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업법인 팜에이트 기막힌 ‘전’ 사용법

버섯재배 신고하고 사무실·홍보관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농업을 근본으로 스마트팜 사업을 하고 있는 농업법인회사 팜에이트는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까지 진출해 식물공장을 설치했지만 본사 버섯재배시설에는 신고사항과 달리 건물 일부를 사무실과 홍보관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신고사항과 달리 건물을 이용하면 위법이다.

팜에이트는 코스닥 상장이 거론될 만큼 지난해 연매출 590억을 달성한 기업이다. 사업 분야도 지하철 농장, 수직농장 등의 스마트 팜, 채소 납품, 유통 등으로 다양하다. 경기도에서도 스마트팜 사업과 관련해 지원 예정인 기업이다. 

잘나가는
농업회사

스마트팜은 그동안 해오던 농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해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동으로 제어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구현한 지능화된 실내 농업시설을 말한다. 

2004년 출발한 농업회사법인 미래원은 2019년 사명을 팜에이트로 바꾸고 자회사 플랜티팜과 미래원 엘름을 설립했다. 구매·가공·유통과 샐러드 채소, 농식품연구소, 메트로팜, 스마트팜 설비, 컨테이너식물공장 제작, 파프리카 농장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농업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다. 

식물이 자랄 수 없는 남극에 채소 등을 키울 수 있는 인도어 팜(식물공장)을 설치해 여러 매체로부터 주목도 받았다. 경기도는 지역 농가의 스마트팜 기술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스마트팜 기반을 구축하고, 스마트팜 연구·기술 보급 사업 등 23개 국·도비 사업에 80억원을 지원할 계획도 있다고 전해진다.


팜에이트는 관련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매출은 지난해 59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더 증가한 9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에 비해 지난해 11.4배 증가했다.

국순당도 2015년 팜에이트에 투자했다. 중소기업벤처부 역시 팜에이트를 예비 유니콘특별기업(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회사)으로 선정했다.

최근에는 관련 산업 규모 확장과 영업이익의 증가로 코스닥 상장 이야기까지 나온다. 또 인도어 팜을 통해 가공한 채소들을 스타벅스, 버거킹, 서브웨이 등에도 납품하는 파트너십도 맺었다. 

팜에이트에서 생산해 유통하는 채소 종류만 해도 새싹채소, 파프리카, 버섯 등 수십가지다. 또 플랜티 팜이라는 자회사까지 세워 사업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용도와 달리 건물 일부 사용 의혹
법률적 한계로 위반? 암묵적 용인?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위치한 팜에이트는 새싹공장, 전처리채소가공공장, 식물공장, 특수채소 재배온실 등 채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시설들이 즐비해 있다. 그중 T·FARM1이라는 이름으로 하북리 214-4번지에 위치한 건물은 버섯 등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회사인 플랜티 팜 주식회사가 소유하고 있고 면적은 등기부 등록상 1806㎡로 약 546평 정도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건물 3개 층 전부를 지목인 전으로 사용해 버섯재배를 하겠다는 신고와 달리 일부를 사무실과 홍보관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보통의 농지는 농지법 34조에 따라 농지를 전용(농지를 건물을 세워 돌려쓰는 일)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하 농림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시청 등의 관리청 허가를 통해 농지전용에 대해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

허가받은 농지의 면적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법률에 따라 농지전용허가가 필요한 경우 협의를 거쳐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에는 허가가 필요하다.

농지를 전용하기 위해서 건물에 대한 허가가 필요한 지역은 도시지역(인구와 산업이 밀집되어 있거나 밀집이 예상되어 그 지역을 체계적으로 개발·정비·관리·보전할 지역) 또는 계획관리지역(과거 비도시 지역의 준 농림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구분한 지역)에 있는 농지다.

정부 및 지자체의 허가를 거친 농지는 협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농지에 건물을 세우는 것은 농지전용신고를 하고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농지전용과 관련해 적용받는 하천법 역시 하천관리청의 허가를 받고 농지의 형질을 변경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기 위해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에 사용 가능하다.

신고하면
땡?

해당 부지는 농업진흥지역이지만 버섯재배를 하겠다고 신고했기 때문에 농지전용 허가나 농지전용 협의서가 따로 필요 없다. 

버섯재배시설은 농지 이용대상이기 때문에 별도의 승인이나 허가 없이 신고를 통해 가능하다. 실제로 1층은 버섯을 재배하고 있었지만, 2층 일부와 3층은 사무실과 홍보관이 존재한다.

팜에이트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2층과 3층은 버섯 관리를 위해 사무실이 존재한다며 해당 시설을 부속 건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많은 인력이 근무할 장소가 필요하고 재배시설의 일부를 활용해 근무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버섯재배관리의 부속시설과 관련한 법적 한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버섯재배시설들도 암묵적으로 사무실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버섯 같은 것을 건물형태에서 재배할 때는 부속시설이 반드시 필요한데 농지법이 엄격해 농지에서 할 수 있는 행위만 규정하다 보니 재배 생산시설 위주로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하북리 214-4번지의 2층 사무실과 3층의 홍보관이 버섯재배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실제 2층과 3층이 버섯재배를 위해 사용되지 않는데 버섯재배를 한다고 신고한 점은 인정했다.


이어 과거 팜에이트 실무를 담당했던 직원들도 농지법에 대해 잘 몰라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현재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위법과 발전
뭐가 우선?

농지법에 따르면 농림부령으로 정하는 부속시설이란 해당 고정식온실·버섯재배사와 근접해 설치된 시설이다. 농작물 또는 다년생식물의 경작·재배·관리·출하 등 생산과정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시설들이다.

현행법상 설치 가능한 시설은 고정식 온실·버섯재배사 및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농산물 또는 다년생식물을 판매하기 위한 간이진열시설이다. 해당 고정식온실·버섯재배사 및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농작물 또는 다년생식물의 관리를 위해 설치하는 시설(주거 목적이 아닌 경우로 한정)이 허용된다.

평택시와 진위면사무소 관계자들의 입장은 팜에이트 측과 다르다.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내용을 검토했을 때 3개 층을 버섯재배로 신고한 사항과 다르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의견이다. 

진위면사무소 관계자는 하북리 214-4번지의 건물 사용이 위법에 해당해 직접 점검을 나갈 예정이다. 또 해당 건물의 사안에 실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곳은 원상복구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T·FARM1 건물은 버섯재배시설로 신고했지만 사무실 홍보관 등의 시설은 신고와 다르게 사용돼 불법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 

평택시청 관계자 역시 불법행위라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아 실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불법건축물과 관련해서 원상복구명령을 내리고, 건축물 대장 현황과 도면이 같으면 단순 복구하는 절차만 거쳐 건물 자체를 철거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당 건물의 도면과 신고사항, 토지대장 등을 따져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면 해당 건물은 철거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팜에이트는 과거에도 본사의 다른 건물들도 법규를 위반해 원상복구명령 조치를 받은 이력이 있다.

스마트팜 커지는데…
관련법은 제자리걸음

그렇기 때문에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법규를 위반해 꼼수를 통해 발전을 꾀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팜에이트의 행위가 현행법을 어겼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팜에이트가 법규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스마트팜 사업 규모에 맞는 관련 법규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사업이다. 네덜란드와 미국 등 스마트농업 선진국들의 경우 국가별 농업 구조와 전략품목에 따라 모델과 기술을 개발, 보급 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19년 스마트팜의 관련 법규에 대해 지적한 적 있다.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팜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스마트팜과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 및 관련 법률 제정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농업 혁신은 농업 현장 수요와 지능화, 자동화 기술업계 수요에 맞춘 정책적 균형이 우선 고려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처가 발표한 자료에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르면 스마트팜과 관련해서는 연구개발과 기술표준화만이 명시돼있어 관련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법 개정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법률적 근거 미비로 인해 농업계의 생산기술이나 농업 생산유통 체계 변화를 꾀해야할 시점에서 법규가 스마트팜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농업진흥지역, 보호구역이지만 농업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매번 뒷북
늦는 정부

스마트팜 사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관련 법규의 제정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점점 커지는데 정부가 방관자의 자세로 손을 놓고 있다면 스마트팜 사업이 발전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관련법들을 다시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비판도 있다. 



<기사 속 기사> 태양광 농사의 꼼수
버섯밭에 발전소가?

홍성지역의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 10곳 중 7곳이 태양광 발전시설로 편법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간 관내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 등 45개 중 32개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부적합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 대부분은 태양광 발전소로 운영되고 있다. 버섯재배나 곤충사육사 등으로 허가를 받으면 농지전용부담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1~5건 정도에 불과했던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 허가가 2019년 33개로 증가했다.

최근 2~3년 사이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가 늘어난 이유는 농지이용시설 건물 위에도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난 2018년에 관련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편법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은 하는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농업인 신분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하면 혜택이 있다.

전기 공급의무사들(한국수력원자력 등 전기를 공급하는 공기업)과 장기 계약을 할수 있고, 축사나 재배사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면 1.5배 가격으로 전기 판매도 가능하다. 

에너지 관련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농업인 자격을 지자체나 품질관리원에서 발급하기 때문이다. 계약을 해지하려면 농업인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문제로 삼아야 하는데 당국은 이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 <차>

<기사 속 기사> 지자체에 운영비 떠넘기는 정부 주도 스마트팜 밸리 

정부가 상주에 조성중인 국책사업 스마트팜밸리혁신단지의 운영비를 상주에 떠넘겼다는 의혹이 있다. 스마트팜 혁신단지는 정부 주도 사업으로서 스마트팜 인재를 발굴하겠다며 시작됐다.

사업 규모는 국비 670억원, 도비 218억원, 시비448억원 등 총 1366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부지는 경상북도 상주 사벌면 엄암리 일대 42.7ha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완공 후 상주시에 운영비와 연구비 등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자 논란이 됐다. 스마트팜밸리혁신단지 완공 후 상주시는 매년 40~50억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사업 초안에는 운영비 등을 국가가 부담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사업 선정 후 유지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스마트팜밸리혁신단지 사업은 국가가 조성하지만 운영은 지자체가 맡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상주시는 사업 기반 조성에만 448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상주시는 예산 사정이 불안정해 운영비 15억원만 책정해놨다.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국가 산업의 부실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상주시는 정부에게 국비 지원을 해달라며 요청한 상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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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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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