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대교그룹 후계구도 해부

건재한 아버지 속타는 형제들

[일요시사 취재1팀] 대교그룹의 승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교육 ‘빅(Bibg)3’로 불리는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이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80%가 넘는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며 건재한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로 인해 속이 타는 건 두 아들. 승계를 위한 길은 멀기만 하다.  
 

▲ ▲대교타워 ⓒ대교그룹

올해 들어 교육업계에서 후계자에 대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교육 ‘빅(Big)3’간 승계 진행 속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사실상 후계자를 낙점한 상태다. 반면 대교그룹은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 가운데 누가 회장 자리를 물려받을 지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사 소식
조급해진 2세

현재 대교그룹 내에서는 73세인 강 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두 아들은 물론 임원들도 승계 준비를 거론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더욱이 강 회장은 연일 대교 주식을 매입하며 경영자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교는 교육 그룹이다. 대교의 전신은 1976년 1월 세워진 한국공문수학연구회로 창업자는 강영중 회장이다. 당시 20대였던 강 회장은 서울에 종암교실을 열었다. 이후 일본의 구몬수학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대교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1991년 일본 구몬수학과의 ‘구몬’ 상표 로열티와 관련해 이견이 생겨 결별하면서 현재의 대교라는 상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때 등장한 ‘눈높이’ 학습지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학습지의 대명사가 됐다.


대교가 시장의 지배력을 높인 비결은 명쾌했다. 국내서 처음으로 시도한 1대1 방문학습시스템은 체계적인 맞춤 지도라는 평가와 함께 시장에 자리 잡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교그룹은 지주사 대교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대교홀딩스 지분 82%를 보유하며 공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그 아래 대교, 대교D&S, 대교CNS, 대교심층수, 대교ENC, 대교에듀피아, 대교에듀캠프, 대교CSA, 위더그린, 에듀베이션, 티엔홀딩스, 대교아메리카, 대교홍콩유한공사, 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 대교말레이지아, 대교인도네시아, 대교싱가폴, 대교인도, 대교영국, Eye Level HUB LLC, KNOWRE AMERICAS INC, 크리스탈와인컬렉션, 크리스탈앤컴퍼니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교육 빅3’본격 승계…뒤처지는 이유는?
2세들 노력…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좌초?

승계를 위해선 대교홀딩스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지분율로만 봐도 두 형제들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장남 강호준 최고전략책임(CSO) 상무와 차남 강호철 최고재무책임(CFO) 상무는 영향력이나 위치 모두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 누구 하나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보인 것도 없어 후계구도에 앞선 이도 없다.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보유한 대교홀딩스 지분율은 0.1%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형제가 지분 49.02%씩을 보유한 크리스탈원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까지 포함하면 소폭이나마 더 늘어난다. 크리스탈원은 대교홀딩스 우선주 1.8%, 대교 보통주 0.02, 우선주B 9.56%를 소유하고 있다. 

크리스탈원은 승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교그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규모를 키워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교홀딩스와의 합병 및 지분스왑 등의 방법으로 자연스레 두 형제에게 지배력을 승계하는 수순이 예상됐다.


크리스탈원은 2004년 대교글로벌어쏘시에이츠라는 이름으로 IT토탈 서비스 및 교육출판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각각 50% 지분율을 차지했다. 대표이사는 강호준 상무와 강호철 상무가 번갈아 맡았다.
 

▲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대교

비슷한 시기에 통신판매 및 아동복 생산판매업을 영위하는 대교CNS(옛 하모라)가 ㈜대교의 종속기업으로 설립됐다. 대교의 종속기업으로 설립됐다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며 대교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크리스탈원과 대교CNS는 대교를 기반삼아 각각의 사업을 펼치며 총 합산 수백억원대의 실적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양사가 나름 엇비슷한 덩치로 커진 2011년, 크리스탈원은 돌연 이비즈(e-biz) 사업부문을 약 70억원에 대교CNS에 매각했다. 매각대가로는 현금대신 대교CNS가 발행한 보통주 98만9888주를 넘겨받았다.

성과 없는데…
사라진 발판

크리스탈원의 최대주주였던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대교CNS 지분 33.11%를 확보하며 그룹 내 주요주주로 부상했다. 이들은 대교CNS의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 자리에도 오르며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를 기점으로 크리스탈원의 성격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정관상 사업 목적에 설립 목적과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여행·홍보·부동산임대·방문판매통신업·경영지원서비스·경영컨설팅 및 자문업 등이 잇따라 추가됐다.

사업부문 매각으로 대교그룹과의 내부거래가 70억원에서 20억원대로 줄긴 했으나 대교CNS의 주요주주로서 배당을 챙겼다. 확보한 재원으로는 와인사업으로 외연을 넓혔다. 디뱅와인·크리스탈와인컬렉션 두 곳에 불과했던 자회사는 크리스탈앤컴퍼니·크리스탈에비에이션·크리스탈와인컬렉션 등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크리스탈원을 키워 승계의 발판으로 쓰려 했던 계획은 결과적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이슈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대교그룹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 ▲▲ 강호준·강호철 대교그룹 상무

크리스탈원이 자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로 재원을 마련하려 했던 게 화근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전방위 압박에도 시달렸다.

결국 크리스탈원에 대한 그룹의 지원은 2018년경 지분정리와 함께 중단됐고 크리스탈원의 종속기업인 크리스탈와인컬렉션과 크리스탈앤컴퍼니 보유지분 전량을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는 대교DNS에 매각했다.

갑작스런 매입
손주에게 증여?


뉴미디어·보험·여행사업부문을 각각 대교·대교에듀피아·대교에듀캠프에 총 6억3000만원에 양도했다. 대교CNS 지분도 대교홀딩스에 전량 넘겼다.이후 대교그룹으로부터 받는 내부거래도 모두 끊겼다. 

장남 강호준 상무가 총괄하고 있는 해외사업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2018년 중국법인인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를 청산했던 대교가 지난 2019년에는 베트남법인인 대교베트남을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며 사실상 정리했다. 

대교가 베트남 등지에서 철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매년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2002년 설립된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는 2018년 청산 때까지 10년간 총 66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14년 설립된 대교베트남 역시 2018년까지 5년간 30억원의 순적자가 발생했다.

즉 이들 해외법인의 누적손실 규모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면서 관련 사업부문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다른 해외법인들의 경영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교는 현재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인도, 영국, 중국 등지에서 교육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중 홍콩과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강호준·강호철 상무는 2009년 대교홀딩스 주식 2000주를 처음 매수한 뒤 지난 2019년까지 10여년간 각각 보통주 기준 3000주씩을 추가 취득했을 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보통주 뿐 아니라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도 매입 대상이었기 때문에 승계와는 거리가 먼 단순 지분 취득 거래로 비춰졌다.


아무리 사들여도…“부친 지분에 멀었다”
회장 심경에 변화?…승계 속도 빨라지나

그러던 중 지난해 오너 2세들이 갑작스레 대교홀딩스의 주식을 약 3300여주씩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장남인 강호준 상무는 보통주 2720주, 우선주 614주를 매입했다. 차남 강호철 상무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2718주, 617주를 사들였다. 

지분 매입은 장외에서 이뤄졌다. 강 회장뿐 아니라 특수관계자의 주식수에 변화가 없고 전체 주식총수 역시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회장이 주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아무리 매입강도를 높여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더욱이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지분을 매입하고 나섰어도 지분율을 동일하게 유지했다는 점은 아직까지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승계 후보자가 없다는 점을 드러낸다. 결국 강 회장이 지분을 넘겨주는 결단을 내려야만 승계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강 회장은 지난해 5월 돌연 자신의 손주들에게 우선주 60만주를 증여했다. 강 회장의 증여로 오너 3세들이 보유한 대교 주식의 총합은 110만5612주로 개인당 약 1.39~1.48%의 지분을 가졌다. 
 

▲ 대교 눈높이 학습지

특이한 점은 오너 3세들이 보유한 대교의 지분율이 강호준·강호철 상무보다 높다는 점이다. 강호준·강호철 상무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지분율은 0.03%에 불과해 자식들보다 낮다. 강 회장이 오너 2세들에게 지분을 승계하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다. 

최근 대교그룹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매출은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고 고작 몇 백억원대 순이익을 남기는 데 그친다. 그나마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적자전환됐다. 

변화 움직임
회장 속내는?

다만 오너 2세들이 10여년 만에 최대치의 지분 매입에 나섰고 강 회장이 3세인 미성년 손주들에게 대교 지분을 증여했다는 점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액주주가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지분은 전적으로 강 회장 권한으로 관리된다. 비상장 주식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지배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승계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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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