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서비스 이마트의 무한변신

‘줄이고 늘리고’ 화끈하게 체질 개선

[일요시사 취재 1팀] 김정수 기자 = 올해 유통가 최대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이마트 적자’다. 지난 외환위기 때도 탄탄했던 이마트였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최근 이마트는 실적 개선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기존 사업 재편과 사업 분야 확장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 이마트 본사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99억원. 창사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형마트가 지목됐다. 유통환경 급변으로 발생한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정용진 결단 
선택과 집중

소비자들은 큰 수고 없이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클릭 몇 번과 터치 몇 번이면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품질 역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마트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마트들이 삐걱거리게 된 배경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사실상 이마트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간 야심찬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쓴맛을 봤다. 당장 위기라는 키워드와 함께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다만 정 부회장은 적자 이후에도 여러 시도를 통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마트 부진의 상당 지분을 차지한다. 이마트는 대형마트에 ‘초저가’ 처방을 내렸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 그렇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제품의 가격을 확 낮췄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중이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후기작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제품군도 크게 늘렸다.


이마트는 사업 재편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10년부터 전문점 활성화에 집중했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를 중심으로 전문점 브랜드만 1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모든 전문점서 수익이 가시적인 것은 아니었다. 결국 이마트는 ‘경영 효율화’를 내세웠다. 잘 될 것 같은 사업은 확실하게 밀어주고, 비교적 전망이 어두운 사업에는 메스를 댔다. 실제로 최근 몇몇 점포는 문을 닫았다.

이마트는 배송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점쳐진다. 기존 유통업계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서 강세였다. 그 사이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가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배송에 있어 후발주자다. 이마트는 새벽 배송에 진입했다.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주문은 크게 늘었다. 최근 이마트는 배송권역을 넓혔다.

첫 적자 이후 실적 개선에 총력
‘초저가’ 국민가격 시리즈 인기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이마트가 방점을 두고있는 사업 중 하나다. 이마트는 지난 8월1일 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들을 초저가에 내놨다. 일반 가격보다 30∼60% 정도 낮은 가격을 365일 상시 유지한다는 계획이었다. 유통업체 간 심화되는 가격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사장은 “상시 초저가 상품은 이마트의 지난 26년간 상품 개발 역량을 총집결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만든 것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측면서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는 1차로 비누와 와인, 바디워시 등 30여개 제품을 선별했다. 이마트는 해당 제품들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이마트는 와인이나 비누 등을 평소 매입물량의 수백배로 사들였다. 이마트가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 2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4900원짜리 칠레산 와인은 지난 8월1일∼26일까지 모두 26만병이 판매됐고, 다이알 비누는 같은 기간 동안 15만개가 팔렸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자연히 이마트로 향했다. 이마트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8%가량 늘었고, 같은 카테고리 상품의 매출도 최대 41% 증가했다.

제품군은 더 확장됐다. 이마트는 소비자가 주로 구입하는 제품들 외에도 필수 가전제품을 한 데 모았다. 물티슈와 치약, 칫솔을 비롯해 의류 건조기, 도마 등이 그 대상이었다.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2탄을 통해 물티슈를 700원까지, 프라이팬과 도마는 각각 6900원과 9900원까지 낮췄다. 의류 건조대도 20만원대로 가격을 내렸다. 치약과 칫솔은 유사 상품과 비교했을 때, 70%가량 낮은 2000원대였다.

사업 재편 
그 방향은?

이마트 이갑수 사장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1차 상품의 성공을 통해 초저가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역량을 총동원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핵심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적자를 본 이후에도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계획을 틀지 않았다. 이마트는 오히려 3탄을 내놓았다. 이마트는 지난달 19일 모두 25개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생수와 소형 김치냉장고, 건전지 등이 대표적이었다. 현재까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제품은 모두 100개를 넘어섰다.

이마트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으로 내놓은 ‘국민워터’는 이른바 ‘국내 생수 빅4’의 합계 판매량마저 넘어섰다. 지난달 25일 이마트에 따르면 같은 달 19∼23일 국민워터 판매량은 동 기간 이마트 생수(2L) 매출 상위 1∼4위 상품들의 합계 판매량보다 30% 더 높았다. 이 기간 국민워터는 41만병 판매됐다. 2L 생수의 전체 판매량 5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초저가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8월1일부터 시작된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이마트 전체 매출에 힘을 더해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의 8월 총매출액은 1조3489억원으로 전월 대비 11.6%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4.4% 늘어났다.
 

▲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는 2010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16개의 전문점 브랜드를 론칭했다. ▲몰리스펫샵(반려동물 전문 매장) ▲SSG푸드마켓(프리미엄슈퍼마켓) ▲일렉트로마트(가전제품 전문 매장) ▲센텐스(화장품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자체 브랜드 전문점) ▲PK마켓(프리미엄슈퍼마켓) ▲메종티시아(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베이비서클(유아용품 전문관) ▲토이킹덤(장난감 매장) ▲부츠(헬스앤뷰티) ▲하우디(키덜트 전문점) ▲라이프컨테이너(수납용품 전문점) ▲삐에로쇼핑(만물 잡화점) ▲쇼앤텔(남성 편집숍) ▲PK 피코크(간편 가정식) ▲스톤브릭(색조 화장품 브랜드) 등이다.

이마트는 2010년 첫 전문점으로 몰리스펫샵을 열었다. 이후 2012년 SSG푸드마켓, 2015년 일렉트로마트를 소개했다. 2016년에는 센텐스와 노브랜드, PK마켓, 메종티시아, 베이비서클, 토이킹덤 등이 출시됐다. 부츠와 하우디, 라이프컨테이너는 2017년에, 삐에로쇼핑과 쇼엔텔 그리고 PK피코크는 지난해 만들어졌다.

‘정용진 화장품’으로 불리는 스톤브릭은 올해 나왔다.


이마트 전문점 점포수는 모두 385개다. 노브랜드가 220개로 가장 많고, 일렉트로마트와 센텐스가 각각 41개다. 이어 몰리스펫샵이 34개, 부츠 매장이 15개로 그 뒤를 잇는다. 나머지 전문점의 점포수는 한 자릿수다.

이마트는 최근 적자와 관련, 전문점 재편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가 전문점을 손보는 까닭은 지난 적자 당시 전문점 부문서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전문점 부문 영업적자는 602억원이었다. 1년 전에 비해 적자가 131억원 늘어났다.

구석구석 
개선작업

이마트는 여러 전문점 중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를 확대할 전망이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의 매출은 비교적 쏠쏠한 편이다. 노브랜드는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 역시 기대된다. 일렉트로마트의 8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2% 상승했다. 일렉트로마트는 2030세대와 젊은 남성층을 주 고객으로 한다.

다만 ‘일렉트로마트 매니저 단체 카톡방 사건’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매출 하락의 요인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3일 대구의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일렉트로마트 강원, 제주, 목포, 대구 등 전국 매니저들의 단체 카카오톡방서 고객 비하, 여성 고객 성희롱, 고객 개인정보 불법공유 등의 대화가 확인된 바 있다.

한편 이마트는 성장세가 불투명한 전문점을 대상으로 파이를 줄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이마트는 삐에로쇼핑 서울 논현점과 경기도 의왕점의 문을 닫았다. 부츠 매장 역시 속속 폐점했다. 올해 상반기 부츠 매장은 33개에 달했지만 최근 15개로 절반 넘게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전문점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마트는 부츠의 경우, 전체 매장의 절반이 넘는 18개를 순차적으로 폐점할 예정이었다. 이마트는 부츠 개점 이후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그러나 동종업계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올리브영 등과의 경쟁서 밀려났다. 결국 수익성이 악화된 부츠를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마트의 ‘전문점 수술’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대형마트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문점 사업을 계속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배송에도 역점을 두고 있는데 새벽배송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른바 ‘새벽배송 전쟁’에 참전했다. 새벽배송은 주문을 받아 다음 날 이른 아침에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전문점 수술 돌입
새벽 배송 확대 
수요 창출 안간힘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오후 6시 이전 주문 시 이튿날 오전 6∼9시, 오전 7∼10시에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존 새벽배송 서비스는 가정간편식과 반찬, 채소 등이 위주였지만 이마트는 온라인몰서 판매하는 5만여개 제품 대부분을 배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마트는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으로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새벽배송에 시동을 걸었다. 이마트 새벽배송을 운영하는 SSG닷컴은 한강에 인접한 강서·양천·동작·용산·서초·강남·서대문 등 서울지역 10개 구를 사업지역으로 삼았다. 배송 가능 제품은 모두 1만여가지로 식료품부터 육아용품, 반려동물 상품까지 다양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이마트는 순차적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SSG닷컴은 배송 권역을 서울 10개 구에서 한 달여 만에 17개구로 늘렸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22개구까지 확대했다. 3개월 만이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시설 측면서 처리 물량은 5000건 이상으로 당장 늘리기 어렵지만, 더 많은 지역서 새벽배송을 이용해볼 수 있도록 확대를 결정했다”며 “올 연말 세 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1만건까지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존 배송 가능 제품은 1만여개 상품서 최대 1만5000여개로 늘었다. 이 중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이 1만300여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식품류 외에도 육아용품과 생활용품 등도 기존 2000여개부터 4700여개까지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 새벽배송이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로 ‘알비백’이 언급된다.

알비백은 재사용 에코백으로 최대 9시간까지 보냉력이 유지되고, 휴대성이 용이하다는 평을 받는다.

온라인이 답?
배송으로 승부

최택원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SSG닷컴 새벽배송은 가성비 높은 생활용품부터 육아용품, 반려동물 용품, 가정간편식은 물론 노브랜드나 피코크와 같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과 프리미엄 식재료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보다 많은 고객이 친환경 새벽배송을 이용해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권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 외에도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최근 이마트는 ‘e홈케어’를 선보였다. 지난달 24일 전국 141개점서 가전제품 분해 청소, 주거 청소, 시공케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마트는 이번 서비스를 확대, 수년 내 매출 5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규모 점포 규제 바뀌나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지난달 24일 ‘대규모점포 규제효과와 정책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점포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점포 규제는 지난 2010년 도입된 ‘등록제한’과 ‘영업제한’이 대표적이다.

등록제한은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전통시장 인근 신규 출점을 막는 것을, 영업제한은 2012년 시작된 의무휴업일 지정과 특정 시간 영업금지를 골자로 한다.

대한상의는 “대규모점포 규제는 과거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전통시장 상인들이 생존권을 걱정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제”라며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로 바뀐 현시점에 적합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액은 대규모점포 규제가 시행된 2012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대규모점포 규제가 정착된 2014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섰다. 대규모점포 규제와 전통시장 현대화, 전통시장 상품권 판매 등 지원방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소매업태별 소매판매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언급했다. 과거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최대 경쟁자로 꼽혔지만, 최근 소비형태 등의 변화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판매액 비중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온라인쇼핑과 슈퍼마켓이 크게 성장해 판매액 비중 1, 2위를 차지했다고 봤다.

최근 대한상의는 유통 업태별로 약 60개사씩 총 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서 ‘가장 위협적인 유통업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형마트는 17.5%에 그쳤고, 온라인쇼핑이 43%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역시 대형마트(28.8%)와 함께 온라인쇼핑(27.1%)을 비슷한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대한상의는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업태가 더 이상 대형마트, SSM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각 업태별 경쟁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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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