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상장 노리는 유니콘기업 대해부

누가 뭐래도 갈 길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로나19 후폭풍이 경제 전반을 관통하면서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이 그렇다. 상장 추진 움직임이 하나둘 포착되는 가운데 누가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관심이 모인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모두 13곳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유니콘 기업에 대해 공식 통계를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비바리퍼블리카 ▲위메프 ▲무신사 ▲지피클럽 ▲엘앤피코스메틱 ▲에이프로젠 ▲야놀자 ▲티몬 ▲쏘카 등을 비롯해 기업명 공개를 원치 않은 곳까지 모두 13곳이었다.

국내 13곳
20곳 제외

이 외에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뛰어넘은 이력은 있지만 상장이나 인수합병으로 집계에서 제외된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잇츠한불 ▲CJ게임즈 ▲우아한형제들 등까지 포함하면 국내 유니콘 기업은 모두 20개에 달한다.

이들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상장이 기대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서서히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곳부터 일찌감치 상장 주간사를 선정한 경우도 있다. 반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된 기업도 있다.

차량 공유 업체 쏘카는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꼽힌다. 쏘카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상장 주간사로 선정했다. 대표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삼성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쏘카는 지난달 입찰제안요청서를 국내 증권사에 발송하며 상장 궤도에 오른 바 있다.


쏘카는 국내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2566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60% 이상 성장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16% 늘어난 715억원을, 순손실은 2배 가까이 불어난 809억원을 기록했다.
 

▲ ⓒ쏘카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최초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14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냈다. 그 이유로 테슬라 요건으로 알려진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상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적자 상태의 기업이더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닥 상장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이커머스 기업 티몬도 상장 주간사를 선정한 상태다.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간사로 삼아 올해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1월25일, 신임 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전인천 부사장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에서 역할을 수행했던 경력 때문이다.

몸집 불려 도약 상장 준비 바짝
상장 주간사 선정 분위기 달구기

티몬의 상장 추진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티몬은 지난 2017년에도 상장을 추진한 바 있지만 영업적자로 무산됐다. 이후 티몬은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티몬은 지난해 연결기준 1786억원의 매출액에 769억원의 영업손실과 1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실적을 집계한 결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전환(1억6000만원)에 성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티몬이 자본잠식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티몬의 지난 2019년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550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티몬은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로부터 교환사채에 4000억원 투자 유치로 우려를 잠재우는 분위기다.

교환사채는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적이다.

동종 업체인 쿠팡에서는 상장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SBS CNBC에 따르면 쿠팡은 나스닥 상장을 위해 세금 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최고기술책임자를 지낸 투안 팸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역임한 케빈 워시 등을 영입한 것도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 ⓒ쿠팡

지난 2019년 쿠팡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1530억원으로 직전년도 4조354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7205억원과 7232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발생한 영업손실 등이 1조원대인 점을 미뤄봤을 때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다만 올해 영업손실 폭이 다시 1조원대로 늘어나면서 누적적자는 약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쿠팡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나스닥의 경우,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성장 가능성만 입증한다면 상장이 가능하다. 쿠팡은 지난해 8월 뉴욕에서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실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사 선정
다각도 해법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11월20일, 기업공개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야놀자는 상장 대표 주간사로 미래에셋대우를, 공동 주간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야놀자의 기업 공개 추진은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가운데 첫 사례인 만큼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야놀자를 ‘IPO 대어’로 표현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부터 레저, 교통 등 여가 관련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야놀자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야놀자의 성장 속도는 가시적이다. 최근 3년간(2017~2019) 연결기준 매출액은 545억원, 1212억원, 2449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16억원, 167억원, 100억원으로 나타났고 순이익은 132억원, 203억원, 189억원으로 나타났다.
 

▲ ⓒ토스

‘배틀그라운드’ ‘테라’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오는 5월을 상장 시점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달 초 크래프톤은 통합법인 체제를 꾸렸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두고 상장을 대비한 조직개편으로 해석했다.

기존 펍지주식회사와 펍지랩스, 펍지웍스를 흡수 합병해 경영을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또 독립스튜디오 체제 역시 피닉스와 딜루젼스튜디오의 결합으로 라이징윙스가 새롭게 구축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크래프톤은 펍지 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등 사업부별 독립 스튜디오를 갖추게 됐다.

지난 2019년 크래프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7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92억원, 2788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최대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370억원으로 지난해 수치에 근접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6813억원, 5149억원으로 지난 2019년 실적을 뛰어넘었다.

IPO 대어
내년에는?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유일의 핀테크 유니콘으로 평가받는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10일 유니콘 기업 조사 발표에서 비바리퍼블리카 등 7개 사가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해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3년 내 한국을 비롯해 홍콩·미국 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를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9년까지 적자를 봤다. 최근 3년간(2017~2019) 비바리퍼블리카의 별도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5억원, 548억원, 1187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다만 영업손실도 동시에 불어났다. 같은 기간 391억원, 444억원, 1154억원 등이었다. 순손실도 마찬가지로 동기간 390억원, 444억원, 1244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 ⓒ에이프로젠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며 제2의 셀트리온으로 불린 에이프로젠은 상장을 매듭짓지 못했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이사는 에이프로젠을 비롯해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에이프로젠KIC, 에이프로젠H&G 등의 3사 합병 통한 우회상장을 계획한 바 있다. 에이프로젠KIC와 에이프로젠H&G는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다.

에이프로젠 측은 증권신고서를 여러 차례 수정했음에도 결국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에이프로젠 상장이 무산된 이후 사과문을 게재하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겠다”며 상장 재추진의 뜻을 접지 않았다. 기존 합병 외에도 에이프로젠의 직상장도 고려해보겠다는 점도 덧붙였다.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적자 폭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72억원,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에 비해 200억원, 400억원씩 불어난 수치다.

‘꿀광 마스크’로 대박을 친 화장품 기업 지피클럽에서도 상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피클럽은 전례 없는 성장 속도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인재 영입·법인 일원화 작업
재무상태 악화…퇴출 위기도

지난 2017년 별도기준 4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지피클럽은 이듬해인 2018년 5137억원으로 그야말로 ‘폭풍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순이익은 53억원에서 1589억원으로 가시적인 수치였다.

다만 지난 2019년 실적은 2018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4486억원으로 12.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1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순이익 역시 80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티몬, 쿠팡과 함께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로 꼽히는 위메프는 이들과 달리 상장 계획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위메프 역시 동종 업계와 마찬가지로 매년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9년 위메프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4653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8.3%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90억원에서 757억원으로, 순손실은 441억원에서 808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2019년 상장 관련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회사 실적 하락과 함께 화장품 시장 경기 부진으로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엘앤피코스메틱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직전년도에 비해 43.2% 감소한 178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48억원에서 -155억원으로 돌아섰다. 순이익 또한 동기간 444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권오섭 회장이 상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상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1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던 옐로모바일은 연이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14일, 국세청의 신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인세 등 15억5000만원을 체납한 까닭이었다.

위기 봉착
퇴출 가능성?

앞서 옐로모바일은 서울시가 밝힌 지방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기록됐다. 법인지방소득세 등 모두 4억3100만원이 체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이 유니콘 기업 명단에서 퇴출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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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