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슈퍼카’ 타는 회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차량은 한 사람의 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기업 오너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단순한 재력 그 이상을 의미할 때가 있다. 그들은 차량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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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들의 업무용 차량은 다양하다. 억 소리가 나는 고급 외제차부터 비교적 저렴한 국산차까지 가지각색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량을 이용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허’ 넘버

최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기업 오너들의 차량이 집결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돼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평소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대형 세단 ‘G90’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에 나갈 때는 외부의 눈을 피하기 위해 기아차 ‘카니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의 팰리세이드를 두고 저마다 해석을 내놨다. 일각에선 현대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봤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펠리세이드를 투입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던 중이었다. 협업 강화를 위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회장님들의 차량은 메시지 전달의 창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로 올라선 뒤, 첫 공식 일정을 지난달 15일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로 선택했다. 당시 정 회장은 수소 전기차 ‘넥쏘’를 타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평소에도 넥쏘를 애용하면서 수소차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예 직접 메시지를 드러낸 사례도 있다.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은 독일 벤츠사 ‘마이바흐’를 이용 중이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즐겨 탔던 만큼 이른바 ‘회장님 차’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해당 차량 양 측에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이라는 글귀와 함께 총 6명의 실종 아동 사진과 관련 정보를 덧붙였다.

자칫 보여주기식 행보로 보일 수 있지만 김 회장의 경우는 다소 결이 다르다. 그의 철학은 ‘나라의 미래는 아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회사 대표이사 차량과 사내 업무용 차량 모두에 실종 아동 정보를 게재하도록 한 바 있다.

박현종 bhc 회장이 이용 중인 차량 모델은 벤틀리 뮬산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확한 가격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4억원 후반대에서 5억원 사이로 파악된다.

최상급 뮬산 모델 4억∼5억원 추정
사측 “개인용 아닌 업무용으로”

박 회장은 장기 렌트를 통해 해당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차량 번호판을 보면 그렇다. 차량을 직접 구매하거나 리스할 경우에는 일반 번호판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 렌트의 경우는 다르다. 장기 렌트 차량의 번호판은 ‘하’ ‘허’ ‘호’로 시작된다. 박 회장의 벤틀리 뮬산 번호판은 ‘허’로 시작한다. 


즉, 박 회장은 벤틀리 뮬산을 장기 렌트해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bhc 측은 정확한 차량 모델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지만 “(박 회장의 업무용 차량은) 법인 명의로 이용 중”이라고 전했다.

장기 렌트를 이용할 경우 부가세가 포함된 전자세금계산서가 발급돼 종합소득세와 법인세를 100% 비용 처리할 수 있다. 게다가 장기 렌터카는 부채로 잡히지 않아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법인 명의로 고급 차량을 장기 렌트해 이용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 업무용 차량 대부분은 장기 렌트를 통해 이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벤틀리 뮬산이 이른바 ‘슈퍼카’로 분류되는 만큼, 이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회장님들은 공식 업무와 달리 개인 용무 때는 더러 수입차를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bhc 측은 박 회장이 이용하고 있는 차량은 사적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업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게다가 요즘 추세는 고가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는 방향으로 자리 잡힌 지 오래다. 자칫하다간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해서다.

최근 발표된 bhc 실적은 고무적이다. bh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가맹점 월평균 매출이 35% 증가하면서 bhc는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매출 3000억원을 넘는 브랜드가 됐다. 현재 가맹점 월평균 매출 역시 30% 이상 증가하고 있어 올 연말 실적이 기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금은?

bhc는 최근 가맹점 간담회를 통해 ‘2021 bhc 비전’을 제시, 가맹점의 미래 성장을 위한 100억원 규모의 지원정책을 밝혔다. 시설이 낙후되거나 매장을 이전해야 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희망 신청을 받아 필요 경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약 500여개의 가맹점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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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