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도 뭉개는 멀티 개발호재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한 가지 호재가 아닌 다양한 개발호재를 갖춘 지역 내 수익형 부동산은 꾸준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교통개발, 기업체 및 공공기관 이전, 랜드마크 조성, 관광개발 등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된 지역은 교통의 개선은 물론 쇼핑·문화 등을 누릴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 분양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다양한 개발호재 중에서도 가장 큰 파급효과를 지닌 것은 교통호재다. GTX나 신안산선, 경전철, 트램 등 새로운 노선의 개발 또는 기존 노선 연장 등으로 역이 신설되거나,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띠게 된다.

청량리역
동대구역

대표적인 곳이 서울 청량리역 일대와 지방의 동대구역 일대이다. 먼저 2027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개통에 발맞춰 청량리역이 광역환승센터와 함께 수도권 광역교통 허브로 재탄생한다. 일대 환경개선 사업과 맞물려 혁신 일자리 창출 및 주택 공급도 될 계획이다.

청량리역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 강릉선 등 간선 노선 6개가 하루 819회 지나는 ‘초역세권’이다. 버스 노선도 66개가 지나가 매일 철도 10만여명, 버스 4만여명 등 약 14만명이 이용하는 대규모 역세권이다. 하지만 1호선 지하역과 다른 노선이 지나는 지상역이 분리돼 있고 버스환승센터도 별도로 있는 등 환승 동선이 매우 복잡해 불편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추진 중인 GTX-B·C노선이 완공되면 하루 이용자 6만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시철도 면목선과 강북횡단선도 계획돼 있어 기존 간선 철도역 역할을 넘어 통근 철도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허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체계적 환승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동인구 늘면서 주변상권 활기
대규모 쇼핑시설 핫플레이스로

정부는 청량리역을 동북권의 광역환승 거점으로 육성해 신규 철도망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용자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구상을 마련할 방침이다. 모델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31개 버스 정차장을 연계한 잠실역 광역환승센터다. 지하에 버스 회차가 가능한 터미널 개념의 버스-지하철 환승시설을 만들어 환승 편의를 높였다.

우선 GTX-B·C,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 청량리역 신설 노선과 버스 환승정류장 등 교통시설을 지하공간에 밀집 배치해 신규 노선과 기존 교통수단 간 환승동선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신규 노선 중 가장 빨리 운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GTX-C 노선의 개통 시기인 2027년에 맞춰 환승센터 이용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후 신규 노선들이 개통하는 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GTX 개통, 복합환승센터 구축과 함께 본격적 재개발이 추진되면 앞으로 청량리가 강북의 중심지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동대구역 인근은 지난 2016년 복합환승센터가 개관되고 신세계백화점, 현대시티아울렛 등 대규모 쇼핑시설도 함께 들어서면서 대구의 새로운 상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통 외 개발호재는 투자, 기업 및 기관 이전, 인프라 조성, 관광 등 다양하게 구분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 투자, 산업단지·테크노밸리 조성, 공공기관·대학교·대형병원 이전, 대형공원 조성, 관광지 개발 등이 있다.

대기업 투자, 산업단지·테크노밸리 조성
공기관·대학·병원 이전, 대형공원 주목

첫째, 대기업 투자가 활발한 곳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관련 종사자들의 유입은 자연스레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풍부한 임대수요를 형성, 공실 위험 없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두 번째, 산업단지나 테크노밸리, 중심업무지구 등이 조성되며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이 역세권을 대신해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나 테크노밸리, 중심업무지구 내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공유 오피스 등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고 출·퇴근시간도 아낄 수 있어 임차인이나 기업체들의 선호도가 높다.


세 번째, 공공기관·대학교·대형병원 이전 등으로 공무원이나 대학교, 대형병원 근무자들을 배후수요로 삼는, 높은 미래가치와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시장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대형공원이나 관광지의 조성으로 주변의 고정 수요는 물론 관광객까지 더해져 공실 우려가 적다. 사람들이 반나절 이상 관광지에 머무는 만큼 상가 이용 빈도도 높고, 씀씀이도 큰 편이다.

경제력 받침
풍부한 수요

이러한 까닭에 개발호재를 품고 있는 지역 내에서 공급된 수익형 부동산의 분양 성적은 좋은 편이다. 지난 2월 쌍용건설이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오피스텔은 576실 모집에 2388명의 수요자가 몰리며 평균 청약경쟁률 4.2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32.03㎡로, 91대 1에 달했다. 이 오피스텔은 서울역 종합개발계획의 핵심인 북부역세권 개발과 지하 복합환승센터 구축의 수혜지로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단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멀티 개발호재를 품은 지역은 해당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인구 유입과 집값 상승, 상권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도 함께 가져온다”며 “개발이 진행되면서 유입되는 유동인구를 기반으로 탄탄한 배후수요가 확보돼 수익형 부동산의 안정적인 임대수요는 물론 향후 높은 미래가치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양한 호재를 품은 수익형 부동산.
 

▲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분양형 공유 오피스)=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웍앤코 주변은 이미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여기에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주자인 넷마블이 구로 신사옥 ‘G밸리 지스퀘어’에 내년 2월 중 입주한다. 넷마블 본사와 기존 계열사, 지난해 인수한 코웨이까지 모두 입주하기로 확정했다. 신사옥에 입주하는 넷마블 컴퍼니 임직원 규모는 1만여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긍정적인 
효과 보니…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이미 2호선이 운행 중이라 강남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으로 ‘환승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신안산선은 안산-여의도-서울역을 잇는 44.6km의 철도 노선이다. 완공 시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25분대에 닿을 것으로 보인다. KTX가 지나는 광명역, 한 번에 가기 어려웠던 여의도까지 환승 없이 빠르게 이어진다. 이외에도 시흥대로, 남부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시흥IC 진입이 용이하다. 

서부간선도로와 시흥대로가 바로 연결되는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21년경에는 광역교통망을 통해 주변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호선과 신안산선(예정) 환승역세권과 풍부한 생활 인프라, 미래가치까지 갖춘 공실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어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의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오피스텔)= 시행전문회사인 안강DRS (주)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 623 -48번지 일대에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4호선 쌍문역 도보 4분 거리,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입지한 대단지형 선시공 후분양 오피스텔로 사통팔달의 교통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서울 중심지 이동이 가능한 25개 버스 노선과 외곽순환도로,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진입이 용이하며 동부간설도로 지하화 개발 수혜도 기대된다. 

투자가치를 높여줄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신경제 중심지 개발 창동역 49층 창업문화단지가 완공 예정이며 창동~상계 도시재생 계획이 확정됐다. GTX-C노선 창동역이 계획되어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 문화복합시설인 아레나가 인근에 들어선다. 시공은 북한산종합건설(주)이 맡았다.
 

▲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8번지 외 5필지 일대에 주상복합 단지인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 신용산역(4호선), 효창공원역(6호선) 중 어디든지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여의도 상권, 서울시청, 광화문 상권과도 밀접해 있다. 

원효로 일대는 용산정비창 부지(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여의도 면적의 용산민족공원, 캠프킴부지, 용산전자상가 개발이 본격화할 예정이라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이다. 용산아이파크몰, 이마트, 용산전자상가, 롯데하이마트, IFC몰, 신라면세점, 용산가족공원, 효창공원, 용산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인접해 문화생활 및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설물 등이 다수 존재한다.


주변 지하철(1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도심 및 외곽지역 접근과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이용이 용이하며 마포대교, 원효대로, 한강대로를 이용한 도심 지역 접근이 수월하다. 대형 개발호재 이외에도 입지만으로도 서울에서 최고 명당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남산을 뒤에 두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입지를 자랑한다. 서쪽으로 마포구, 동쪽으로는 성동구와 접한다. 한강변을 끼고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등 7개의 다리가 용산을 지난다.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는 계약금 10%에 각각 중도금 50% 무이자, 중도금 40% 무이자(대상자에 따라 대출 제한이 있을 수 있음) 혜택이 주어진다. 무이자 적용으로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입주는 2022년 5월경 예정.
 

▲ 잠실역 웰리지 더테라스

▲잠실역 웰리지 더테라스(오피스텔)= 이에스웰리지㈜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잠실역 웰리지 더테라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잠실관광특구 내에 위치해 있어 롯데타워를 비롯한 잠실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 등 쇼핑과 여가, 공원시설까지 모두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최적의 조건이 이미 갖춰져 있는 데 더해 복합지구 역시 공사가 진행됨으로써 미래가치부터 투자가치까지 오피스텔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주택 분양에서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 교통의 편리성은 지하철 2호선이 닿는 잠실역뿐만 아니라 2분 거리의 8호선 몽촌토성역, 도보 4분 거리의 9호선 한성백제역으로 완비돼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인근 삼성동 코엑스 주변에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이미 조성 중이고, 서울시는 이 복합지구를 국제업무를 비롯해 전시, 컨벤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문화까지 융합된 경쟁력 있는 마이스 단지로 변모시킨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2026년 예전 한국전력 부지에 현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까지 들어서고 나면 폭발적인 수요는 물론이고 오피스텔의 가치까지 급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탁월한 투자가치 외에 미래가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조건이 또 있다. 바로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화 개발이다. 시공은 은성건설㈜과 은성산업㈜이 맡았다. 2023년 6월 준공 예정.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