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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19일 18시11분

화제의인물


<이슈&인물>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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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잡힌 그놈 “누구냐 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처음으로 특정됐다. 총 10차례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DNA 증거물 가운데 최소 3건이 이 용의자와 일치했다. 용의자가 화성연쇄살인사건 발생 장소 인근서 나고 자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놀랍게도 그는 처제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이춘재. 그는 1급 모범수였다.  
 

▲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

화성연쇄살인사건은 국내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이다. 범인은 1986년 9월15일부터 1991년 4월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서 13세부터 71세 여성 10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며 전 국민을 공포와 충격에 빠트렸다. 

80∼90년대 
전 국민 공포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의 범행 수법은 잔인했고, 엽기적이었다. 범인은 피해자의 스타킹이나 양말 등 옷가지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絞殺)을 살인 수법으로 가장 많이(7건) 사용했다. 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케 하는 액살(縊殺)도 2건 있었다. 

범인은 또 피해자가 사망한 뒤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하는 극악무도한 짓도 4건이나 저질렀다. 당시 경찰 수사에 따르면 범인은 버스정류장서 연결된 논밭길 혹은 오솔길에 숨어 있다가 귀가하는 피해자들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되던 살인은 1991년 4월 3일 동탄면 반송리에서 벌어진 사건을 끝으로 멈췄다.

실제로 범인 검거를 위해 205만여명에 달하는 경찰이 투입됐다. 화성 일대를 샅샅이 뒤졌고, 신속 해결을 주문하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지시까지 떨어진 상황에 혹시나 이어질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24시간 경계 근무 체제에 들어가기도 했다.

용의자에겐 당시 최고액인 50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고, 1992년 기준 누적 수사비만 해도 5억400만원에 달했다. 용의선상에 오른 수사 대상자만 2만1280명, 지문 대조 대상자는 4만116명으로 단일 사건 가운데 최다였다.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수사본부가 꾸려진 화성경찰서 서장 2명이나 연달아 직위 해제되기도 했다. 범인은 그렇게 연기처럼 자취를 감췄고, 결국 사건은 장기 미제로 분류되기에 이르렀다. 

가정폭력 등 이유로 아내 집 나가 
처제 성폭행·살해·유기 무기징역

화성연쇄 살인사건은 이후 1996년 연극 <날 보러 와요>와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 등으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시그널>과 <터널>서도 다뤄졌다. 특히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2013년 개봉 10주년 행사 당시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첫 사건 후 33년, 마지막 사건으로부터 28년이 지난 2019년 한국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그 누구도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범인을 잡게 될 것이라고는 쉽사리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주요 미제 사건 수사 체제를 구축하고 관계 기록 검토와 증거물을 분석하던 경찰은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성 연쇄 살인사건 6차 사건 피해자 옷에서 채취한 DNA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증거물서 채취한 DNA와 일치하는 인물이 있다는 국과수의 통보를 받게 됐다. 경찰은 잔여 증거물 감정을 추가로 의뢰하고 수사기록 정밀 분석 등을 통해 특정한 용의자와 사건의 관련성을 파악 중이다. 공소 시효는 지난 2006년 4월 2일 끝나 처벌이 불가능하지만 용의자가 진범으로 확인될 경우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9일 경찰은 “오랜 시간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소시효 만료 이후에도 화성 사건과 관련해 다양한 제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 규명을 위해 당시 수사기록과 증거물을 보관해 왔다”며 “화성 피해자 옷에서 채취한 DNA 3건과 용의자 DNA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DNA 분석 기술 발달로 사건 발생 당시에는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7월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감정 의뢰했다”며 “대표적 미제 사건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더라도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진안1리로 현재의 진안동 인근. 당시 사건 현장지도를 살펴보면 10차례의 사건 가운데 다수가 진안1리서 멀지 않은 장소서 벌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살인강간 10명
진짜 범인일까

특히 6차 사건은 본적 주소와 아주 가까운 지점서 발생했다. 이후 7차 사건은 비교적 먼 곳에서 벌어졌는데, 이때 버스를 탄 범인을 본 운전기사에 증언에 의해 첫 몽타주가 만들어졌다.  

경찰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씨는 1993년 4월 화성을 떠나 충북 청주로 이사할 때까지 줄곧 화성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발생한 10차례의 연쇄살인이다. 만약 이씨가 진범이라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10차례의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경찰 수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주민이었다는 말이 된다.

또 33년 전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이씨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강간 및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이씨가 수사선상에 오른 건 1987년과 1988∼1990년, 1991년 총 3차례다.

하지만 경찰은 특별한 증거가 없는 가운데 ▲8번째 사건서 발견된 체모의 유전자(DNA)가 이씨 것과 일치하지 않고 ▲8번째 사건의 범인이 검거된 데다 ▲범행 현장 족적이 이씨의 발 크기와 다른 점 등을 이유로 수사 대상서 배제했다.

지금까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던 건 그가 이미 교도소 안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력 용의자 이씨는 이미 20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였다. 그는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그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붙잡혀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그의 아내 역시 1993년 12월 가정불화와 가정폭력 등을 이유로 집을 나간 상태였다. 

이씨는 1994년 1월 20세였던 자신의 처제에게 “토스트기를 주겠다”며 말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자택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전날 미리 준비해둔 수십 개의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건넸다. 이씨는 음료수를 마시고 잠이 든 처제를 성폭행한 뒤, 망치 등으로 머리를 4회 이상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시신을 1㎞가량 떨어진 철물점 창고로 옮겨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반인륜적 범죄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진 점, 범행에 대한 뉘우침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도덕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며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우발 범행일 가능성을 감안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이씨는 파기환송심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달래며 조사 
유도 애먹어

이씨가 처제를 살해한 수법은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닮은 점이 많다. 이씨는 처제의 시신을 청바지 등으로 묶어 싸놨다. 화성연쇄살인사건 현장서 피해자의 옷가지가 발견된 것과 유사하다. 시신 유기 방식도 비슷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에도 범인은 피해자의 시신을 범행 현장 인근의 농수로나 축대, 야산 등에 숨겼다. 현재로서는 이씨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는 게 경찰과 프로파일러의 진단이다. 
 

1995년 부산 교도소에 수감된 이씨는 20년 넘는 수감 생활 동안 단 한 차례의 문제도 일으키지 않은 1급 모범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유영철이나 다른 흉악범죄자들이 교도소 내에서 여러 차례 문제를 일으킨 것과 달리 흔한 징계조차 한 번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부산교도소는 이씨를 4등급으로 나뉘는 수감자 등급 중 1급 모범수로 분류했다. 무기 징역수가 아니었다면 이미 가석방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되었다는 보도를 접한 이후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음은 물론, 지난달 18일 자신을 조사하러 부산까지 내려온 경찰 앞에서도 얌전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씨는 현재 불거진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교도소 1급 모범수…조용한 성격
범행수법·인상착의 유사…자백할까?

경찰은 이씨의 입을 열기 위해 2009년 강호순 사건에 활약했던 베테랑 프로파일러 투입을 결정했다. 부산교도소서 안양교도소로 이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57명 규모로 꾸린 화성연쇄살인사건 재수사 수사본부에 프로파일러를 대거 포함시켜 이씨 접견에 투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이후 세 차례 이상 진행된 이씨 접견조사에 동행, 그의 반응 등을 면밀하게 관찰했다.

이 프로파일러 중에는 2009년 10명을 숨지게 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으로부터 자백을 이끌어낸 A 경위도 포함돼있다. 강호순은 2009년 1월 경기 군포서 실종된 여대생 살해 혐의로 체포됐으나 추가 수사를 통해 2006∼2008년 7명의 여대생을 살해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수사팀이 봉착한 가장 큰 문제는 이씨가 경찰 조사를 거부해도 특별히 불이익을 받을 일이 없다는 점이다. 1991년에 끝난 연쇄살인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로, 경찰이 DNA 감식 결과 등을 들이밀어 압박을 가해도 이씨로선 다시 법정에 설 일이 없다. 

경찰은 다른 사건 DNA 감식 결과를 기다리며 이씨와 꾸준히 접촉,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 앞서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도 이씨와 ‘라포르(rapport·신뢰관계) 형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또 이씨의 혈액형이 당초 알려진 범인과 같은 B형이 아닌 O형이라는 점은 ‘이씨가 진범이 아닐 수 있다’거나 ‘공범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확보한 혈흔이 용의자의 것인지, 피해자의 것인지 불분명하고 당시 경찰이 왜 B형을 특정했는지 알 수 없어 증거 효력이 떨어진다”며 “이씨가 진범이 아니라거나, 공범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경찰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수사 초기 혈액형을 B형으로 특정함에 따라 진범을 놓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소시효 만료 
처벌 못하나

만약 이씨가 혐의를 인정하더라도 추가적일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전에 일어난 범죄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공소시효 폐지 전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를 낸 화성연쇄살인사건. 30여년간 감춰져 있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정의를 바로 세우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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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5채 모두 1999년 8월17일 산것으로 보아 공공분양 전형으로 계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전 정보 입수했나? 당초 분양주택은 1인 1채 계약이 원칙이었다. 주공아파트는 분양 당첨이 된다고 한들 2채 이상이 계약이 성사될 수 없다. A씨는 어떻게 5채나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었을까. 현직자도 공공주택 입주조건이 되느냐는 물음에 LH 관계자는 “공개모집이기 때문에 현직자도 조건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적인 문제가 없지만 사업 총괄을 맡은 A씨가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있어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수원 권선3단지 주공3단지아파트는 분양이 더뎠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미분양에 앞서 주공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무주택자 ▲일정 수준의 자산과 소득수준 등의 입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외의 경우도 존재했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아파트가 미분양이 계속 일어나는 ‘극심한 미분양’에 한해 입주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당시 1999년 8월25일 <연합뉴스>는 ‘주공아파트 미분양 물량 매매 활기’ 기사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 230채 중 180채가 팔렸다고 설명했다. A씨가 아파트 5채를 매매한 시기는 <연합뉴스> 보도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1999년 8월17일이다. 수원 권선3단지 주공3단지아파트가 당시 극심한 미분양 상태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해당 기사에는 주택공사가 (1999년) 9월말까지 미분양 주공아파트 5채 이상 분양자에게 20%의 계약금을 10%로 할인해주고 중도금을 잔금으로 이월시켜 준다는 내용도 나온다. A씨가 5채 이상 분양자 구매 혜택을 미리 알고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의심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LH 관계자는 “분양주택 관련 업무는 판매기획처, 건설건축은 공공주택 기획처에서 담당한다. 기획조정실은 분양주택 관련해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기획조정실에서 사업 전반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공아파트는 후보지 선정부터 완공까지 평균 5년이 소요된다.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의 경우 2001년 8월경 준공과 입주가 시작됐다. A씨는 그 기간 동안 경영관리실, 기획조정실, 사업담당 이사 등을 지냈다. 주택공사에서 진행한 주공아파트 사업과 무관한 부서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 A씨는 공사 내 입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보인다. 1975년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해 자재·택지·인사·기획·경영평가 등 관리 부문을 두루 거쳤다. 1995년 10월에는 출자관리실 실장으로 승진, 이후 1998년 1월까지 경영관리실장으로 근무하다 경남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같은 해 8월 기획조정실장으로 발령받았다. 이후 2000년~2001년 사업담당 이사, 2001년 1~8월 총무이사, 2003년 7월까지 사업이사를 지냈다. 2003년부터는 부사장으로 취임해 2004년 당시 주택공사 사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사퇴했을 당시 사장 직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몇몇 언론은 2006년 퇴임 때까지 30년 넘게 주택공사의 핵심요직을 넘나든 그를 가리켜 ‘주공맨’이라 지칭했다. 31년 근무 ‘주공맨’ 2002년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업무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시작하면서 경기 과천 신도시 건설부터 현재 국민임대주택 건설까지 청춘을 주공에서 다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A씨 말대로라면 주공아파트 사업은 그의 손을 한 번씩 거쳤다고 추측된다. 또 임금피크제 등 도입, 아산 신도시 개발사업을 지휘하면서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여 선후배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A씨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충남개발공사 초대 사장,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전도시공사 사장으로 역임했다. A씨는 공기업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를 계속 보유했다. A씨가 충청남도 개발 공사 사장이었던 2009년 3월 충남도청 도보를 통해 ‘재산등록 및 변동사항 공개목록’이 공개됐다. A씨 재산 내역에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 5채가 확인된다. A씨가 산 아파트 5채를 살펴보면 종전가 총 4억5000만원에서 실거래가가 2채는 5200만원, 3채는 5700만원 증가해 총 3억1100만원이 올랐다. A씨는 아파트 5채로, 7억2500만원 수준의 자산을 갖고 있는 셈이다. 대전도시공사 사장 시절이었던 2011년 3월 A씨의 재산 내역을 살펴보면 아파트 3채는 1억5500만원, 2채는 1억5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아파트 5채를 합치면 7억6500만원이다. 2년 동안 4000만원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때 A씨는 21억8437만9000원을 신고해 대전 5개 자치구 의회 의원과 공직유관단체장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약 9억원 정도하는 아파트에 수원 권선3단지 주공3단지 아파트 5채까지 소유했다. 입주 분양가 7600만원 추정 최근 실거래가 4억원 웃돌아 2012년 10월 A씨는 336동 17층 한 채를 2억2000만원에 매각한다. 2013년 3월 대전광역시가 공개한 재산 내역에 따르면 A씨의 재산을 살펴보면 팔고 남은 아파트 실거래가 각 800만원씩 올라 총 3200만원의 차익을 거둔다. 같은 해 A씨는 2억2000만원에 아파트 1채를 판다. A씨가 대전도시공사 사장 마지막 임기였던 2014년 재산 내역을 보면 갖고 있던 아파트 3채에서 총 900만원이 올랐다. 수원권선3지구 주공3단지 3채를 4억7000만원을 소유했다고 신고했다. 이듬해에도 A씨는 아파트 1채를 2억5500만원에 매각한다. A씨가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2채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는 분당선 매탄권선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화홍고등학교와 명당초등학교가 단지 바로 건너편에 있고 화홍중, 남수원중, 권선고 등 도보거리에 학교가 많아 학세권이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도서관 등의 교육시설도 가까워 각광받고 있다. 호재가 있는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아파트는 지난달 20일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금 팔아도 A씨는 최소 8억원 넘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3억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아파트 5채를 산 A씨가 지금까지 계속 갖고 있었더라면 20억원이 넘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수원과 연고도 없는 A씨가 수원 권선3지구 주공3단지 아파트에 한 번도 살지 않으면서 아파트 5채를 구입한 것은 도의적인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 “정부 말 듣고 미분양 산 것” 해당 의혹에 대해 A씨는 당시 정부 정책에 때문에 임대사업자 제도로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였다고 해명했다. 당시 IMF 직후 분양 아파트가 많이 나오자 주택공사 직원들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이때 A씨도 수원권선3단지 주공A아파트 5채를 사들이며 임대사업자가 됐다고 반박했다. <jsjang@ilyosisa.co.kr>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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