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가위가 불편한 총수들 속사정

“내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마음 한 편에 불편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 ‘리스크’를 떠안은 그룹 총수들이 그렇다. 추석을 앞두고 이미 직면한 이들이 있는 반면, 추석 이후 발생 가능성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두 경우 모두 마음이 편치 않다.
 

▲ (사진 왼쪽부터)이재용 삼성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현 CJ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고심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파기환송했다. 핵심 쟁점은 ‘말 소유권’이었다. 1심은 소유권이 최순실씨에게 넘어갔다고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소유권 이전으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29일 “뇌물로 말을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을 깨고 1심의 손을 들어줬다.

파기환송심에선 말 소유권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재판·수사
향배는?

물론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당장 이 부회장이 구속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부회장은 경영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에 정면으로 맞선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전국 반도체 사업장을 돌며 적극적 경영행보를 보였다.

파기환송심을 맡게 될 재판부가 정해지면서 이 부회장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이 부회장은 재판을 새로 받아야 하는 처지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고가 미뤄지면서 지난 3월 지난 정기주주총회서 재선임 절차를 밟지 않았다. 사내이사 재선임보다 재판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이 있던 날, 대법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언급했다.

대법원은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넸다고 봤다. 신 회장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2심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감형 배경은 ‘강요의 피해자’. 박 전 대통령의 강요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 역시 “박 전 대통령의 강요 행위로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받아들인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은 단독 면담서 신 회장의 청탁에 대해 직무 집행 대가로 K스포츠 재단 추가지원을 요구했다”며 “신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가 직무 집행의 대가임을 인식하고, K스포츠 재단에 75억원을 지원하기로 해 70억원을 실제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삼성 파기환송…지켜보는 롯데
CJ 회장 장남 명절 앞두고 마약

협박 등 강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 회장의 2심 판결이 뒤바뀌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형량 판단이 아닌 법리적 판단을 하는 곳이다. 다만 신 회장은 3심 때 삼성 이 부회장의 경우처럼 파기환송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신 부회장의 머릿속은 복잡해질 공산이 크다.


CJ그룹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때 아닌 ‘오너 리스크’에 휘말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마약을 숨겨 들어오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이 부장은 지난 1일 오전 4시55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서 출발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씨의 여행용 가방에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가, 배낭에는 캔디형·젤리형 등 변종 대마 수십개가 들어 있었다. 인천공항 세관은 이를 즉시 인천지검에 알렸다.

이 부장은 이날과 지난 3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부장은 마약 밀반입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이 부장을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 조치했다. 이 부장은 지난 4일 택시를 타고 검찰 청사를 찾아가 스스로 체포됐다.

이 부장은 검찰 관계자에게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빨리 구속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은 이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마약 밀매 사건으로 CJ그룹 승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보다 곱지 않다.

추석 이후
그들 운명은?

CJ그룹 계열사들은 추석 대목을 맞아 여러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장남의 마약 사건으로 시장의 반응을 긴장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지난달 27일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이들의 사과는 살균제 사건이 수면위로 부상한 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다만 이들은 피해 대책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특조위가 제기한 가습기살균제 개발 경위 등 의혹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올해 국정감사서 언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9 국정감사 이슈 분석-환경노동위원회>를 살펴보면, 국회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게 역학 조사와 피해자 지원책 등을 요구했다.

현재 환경부 등은 이를 이행하기 위해 천식피해 특성 연구, 노출에 따른 건강 영향 생체 지표 연구 등을 이행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연구들은 계획 상 오는 10월에 마무리된다. 올해 국정감사 기간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약 2주 뒤에 20일간(9월30일∼10월19일) 열린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지난 7월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 이어 이번 달 두 번째 공판이 예정돼있다. 이 회장은 운전기사 폭언 등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아들 때문에
비자금 때문에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4년간 운전기사 6명에게 폭언과 협박을 하고 불법운전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회장은 차량 안에서 운전기사에게 욕을 하거나 해고를 암시하는 말 등을 하며 신호를 위반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조금 더 노력하라는 질책의 의미로 감정적 욕설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1심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피해 신고를 한 운전기사 2명이 재판 과정서 “폭언 사실은 없다”며 진술을 뒤집어 논란이 있기도 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첫 공판서 “1심 양형 이유를 보면 이 회장이 진정으로 반성하는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 회장은 사건 이후 바로 피해자뿐 아니라 언론에 반성과 사과의 뜻을 충분히 전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짧게 답했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 회장의 두 번째 공판기일은 오는 19일. 추석 연휴가 끝난 첫 주 목요일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4300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13~2015년 부영주택 등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 과정서 불법으로 분양가를 조정,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1심서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장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계열회사 자금을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황 등을 고려해 보석을 결정했다.

가습기 살균제 국감 재등장?
추석 후 항소심 공판도 눈길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달 28일 항소심 첫 공판서 “책임을 통감한다. 매사에 적법하게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고,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면서도 “재판을 받는 모든 상황서 이 회장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부영은 이 회장이 평생을 걸쳐 임직원과 일군 기업”이라며 “1인 회사이자 가족회사고, 비상장회사다 보니 절차적 합리성이나 투명성이 다소 부족해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2차 공판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약 10일 뒤인 오는 25일에 열린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은 이른바 인보사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아들’이라며 아꼈지만 그야말로 유명무실해졌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와 검찰 수사 등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정면서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 허위사실 기재 혐의로 코오롱티슈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코오롱티슈진이 곧바로 상장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15영업일 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사하게 된다.

이곳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사측서 이의를 제기하면 심의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열린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상장 유지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그러나 기업심사위원회서 곧바로 상장 폐지를 결정한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노심초사 
정중동 행보

검찰 수사가 이 전 회장을 향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출국금지했고, 코오롱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허위공시와 논문 중립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전 회장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는 모양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경영 일선서 물러났다. 그러나 인보사 사태로 이 전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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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