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대교그룹 후계구도 해부

건재한 아버지 속타는 형제들

[일요시사 취재1팀] 대교그룹의 승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교육 ‘빅(Bibg)3’로 불리는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이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80%가 넘는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며 건재한 경영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로 인해 속이 타는 건 두 아들. 승계를 위한 길은 멀기만 하다.  
 

▲ ▲대교타워 ⓒ대교그룹

올해 들어 교육업계에서 후계자에 대한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교육 ‘빅(Big)3’간 승계 진행 속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사실상 후계자를 낙점한 상태다. 반면 대교그룹은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 가운데 누가 회장 자리를 물려받을 지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사 소식
조급해진 2세

현재 대교그룹 내에서는 73세인 강 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두 아들은 물론 임원들도 승계 준비를 거론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더욱이 강 회장은 연일 대교 주식을 매입하며 경영자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대교는 교육 그룹이다. 대교의 전신은 1976년 1월 세워진 한국공문수학연구회로 창업자는 강영중 회장이다. 당시 20대였던 강 회장은 서울에 종암교실을 열었다. 이후 일본의 구몬수학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대교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1991년 일본 구몬수학과의 ‘구몬’ 상표 로열티와 관련해 이견이 생겨 결별하면서 현재의 대교라는 상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때 등장한 ‘눈높이’ 학습지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학습지의 대명사가 됐다.


대교가 시장의 지배력을 높인 비결은 명쾌했다. 국내서 처음으로 시도한 1대1 방문학습시스템은 체계적인 맞춤 지도라는 평가와 함께 시장에 자리 잡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교그룹은 지주사 대교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대교홀딩스 지분 82%를 보유하며 공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그 아래 대교, 대교D&S, 대교CNS, 대교심층수, 대교ENC, 대교에듀피아, 대교에듀캠프, 대교CSA, 위더그린, 에듀베이션, 티엔홀딩스, 대교아메리카, 대교홍콩유한공사, 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 대교말레이지아, 대교인도네시아, 대교싱가폴, 대교인도, 대교영국, Eye Level HUB LLC, KNOWRE AMERICAS INC, 크리스탈와인컬렉션, 크리스탈앤컴퍼니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교육 빅3’본격 승계…뒤처지는 이유는?
2세들 노력…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좌초?

승계를 위해선 대교홀딩스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지분율로만 봐도 두 형제들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장남 강호준 최고전략책임(CSO) 상무와 차남 강호철 최고재무책임(CFO) 상무는 영향력이나 위치 모두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 누구 하나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보인 것도 없어 후계구도에 앞선 이도 없다.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보유한 대교홀딩스 지분율은 0.1%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형제가 지분 49.02%씩을 보유한 크리스탈원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까지 포함하면 소폭이나마 더 늘어난다. 크리스탈원은 대교홀딩스 우선주 1.8%, 대교 보통주 0.02, 우선주B 9.56%를 소유하고 있다. 

크리스탈원은 승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교그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규모를 키워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교홀딩스와의 합병 및 지분스왑 등의 방법으로 자연스레 두 형제에게 지배력을 승계하는 수순이 예상됐다.


크리스탈원은 2004년 대교글로벌어쏘시에이츠라는 이름으로 IT토탈 서비스 및 교육출판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각각 50% 지분율을 차지했다. 대표이사는 강호준 상무와 강호철 상무가 번갈아 맡았다.
 

▲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대교

비슷한 시기에 통신판매 및 아동복 생산판매업을 영위하는 대교CNS(옛 하모라)가 ㈜대교의 종속기업으로 설립됐다. 대교의 종속기업으로 설립됐다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며 대교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크리스탈원과 대교CNS는 대교를 기반삼아 각각의 사업을 펼치며 총 합산 수백억원대의 실적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양사가 나름 엇비슷한 덩치로 커진 2011년, 크리스탈원은 돌연 이비즈(e-biz) 사업부문을 약 70억원에 대교CNS에 매각했다. 매각대가로는 현금대신 대교CNS가 발행한 보통주 98만9888주를 넘겨받았다.

성과 없는데…
사라진 발판

크리스탈원의 최대주주였던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대교CNS 지분 33.11%를 확보하며 그룹 내 주요주주로 부상했다. 이들은 대교CNS의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 자리에도 오르며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를 기점으로 크리스탈원의 성격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정관상 사업 목적에 설립 목적과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여행·홍보·부동산임대·방문판매통신업·경영지원서비스·경영컨설팅 및 자문업 등이 잇따라 추가됐다.

사업부문 매각으로 대교그룹과의 내부거래가 70억원에서 20억원대로 줄긴 했으나 대교CNS의 주요주주로서 배당을 챙겼다. 확보한 재원으로는 와인사업으로 외연을 넓혔다. 디뱅와인·크리스탈와인컬렉션 두 곳에 불과했던 자회사는 크리스탈앤컴퍼니·크리스탈에비에이션·크리스탈와인컬렉션 등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크리스탈원을 키워 승계의 발판으로 쓰려 했던 계획은 결과적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이슈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대교그룹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 ▲▲ 강호준·강호철 대교그룹 상무

크리스탈원이 자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로 재원을 마련하려 했던 게 화근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등 전방위 압박에도 시달렸다.

결국 크리스탈원에 대한 그룹의 지원은 2018년경 지분정리와 함께 중단됐고 크리스탈원의 종속기업인 크리스탈와인컬렉션과 크리스탈앤컴퍼니 보유지분 전량을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는 대교DNS에 매각했다.

갑작스런 매입
손주에게 증여?


뉴미디어·보험·여행사업부문을 각각 대교·대교에듀피아·대교에듀캠프에 총 6억3000만원에 양도했다. 대교CNS 지분도 대교홀딩스에 전량 넘겼다.이후 대교그룹으로부터 받는 내부거래도 모두 끊겼다. 

장남 강호준 상무가 총괄하고 있는 해외사업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2018년 중국법인인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를 청산했던 대교가 지난 2019년에는 베트남법인인 대교베트남을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며 사실상 정리했다. 

대교가 베트남 등지에서 철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매년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2002년 설립된 북경대교자순유한공사는 2018년 청산 때까지 10년간 총 66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14년 설립된 대교베트남 역시 2018년까지 5년간 30억원의 순적자가 발생했다.

즉 이들 해외법인의 누적손실 규모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면서 관련 사업부문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다른 해외법인들의 경영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교는 현재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인도, 영국, 중국 등지에서 교육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중 홍콩과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강호준·강호철 상무는 2009년 대교홀딩스 주식 2000주를 처음 매수한 뒤 지난 2019년까지 10여년간 각각 보통주 기준 3000주씩을 추가 취득했을 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보통주 뿐 아니라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도 매입 대상이었기 때문에 승계와는 거리가 먼 단순 지분 취득 거래로 비춰졌다.


아무리 사들여도…“부친 지분에 멀었다”
회장 심경에 변화?…승계 속도 빨라지나

그러던 중 지난해 오너 2세들이 갑작스레 대교홀딩스의 주식을 약 3300여주씩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장남인 강호준 상무는 보통주 2720주, 우선주 614주를 매입했다. 차남 강호철 상무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2718주, 617주를 사들였다. 

지분 매입은 장외에서 이뤄졌다. 강 회장뿐 아니라 특수관계자의 주식수에 변화가 없고 전체 주식총수 역시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회장이 주식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아무리 매입강도를 높여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더욱이 강호준·강호철 상무가 지분을 매입하고 나섰어도 지분율을 동일하게 유지했다는 점은 아직까지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승계 후보자가 없다는 점을 드러낸다. 결국 강 회장이 지분을 넘겨주는 결단을 내려야만 승계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강 회장은 지난해 5월 돌연 자신의 손주들에게 우선주 60만주를 증여했다. 강 회장의 증여로 오너 3세들이 보유한 대교 주식의 총합은 110만5612주로 개인당 약 1.39~1.48%의 지분을 가졌다. 
 

▲ 대교 눈높이 학습지

특이한 점은 오너 3세들이 보유한 대교의 지분율이 강호준·강호철 상무보다 높다는 점이다. 강호준·강호철 상무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지분율은 0.03%에 불과해 자식들보다 낮다. 강 회장이 오너 2세들에게 지분을 승계하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다. 

최근 대교그룹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매출은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고 고작 몇 백억원대 순이익을 남기는 데 그친다. 그나마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적자전환됐다. 

변화 움직임
회장 속내는?

다만 오너 2세들이 10여년 만에 최대치의 지분 매입에 나섰고 강 회장이 3세인 미성년 손주들에게 대교 지분을 증여했다는 점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액주주가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지분은 전적으로 강 회장 권한으로 관리된다. 비상장 주식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지배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승계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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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