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서부권을 뚫어주마!

‘교통을 따라가면 돈이 보인다’라는 부동산 투자의 격언이 있다. 그만큼 지하철 등 광역 교통망 개통은 부동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호재 중 하나라는 얘기다.

수도권 서남부권역에서 가장 ‘핫’한 노선 중 하나는 신안산선이다. 당장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교통 소외 지역이던 서울 금천구와 경기 안산, 시흥 지역을 서울 도심으로 곧장 연결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예정대로 2024년 개통되면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여의도역까지 25분, 안산시에 위치한 원시역에서 여의도역까지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신안산선이 개통될 경우 직접 영향을 받을 만한 곳으로는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 경기 시흥 목감지구와 장현지구, 안양 석수역 일대 등이 꼽힌다.

서울 도심
곧장 연결

다음으로 서울 서남권(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에 활력을 줄 교통호재 3가지가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제물포터널 개통,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월드컵대교 개통이 그것이다.

서울제물포도로(국회대로), 서부간선도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들어가기 싫은 도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매일 상습정체로 시달리는 두 도로는 ‘새벽 3시에도 길이 막히더라’는 괴담까지 돌 정도로 많은 교통량과 그에 비해 부족한 도로 수용량으로 어려움을 겪곤 했다. 올해 드디어 두 도로의 숨통이 트인다.


지난 16일에는 국회대로의 신월동-여의도 구간을 한 번에 터널로 잇는 서울제물포터널이 개통됐다. 기존의 경인고속도로와 같은 길을 대심도로 파고드는 제물포터널은 신월동에서 목동을 거쳐 여의대로에 이르기까지 7.53㎞ 구간이다.

기존 국회대로는 차량 정체와 목동IC 이후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 해제 등이 맞물려 40분이 소요되었으나, 제물포터널을 통하면 10분 내외로 신월동에서 여의도를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행료는 2400원으로, 개통 이후 서울시는 국회대로의 지상 구간을 저심도 지하차도 개통과 함께 녹지화한다는 계획이다.

심각한 정체로 악명이 높은 서부간선도로 역시 약 10㎞에 달하는 구간이 오는 8월이면 지하화된다. 유료도로로 운영되는 서부간선도로 지하 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도로 역시 병주하는 형태로 유지된다. 2021년부터 모습을 드러낼 고속화도로 지하화를 통해 경인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의 정체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 소외 지역에 노선·도로 호재
‘뻥뻥’드디어 숨통…주변 지역 활기

서울에서 가장 정체가 심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한강 다리인 성산대교에도 숨통이 트인다. 상암동과 양화동을 잇는 월드컵대교가 무려 11년에 걸친 오랜 공사 끝에 8월 개통한다. 월드컵대교는 황포돛대를 연상케 하는 비대칭 사장교로 지어진데다, 자전거도로 역시 병주한다. 단순한 길을 넘어 서울 서부권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경전철도 서울 서남권을 가로지른다. 이미 착공 중인 신림선이 내년 개통된다. 2017년 착공에 들어간 신림선은 관악산역(서울대)을 시작으로 여의도 샛강역까지 이어지며 총 11개 정거장으로 구성된다. 신림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에서 지하철 교통이 불편했던 관악구를 남북으로 잇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1, 2, 7, 9호선을 지나는 역과 환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6호선)에서 명지대, 신촌, 여의도를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까지 총 16.2㎞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정거장 16개와 차량기지가 건설된다. 사업비는 1조5203억원이다.


서부선은 서울 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한다. 서울 서북부와 서남부를 연결해 새로운 교통축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2023년 착공 계획이 잡혀 있으며, 공사 기간은 약 6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착공 또는 완공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그간 상대적으로 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수도권 서부 부동산에 대형 호재다.

수도권 서부권의 가장 확실한 호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이미 착공에 들어간 A노선, 그중에서도 고양시와 파주시가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명소
가로지른다

구체적으로는 A노선이 직접 지나는 고양시 대곡역, 킨텍스역, 파주 운정역이 꼽힌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B노선은 2019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이르면 2022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29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 여의도, 용산, 청량리까지 단숨에 주파 가능하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82분가량 걸리던 이동 시간은 27분으로 단축된다. 이 때문에 B노선 거점역으로 지정된 인천 송도역과 인천시청역, 부평역 인근 부동산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B노선은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한 상태. 2022년 중 착공이 목표인 만큼 완공 때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되, 장기 투자를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전철이나, GTX나 신설 노선을 따라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긴 사업 기간은 항상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철망 구축은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예비 타당성 조사 발표, 기본계획 수립 뒤에도 입찰 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많다.

실수요 위주
장기 투자로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와 신안산선, 경전철, 지하도로 개통, 다리 개통 등 교통호재가 풍부한 수도권 서남부권과 서부권이 뜨고 있다”며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서울은 영등포·구로 ·금천구 등이, 경기는 고양·파주시 등이, 인천은 송도국제도시, 부평구 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서남부·서부권 분양단지.

 

▲여의도 리브하임(오피스텔)=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분양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1·5호선 신길역과 영등포시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여의도·영등포역에서 경기 안산·시흥을 연결하는 신안산선 복선 철도 사업이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여의도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GTX-B노선 사업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지식산업센터)=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에 지식산업센터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11층 연면적 3만8870㎡, 228호실과 근린생활시설 32호실로 조성된다. 지하 1층(주차장 제외)부터 지상 11층까지는 전실 제조·공장형으로 구성되고, 지상 1층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영등포시장(5호선)과 영등포구청역(2·5호선) 더블역세권에 들어서 출퇴근 및 물류 운송에 용이하다. 신안산선, 강북횡단선, GTX-B 등 철도 교통망 확충될 예정으로 서울은 물론 경기, 인천까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영신로, 영등포로, 국회대로 등 주요 도로를 이용해 북쪽으로 양화대교 방면, 동쪽으로 여의도 방면 진입이 쉬워 여의도 업무지구(YBD), 도심업무지구(CBD), 용산지구, 상암DMC, 마곡지구 등 주요 업무지구까지 차량으로 10  ~2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서울제물포터널을 비롯해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월드컵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망은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무조건 성공 보장?
긴 사업 기간 변수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더 클래스·디에트르 라 포레(아파트)= 대방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더 클래스·디에트르 라 포레’를 공급한다. A-35블럭·A-37블럭의 총 2개 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3.3㎡당 평균 1298만원으로 책정됐다. A-35블럭 기준 전용면적 84㎡는 약 4억1000만원~4억9000만원, 110㎡는 약 4억7000만원~5억8000만원 등이다.

여유로운 주차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상가 전용 주차대수 11대를 제외하고, A-35블럭 841대(아파트 세대수 512세대), A-37블럭 453대(아파트 세대수 297세대)의 주차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한 동에 엘리베이터를 2대 설치해 1개 엘리베이터의 작동에 오류가 생길 시 다른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 기존에 불편했던 사항을 개선했다.


단지 인근에는 청암초 및 청암초 병설유치원, 산내중학교가 있으며,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운정고등학교가 도보 약 15분 내외 거리에 위치해 있다.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상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인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내 1층(60호실)과 2층(59호실) 판매시설을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한다.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대표적인
수혜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GTX-B노선으로 향후 서울 도심권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될 예정이다.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 금융의 중심지 여의도, 용산까지(20분) 이내로 진입이 가능하다. 인천발 KTX도 착공이 예정돼 있다. 송도, 부산, 광주가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제2경인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신 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인천국제공항 등 멀티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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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