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타고난 배우 이제훈 

카메라만 돌면 광기 어린 연기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이제훈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영화는 <파수꾼>이었다. 2011년 저예산 영화로 개봉해 그해 있었던 모든 영화 시상식을 독식했다. 감독도 배우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파수꾼>의 주역들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발전했다. 그 중심에는 이제훈이 있다. 영화 <고지전> <아이캔스피크> <박열>, tvN 드라마 <시그널> 등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로 그는 이제 가장 주목받는 30대 배우가 됐다. 
 

▲ 배우 이제훈 ⓒ넷플릭스

배우 이제훈의 연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광기’다. 사전적 의미로는 ‘미친 듯한 기운’을 말한다. 이제훈의 눈에 가득 서려 있던, 살쾡이 같은 눈빛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탄탄한 연기력 
부드러운 매력

자신이 갖지 못한 화목한 가정을 가진 친구 베키(박정민 분)를 향한 시기심을 뿜어낸 영화 <파수꾼>의 기태, 전쟁터서 살아남기 위해 마약이 든 주사기를 팔뚝에 힘껏 꽂던 <고지전>의 일영, 풋풋한 첫사랑에 실패하고 좌절했던 <건축학개론>의 승민, 한국판 히어로 탐정을 제시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길동, 조선의 ‘개XX’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박열>의 박열, 미제전담사건을 파헤쳤던 tvN <시그널>의 해영, 그리고 도박장을 털어 새 인생을 꿈꾸는 넷플릭스 최신 영화 <사냥의 시간>의 준석까지, 이제훈의 눈빛에는 늘 광기가 서려 있었다.

이제훈의 광기에 대한 영화감독들의 평가도 주목할만하다. <박열>의 이준익 감독은 그의 광기를 두고 “수백 번을 돌려봤지만 볼 때마다 소름 돋는 연기”라고 평했고, 이번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은 “이제훈이 가진 감정적 진정성과 집중력, 그 안의 에너지, 그걸 다양한 표정으로 보여줄 수 있는 얼굴까지, 모든 것에서 타고난 배우”라고 칭찬했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진학했다가 연기자의 꿈을 위해 한국예술종합대학교(이하 한예종) 연극원에 입학한 이제훈은 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 <약탈자들>로 영화 관계자들 사이서 조금씩 회자됐다. 그리고 <파수꾼>을 통해 단숨에 라이징스타로 발돋움했다.


<사냥의 시간>서 재회한 이제훈과 박정민, 윤성현 감독의 인생에 있어 <파수꾼>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서 다시 함께하게 된 것은 <파수꾼>이 엄청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수꾼>을 하면서 윤성현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았다. 영화를 보는 시각도 그렇고, 윤 감독은 모든 걸 다 바쳤다. <파수꾼> 때도 열악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잠 안 자면서 서로 모든 걸 갈아 넣어 만들었다. 그 작품이 내게 있어서 큰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배우 인생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한 뿌리를 내려준 사람이 윤 감독이다. 그가 생각하는 영화의 다양한 이야기와 장르. 무엇이 됐든 배울 것도 있을 것 같았고,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해 이 작품에 출연했다.”

윤성현 감독과 <사냥의 시간> 재회
“도망치고 싶을 만큼 촬영 힘들었다”

2011년 이후 무려 9년 만의 재회다. 이제훈은 국내 정상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윤 감독은 차기작이 없었다. 여러 소문은 무성했지만, 차기작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과거나 지금이나 연기가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첫 작품보다 20배는 힘들었던 것 같다. 기태 역할을 연기할 때도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공포감에 쫓기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데,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상상력을 극대화해서 연기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무려 9년이다. 스스로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앞만 보던 경주마였는데, 이제 주위를 둘러볼 줄 알게 됐다고 했다. 
 

▲ ⓒ넷플릭스

“단편 영화만 찍다가 <파수꾼>으로 첫 장편영화 주인공이 됐다. 그때는 그저 경주마처럼 ‘연기를 잘해야겠다’만 생각했다. 그 인물처럼 살아야겠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시야라는 게 없었다. 그 이후에 많은 작품을 하면서 작품에 있어 무게감이나 책임감을 갖고 임하다 보니까, 함께 하는 동료 배우들 및 스태프와 잘 어우러지는 법을 배웠다. 배우로서 연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소통하려는 자세가 예전에 비해서는 생긴 것 같다.”

윤성현 감독에 대해서는 집념이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사적인 친분을 유지해왔는데, 현장서의 윤 감독은 더욱 치열해져 있었다는 게 이제훈의 말이다. 

“윤 감독 입장에선 첫 상업영화였다. 녹록지 않았을 것이고, 버거웠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했던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결국 만들어냈다. 영화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았다. 감독이 한 장면 한 장면을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으로 담아내다 보니까, 나 역시도 연기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힘들었고, 모든 것을 던졌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다음 작품은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배우의 집념
미친 듯한 기운

길고 긴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치며 촬영을 하던 중 중단된 적도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개봉을 미뤘고, 넷플릭스와 손잡는 과정서 해외 세일즈 업체인 콘텐츠 판다와도 잡음이 있었다. <사냥의 시간>은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다. 힘들었던 기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여러 과정으로 인해 연기를 하기도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끝내 잘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작품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도망치고 싶기도 했다. 이 정도로 바닥까지 내리게 하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지쳤었다. 촬영, 프로덕션 기간도 길었고, 계속 쫓기는 준석으로 살아가면서 이러다 황폐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파수꾼>에 대한 뜨거운 찬사와 함께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등 충무로를 이끄는 30대 연기자들이 대거 참여한 이 작품은 개봉 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연 <사냥의 시간>은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스릴러 장르의 서스펜스는 상당하지만, 악역 한(박해수 분)이 준석(이제훈 분)을 놓아주는 장면부터 ‘산으로 간다’는 평가가 많다. 아울러 이야기를 매듭짓지 않고 끝낸 대목은, 신선하지만 허무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훈은 아쉬움보다는 <사냥의 시간>이 가진 특별한 장점을 더욱 주목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직선적이고 제가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액면 그대로의 상황과 그 상황을 타개해가는 그런 이 치기 어린 젊은이들의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미술이나 이미지적인 면에서 이런 한국영화는 없었다고 자부한다.”

영화는 공포스러운 한과 맞서기 위해 떠나는 준석의 얼굴로부터 마무리된다. 이 대목서 청춘을 향한 윤 감독의 응원이 녹아있다. 교훈적인 메시지가 있으나, 노골적이지 않다. 이제훈에게 이러한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줬다고 한다. 

“영화 마지막 장면 찍을 때 감독이 이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의중이 이해됐다. 내가 선택한 뭔가에 대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때 ‘나는 도망갈 것인가’ 아니면 ‘맞서 싸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결과물만 보고 그 의미를 해석한 영화 팬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것을 영화 막판에 느꼈는데, 영화 완성되고 알았던 걸 영화만 보시고 알아주시는 것이 기뻤다.”

디스토피아
베를린영화제


촉망받는 배우로서 매번 유의미한 연기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이제훈에게도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인생을 살다 보면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 선택에 있어서 결과가 주어진다. 저 역시도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텐데,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거나 아니면 순응하지 않고 저항하게 될 수도 있고, 또는 회피하고 도망갈 수도 있다. 현재 배우라는 길을 걷고 있다. 나 역시도 힘든 순간을 맞을 수도 있는데, 그 모든 것이 배우라는 울타리 안에서 도약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배우의 길을 포기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몸소 체험하고 느낀 점이다.”

<사냥의 시간>은 디스토피아에 관한 이야기다. 암울함 그 자체다. 말로만 나오는 ‘헬조선’의 실사화기도 하다. 한화의 가치는 떨어졌고, 총기류는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다. 경제는 물론 치안도 무너졌다. 약자들은 죽임을 당하는 약육강식의 세상. 유토피아를 꿈꾸는 청춘들이 희망 대신 절망을 맛본다. 희망을 보기 위해서는 ‘맞설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제훈에게 있어 유토피아는 무엇일까. 작은 영화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 배우 이제훈 ⓒ넷플릭스

“내 꿈은 소박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건데, 극장 하나 차리는 게 꿈이다. 그곳에서 팬들과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냥의 시간>이 끝나자마자 뉴욕으로 떠났다. 뉴욕에 가면 독립영화관이 많다. 50∼60년 전에 만들어진 필름을 상영하는 영화관이다. 그런 곳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작은 영화관을 만들고 싶다.”

이제훈이 준석을 통해 표현해야 했던 감정은 주로 공포심이다. 정보를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존재 앞에서 느끼는 공포감을 온전히 표현해야 했다. 주로 과거의 경험을 많이 의지했다고 한다. 

“한(박해수 분)과 마주할 때 극심한 공포심을 표현해야 했는데,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내게 ‘이리 와 봐’라고 했던 형들을 만났을 때의 감정을 끄집어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와보라고 할 때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때 무작정 도망쳤는데, 그렇게 심장이 떨렸던 적이 없다. 한을 연기한 박해수 배우가 워낙 강렬한 이미지를 구축해줘서 하체에 전율이 있으면서 기운이 확 빠지는 경험을 했다. 회생 불가능한 낭떠러지 앞에 있는 기분으로 연기했다.”


에너지, 열정, 진정성 ‘엄지 척’
“영화·드라마 이어 제작자 도전”

<사냥의 시간>에는 젊은 30대 배우들이 주축을 이룬다. 30대 초중반의 또래 배우들이 한 앵글에 담긴다는 점도 이 영화만의 특색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서 나오는 시너지가 어마어마하다. 연기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배우들의 힘이 모니터를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연기만큼은 호불호가 없다.

“영화를 찍으면서 ‘왜 이렇게 안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에너지로 똘똘 뭉친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캐스팅을 생각해볼 것 같다. 현장에 가는 게 정말 행복했다. 일하러 간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이 정말 좋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사냥의 시간>이 한국영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되면서 이제훈은 지난 2월 열린 제70회 베를린영화제에 다녀왔다. <사냥의 시간>은 영화제 상영관 중 가장 큰 규모인 팔라스트 극장 1600여석을 매진시켰고,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나온 영화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영화제서 내 작품으로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까 했는데 <사냥의 시간>으로 베를린을 가게 됐다. 꿈만 같았다. 가기 전부터 설렜다. 1600여석이 꽉 찬 모습과 상영 후 박수와 환호를 들었을 때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영화제에 오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새삼 느꼈다.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또 다짐하게 된 계기였다.”

<사냥의 시간>이 끝나도 이제훈은 바쁘다. 영화 <도굴>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촬영도 한창이다. 아울러 제작자로서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이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리는 범죄 오락 영화다. 이제훈과 함께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가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기에 놓인 영화계를 살려줄 영화로 꼽힌다.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청년과 후견인의 이야기로 죽은 이들이 남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을 담는다. 뮤지컬 배우 탕준상과 투톱 영화다. 이제훈은 “굉장히 파격적인 이미지의 영화”라고 정의했다.

배우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활동의 영역을 넓힌다. 최근 정우성, 하정우 등 선배 배우들의 변신에 이제훈도 동참한 셈이다. 지난 10월 양경모 감독, 김유경 프로듀서와 제작사 하드컷을 설립하고 첫 작품 <팬텀>을 준비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출발한다. 

다음은…
제작자?

“영화를 떼어놓고 제 인생을 논하기도 힘들고 영화가 아니면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래서 제작도 도전하게 됐다. 지금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대중이 좋아할, 혹은 오래 남겨질 작품을 만들어 보여드리는 게 제 꿈이다. 어떤 방향성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볼 테니 주목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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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