 파파라치도 생겼다. 방역수칙에 맞게 항상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일부 공인이나 연예인에 한해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온라인 영상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거나 5인 이상 모인 공인과 유명인에 대한 ‘신고 릴레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방역수칙 준수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성원끼리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상호 신뢰와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행정안전부 안전신고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 안전신문고를 통해 들어온 코로나19 관련 신고는 1만4665건으로 집계됐다. 3월 같은 기간(1만2513건)에 비해 17.2% 늘어났다.

이달에는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한 영업·모임 관련 신고가 5671건으로 가장 많았다. 출입자 관리위반·마스크 미착용(5184건), 감염 차단을 위한 신고·제안(235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을 통해 들어온 신고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국회의원과 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신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네티즌이 최근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경기 파주시의 한 수목원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지침을 위반했다”며 신고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방송인 김어준씨, 가수 지드래곤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신고됐다. 이들은 신고 화면 캡처 사진을 게시하며 소속 커뮤니티 회원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부작용

전문가들은 국민의 신고를 토대로 수칙 위반자를 적발하는 게 방역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작용도 크다고 우려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고를 유도하는 정책은 상호 감시를 토대로 체제를 유지하는 공산주의 국가의 통치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며 "신고보다는 교육을 통한 방역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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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