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급 전범의 아들 ‘료헤이’ 전격 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0:13:43
  • 호수 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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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청초, 문재인은 고자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망언을 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일파 학자 중 한 명이다. 앞서 류 교수는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을 역임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은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자본으로 설립된 국내 재단법인이다. <일요시사>는 일본재단과 전범의 아들 료헤이를 전격 해부했다.
 

▲ 류석춘 연세대 교수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 도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에 비유하는 망언을 했다. 그는 “(위안부와 관련해)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강의 도중 질문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매춘)한 번 해볼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류석춘
망언은?

즉각 류 교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재단 자금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사실이 주목받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23일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기 위해 연세대를 방문한 후 “(류 교수가 몸담았던)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일본 전범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은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자금으로 설립·운영되고 있다. 료이치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다. 그는 극우 정치인이자,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의 숭배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3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무솔리니와 회견한 바 있다. 1974년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서 “나는 전 세계서 가장 돈이 많은 파시스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료이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에 전후 A급 전범 용의자로 체포돼 스가모 감옥서 3년간 수감됐지만, 이후 불기소 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그는 경정도박사업으로 떼돈을 벌었다. 수감생활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조부와 친해진 그는 국가로부터 해당 사업을 따냈다. 이후 모터보트 경주법 제정에 힘을 쏟았고, 사단법인 일본 모터보트 경주회 설립에 관여했다. 료이치는 지난 1962년 벌어들인 경정 수익금으로 재단법인 일본선박진흥회(현재 일본재단)를 설립했다.

류석춘 망언으로 일본재단 관심↑
일본 자살특공대 ‘가미카제’ 고안

일본재단의 이사장은 현재 료이치의 삼남 료헤이다. 그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료헤이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그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는 일정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료헤이의 아버지 료이치 때부터 두 가문이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비단 아베뿐만이 아니다. 료헤이는 지난 1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 신지로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등 막강한 일본 정계 인맥을 자랑한다.
 

▲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의 아들 료헤이의 블로그. 그는 현재 일본재단 이사장으로 문재인정부가 고자질 외교를 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료헤이는 ‘친 박근혜, 반 문재인’ 성향을 보인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그 성과-’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은 5개 국어(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를 마스터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방문은 유창한 영어가 호평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27∼28세 때였을까. 내 사무실서 점심을 함께한 적이 있다. 언젠가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날이 찾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2014년 4월에는 “1976년 9월 한국나병연구원 준공식에 당시 24세였던 청초한 박근혜씨도 참석했다”는 글과 함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호감을 드러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박하기만 하다. 지난달 26일 그는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가 안전을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라며 “솔직히 놀랐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
재단 설립

그는 같은 글에서 위안부 동상 설치와 관련해 “한국의 ‘고자질 외교’, 민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위안부 동상을 전 세계에 설치하기 위해 관민 일체가 돼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그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료헤이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본재단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여러 연구재단을 설립했다. 문제는 일본재단이 각국에 연구재단을 세우는 목적이다. 일본재단이 이 같은 각국의 재단을 통해 역사왜곡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난징대학살’을 왜곡하려는 시도다. 난징대학살은 지난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난징에 진입해 중국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6주 동안 포로들과 민간인들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다. 정확한 학살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극동국제재판 판결에 따르면 최소 12만명서 최대 35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본재단의 자본으로 설립된 도쿄재단은 난징대학살이 허구라는 일본 극우 학자의 책 <난징 대학살: 사실 vs 허구, 한 역사학자의 진실 탐구>(The Nanking Massacre: Facts Versus Fiction, A Historian’s Quest for the Truth)를 번역해 미국 주요 대학과 유럽 대학의 도서관으로 보낸 바 있다.
 

류 교수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일본재단의 돈으로 설립됐다. 지난 1995년 종전 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해 일본재단은 연세대에 75억원을 출연했다.

처음에는 대학교 내에 설립하려 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결국 학교 독립 법인으로 설립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역사왜곡
앞장선다

표면상으로는 여느 연구단체와 차이가 없다. <일요시사>가 일본재단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본재단은 아시아연구기금의 목적을 “한일 양국의 상호 이해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위해 국제 수준의 연구와 학술활동을 수행하고 다음 각 호의 열거 사항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각 호는 ▲한국과 일본의 상호이해와 협력 증진을 위한 양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에 관한 연구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평화에 관한 연구 ▲동북아시아의 경제와 산업 협력에 관한 연구 ▲기타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학술연구 및 교류 사업 등이다.

일본재단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차례에 걸쳐 총 3억887만3259원을 아시아연구기금 사업에 지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3년 한일 심포지엄 개최를 위해 조성한 금액이 6716만3949원, 2014년 한일 관계 50년 연구 사업에 7139만1730원, 같은 해 한일 심포지엄 개최에 6743만6596원, 2015년 한일 심포지엄 개최에 1억247만6960원이었다.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친일을 미화하는 역사왜곡 논란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12년 아시아연구기금 이사회는 아카자와 료세이 자민당 중의원을 이사로 선출했는데, 료세이는 과거 “다케시마(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다” 등의 발언을 한 정치인이다.
 


류 교수는 지난 2003년 11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글을 발표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이 후원한 한일 밀레니엄 포럼서였다. 그는 “식민지 한국에서는 다른 유럽 동남아 식민지와는 달리 상당 규모의 인구가 농촌서 산업부문에 유입돼 근대적 규율을 학습할 기회를 가졌다”며 “이런 한국의 식민지 경험이 근대성의 확립을 진척시켰다는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을 뒷받침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연구기금에 3억 사업비
“박근혜 5개 국어 능통” 찬양

이 때문에 아시아연구기금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대 교수협의회는 ‘누가 일본 극우세력의 검은 돈, 아시아연구기금을 연세로 끌어들였는가’라는 자료집을 냈다. 당시 협의회 측은 “일본 전범 재단의 돈을 받을 경우 그들에 부합하거나 저항적일 수 없는 연구 활동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당시 학생들도 학교 측에 기금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카롤린 포스텔 비네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일본재단이 국내 대학에 자금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사회가 일본 극우 세력의 과거사 왜곡을 뒷받침하는 일본재단에 관대하다는 점은 의외”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재단은 다수의 공익사업을 진행해왔다. 한센병, 재해복구, 저소득층 지원 등의 활동이다. 일본재단은 국내서도 이 같은 활동을 계속해왔다.


일본재단 도서관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977년과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정부에게 집중호우에 대한 지원금 7793만원을 기부했다. 그 외 민간단체인 대한나협회, 한국나병연구원, 명휘원을 지원하는 모임, 나자레원, 한국 장애인 스포츠 협회 등 한센인과 장애인, 노인을 위한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전범행적
지우려…

학계는 일본재단이 표면적으로 인적자원의 개발, 인도주의적 교류 등을 내세우면서 실상은 료이치의 전범행적과 일본의 전쟁범죄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에 조직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일본재단의 이중적 행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류석춘의 변명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23일 입장문을 냈다.

그는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매춘이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학생에게 한 발언에 대해서는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조사해볼래요”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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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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