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울려 퍼진 '박씨' 승전보

부진의 터널 빠져나온 ‘박-박’

LPGA 투어에서 한국선수들 활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2명의 박씨 선수가 연이어 승전보를 울렸다. 두 선수 모두 오랜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인비와 박희영이 일주일 간격으로 값진 승리 소식을 전했다. 박인비는 2년, 박희영은 7년 만에 맛보는 정상의 자리다. 경쟁자들의 추격을 극적으로 뿌리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고생 끝 결실

박희영은 지난달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최혜진과의 연장 4차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약 7년 만의 LPGA 우승이자 개인 통산 3승째를 기록한 박희영은 우승 상금 16만5000달러(약 2억원)를 손에 쥐었다.

박희영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박희영은 유소연, 최혜진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박희영은 연장 4차전까지 가서야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세 선수는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연장 2차전에서는 파에 그친 유소연이 탈락했다. 박희영과 최혜진은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나란히 버디를 기록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4차전에서 박희영은 차분하게 파에 성공하며 우승을 마무리했다. 최혜진은 티샷을 나무 밑으로 보내는 실수 탓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등 대거 타수를 잃으면서 흔들렸다.

박희영, 7년 기다림 끝 통산 3승 달성
박인비, 지긋지긋한 아홉수 깨고 20승

2008년 LPGA 투어에 뛰어든 박희영은 2011년 11월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리고,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2승을 거둔 후 추가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1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상금 순위 110위에 그쳐 출전 자격을 유지하지 못했다. 시즌 후 11월 Q시리즈(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2020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박인비는 지난달 16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로 3타 차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통산 20승 고지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2003년 박세리(25승·은퇴) 이후 두 번째다.

한때 2위 선수들에 6타 차로 앞서다가 14번홀(파4) 보기로 류위(중국)에게 2타 차 추격을 허용했던 박인비는 15, 16, 17번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박인비는 “15번홀(파5) 세 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16번홀(파3)이 어려운 홀이라 위기였다”며 “15번홀에서 최소한 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15번홀 그린 주위 벙커에서 시도한 네 번째 샷을 홀 약 1.5m로 보내 파를 지켰다. 추격하던 류위가 16번부터 18번홀까지 3연속 보기로 무너진 덕에 박인비는 16번홀 보기에도 큰 어려움 없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박인비는 “17번홀(파5) 버디 이후 3타 차가 된 사실을 알고 어느 정도 안심했다”며 “어려운 홀인 16번홀에서 더블보기도 나올 수 있었는데 그 홀 버디를 하고 나서도 17, 18번홀에서 연속 파만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며 “퍼트 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 주에 퍼트가 잘 됐다”고 말했다.

2018년 3월에 19승을 따낸 뒤 2년 가까이 승리가 없었던 박인비는 “한국에서 ‘아홉수’라는 말이 있는데 호주가 행운의 장소가 됐다”며 “후반 9개 홀이 바람도 많이 불어 어려웠지만 파만 지키자는 생각으로 버텼고, 3라운드까지 3타 차 리드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침착했던 마무리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6월까지 세계 랭킹을 전체 15위, 한국 선수 중 4위 이내로 올려야 한다. 박인비는 현재 전체 17위, 한국 선수 중에서 6위에 올라 있다. 박인비는 “국가대표 되기가 쉽지 않다”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더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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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