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무성’ 신림동 유령백화점의 정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23 11:14:39
  • 호수 12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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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싸인 채 13년 흉물로 방치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신림역에 흉물로 방치된 유령 백화점이 있다. 13년이 지나도록 완공되지 않은 이 백화점은 사업 개발 과정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기간 방치된 신림백화점을 두고 복잡한 권리관계가 얽혀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물인 신림백화점 개발사업이 또다시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신림백화점 인수자로 낙점된 부동산 투자사 브이앤아이그룹이 잔금 납부를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9월19일 기준) 잔금 납부기일인 지난 19일에 맞춰 자금을 마련해 신림백화점 시행권을 취득하려고 한 브이앤아이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씨앤 주도
2006년 공사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일 내 잔금 미납 시 매매계약서 제3조 1항에 따라 계약은 해제하고 계약금을 몰취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몰취란 민사 소송서 법원이 일정한 물건의 소유권을 박탈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결정을 의미한다. 

올해 6월 브이앤아이는 공매로 나왔던 신림백화점 인수를 추진해왔다. 거래는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됐으며, 매매가는 773억원으로 책정됐다. 브이앤아이는 우선 계약금(20%) 150억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80%인 623억원을 납부했어야 했다. 

브이앤아이는 신탁사인 무궁화신탁과 지난 6월20일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매매계약 절차 중지 가처분이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7월12일 2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10일 뒤인 22일 절차 중지 가처분 기각이 결정되면서 잔금 기일이 8월20일까지로 결정됐지만, 납부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계약 요건에 따라 기한이 이달 4일 자로 연기됐다. 그러나 계속된 납부 지연으로 무궁화신탁은 브이앤아이에 ‘이행최고’를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최고란 상당 기간을 정해놓고 이행을 독촉하는 통지를 의미한다.

계약자 단체 중도금 납입 거부
잔금 납부 기한도 잇달아 연기

이와 관련해 브이앤아이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전에 부실채권을 인수한 중원에셋에도 문의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결할 수 없었다. 수신자는 “담당자가 (이와 관련해)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브이앤아이의 납부 기한 연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매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자꾸 잔금 납부 날짜를 미루는 건 말도 안 된다. 개인 간 아파트 매매도 아니고 이상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예견된 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브이앤아이가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연이어 잔금 납부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주위의 시선은 의심의 눈초리로 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더벨>과의 인터뷰서 “브이앤아이가 금융기관을 통해 잔금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지금까지 납부하지 못했다. 사채를 동원해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행권과 관련해 무궁화신탁에 문의했지만 “계약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런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며 대답을 일축했다.

신림백화점은 지난 2006년 7월 공사에 돌입했다. 당시 시행사는 플레이쉘, 시공사는 씨앤우방(이하 우방)이었다. 신탁사는 한국자산신탁, 프로젝트 관리는 씨비알이(CBRE)가 맡았다. 지하 7층부터 지상 12층 규모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었다.


거창한 계획
부도로 표류

2007년 ‘씨앤백화점’이란 이름으로 매장 점포를 분양 모집했다. 연면적 1만2000평, 지하 7층서 지상 12층 규모인 이 패션 테마 백화점은 씨앤그룹이 운영을 맡았다. 지하에는 세계 음식 식당, 대형슈퍼, 가정용품점이 지상층에는 각종 패션매장이 들어선다고 홍보했다. 

중도금 30% 무이자 융자 혜택으로 등기부상 소유권을 가질 수 없었던 기존 백화점과 달리 토지·건물은 100% 등기분양으로 이뤄졌다. 분양가는 1100만∼3500만원선으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서 지하로 직접 연결된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을 기대했다. 

중견 건설업체 씨앤우방(우방)의 유통분야 첫 진출사업인 씨앤백화점은 자가 주택, 자가 상점에 이어 이른바 ‘자가 백화점’ 시대의 시작을 알리며, 2009년 입주가 예정됐다.

당시 씨앤그룹 계열 시행사인 플레이쉘은 백화점이 위탁 운영해 수익률을 배분해주는 ‘분양 후 위탁 운영’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업계 최초의 백화점 분양으로 그 상징성을 더했다.

우방의 연 11% 수익 보증서 발행, 책임준공 보증서 교부 등 유혹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몰렸다. 공사비는 약 3000억원으로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받아 800억원 자금을 조달했고 분양 계약자들로부터 약 1200억원을 확보하며 순조롭게 사업은 진행됐다. 공사에 들어간 선투자액은 40%였다.

이후 착공에 들어가며 입점은 2009년 3월로 계획됐지만 1년 만에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시공사였던 우방이 돈이 부족해서 공사에 차질이 생겼다. 받은 돈을 공사에만 사용해야 하는데, 계열사 지급보증으로 인해 자금이 빨리 떨어졌다. 회사 구조상 공사비가 계열사로 지급되다 보니 자금난이 오면서 시공사와 시행사가 모두 부도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방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차질을 빚었다. 2011년 채권단 최대주주인 농협은행이 새 시공사로 금호산업을 선정해 공사가 재개되는 듯했지만, 2012년 3월 분양 계약자들이 단체로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그 무렵 시공사였던 우방으로부터 공사 대금을 지불받지 못한 영창토건 등 하도급 업체들의 유치권 행사도 이어졌다.

농협은행은 2013년에 채권을 공매 매물로 내놨다. KB부동산신탁과 교보증권이 인수 의사를 드러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중원에셋이라는 업체가 3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이때 신탁사는 한국자산신탁서 무궁화신탁으로 바뀌었다.

신림백화점서 ‘씨앤백화점’으로 변경됐던 상호는 ‘ART 백화점’으로 또 바뀌었다. 호텔로 사업을 변경한다는 이야기가 풍문으로 들리면서 공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복잡한 
권리관계

하지만 사업은 진척되지 않았다. 백화점의 앙상한 골조가 그대로 유지됐으며 재건보다 기본적인 유지·보수만 될 뿐이었다. 관악구 한 관계자는 “인수자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되팔아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백화점이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요인으로 여전히 복잡한 권리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관악방송 현대HCN뉴스와의 인터뷰서 “신림백화점 사업이 문제점이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시행사, 시공사,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 그리고 수분양을 받았던 분야주들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권이나 시행사와 달리 수분양자들은 한 푼의 수익도 없이 은행 이자만 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심리도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선 신림백화점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상권 활성화, 시설 도입 등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보상비를 다 해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심 도로에 뼈대만 앙상한 건물
백화점 개발사업 갈등으로 올스톱


공사가 멈춘 상태서 우여곡절이 계속되면서 신림백화점은 신림동의 흉물로 방치됐다.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커졌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이에 따라 결국 다시 한 번 공매를 통해 원매자를 찾았다.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도 개발 의사를 드러낸 소규모 시행사들이 있었지만, 사업 추진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무궁화신탁이 플레이쉘을 상대로 승소하면서 신림백화점 개발사업이 재개됐고 무궁화신탁이 신림백화점 공매를 시작했다. 공매는 8회차까지 유찰했으며, 브이앤아이가 9회차 공매서 8회차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였지만 잔금납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신림백화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잔금 납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준다 준다
차일피일∼

일각에선 브이앤아이가 구두로만 보상을 약속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에게 보상을 해준다고는 구두로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잔금에 대해 굉장히 불안한 상태인데 보상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천 흉물도 보니…

인천해양경찰 출장소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해경이 인력을 파출소로 통합하면서 기존 출장소가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4개 출장소 가운데 상주하고 있는 지원이 없는 곳은 월미·소래·월곶·선수·창후리·용기포 등 총 6곳이다. 해경은 수년 전부터 인력 부종 등을 이유로 출장소 인원을 파출소로 통합했다. 

상주 직원이 없는 해경 출장소는 지역 곳곳에 흉물로 남아있다. 인천 대표 관광지인 월미출장소는 1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으며 건물 외벽은 금이 가 있거나 검게 녹슨 자국이 선명했다. 

내부에는 각종 공구가 사방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낡은 건물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출장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천 해경은 남동구 소래 출장소와 옹진군 용기포 출장소 등도 무인출장사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에도 인천 해경은 출장소 인원을 파출소로 옮기는 통합근무인 ‘본청 지침’이라는 이유로 출장소 관리를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인천 해경은 “순찰 직원이 출장소를 관리하고 있다”며 “공간을 활용하거나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육경)은 빈 치안센터와 파출소를 청소년 카페, 공부방,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평구 삼산 치아센터 ‘청소년 카페’, 미추홀구 주안 치안센터 ‘승학골 북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해경 관계자는 “본청 지침에 따라 출장소를 인근 해양사고 시 응급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순찰하는 직원이 종종 가서 태극기를 교체하는 등 관리하고 있어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은방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경 출장소는 해양사고 발생 시 장비 등을 현장에 빠르게 조달하는 나름의 역할이 있다”며 “다만, 관광지 등 도심에 있는 출장소는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외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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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