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경자년엔 코로나19가 부동산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내 집 마련 열풍과 초저금리 바람을 타고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졌다. 

먼저 올해 집값 전망은 어떨까. 새해를 맞이하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집값의 흐름이다. 올해 세금 등 여러 규제가 강화되지만 수요가 뒷받침되는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제 강화
수요 뒷받침

특히 입주물량이 줄고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으며,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도 광역시를 중심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집 마련 시점은 여전히 미룰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자금력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집값이 떨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주택구매 여력이 되면 최대한 빨리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은 전강후약의 모양새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투기억제를 통한 가격안정화에 있는 만큼 규제책(대출 및 세금규제) 역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소 시간이 지난 후엔 정부정책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므로 2021년 주택시장은 전강후약의 모양새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주택의 규모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소형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인 가구의 비중은 전체 가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과거와 달리 소형주택이 대세로 자리한 듯하다. 


올해 집값과 전셋값이 지난해처럼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의 공급 부족으로 청약 경쟁률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또한 주택구입 자금 부담이 커져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힘들어질 듯하다. 무주택자의 경우 자금 여력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집값이 내리길 무작정 기다리다가 집을 마련할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실거주할 집을 장만하는 게 중요한 전략으로 보인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 지속 전망
입주 물량 줄고 전세가 상승세

▲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

우선 분양시장을 노리고, 당첨이 안 된다면 하반기(7~12월)부터 기존 주택 매입을 노리는 게 좋겠다. 올 7월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 아파트 모두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므로 자신의 청약 가점 등을 따져서 내 집 마련 전략을 짜야 한다. 

청약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올 상반기부터 기존 주택 매입을 노리는 방안도 있다. 올 상반기 다주택자들의 물량이 나올 확률이 높아서다. 매입을 고려한다면 추천 단지로는 서울 외곽 저평가 지역이 좋을 듯하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지역은 현재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지만 향후 경전철, GTX, 신안산선 등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장기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강북 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지방에서의 내 집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 지방은 지역별 편차가 있을 수 있으며, 청주나 대전 등 단기 투자 수요가 몰린 곳은 매입 시기를 늦추는 게 좋겠다. 1주택자라면 인기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 단지로 ‘갈아타기’를 권해본다. 서울 강남은 다른 지역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로 덜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 강남으로 갈아타기를 고민한다면 빠른 선택을 하는 게 나을 듯하다.

올해부터는 1가구 1주택자도 양도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9억원 초과주택 양도 시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요건’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기존에는 보유기간만 따져 연 8%씩 공제율을 적용해 최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은 연 8%씩 80%를 공제했지만, 올해부터는 거주하지 않은 집은 최대 40%까지만 장특공제가 적용된다. 보유기간이 길어도 거주한 기간이 짧으면 세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이를 고려하고 움직여야 한다.


1주택자가 새로운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 2주택이 된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를 주의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일시적 2주택이 되면, 종전 주택을 1년 내에 처분해야 취득세 8%를 피할 수 있고, 양도세는 1년 내에 처분 및 전입의무를 지켜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 
물량 나올까

다만 양도세 비과세 적용 요건에서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 최대 2년간 처분 및 전입 의무 기간이 주어지는데, 문제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해 전입을 제때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전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동안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 12억원까지 종부세가 면제됐다. 대표적인 절세 방법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공시가격 12억원이 넘어 종부세를 내야 하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9월에 단독명의와 공동명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본 뒤 납부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

단독명의자만 받아온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을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도 부여하기로 했다. 대신 공동명의 1주택자가 이 혜택들을 받으려면 기본 공제액이 12억원에서 단독 명의와 같은 9억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공시가격이 12억원 이하면 공동명의로 보유했을 때 종부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나이나 보유기간과 상관없이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다주택자의 경우 각종 정부규제가 쏠린 만큼 추가적인 주택매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높아진다. 이를 피하고 싶다면 5월 이전에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종부세 부과가 매년 6월1일을 기준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다주택자는 공제기준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진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하도 0.6~3.0%로 세율이 오르고, 3주택 이상은 1.2~6.0%로 대폭 상향된다. 여기에 고령·장기보유공제는 다주택자가 되는 순간 불가하다. 따라서 올해부터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에 세금과 현금 흐름을 꼼꼼히 따져 무리다 싶으면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

주택시장 전강후약 모양새
지방서 내집 마련 신중해야

다음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전망과 투자 전략이다. 새해에도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기 침체로  높은 수준의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해 투자처를 잃은 유동자금의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공실확대 및 임대료 연체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우량 임차인 입주 여부가 투자처를 선택하는 데 있어 핵심 투자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동인구 및 배후지 확보 여부와 함께 상권의 안정성 및 확장성 여부, 실현 가능한 개발호재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신축년에는 시장 규모와 수요층이 확대되고 있는 소형 업무용 부동산의 강세가 예상된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대면(언택트) 업무와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청약 시장
더 과열 예상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는 올해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매매 및 전세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 시장도 더 과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이 많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보다는 최근 대형 기업이 아닌 1인 기업, 소규모 기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내수 경기침체로 임대료가 저렴한 공유 오피스, 섹션 오피스 등의 소형 오피스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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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