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골육상쟁 서막 막전막후

누나의 선공…형까지 가세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최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전운이 드리운 형국이다. 조영래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성년후견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넘긴 지분 전량에 대해 자발적 결정이었는지 알아봐야 한다는 취지다. 경영권 다툼이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조 이사장은 최근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성년후견이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성인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이사장이 이를 제기한 배경은 ‘지분 양도’였다.

3남매 연합
분쟁 불붙나

조 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이 각각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이끌면서 형제 경영을 이어왔다.

2세 경영은 궤도에 올랐지만 누가 조 회장의 뒤를 잇게 될지는 미지수였다. 그룹 내에서 이들의 역할이 일정하게 주어졌고, 지주사 지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구조는 조 회장 23.59%, 조 부회장 19.32%, 조 사장 19.31% 순이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차남 조 사장에게 지분을 전량 넘겨주면서 곧 지분구조에 변동이 발생했다. 지난 6월26일 조 회장은 보유 주식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조 사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장남이 아닌 차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조 회장 지분을 모두 넘겨받은 조 사장은 단번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가 됐다. 조 사장 지분은 42.9%로 껑충 뛰면서 형인 조 부회장(19.32%)을 훌쩍 앞섰다. 조 사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2200억원을 대출 받아 매입 자금을 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에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갑작스럽게 지분 구도가 변화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 6월30일 “대주주 간 주식거래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형제경영 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또 조 부회장과 조 사장 지위에 당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일축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장녀 조 이사장이 돌연 전면으로 나서며 반전이 시작됐다. 조 이사장은 조 사장의 지분 양도가 자발적인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장녀 조희경, 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신청
형제간 경영다툼 가능성↑ 장남에 달렸다

조 이사장 측은 지난달 30일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성년후견은 법정후견과 임의후견으로 나뉜다. 이 중 법정후견은 다시 정신적 제약 정도와 후견 범위에 따라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으로 재분류된다.


조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이)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주장했다.

또 “조 회장이 지난 6월 급작스럽게 조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 측의 설명대로라면, 조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은 조 사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형국이다. 동시에 승계 자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 ▲▲ (사진 왼쪽부터)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한국테크놀로지

조 이사장 측은 이어 “대기업 승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 할 것이며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서 몰래 이뤄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룹 측은 조 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장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지정된 후견인은 조 회장과 조 사장의 블록딜을 무효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후견인 지정이 곧바로 기존 거래를 무효화하지는 않지만 가족 간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은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성년후견심판 청구가 접수되면 법원은 의사 감정을 통해 당사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후 진술을 받는 절차 등을 거쳐 후견인 지정 여부를 가리게 된다.

법원이 조 회장의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됐다고 판단할 경우 한정후견인이 선임된다. 다만 조 회장 본인이나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등이 항고 또는 재항고를 할 수 있다. 해당 절차가 진행된다면 후견인 업무는 정지된다.

법원에 의해 선임된 후견인은 재산과 신상 등을 보호하는 대리인 역할을 한다. 앞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는 성년후견 개시를 청구,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자발적 결정
아닐 수도

이른바 장녀의 반격으로 눈길은 남매들에게 향한다. 장남 조 부회장은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신청에 대해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조 부회장 측이 공식 의사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성년후견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녀 조희원씨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조씨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0.82%를 보유 중이다. 다만 조씨는 앞서 제기된 경영권 다툼 가능성에 대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장녀의 후견인 신청으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4남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지난 7월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전날보다 3400원(29.96%) 상승한 1만4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쪽은 조 사장이다. 조 사장은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고, 사실상 후계 경쟁력을 선점했지만 신경 쓸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장녀 조 이사장의 반격으로 조 사장의 리스크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당장 해결해야하는 사안은 법적 문제다.
 

▲ 한국테크놀로지 본사 ⓒ한국테크놀로지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에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6억여원을 챙긴 혐의와 계열사 자금 2억여원을 정기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조 사장은 지난 4월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배임수재 및 횡령금액 전부를 반환해 피해자들이 선처를 구하고 있다”며 “더는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지난 6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서 물러났다. 사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전했지만, 재판 결과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조 사장과 검찰은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조 사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서 징역 4년의 실형과 함께 추징금 6억1500만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흔들리는
조 사장?

검찰은 “조 사장은 대기업 사주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 직원들로부터 자금을 마련해 빼돌리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익을 숨기는 등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며 “원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는 등 형이 너무 가벼워 항소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1억원 이상 배임수재 혐의에 가벌성이 있는 경우, 형량이 징역 3년서 5년 사이”라며 “조 사장에 대해 충분한 가벌성이 있는데, 원심은 조 사장이 자백했다는 이유로 배임수재 양형 기준 최하한인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이 적절한 사안인지 심리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조 사장 측은 형이 무겁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 측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는 이 같은 잘못 저지르지 않도록 뉘우치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를 모두 갚아 피해자들이 조 사장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한국타이어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반박했다.

조 사장 역시 최후진술서 “어리석은 욕심과 안일한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며 “분별없는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는지 뼈저리게 느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마음가짐을 바로 해 경영인으로서 주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내달 9일에 열린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조 부회장의 입지는 좌우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조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더 있다. 지난해 3월 교체한 사명과 관련해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기존 한국타이어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은 조 사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은 타이어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 혁신 기술기업을 표방하며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이번 사명 변경은 미래 산업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개별 계열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개척에 도전하는 파괴적 혁신을 지속하게 해줄 초석을 다지기 위해 추진된다”며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자동차 전장 사업체 ‘한국테크놀로지’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낸 것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가처분신청을 통해 “상호 사용으로 영업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가처분신청을 결정했다”며 “특히 조 사장의 배임·횡령 사건이 발생한 이후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한국테크놀로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동생에 지분 넘긴 부친 결정
자발적 결정인지 판단 필요”

당시 재판부는 “‘한국테크놀로지 주식회사’ 또는 ‘HANKOOK TECHNOLOGY GROUP CO. LTD.’를 상호로 사용해서 안 된다“며 “자동차 부품류 제조·판매업이나 자동차 부품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소유·지배하는 지주사의 영업 표지로 사용하거나 영업과 관련된 간판, 거래서류,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 인터넷 홈페이지 및 게시물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구체적인 사용금지 조치도 담았다.

재판부는 “채권자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가 이미 8년 전부터 이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고, 특히 자동차 전장사업 부문에 진출해 해당 분야서 상호를 사용한 것도 2년 5개월 이상 광범위하게 사용된 만큼 주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 ⓒ한국타이어

이어 “상호가 상당히 유사해 오인, 혼동 가능성이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부정경쟁행위 요건으로서의 혼동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당시 판결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상호사용금지 소송서 승소한 첫 사례였다. 최악의 경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간판을 다시 바꿔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또 사명 변경 사업을 조 부사장이 이끌었던 만큼 리스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여러 시나리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무게가 실리는 가능성은 남매 간 연합전이다.

조 이사장과 조 부회장, 그리고 조씨 등 3남매의 한국테크놀리지그룹 지분 합은 모두 30.97%다. 다만 조 사장 지분 42.9%와 큰 차이가 있다. 일각에선 6.24%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조 사장과의 지분 격차는 상당하다.

1972년생인 조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광고홍보팀장을 거치면서 4년 만에 임원으로 올랐다.

조 부사장은 마케팅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 경영운영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 등극했다. 조 사장은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해 이른바 ‘MB 사위’로 불린다.

그룹은 지주회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정점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한국네트웍스, 한국카앤라이프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당겨진 방아쇠
진흙탕 싸움?

주력 계열사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올해 성적표는 낙관하기 어렵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2.5% 감소한 1조435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4.6% 감소한 1060억원을 나타냈다. 순이익 역시 20.7% 하락한 976억원에 그쳤다. 2분기 실적은 장담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가 업계 전반에 드러나는 시기가 2분기로 점쳐지면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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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