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죽이는 롯데리아 횡포

20년 일했지만 남은 건 빚더미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년 동안 롯데리아서 일해 온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직원으로 시작해 점주의 자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그런 그가 롯데리아 브랜드를 믿고 자신의 매장을 열었지만 성공은 쉽지 않았다. 롯데리아 측의 간섭과 갑질 횡포에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라인’과 ‘빽’ 없는 사람은 롯데리아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A씨는 롯데리아서 20년간 직원으로 근무했던 노하우를 살려 자신의 매장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A씨에게 본사 직원이 소개해 준 곳은 홈플러스 지하 4층에 위치한 롯데리아 홈플러스 동탄점. 이미 한 부부가 운영하고 있던 매장이었고 매출은 4000만원을 밑돌았다.

첫 번째 오픈
홈서비스 지연

4000만원이면 현상 유지에도 빠듯한 상황. A씨는 고민했지만 ‘홈서비스’ 이용과 평균매출 6000만원을 약속받고 양도양수를 진행했다. 여기서 홈서비스란 배달서비스와 같은 의미다.

롯데리아의 홈서비스는 매장 (매출) 의 40~5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점포의 입장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렇게 해서 A씨는 꿈꾸던 자신의 매장을 갖게 됐다. A씨가 매장을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 본사 측 직원이 찾아왔다.


직원은 가맹계약서 2부에 대표이사 도장은 이미 날인이 됐으니 A씨의 도장만 날인하면 된다고 했다. A씨가 직접 자필로 작성해야하는 부분은 이미 직원에 의해서 작성돼있었다.

A씨는 계약서 중요한 사항이 기재돼있는 가맹계약서를 개업 이후에 제공한 점과 가맹사업 불공정거래행위 및 정보공개서등을 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을까 했지만, 이미 매장을 오픈했고 본사의 눈 밖에 나면 좋지 않겠다는 생각에 묻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홈서비스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A씨는 수차례 홈서비스 도입을 요청했지만 홈서비스 도입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연되면 될수록 손해를 보는 건 A씨였다. 손해액은 (매월 2~3000만원)에 달했다. 본사가 약속했던 예상매출액에 절반도 되지 않았다.

“롯데리아 횡포로 매장 2개 폐점 했다” 
롯데리아 홈서비스 고의 지연의 이유는?

A씨는 본사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A씨의 인근 매장 두 곳을 운영하는 점주가 A씨 매장의 홈서비스 도입을 반대했다는 것. 자신의 점포 매출이 하락한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본사도 이를 이유로 A씨 매장의 홈서비스 도입을 계속 지연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인금 점포 점주는 A씨의 한 곳에 매장이 매출이 빠진다며 200m 거리로 매장을 이전을 요청했다.

롯데리아 지점장은 A씨의 매장에 찾아와 인근 점포의 이전을 허락해주면 홈서비스 도입을 승인해 주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이전을 허락했고 홈플러스 동탄점은 오픈 18개월 만에 홈서비스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후 A씨는 여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점포 200m 앞에 동종업종이 이전해온 탓에 계속 된 로드매장, 홈배달 서비스 경쟁으로 매출이 계속 하락하며 빚더미에 앉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탄 메타폴리스 대형화재 인명피해까지 터지며 점포를 지킬 수 없게 됐고 결국 홈플러스 동탄점은 폐점에 이르렀다.

A씨는 홈플러스 동탄점 폐점에도 포기하지 않고 매장 이전을 결심했다.

본사 측 관계자는 기존 매장보다 좋은 신도시 상권과 높은 예상매출을 제시해 위례 신도시 상권을 분석했다. 또 기존 매장서 사용하던 기기와 주방용품 등이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960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했다.

힘들게 이전
두 번째 폐점

하지만 본사 측 관계자의 지시로 상가임대차 계약을 완료해 철회할 수도 없는 A씨에게 본사 측은 신도시 특성상 ‘신컨셉 버거랩 인테리어’를 적용해야 한다며 3억에 가까운 인테리어 비용을 발생하게 했다.

A씨는 “처음부터 3억에 가까운 인테리어 비용이 들어가는 줄 알았다면 그동안 입은 경제적 피해도 있기 때문에 이전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억울해 했다. 

본사 측 실무자와 정상적으로 대표이사 승인을 받았지만 본사 측 지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10여 차례 점포방문해 가맹계약해지 및 엔제리너스 커피숍으로의 업종 변경, 홈서비스 중단을 강요했다.

그들은 무인포스 무상대여와 북위례 독점상권을 주겠다고까지 했지만 A씨는 이전에 겪었던 홈서비스 피해 경험과 신도시 특성상 위래점 고객만 받아서는 재기 할 수가 없다는 판단에 회유를 뿌리치고 홈서비스를 하는 조건으로 개업을 했다. 

가까스로 두 번째 매장을 오픈한 A씨에게 문제는 또 있었다. 홈서비스를 개시했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주문량이 들어왔다. 왠지 느낌이 이상했던 A씨는 롯데리아 콜센터와 배달의민족·요기요에 해당 문제를 제기했다.

롯데리아 홈서비스 콜센터 배달앱 관계자의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롯데GRS가 홈서비스 배달가능 지역 반경을 2㎞에서 1㎞로 축소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배달 서비스를 위해 배달앱과 ‘점포 반경 2㎞’ 지역에 롯데리아 제품을 배달할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리아와도 동일한 계약 내용인 ‘단독상권 2㎞ 적용’에 합의했다.

방해한 이유는?
임원과의 친분?


그러나 A씨가 본사 측 홈서비스를 관장하는 영업기획팀 직원과 배달 pc를 통해 10여 차례 확인한 결과 홈서비스 반경은 1㎞로 축소돼 검색됐다. 심지어 매장 바로 앞인 72m 거리도 배달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배달 반경 1lm와 2km의 차이는 많게는 배달 건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항의해 2km로 변경을 하면 다음날 또다시 1km로 축소돼 이런 작업을 매일같이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씨가 롯데GRS에 강력하게 항의하자 회사는 “직원 실수로 품의서를 잘못 올렸다. 시정하겠다” “오류가 있는 거 같으니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항의 이후에도 홈서비스 반경은 계속해서 변경되는 등 나아진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 ▲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

롯데리아 가맹점의 홈서비스는 세 곳의 플랫폼인 롯데리아 홈서비스 콜센터, 배달의민족, 요기요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홈서비스 PC프로그램은 본사 소속인 영업기획팀이 전산팀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A씨와 C배달앱의 상담원이 나눈 대화를 담은 녹음파일에는 롯데GRS가 임의로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을 수정한 정황이 수차례 담겨있었다. A씨가 C씨에게 “롯데리아 본사 측이 홈서비스 배달 반경이나 수정 등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느냐”라고 묻자 C씨는 “그렇다. 특히 롯데리아는 프랜차이즈 본사서 영향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왜 이렇게까지 A씨의 영업을 방해한 것일까.


이에 대해 A씨는 “사업장 인근에 있는 B매장에 매출을 몰아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B매장이 롯데리아 임원과 친분이 있다는 것이다.

인근 점포와 임원과의 친분… 의혹 제기
가까운 곳에 배달시켜도 먼 곳으로 배정

실제로 A씨는 직접 자기 사업장을 지정해 제품을 배달하려 했지만 오히려 B매장으로 강제 지정돼 주문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간격으로 비교해도 A매장과 주문자와의 거리는 72m인 반면 B매장과의 거리는 1.36㎞였다.

반면 롯데리아는 A씨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일부 상권이 겹치는 B매장 가맹점주의 설득과 동의까지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당시 매장을 오픈할 때도 인근에 이미 B매장이 있기 때문에 홈서비스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미리 고지했다. A씨가 요청한 시기에 맞춰 배달 반경 거리를 1㎞, 2㎞ 변경한 건 맞다. 그러나 본사가 임의로 배달 반경을 축소할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A씨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홈서비스 도입까지 평균적으로 90일이 걸리지만 보름 만에 운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공정위에 설명 자료를 제출했고, 결론적으로 정보공개서 미제공 및 매출과 관련해서는 경고를 받았지만 다른 부분들은 혐의 없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업 지역을 부당하게 규제하는 건 불가능하다. 계약서 내용을 통해 조건을 변경하게 된 경위나 절차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본사 직원에게 들은 바로는 우리 점포가 ‘왕따점포’로 찍혔다”며 “정당한 요구와 항의를 한 것 뿐인데 마치 롯데리아에 큰 해를 끼친 것처럼 따돌리고 괴롭히는 것은 대기업의 정당한 자세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리아 관계자는 “영업 실적에 따라 위험 업소로 분류할 수는 있지만 본사 규정상 따로 업소를 분류해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롯데 “사실 아니다”
끝나지 않은 싸움

A씨는 그동안 수차례 본사 측에 하소연을 해 봤지만 롯데리아 측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헸다고 해서 더 이상에 상생이나 협상은 없다고 하는 등의 이유를 대며 계속 회피했다”며 “과연 롯데리아 본사 측에는 가맹사업자의 하소연이 의사결정권자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롯데리아서 만큼은 가맹사업자가 억울한 상황을 겪는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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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