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국수본 하명 수사 의혹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5.10 13:23:09
  • 호수 13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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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사인’ 알아서 받들어모셨나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취지가 있기 마련이다. 올해 출범한 국가수사본부(국수본)도 경찰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의 구체적인 지시로 인한 위법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는 경찰에게 의미가 있는 해다. 올해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개혁 제도화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경찰개혁 법안으로 인해 경찰 조직은 세 가지로 나누어졌다. 국가경찰, 수사경찰, 그리고 자치경찰이다. 이와 함께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신설, 대공 수사권 이관 등이 이뤄졌다.

안보수사대
수사팀 편성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수사를 총괄할 국수본을 출범하는 등 경찰개혁 방침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 권력기관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긴 하지만 국수본에서 이렇다할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에 770여명이란 거대한 인력을 투입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방자치단체장 10명 등 공무원 157명, 국회의원 5명, 지방의원 40명 등에 대해 수사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구속자가 경기 포천시 공무원, LH 직원 등 6명에 불과했다.


과거 1, 2차 신도시 투기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올린 성과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부동산 투기의 구조적 비리 규명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국수본은 임무 수행 결과뿐 아니라 사건 처리 속도에서도 아쉬운 점을 보여줬다. 일반 형사 사건 처리 속도도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집계됐다.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실이 공개한 검·경 수사권 조정 운영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기소 의견)하거나 사건 기록을 송부(무혐의 의견)한 사건은 총 22만7241건이었다. 

전년 동기 29만874건의 78.1% 수준에 해당한다. 처리 사건이 21.9% 감소했다는 의미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 사법체계 전반이 바뀌면서 국가 전체의 수사 역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됐다. 

최근 국수본은 대북 관련 수사를 지시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북한 자유 주간’을 맞아 2회에 걸쳐 50만장의 대북전단을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한국과 미국을 협박하는 담화 3건을 내놨다. 시작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었다. 

김여정 협박 담화 후 전단살포 수사
경찰청장이 지시? 수사권 독립 논란

김 부부장은 “남조선 탈북자 쓰레기”라며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책임은 (탈북자)쓰레기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미국국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두고 시비를 걸었다.


김 부부장의 협박 담화가 나오자, 통일부는 대북전담금지법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 시간 뒤 김 청장은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 처리하라고 안보수사대에 지시한 사실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 청장에 대한 지시 사항과 관련해 위법 논란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기자들에게 “김 청장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경찰법 14조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개별 사건의 수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없다고 규정돼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개별 사건의 수사는 독립된 국가수사본부가 맡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일, 박 대표 등 대해 신변보호를 거부한 채 잠시 이탈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는지 확인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북전단법
최대 3년

남 본부장은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에서 수사팀을 편성해 대북전단을 매단 풍선 날렸는지, 시점·장소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확인이 되면 법규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그는 “당사자가 (신변보호를)거부한다면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한계가 있다”며 “신변보호조가 배치돼있었으나 본인이 거부하고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는 김 청장이 갑자기 ‘신속·철저 수사’를 지시한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남 본부장은 경찰청이 대북전단 살포 관련해 구체적 지시가 아닌 일반적인 지휘로 보고 있다. 김 청장은 접경지역 주민의 신체에 대한 위기가 우려돼 경찰청장으로서 일반적 지휘권에 근거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 조치하는 취지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 수사 지휘는 어떤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라든지, 어떤 내용을 수사하라는 것이고, 일반적 지휘는 ‘신속하게 수사하라’ ‘인권 절차를 준수하라’는 형태”라며 “경찰청장의 지시는 구두로 이뤄진 일반적 지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맥락에 따라 김 청장의 지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지시 내용 자체는 일반적인 지휘로 볼 수 있지만, 북한의 비판 성명이 나오자마자 주말 오후에 급히 ‘철저·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은 맥락상 강하게 처벌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청와대·통일부발 입김 작용?
규정상 구체적 수사 지휘 불가

경찰은 이에 따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엽합 대표가 공개한 영상 속 장소와 시점을 확인하고, 가담자도 찾아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 등 대북전단을 살포한 사람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적용할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 대표는 “돈이 없어서 3000만원은 못내도 징역 3년은 기꺼이 살겠다”며 “징역 30년이 떨어지더라도 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3월30일 시행에 들어간 대북전단금지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된다. 해당 법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전단이 북으로 날아가지 않아 결과적으로 ‘대남전단 살포’가 됐기 때문에 법 적용이 애매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살포 미수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며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리한 사법 처리는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결국 경찰은 지난 6일 박 대표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박 대표 사무실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달 25~29일 두 차례에 걸쳐 50만장의 대북전단을 뿌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내사에 착수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 위반 혐의로 박 대표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박 대표가 전단을 뿌렸는지 여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말을 아꼈다.

특히 이번 살포 사례는 개정법 시행 이후 처음이라는 면에서 관심받고 있다. 개정법상 처벌 조항 적용 여부와 방향에 대한 고려, 적용 후 법적 다툼 가능성 등에 관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적 지휘
가능하다고?

경찰은 박 대표가 전단 살포 시 처벌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실정법이 이미 마련된 만큼 별도의 고발조치 없이 법에 따라서 처리한다는 의미다. 

통일부 역시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굳이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라는 단서를 달아 긴장 조성 당사자에 북한뿐 아니라 전단 살포 단체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게 여지를 남겼다.

통일부 차원의 별도 수사의뢰 조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처벌법이 있는 만큼 엄정 수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국내 일각에서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6월 “그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는 김 부부장의 담화 직후 발의됐기 때문이다. 이번이 첫 사례인 만큼 법 적용 과정에서는 통일부 차원의 해석 등 협력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는 유관기관과 긴말하게 협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개정법 입법 취지에 맞게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관련 단체와 일부 국제사회 등의 문제제기 등 반발을 전망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최근 일부 단체, 미국 등 일부 국제사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 비판 목소리를 낸 점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법원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 측 위협 담화, 2014년 10월 경기 연천에서 살포 이후 북한이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부근을 포격한 점 등을 토대로 “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휴전선 부근 주민들의 생명, 신체에 급박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북 도발 행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례는 법 개정에 대한 정부 입장으로 연결된다. 정부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취지를 접경 지역의 주민 생명과 안전, 북한 주민 알 권리 증진 등 여러 인권 가치의 조화로운 운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쿵 하면 짝?
코드 맞췄나

대북전단을 살포한 박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이헌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공동대표도 “경찰청장의 수사지휘를 하명처분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위법·부당성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은 누구?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968년 2월16일 북한의 양강도 혜산시가 고향인 북한 출신으로 북한의 명문대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이었다.

1999년 그는 탈북에 성공했으나 북한에 있는 친척들이 보위부로 끌려가서 고문 끝에 사망했다는 비통한 소식을 알게 되면서 2005년부터 북한의 독재정권에 대항해 ‘대북전단 배포’ 등 북한자유민주화를 위한 통일운동을 하고 있다.

2013년에는 국제인권상 바벨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미하원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인권상황과 대북전단 살포 활동에 관해 소신을 발표했다.

지난 3월31일부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대북전단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 보냈다고 밝힌 단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그의 용기있는 행동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에 따라서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위법행위 적용 시 구속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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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