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법조인이 뛴다>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8 10:41:35
  • 호수 1245호
  • 댓글 0개

“‘정치인 40세’ 일하기 딱 좋은 나이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가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 5년 전 <일요시사>에 법률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김 변호사가 어느 새 정치 유망주가 됐다. 정치인 김기윤은 어떤 사람인지 <일요시사>가 심층 인터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젊은 정치인’ 김기윤 변호사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인 김기윤 변호사와 <일요시사>의 인연은 깊다. 김 변호사는 2015년부터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요시사>에 생활법률 칼럼을 기고해왔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변호사이자 정치인이다. 매주 재판 때문에 지방을 밥먹듯 오간다. 주말에는 지역구 활동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시사>에 칼럼을 보낸 김 변호사의 열정과 성심함에 놀랄 때가 많았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 경기도 광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에 언제 입당했나요?
▲새누리당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기 전인 2016년 12월경 입당했습니다. 당시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입니다. 제 나이 37세였을 때입니다. 지인 변호사들이 전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망해야 되고, 망했다고 말하던 시기였죠. 당 내부도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당직자들이 파업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는 매일 확성기로 “새누리당 망해라”하고 외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습니까?
▲‘미쳤다’고 했습니다. 동료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뜯어 말렸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죠. 제가 서울대학교 법학과 대학원에 다녔는데, 대학원 지도 교수님이 노무현정부 시절에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이러니 더욱 기이하게 생각한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장관까지 지내던 대학원 교수님의 제자가 망해가던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하니… ‘미쳤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죠. 

왜 37세 젊은 변호사가 왜 새누리당에 입당했나요?
▲한국은 정당정치 국가입니다. 즉, 정치는 정당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미국, 중국 심지어 북한도 정당을 통한 정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정당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이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심각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 앞날이 불안했습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라는 명제 때문입니다. 권력 속성상 정당정치 국가서 어느 한쪽이 정치를 독점한다면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양대 정당서 한 당이 무너지면, 균형과 견제가 무너집니다. 정치는 상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통해 보수당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없었습니까?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노무현정부 때 장관을 지냈습니다. 수업시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고, 지도교수님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나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민주당은 절대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주류는 군사정권 시절에 학생운동을 한 분들입니다. 우선 그 분들의 민주화 운동에 후배로서 깊게 감사드립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죠. 그런데 군사정권서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반(反)기업정서가 상당합니다. 군사정권의 돈줄이 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학생 운동 경험이 있는 정치인 대부분이 민주당에 몸담고 있지요. 이분들은 여전히 반기업 정서가 강한 것 같습니다. 민주화운동은 민주화 국가건설이라는 결실로 끝내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기업을 디딤돌로 국민을 취업시키고 경제를 성장시켜야 할 때입니다.
 

▲ 김기윤 변호사

두 번째, 동성결혼 제도화에 반대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 헌법서 동성결혼을 제도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동성결혼 허용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민주당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집회에 참석하죠. 저는 동성결혼에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2016년경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위 2가지 철학을 제외한 나머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된다면 이 2가지를 빼놓고 전부 바꾸기 위해 입당했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게 애국심이 아닐까요?

서초동 사무실 두고 매일 광명으로 
한 달에 주민 200명씩 만나 법률상담

경제에 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북 보은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안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니께서 제가 못 먹어 영양실조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죠. 3형제 중 둘째입니다. 어렸을 때 바로 위에 누나가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백혈병을 치료하지 못해 기도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경북 영주에 있는 한 기도원에 묘가 있지요. 그래서 3형제 중 제가 둘째가 됐습니다. 가난 앞에서는 ‘가족의 죽음도 뜬눈으로 볼 수밖에 없구나’라는 걸 어렸을 때 알았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등록금이 없어서 대출도 받았고, 빌려서 낸 적도 있고요. 어머니는 밤새 병원서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안 저는 서울서 사법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식당 설거지, 새벽마다 전봇대에 전단지 붙이기, 독서실 청소 등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공부했는데, 29세에 사법시험을 합격했지요. 

대한민국은 잘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대한민국이 잘 살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저는 교만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더 풍유해져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는 좋은 인재들을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인재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할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기업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 벌어들인 수입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국가도 세금을 많이 거둬야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경제문제로 자살한 가족이 있었는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돼 그런 가정이 없기를 바랍니다.

‘광명 동네 변호사’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제가 변호사라서 그런지 광명시민들에게서 법률상담이 많이 들어옵니다. 한 달에 200명 정도 찾아 오십니다. 하루 평균 6∼7명의 광명주민을 전화나 직접 만납니다. 광명시에 있는 모든 법률문제가 다 들어올 정도죠. 어떤 가게가 월세를 못 내고 있고, 누가 싸웠고, 누가 경찰서 조사 받았는지 등…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음에도, 지금은 광명 동네 변호사가 됐습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납니까?
▲편의점 아시죠. 편의점 앞 테이블서 캔커피 한 잔 하면서 상담도 하고, 노인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께 인사 드리면 “변호사 아들 왔다”고 하면서 복지관서 상담도 해드립니다. 제가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인데, 공장 접견실에 가서도 상담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전국서 상담을 가장 많이 하는 변호사일 겁니다.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담하다 보니, 광명서 안 가본 커피전문점이 없습니다. 또 광명시 네이버 맘카페서도 활동합니다. 젊은 엄마들과 자주 만나서 상담을 해드립니다. 젊은 엄마들도 이런저런 사연이 많지요. 아동 학대부터 이혼 상담, 소액이지만 돈 빌려 주고서 못 받은 것, 부모님께서 빚을 많이 지고 돌아가셨을 때 처리방법 등을 상담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법률상담이 있었나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지난해 말에 금강정사 모임에 갔습니다. 모임의 한 분께서 저에게 아들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이 가품 중고시계를 10만원에 팔다가 현장서 체포당했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평소 가품 시계를 중고매장서 구입한 후 1년 정도 차다가 다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다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흔히들 학생들이 중고시계를 산 후 차다가 다시 팔다가 걸렸죠.

불법인 것을 몰랐던 것이죠. 그런데 아버지께서 무혐의로 할 수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무혐의는 불가능하고 처벌을 받지 않는 ‘기소유예’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했죠.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인데, 그 학생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도 받고, 박사과정도 수료하고 군 생활을 서울대학교서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성실해서 교수님과 같이 논문도 쓰고 많은 연구로 수상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한 번은 제게 묻더군요. “저의 꿈이 교수인데, 중고시계를 구입한 후 1년 동안 다시 팔다가 걸렸는데,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자가 되는 것이냐?”고요. 그 학생이 29세였는데, 젊은 나이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교수의 꿈을 가진 그가 절망할 것 같더군요.
 

▲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접견실서 충청향우회 소속 직원에게 법률 상담 중인 김기윤 변호사

그래서 기소유예를 받도록 정말 열심히 도와줬고 한 달 후 연락이 왔어요. 기소유예를 받았다고요.

앞으로 그 학생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공과분야에서 많은 헌신해 주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광명엔 실적이 우수한 새마을금고가 있습니다. 임원 중 한 분이 상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작년에 아들이 불의로 죽었는데,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면서요. 그분께서 말하기를 아들이 죽었을 때, 수천만원의 빚을 남기고 죽었는데 당시 상속을 포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새내기 정치인으로 총선 출사표 던져
대한민국 보수 견제·균형·재건 목표 

왜냐고 물어보니 아들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들도 아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죽은 아들을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이 아비로서 할 일이라고 하면서 수천만원을 전부 갚아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1년 만에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더군요. 너무 아픈 심정이었고 법률문제라서 상담을 받고 싶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하는 서류가 아니고 아들이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그 지인이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회생신청을 해서 관련서류가 온 것이었습니다. 

모두 다 설명해드렸습니다. 그 임원분께서 부인이 법원서 서류를 받고 정신이 멍한 상태서 쓰러져 어깨뼈가 뿌려졌다는 거예요. 제가 그 말을 듣고 임원분께 부인에게 바로 전화해 저를 연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임원분의 부인과 통화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남편을 통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법률전문가인 제가 직접 설명해드려야 부인이 안심될 거라는 생각에 직접 통화한 것입니다.

제가 통화하는 중 임원분께서 사람들 있는 카페서 제 팔을 잡고 우시는 거예요. 정말 고맙다고요. 저의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학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광문초등학교와 하안북중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 철산중학교에서는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 등을 맡고 있죠. 지난 4월부터 일직동에 있는 빛가온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는데, 학부모님께서 제 이야기를 학교에 많이 했나 봐요. 
 


매일 아침마다 빛가온초등학교 어머니들을 만나는데 “일 년에 두 번 나와서 하는 것도 힘든데, 매일 꾸준히 나와서 교통봉사를 해 주셔서 정말 성실하시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빛가온초등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학교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학부모와 친분도 생기고, 법률문제에 관해 상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복지회서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장애인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광명시 충청향우회에선 자문변호사로 임명돼 충청향우회 회원들께도 어려운 법률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정치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저는 미취학 아동 셋을 둔 다둥이 아빠입니다. 첫째 딸 7세, 둘째 딸 4세, 막내 아들 3세입니다. 다른 집 같으면 아버지가 퇴근하고 육아나 집안일을 돕겠지만 형편상 그렇게 하지 못해 늘 아내한테 미안합니다. 더욱이 장인, 장모님이 올해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사위로서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이 불평 없이 마음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집 대소사에 관한 결정은 모두 아내가 하도록 전폭적으로 믿고 맡깁니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합니다. (웃음)  

제가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다 보니 일찍 일어나 출근합니다. 오전, 오후에는 변호사 업무를 보고 시간을 쪼개어 밤에 광명시민들에게 법률상담을 하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매일 밤 10시, 11시 넘어 퇴근합니다. 가끔 밤 아홉 시 정도 일찍 퇴근할 때면 아이들이 볼멘 목소리로 아빠를 외치며 매달릴 때 가슴이 뭉클합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30분이라도 땀나게 놀아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엄마와 있다가도 아빠가 오면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일하기 좋은 나이, 40세 변호사입니다. 젊지만 가난을 알고,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성숙한 40세의 젊은이가 광명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많이 지켜봐 주십시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정직과 청렴을 잃지 않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mp@ilyosisa.co.kr> 

 

[김기윤 변호사는?]

▲1980년생, 충북 보은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충북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시험 51회 합격
▲변호사
▲현) 경기 광명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현) 빛가온초등학교·하안북중학교 학교폭력위원, 철산중학교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
▲현) 광명시 충청향우연합회 자문변호사, 기아자동차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
▲현) 경기도 장애인복지회 광명시지부 자문변호사
▲전)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정책자문위원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