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강남’ 영등포로 가볼까

잇단 개발 호재를 품은 서울 영등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신안산선 복선전철과 GTX-B노선의 착공이 예정된 가운데 정부의 쪽방촌 개발 발표로 일대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영등포구 행정구역

영등포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등포를 ‘포스트 강남’이라 부른다. 한강 이남의 경제와 교통의 요충지로, 1899년 영등포역이 만들어진 이후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끈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도시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낙후되었다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보이고 있다.

‘상전벽해’
급격한 변화

영등포는 여의도 파크원을 필두로 한 상권 개발, 고층 주상복합단지 재개발 이슈, 트리플 역세권 특급 교통망 구축 등 각종 호재가 만발하면서 서울 서남권 발전의 노른자 땅으로 변신하고 있다. 

서남권 유일의 대규모 공연장인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문래동3가 55-6 일대 1만2947㎡ 대지에 2000여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말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거친 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선제분 공장을 리모델링해 문화활동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도 조만간 추진된다. 

특히 영등포역 일대는 큰 대로변을 사이에 두고 역 쪽에는 쪽방촌이, 반대편에는 집창촌이 자리 잡고 있어 타임스퀘어,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최신 상업시설과 고층 빌딩과 대비되는 낙후된 이미지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쪽방촌에 이어 집창촌까지 개발되면 영등포역 일대는 낙후된 이미지가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된다.


영등포는 신세계백화점과 타임스퀘어 등 유통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역세권 주거정비가 현실화되고 있고 여의도 업무지구 접근성도 뛰어난 점이 강점이다. 향후 예정된 교통 호재도 많다. 먼저 올해 영등포로터리 고가가 철거된다.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는 평면 교차로로 바뀐다. 고가 철거로 생긴 공간에는 서울광장에 버금가는 녹지공간이 만들어진다.

여의도와 경기도 안산시를 잇는 지하철 신안산선 영등포역이 2024년 개통할 예정이다. 여의도에서 안산 한양대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100분에서 25분으로 줄어든다.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잇는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개통하면 여의도에서 청량리는 35분에서 10분, 송도까지는 82분에서 27분대로 각각 이동이 가능하다. 

잇단 개발 호재 품어 ‘들썩들썩’
낙후된 주거환경 크게 개선 전망

오는 4월16일엔 국회대로의 신월동-여의도 구간을 한번에 터널로 잇는 서울제물포터널이 개통한다. 기존의 경인고속도로와 같은 길을 대심도로 파고드는 제물포터널은 신월동에서 목동을 거쳐 여의대로에 이르기까지 7.53㎞ 구간이다. 기존 국회대로는 차량 정체와 목동IC 이후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 해제 등이 맞물려 여의도까지 40분이 소요되었으나, 제물포터널을 통하면 10분 내외로 신월동에서 여의도를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행료는 2400원으로, 서울시는 국회대로의 지상 구간을 저심도 지하차도로 개통하는 동시에 녹지화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 영등포의 교통호재로 신림선 경전철(2022년 개통 예정), 서부선 경전철(2028년 개통 예정), 서부간선도로 지하화(2021년 개통 예정) 등도 있다. 여의도역 일대, 양평동, 문래동 등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서울 영등포시장 일대에 추진 중인 영등포뉴타운 개발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영등포뉴타운은 영등포동 2·5·7가 일대 14만4578㎡ 부지에 총 3569가구의 신축 아파트와 상업·업무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영등포뉴타운은 영등포시장역이 가까이 있어 주요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마포, 광화문 등으로 이동이 편리한 입지를 지녔다. 완성되면 공장지대 이미지가 강했던 영등포구 일대는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인 신길뉴타운과 함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정비
현실화

이처럼 영등포구 전체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면서 젊은층 인구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 및 여의도 파크원 현대백화점 개장 등 인접 개발 후광 효과 역시 다양해 영등포구 미래 투자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국회의 세종 이전설까지 나오면서 당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의 고도 제한이 풀리고 지체되었던 재건축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서울 서남권의 관문이지만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영등포역 일대가 다양한 주변 환경 개선 사업으로 서울 서남권의 중심지역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영등포역 일대는 각 금융기관 본사와 KBS 방송국, 국회의사당 등이 모여 있는 여의도 업무지구와 5호선 라인인 광화문 등 업무지구와 가까워 1인 가구 수요가 풍부하다. 따라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 투자처로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영등포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

1인 가구 
수요 풍부

 

▲여의도 리브하임=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보일러실을 외부에 설치하고 세대별 창고도 따로 설치한다. 내부엔 신발장, 수납장, 붙박이장, 냉장·냉동고, 세탁기, 전기 쿡톱(2구)을 설치하고,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건설사 측은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1·5호선 신길역과 영등포시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영등포 중앙시장, 영등포구청, 주민센터, 한림대 성심병원도 가깝다. 영등포공원을 비롯해 여의도공원, 샛강생태공원 등이 인근에 있다. 주변에 영동초, 영중초, 영원중, 영등포여고 등이 있다.

질질 끌던 재건축 탄력
서남권 중심지로 우뚝

▲여의도 웨스턴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104-5번지(국회대로52길 3-1) 외 3필지에서 ‘여의도 웨스턴힐’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전 세대는 2030 사이에서 실수요가 높은 복층 구조의 총 118실로 구성된다. 전용률 60%에 서비스 면적을 추가하면 실사용 면적률이 90%에 육박한다. 

주변 도보권에는 빅마켓, 코스트코,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 롯데백화점이 있고 파크원에 들어설 현대백화점(2020년 완공 예정)도 이용 가능할 전망이다. 쇼핑과 문화생활의 쾌적함뿐만 아니라 한강시민공원과 여의도공원, 선유도공원, 한강 캠핑장, 낚시터 등 자연 휴양시설도 갖췄다. 사업지 주변 환경을 보면 영등포동 기업체만 약 7800여개 업체와 종사지 약 4만5000여명의 수요, 여의도동 기업체 약 8000여개 업체와 종사자 15만여명의 잠재수요를 갖췄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직선거리로 250m 떨어져 서울 중심 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영등포시장역까지는 도보 3분 거리이며 GTX-B노선, 일산과 영등포를 잇는 M버스의 이용이 쉽다. 인근에는 영등포역과 당산역, 국회의사당역이 있어 서울 시내 및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좋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에 접근하기 좋아 강남 및 수도권 중심지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중심축에 위치한다. 
 


▲선유도 더채움 2차= 서울 선유도 역세권 오피스텔인 ‘선유도 더채움 2차’가 분양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6가 2-3, 4번지에 있으며 총 3개동이 들어선다. 각 동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4층까지 규모로 건축된다.

내부 호실은 1.5룸과 2룸, 3룸 등으로 다양한 타입이 제공된다. 8.5평, 10.9평, 6.6평, 16.4평 등의 4가지 타입이 제공되므로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주차는 기계식 52대, 자주식 30대로 총 82대가 계획돼 있다. 자전거 거치대도 27대까지 설치된다.

규제 피해
부담 없이

광역교통망의 중심인 영등포구의 최서측에 위치한다.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등 서울간선도로망을 이용하기 좋다. 9호선 선유도역이 인접해 있어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한강공원과 선유도공원, 안양천 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한강공원, 야구장, 양평 유수지 생태공원 등이 있어 자연 친화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거기다 쇼핑시설, 학교, 관공서 등도 가까워 실 거주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를 받고 있는데 선유도 더채움 2차는 청약통장 1순위 가능 상품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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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찐윤’ 장동혁의 큰 그림

‘언더 찐윤’ 장동혁의 큰 그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장동혁 신임 대표를 선출했다. 장 대표에 대해선 “정치적 변화가 지나치게 잦다”는 비판과 “언더 찐윤의 지지를 업고 당 대표가 됐다”는 우려가 따라다닌다. 장 대표는 구체적 방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역대 당 대표들은 ‘단일대오’란 절대반지를 탐내다가 몰락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장동혁 의원이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는 지난 2022년 5월 진행된 보령시·서천군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약 3년3개월 만에 당 대표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카멜레온 수장 등극 국민의힘은 지난달 22일 진행된 본경선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장 대표 15만3958표(36.85%)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13만1785표(31.54%) ▲조경태 의원 7만3427표(17.57%) ▲안철수 의원 5만8669표(14.04%) 등 득표율을 보였다. 결선에선 장 대표가 22만301표를, 김 전 장관은 21만7935표를 얻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지원을 입었다. 그는 ‘의원 107명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반이재명 투쟁에 앞장서는 국민의힘’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어 “싸우지 않는 자는 금배지를 떼라”고 주장했고, 찬탄(탄핵 찬성)·친한(친 한동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 같은 장 대표의 선명 노선은 당원투표가 80% 반영되는 경선에서 제대로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향후 당 혁신의 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자유 우파 시민과의 연대’였다. 그는 “우파 시민과의 연대 과정에서 방해가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찬탄·친한 숙청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단 기존 의견도 바꾸지 않았다. 지난달 7일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불거진 ‘극우’ 논란에 대해 “저는 지금까지 어떤 계파에 줄을 선 적 없고, 소신껏 행동한 소신파”라며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이재명정부와 싸울 강한 야당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주장과 달리, 그에게는 언더 찐윤(진짜 친윤)계과의 밀착설이 제기된 지 오래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 7월 YTN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언더 찐윤 성향의 여러 재선급 의원들이 장 의원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본다”며 “친윤은 5년 후 대선에 출마하기 어려운 김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없고, 성향도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당 대표는 미래 대선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젊은 정치인으로 선출해야 해서 장 의원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찬탄 성향인 조 의원과 안 의원은 언더 찐윤이 절대로 지지할 수 없는 후보들이었다. 조 의원은 지난 1월 공조수사본부의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 당시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 근처에 집결한 국민의힘 의원 45명 중 일부를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안 의원은 대선후보 강제 교체 시도 사태를 주도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다. 김 전 장관은 대선후보 경선 당시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가, 선출된 후 뜻을 바꿔 강제로 교체될 뻔했다. 정청래와 초강력 극한의 대결 시작부터…심상치 않은 결합 또 언더 찐윤은 지명도가 높으면서도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외부인을 영입해 대선후보로 옹립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윤 전 대통령도 외부에서 영입해 옹립한 대선후보로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한 전 총리도 비슷한 형태로 정계에 입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될 뻔했다. 이들의 대권 도전 과정엔 언더 찐윤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단 것이 다수의 분석이다. 물론 선거 내내 유지했던 강성 발언만이 장 대표 당선의 비결은 아니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달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의원이 정치를 하기 위해 처음 찾아간 곳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었다”며 “스스로 개혁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장 대표를 평가했던 옛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영상을 통해 “민주당 안민석 전 의원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할 때, 그 초안을 당시 법사위 파견 판사였던 장 의원이 작성했다”며 “장 의원은 안 전 의원을 따라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장 의원이 그 지역구(대전 서구을)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경선에서 이를 언급했고, 김 전 장관 측은 최 전 의원 영상을 인터넷에 배포했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장 대표의 정치적 행적도 정리돼 돌아다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장 대표는 민주당 입당 시도→국민의힘 친한→친김문수→친쌍권(권영세·권성동)→친한덕수→친윤 순으로 계파를 옮겼다. 장 대표는 원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친한계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의견 충돌 이후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이후 김 전 장관의 대선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김 전 장관이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사무총장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권유로 사무총장직을 고사했다. 이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한 전 총리 대선캠프를 방문해 후보단일화를 촉구했을 당시 함께 행동했다. “나는 소신파” 잦은 계파 이동 장 대표의 3년여 정치 경력은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이 매우 선호할 만한 이력이다. 이들은 김 전 장관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김 전 장관을 진짜로 지원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진짜 목적은 한 전 총리를 대선후보로 확정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장관을 지원해 대선후보로 등극시킨 후 한 전 총리를 위한 밑거름으로 쓰려고 했던 것이다. 아울러 장 대표가 ▲반이재명 단일대오 ▲찬탄파 숙청 등 외엔 별다른 혁신 방안을 언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언더 찐윤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 찬탄파는 친한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현역 의원 십수 명이 친한계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을 숙청하면, 국민의힘이 간신히 유지하는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 조 의원도 지난달 4일 <일요시사>와 만나 “대통령 관저에 모인 강성 친윤(친 윤석열) 의원 45명 중 1/3가량을 청산할 것”이라며 “이들을 내보내도 민주당의 개헌 시도에 찬성할 리는 없으니, 개헌 저지선 붕괴 여부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도 방향만 다를 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국회 의석 107석을 보유했을 뿐인 소수 야당이란 사실이다. 장 대표는 ‘반이재명 단일대오’ 외엔 ▲범여권의 검찰 해체 시도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 ▲특검 수사 대응 등 산적한 구체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의원들이 뭉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채 상병 특검팀은 지난 7월11일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송언석 당시 비대위원장은 의원 107명에게 소집 공지를 했지만, 의원실 앞에 모인 의원은 불과 20여명이었다. 국민의힘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특검은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이다. 각자 살길을 찾기에도 바쁜 수사 내역이 될 가능성이 커서, 장 대표가 말하는 ‘단일대오’가 어떤 강도로 유지될지 알 수 없다. 임 의원 압수수색 당시 상황은 설령 친한계 의원들을 모두 국민의힘에서 내보낸다고 하더라도 단일대오 조성이 쉽지 않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전초곡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장 대표는 ‘우파 시민과의 연대’라는 표현을 활용하면서 전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던 기존 약속에 대해서도 “지킬 수 없는 사정이 아니라면 지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단일대오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재집권하는 방법은 정당 지지가 유동적인 합리적 보수·중도층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씨·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만 인기 있는 극우 인사와의 절연 ▲자체 내부 혁신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던 것이었다. 이런 상황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교만에 빠져 자멸하는 것을 기다리는 게 가장 현실적인 차기 집권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장 대표는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반이재명 단일대오’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 단일대오는 외부의 위기를 강조하면서 내부 혁신 움직임을 ‘내부 총질’로 규정해 탄압할 때 주로 이용하는 정치적 수사라고 할 수 있다. 내부 혁신? 내부 총질? 하지만 단일대오는 허상이다.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가진 국회의원 107명을 한목소리로 유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포퓰리즘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대중 정치인이 등장하거나, 의견을 잘 조율할 수 있는 밀실 합의 구조라도 갖추는 게 중요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엔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자유한국당 이후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제외한 역대 당 대표는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 패배 후 당 대표가 돼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자유한국당에선 친박(친 박근혜)과 친홍(친 홍준표)의 계파 갈등이 이어졌다. 이 상황이 제대로 조율되지 못해, 당내 갈등이 연이어 언론에 보도되자, 홍 전 대표에 대한 대중적 인기는 급락했다. 지난 2018년 진행된 지방선거 후보들은 홍 전 대표의 유세 지원을 피하느라 바빴다. 자유한국당은 당시 지방선거서 대패했고, 홍 전 대표는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도 “문재인정부 앞에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와 중도를 포함하는 범보수가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황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시절엔 삭발·단식 등 고전적인 투쟁을 이어갔다. 미래통합당으로 탈바꿈한 이후엔 전 목사 등 강경 보수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이후 미래통합당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103석만을 건지는 대참패를 당했다.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던 황 전 대표의 현실적인 정치 생명은 그 시점에서 사실상 끝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당권을 맡았던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도 ‘단일대오’를 외쳤다. 김 전 대표는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 당선 후 취임할 때도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와 공동운명체”라면서 재차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김 전 대표로선 대표 당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친윤이 모두 지원하는 등 막강한 배경을 과시했기 때문에 단일대오를 강조할 만했다. 누가 뭐래도 오직 마이웨이 멈추지 않는 단일대오 집착 그러다가 국민의힘 인요한 당시 위원장이 주도했던 혁신위원회가 “영남 출신 중진이 서울서 출마해야 한다”는 취지의 ‘영남 스타 서울 출마론’을 제시했다. 이어 그 대표주자로 김 전 대표가 거론되면서 갈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김 전 대표에게 “당 대표는 유지하되, 차기 총선엔 불출마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당 대표를 사퇴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출마를 강행했다. 김 전 대표에게 돌아온 것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였다. 결국 모두의 지원을 업고 화려하게 당 대표가 됐던 김 전 대표는 취임 후 9개월여 만에 초라하게 사퇴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대표로 취임한 한 전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일대오를 언급했다. 물론 당시 국민의힘에선 단일대오가 불가능했다. 한 전 대표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크게 갈등하는 사이가 됐기 때문이었다.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의 한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은 매우 컸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한 전 대표를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했을 정도였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했고, 이에 반대하면서 한 전 대표와 결별한 친한계 의원이 바로 장 대표였다. 향후 국민의힘에선 자신 있게 대선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전국 주자를 배출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한 전 대표는 당 대표 선거 불출마에 이어 조 의원·안 의원 중 특별한 후보를 지원하지 않다가, 결선에 이르러 “차악을 선택하자”면서 김 전 장관 지지를 호소했다. 결국 한 전 대표와 험악하게 결별한 장 대표가 당선됐기 때문에,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훼손됐다. 조 의원과 안 의원은 모두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조 의원은 안 의원에게 계속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안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안 의원으로선 단일화를 받아들여 양보한 사례가 많았고, 윤 전 대통령은 안 의원이 단일화에 호응한 결과 중 최악으로 기록될 만했다. 따라서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선 선뜻 단일화에 응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는 차가웠다. 조 의원과 안 의원의 본 경선 득표를 합치면, 장 대표·김 전 장관에 대적할 수 있었다. 결선 진출자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고, 최종 결선에서도 누가 당선될지 쉽게 장담하기 어려웠다. 한 전 대표도 두 후보를 선뜻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회의적 시선들 언더 찐윤과 국민의힘 당원들은 장동혁이란 ‘카멜레온’을 선택했다. 언더 찐윤이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과정을 돌아보면, 언더 찐윤이 힘이 떨어진 수장으로부터 가차 없이 돌아선단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가 강조했던 ‘단일대오’는 이전 당 대표들을 모두 수렁으로 몰아넣은 절대반지였다. 아울러 장 대표 당선 자체가 합리적 보수·중도 유권자에겐 국민의힘의 회생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통하기 시작했다. 과연 장 대표의 정치적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까? 장 대표의 정치적 장기 생존 가능성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