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기다리는 선수들> 대한민국 배드민턴 전혁진·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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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12.28 10:24:13
  • 호수 1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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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준비하는 ‘태극 남매’

▲ 전혁진 선수

[JSA뉴스]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두 기둥 전혁진·안세영. 지금 두 대표선수의 시선은 도쿄에 맞춰져 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기대주로 각광받던 전혁진이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왔다. 이번 시즌 2관왕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가운데, 전혁진이 향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랜 공백

2년이라는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전혁진은 주니어 때부터 아시아선수권대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으던 선수다.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국내 남자 단식 최강자로 꼽히던 손완호를 꺾고 우승하며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기도 했다.

이후로도 전혁진의 기세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2017년에는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BWF(세계배드민턴연맹)의 3대 주요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 출전해 1위를 기록했다. 코리아마스터스에서도 남자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부상이 전혁진의 질주를 가로막았다. 전혁진은 실업 무대에 발을 디딘 첫 해에 곧바로 부상을 당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전혁진은 2018년 국내 첫 실업 대회였던 전국봄철종별리그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곧이어 찾아온 무릎 부상으로 인해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실전은 물론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힘든 재활 과정에 더해 소속팀과의 결별까지, 전혁진에게는 너무나도 길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전혁진의 부상 공백은 한국 배드민턴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전통적으로 단식보다 복식에 강했던 만큼, 국제 대회에서 단식 메달을 노려볼 만한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었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에서도 복식의 경우 은‧동메달은 물론 금메달도 많이 기록했지만(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여자 복식,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 복식,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복식,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 복식) 단식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단식 중에서도 여자 선수로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방수현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남자부에서는 손승모의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이 올림픽 최고 성적이자 유일한 메달이다. 그런 만큼, 남자 단식 기대주로 촉망받던 전혁진의 부상에 더욱 걱정 어린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부상 털어내고 코트 복귀
올림픽서 멋진 활약 기대

하지만 전혁진은 꺾이지 않았다. 오랜 고생 끝에 부상을 딛고 돌아온 올해, 2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전혁진은 지난 9월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남자 단식 우승에 이어 12월 초 전국실업대항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에 오르며 이번 시즌 2관왕을 기록,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에서 많은 대회가 온전히 치러지지 못하기는 했지만, 전혁진의 성공적인 복귀를 알리기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성적이다.


이제 전혁진의 앞에 놓여있는 다음 과제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과 올림픽이다. 전혁진이 노리고 있는 남자 단식의 경우, 선발전에 나설 16명의 선수들이 두 개 조로 나뉘어 각 조에서 1~3위를 기록한 선수들과 조별 4위 선수 간의 대결에서 승리한 선수,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으로 자동 선발된 1명(허광희)까지 총 8명이 대표팀에 선발될 예정이다.
 

▲ 안세영 선수

다만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짐에 따라 전혁진과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일정에도 약간 차질이 생겼다.

당초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는 12월18일부터 23일까지 6일에 걸쳐 2021년도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참가 선수 및 관계자의 안전 문제 및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 등의 이유로 지난 12월16일 잠정 연기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선발전부터

비록 국가대표 선발전은 미뤄졌지만, 대표팀과 올림픽을 향한 전혁진의 꿈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준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낸 만큼, 전혁진이 다시 날아올라 ‘기대주’가 아닌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세의 안세영. 15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여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혜성처럼 도약한 안세영이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첫 시작과 급속한 랭킹 상승에 대해 밝혔다. 아직 18세지만 안세영은 한국에서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 출전할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방수현의 1996 애틀랜타 금메달 이후 여자 단식에서의 첫 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세계 랭킹 20위 이내에 3명의 한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는 그동안의 메달 가뭄을 끝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다.

2017년, 불과 15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래 안세영은 주니어 세계선수권 동메달과 우버컵 동메달을 차지했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대부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안세영은 2019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모든 업적은 안세영이 지난 2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이뤄낸 것이다.

안세영은 BWF의 유튜브 채널 ‘Badminton Unlimited’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의 경기는 대단한 경험이었다. 내가 가장 어렸고,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15세에 첫 국대 선발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 쌓아 

광주광역시에서 나고 자란 안세영은 혜성처럼 도약해 현재 배드민턴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재능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안세영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첫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기 위한 선발 절차가 있다. 나는 추천을 받아서 선발전에 참여했고, 트라이아웃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에 결국 선발될 수 있었다.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1년 정도는 주니어 팀에서 뛰었다.”


그러나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 ⓒpixabay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아기처럼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아마 세대 차이 때문인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안세영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면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 30인(예술, 체육 분야)에도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BWF 월드 투어 결승에 올랐던 2019년 5월 당시 안세영은 세계 랭킹 78위에 불과한 선수였다.

어마어마한 경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세영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단식 챔피언 리슈에리를 상대로 2게임을 내리 따내며 뉴질랜드 오픈 정상에 올랐다.

곧이어 안세영은 수디르만컵 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서 세계 1위 타이쯔잉을 넘어섰으며, 그해 하반기에는 2주 사이에 2016년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 P.V. 신두와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을 만나 승리를 거두었다.

끝내나


“대표팀에서 이만큼이나 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면 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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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 내부가 심상치 않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한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심 총장의 판단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이들은 대부분 ‘특수부’다. 검찰 특수부는 지난해 9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위축됐다. 좌천 부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정부의 끝이 보이면서 상황은 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의 검찰은 공안·기획통이 주름잡고 있다. 반대로 특수부의 위상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땅에 떨어졌다. 정권의 심장을 겨눠온 이들이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된 이유로 전해진다.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를 계기로 반전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정부서 특수본발 검란이 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사들 부글부글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두고 특수본과 이견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심 총장은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통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도 드물지만, 결정 후 석방까지 30시간도 걸리지 않은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심 총장 외에 이진동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을 맡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 6명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기간 만료 후 검찰의 공소 제기’를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대검 회의에서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로 인해 수사 서류가 법원에 제출된 기간을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즉시항고를 할 경우 위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사례 때문이다. 당시 헌재는 검찰의 즉시항고를 인정하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져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검은 특수본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를 지시했다. 그러나 특수본은 대검의 방침에 반발했다. 법원의 구속기간 계산법은 시간이 아닌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어긋나고 그간의 실무례 등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즉시항고를 통해 다퉈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박세현 중심 단체 반기? “심, 리더십 상실” 즉시항고 포기 후 추가 이견 시 갈등 불가피 대검은 특수본을 설득했지만, 8일 새벽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다시 협의를 이어간 끝에 수사지휘권을 가진 심 총장이 직접 특수본에 석방을 지휘하면서 결론이 났다. 특수본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5시48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대검은 ‘구속기간 산정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부당한 판단’이라는 특수본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본안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즉시항고와 보통항고가 있다. 즉시항고를 할 때엔 법원의 결정 집행이 정지되지만 보통항고는 정지되지 않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윤 대통령이 석방됐더라도 보통항고를 통해 법원의 판단이 옳은지를 상급심서 다퉈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은 즉시항고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심 총장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검사들이 늘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는 사건이었다면 즉시항고했을 것이고 그게 일반적”이라며 “부담이 상당히 했으니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나. 선례에 비춰봤을 때 상식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9일 검찰 내부망 게시판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사유 등이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해 불가” 비판 쇄도 박 검사는 “재판부가 제시하는 구속 취소의 사유가 전례에 어긋나는 등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는 즉시항고를 통해 그 당부에 대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본은 이런 입장서 즉시항고를 주장한 것이 아닐까”라고 썼다. 박 검사는 “그런데 대검은 즉시항고 포기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원칙적인 입장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쪽에서 ‘당해 사안에서는 이례적으로 원칙적 입장을 따르지 않아야 함’을 정당화해야 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한 논증을 제공해야 한다”며 “대검은 어떤 논증을 제시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종호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 부장검사(연수원 31기)도 박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아 “지금의 구속기간 산입 등 법 해석 논란이 이해되지 않지만, 향후 일선의 업무 혼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반 ‘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수양 창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연수원 32기)도 최근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즉시항고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즉시항고 포기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에 대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결정한 취지를 고려했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헌재 결정이 구속취소 즉시항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 부장검사는 “구속집행정지와 보석은 법원이 조건을 부과하거나 취소 사유를 고려해 결정하지만, 구속 취소는 조건 부과 없이 구속의 효력을 소멸시키므로 법적 성격이 다르다”며 “잘못된 구속 취소 이후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는 영장주의 위배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특수본은 공안통, 특수통, 기획통이 한데 모여 있지만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쥐고 있다. 특수본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내란 사건에 대해 “검찰의 명운이 걸린 수사”라는 말 말고도 “다시 특수부가 떠오를 기회”라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검찰 특수부가 이 전 총장 체제 이후부터 몰락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건들면 터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심 총장을 포함한 공안·기획통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면서 특수부는 한직이자 기피 부서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특수부로의 이동을 원하지 않는 검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일가에 대한 이른바 ‘정권을 향한 수사’는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특수본부장을 맡은 박 고검장은 원리원칙주의자로 특수통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현대고, 서울대 법대 등 직속 후배로 ‘윤석열·한동훈 라인’이라고 불렸으나 이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연에 약한 인사가 아니다. 한동훈 전 장관이 박 고검장과 실제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 있다. 4~5년 전 한 대형 사건으로 인해 크게 실망했고 이후에 화해했는지는 모른다”고 귀띔했다. 윤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 명단에 박 고검장의 이름은 없었다. 큰 충격을 받은 박 고검장은 주변에 사표 제출 의사까지 밝혔었다고 한다. 박 고검장은 이때의 승진 실패 이전부터 ‘인사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7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시절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된 자리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배석했다가 받았던 100만원이 원인이 됐다. 검찰과장 1순위였던 박 고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좌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 고검장의 사표를 만류한 이들은 한 전 대표와 박 고검장 모두와 친한 검찰 간부들이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전·현직 모두가 합세해 화해시키려 했다. 어느 정도 서로 서운한 걸 풀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직 껄끄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고검장이 세 번째 트라우마를 피하려면 내란 수사를 완벽하게 끝낼 수밖에 없다. 기획 VS 특수 다툼 양상…과거 내분과 흡사 명줄 걸린 박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실제 박 고검장은 심 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중앙지검 한 간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봐주기가 우려된다’는 시선이 있는데 이미 그러기엔 늦었다. 특히 박 고검장의 스타일이 전형적인 특수부다. 최소한 검찰이라는 기관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력을 다해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심 총장이 간부급 검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통항고조차 하지 않으면서 야권발 특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또 한 번 즉시항고 포기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는 심 총장에게 이견에 의한 갈등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간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발 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가장 대표적인 내분 및 항명 사태는 지난 2012년 11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립하던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하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중수부장이 즉각 반발했던 사건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사들은 한 전 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한 전 총장이 검찰 내부 혼란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취임 1년3개월여 만이다. 당시의 대립은 한 전 총장이 발표하려던 검찰 개혁안 때문이었고 그 핵심은 중수부 폐지였다. 심 총장과 박 고검장 간 갈등이 아직은 한 전 총장과 최 전 중수부장의 대립처럼 노골적으로 노출되진 않았다. 그러나 ‘특수부의 생존’ 및 기획통의 특수통 컨트롤 양상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선 일단락 불씨는 남아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특수통 DNA’는 컨트롤되지 않는다. 윤석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꺾이지 않아서 다루기 힘들다. 검찰 역사에서 기획통이 특수통 달래기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정치·정무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임과 동시에 조직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특수본은 항상 다음 정권서 요직을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 경호처 비난 “마음 같아선 이재명 대표 쏘고, 나도 죽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체포된 이후 김건희 여사가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MBC 보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김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관저에 머물면서 경호처 직원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특수단이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때와 달리 2차 집행 때는 경호처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질책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일련의 과정서 김 여사의 구체적인 반응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런 발언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로부터 총기 사용 발언을 들은 경호처 직원이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도 특수단에 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발언은 윤 대통령 체포 전후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간접적인 정황 중 하나로 보인다.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나왔다. 앞서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함께 윤 대통령 체포 방해를 주도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직원들에게 MP7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로 옮겨두고 “(관저)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이 지시가 윤 대통령 체포 저지가 아니라 “진보·노동단체 시위대가 관저로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고 대비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역시 “기관총은 평시에도 관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령이 발표될 것을 알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보안 전화기인 비화폰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보다 이른 시간에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계엄령, 계엄 선포,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포렌식 과정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경우”라며 “비상계엄 발표를 TV를 보고 알고 이후 검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재된 김 여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특수단 관계자는 “구속영장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