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토니모리 오너 2세 수상한 부동산 추적

22세가 30억을 어디서? 어떻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토니모리 오너 일가는 고급빌라 1채와 고급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바 있다. 매매가는 모두 93억원. 가족은 서로 일정 몫을 부담했다. 자녀들이 담당한 액수는 58억원이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눈길이 가는 건 당시 자녀들이 모두 20대였다는 사실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6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마련해둔 셈이다. 자금 출처에 물음표가 찍힌다.
 

▲ 토니모리 본사 ⓒ네이버 거리뷰

토니모리는 화장품 로드숍 전성기를 이끌었던 1세대 브랜드다. 한 때 위용을 떨쳤지만 현주소는 예전 같지 않다. 2017년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으로 앞날이 깜깜하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판
베버리힐즈

토니모리 주요 주주는 배해동 회장 일가로 보유 주식은 전체 66%를 상회한다. 공고한 지배력이다. 최대주주는 배 회장(32.39%)이고 부인 정숙인씨(17.15%)와 자녀 배진형 토니모리 이사(8.58%), 배성우씨(8.58%) 순이다.

토니모리 일가는 지난 2016년 4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고급빌라 1채를 매입했다. 가족은 현재 이곳서 거주 중인 것으로 보인다.

법인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배 회장은 주소지를 도곡동 빌라로 적시했다. 계열사 태성산업 대표이사로 있는 정숙인씨도 마찬가지다.


두 자녀도 마찬가지다. 배 이사와 성우씨 주소지는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도곡동으로 표기됐다. 물론 상세 주소까지 공개되지 않지만 추정할 수 있다.

도곡동 빌라 매입가는 49억8000만원이었다. 가족들은 저마다 돈을 보탰다. 배 회장과 배 이사, 그리고 성우씨는 도곡동 빌라를 각각 30%씩, 정숙인씨는 10%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배 회장 자녀들이 부담한 금액은 60%로 29억8800만원이다. 각자 14억9400만원을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눈길이 가는 건 매입 당시 자녀들의 나이다. 배 이사는 1990년생으로 27세였고 성우씨는 1995년생으로 22세에 불과했다. 20대 초중반 나이에 각자 수십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자금 출처에 물음표가 찍힌다.

도곡 빌라 20대 자녀 29억 사용
운중동 단독주택도 28억에 매입

토니모리 일가는 이듬해 부동산을 추가로 사들였는데 방식은 같았다. 가족이 저마다 자금을 대면서 공동 소유하는 식이었다. 배 회장 일가는 2017년 6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고급 단독주택 토지 2곳과 단지 내 도로 및 부대시설을 매입했다.

해당 단독주택 단지는 입주민 사생활을 철저히 보장한다. 단지 내 시설들을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사유지로 형성, 외부인 진입을 어렵게 하는 형식이다.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거래가는 각각 20억1410만원과 23억590만원으로 모두 43억2000만원이었다.

도곡동 빌라와 차이가 있다면, 부모보다 자녀들이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배 회장과 정숙인씨가 각각 16%(6분의 1), 배 이사와 성우씨가 각각 33%(6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금액서 배 이사와 성우씨가 부담한 금액은 28억8000만원으로 각자 14억4000만원을 부동산 매입에 사용한 셈이다. 당시 나이는 28세, 23세 밖에 되지 않았다.

종합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에 58억6800만원을 사용했다. 20대 초중반 나이에 60억원에 가까운 ‘여유 자금’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어떻게 큰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20대 초중반
60억 가까이?

첫 번째 가능성은 ‘배당’이다. 배 이사와 성우씨는 토니모리 상장 전부터 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당시 토니모리는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토니모리 감사보고서는 2010년부터다. 배 회장 가족들은 회사 주식 전부를 가지고 있었다. 지분율은 배 회장(60%), 정숙인씨(20%), 배 이사(10%), 성우씨(10%) 순이었다.

토니모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10억원, 30억원, 40억원, 20억원이었다. 배 이사와 진형씨가 받은 배당액은 모두 20억원으로 각자 10억원씩이었다.
 

▲ 배해동 토리모니 회장

2015년 토니모리가 상장하면서 지분 변동이 있었다. 다만 순위에 큰 변화 없이 배 회장, 정숙인씨, 배 이사, 성우씨 순으로 구축됐다.

상장 이후 배당은 계속됐다. 배당액은 2015년 35억2800만원, 2016년 40억5700만원, 2017년 2억9100만원이었다.

2017년 토니모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에게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주 우선 경영이라는 이념’이 그 이유였다.

그 결과 배 회장 가족들은 2017년 단 한 푼의 배당도 받지 않았다. 배 이사와 성우씨가 취득한 배당액은 모두 12억8940만원으로 각각 6억4470만원이었다.


종합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배당으로 32억8945만원을 쥘 수 있었다. 각자 16억4472만원이다.

이들이 배당액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저축했다면, 2016년 도곡동 고급빌라를 매입하는 데 지장은 없다. 충당이 가능한 액수다.

하지만 2017년 매입한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곡동 고급빌라를 처분한 뒤 구입했다면 설명이 가능하지만, 토니모리 일가는 현재까지 도곡동 빌라를 소유하고 있다.

불분명한
자금 출처

배 이사와 성우씨는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고급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하는 데 58억6800만원을 사용했다. 각자 29억3400만원이다. 배당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대출’이다. 배 이사와 성우씨는 주식담보 대출을 받은 바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 각각 30만주를 담보로 10억2000만원씩 확보했다.


담보 대출은 도곡동 고급빌라와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이후에 이뤄졌다. 시기가 맞지 않지만, 잔금 처리 목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배당과 담보만으로도 부동산 매입 자금은 완전히 채워지지 못한다.

또 다른 수익 통로는 없었던 걸까. 배 이사에게는 있었다. 그는 토니모리에 입사해 급여를 받고 있다.

배 이사는 지난 2015년 9월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입사했다. 약 7개월 뒤인 2016년 3월에는 사내이사가 됐다. 업계에 이제 막 발을 담근 시기였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금수저’ 논란이 있었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배 이사가 해외사업부서 근무했던 2015년 사원 평균 급여는 연 7000만원이었다. 2016년 사내이사로 취임하기 전까지 배 이사가 활동했던 시기는 약 6개월이다. 급여로 3500만원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점쳐진다.
 

2016년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2억2800만원이었다. 이어 2017년 평균 급여(퇴직임원 퇴직금 포함)는 3억3200만원이었다.

운중동 단독주택 부지 2곳을 매입한 때는 2017년 6월이다. 배 이사가 사원으로 일했던 때와 사내이사로 근무할 동안 수령한 보수를 계산해보면 4억2900만원이라는 값이 나온다. 배 이사는 같은 기간 배당금도 받았다.

배당·급여 받아?
혹시 아빠 찬스?

배 이사가 급여와 배당금을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매입 이후 이뤄진 주식 담보 대출이 잔금 처리 목적이었다면 부동산 3곳을 매입할 수 있다.

반면 성우씨의 수입 경로는 배당과 주식 담보 대출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토니모리와 계열사 법인 등기부등본을 모두 살펴봐도 그의 이름은 없다. 공시시스템서도 그의 직업은 명시되지 않았다. 그저 ‘주주’로 표기됐을 뿐이다.

물론 이들은 자금을 증여받을 수 있다. 이후 신고를 했다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일요시사>는 ‘배 이사와 성우씨가 부동산 3곳에 부담한 자금 출처’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토니모리 측은 “회장 가족 사안으로 사적인 영역”이라며 “답변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 회장이 자녀들에게 자금을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마 신고도 했을 것”이라면서도 “사측서 답변을 거부한 점을 미뤄봤을 때, 궁금증이 여전히 남아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배 회장 일가는 모두 도곡동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앞서 배 회장과 부인 정숙인씨의 경우,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배 이사와 성우씨는 공시시스템으로 추정이 가능했을 뿐이다. 하지만 운중동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배 이사와 성우씨 모두 주소지를 도곡동 빌라로 두고 있다.

“사적 영역,
답변 어렵다”

배 회장 일가는 단독주택 부지 2곳을 새로운 거주지로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지 내에는 여러 재계 인사들이 저마다 보금자리를 짓고 있다. 특이하게도 토니모리 일가는 단독주택 단지 내에서 2개 부지를 매입한 보기 드문 소유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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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