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김세영 뜻깊은 승전보

미국·일본서 전해진 반가운 소식

신지애와 김세영이 각각 미국과 일본에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의미 있는 승리였다. 신지애는 어머니 기일에 우승을 거두며 의미를 되새겼고, 김세영은 투어 주요부문에서 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부상을 딛고 완벽하게 부활한 신지애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신지애는 지난달 8일 일본 이바라키현 오미타마시의 다이헤이요 클럽 미노리 코스(파72)에서 열린 ‘토토 재팬 클래식(총상금 1억6000만엔)’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4개로 6언더파를 쳤다.

구관이 명관

최종합계 19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유카 사소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지애는 지난 10월 열린 ‘후지스 레이디스’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은 2400만엔(약 2억6000만원). 

동타 상황에서 신지애는 17번 홀에서 천금 같은 이글을 잡아낸 후 1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17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어머니의 기일에 거둔 우승이었기에 신지애에게 이번 우승은 더욱 뜻깊었다. 

신지애 JLPGA 26번째 우승
어머니 기일에 거둔 선물


신지애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늘 함께해주실 어머니와 우승하고 싶었다”며 “어머니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강한 마음으로 싸웠다”고 밝혔다.

1, 2라운드에서 노보기플레이를 펼친 신지애는 최종라운드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 나갔다. 신지애는 1번 홀과 7번 홀, 15번 홀 등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선두로 나섰고, 경쟁자 사소는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10월 초 JLPGA 투어 일본여자 오픈에서 시즌을 시작한 신지애는 출전 세 번째 대회인 ‘후지스 레이디스’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시즌 2승째에 성공했다. 출전한 5개 대회 중 2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이로써 신지애는 JLPGA 투어 통산 승수를 ‘26’으로 늘렸다. 또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프로무대 통산 59번째 우승이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은 여유 있는 리드를 잡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역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이번에는 바지 대신 ‘빨간 치마’를 입고 우승컵을 들었다.
 

김세영 JLPGA 통산 12승 신고
상금 1위…올해의 선수 선두

김세영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공동 2위 앨리 맥도널드(11언더파 269타)를 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지난 10월 열린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과 자신의 첫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한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시즌 2승째와 통산 12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에 이어 3위다.

3라운드에서 5타 차 선두로 우승에 바짝 다가섰던 김세영은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추격조가 3타차까지 좁히는 데 그쳐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김세영은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앨리 맥도널드(미국)가 9번 홀까지 3타 차로 따라왔고, 샷감도 별로 좋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빨간 치마를 입은 것에 대해 “타이거 우즈(미국)를 따라서 14살 때 한국 아마추어 대회부터 빨간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며 “우즈는 마지막 날 빨간색 티셔츠를 입지만 나는 바지를 입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변함없는 기량

김세영은 지난 2015 시즌 LPGA 투어 데뷔 후 올해까지 매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 2017년 1승, 2018년 1승, 지난해 3승을 거둬 10승을 채웠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에서 모두 선두로 나섰다.

현재 고진영에 이어 세계랭킹 2위인 김세영은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랭킹 1위를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통산 12승을 기록 중인 김세영은 US여자 오픈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의 결과에 따라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쥘 가능성도 커졌다.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2019 시즌 고진영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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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