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6.7℃구름많음
  • 강릉 23.2℃구름조금
  • 서울 28.5℃구름많음
  • 대전 26.9℃
  • 대구 26.4℃구름많음
  • 울산 21.9℃흐림
  • 광주 26.2℃구름많음
  • 부산 23.1℃구름많음
  • 고창 23.4℃구름많음
  • 제주 23.3℃박무
  • 강화 22.3℃구름많음
  • 보은 26.2℃구름많음
  • 금산 25.5℃흐림
  • 강진군 25.5℃구름조금
  • 경주시 24.3℃흐림
  • 거제 22.2℃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1327

2021년 06월14일 18시47분


<기획연재> 허균, 서른셋의 반란 (5)방문

URL복사

운명 속으로

허균을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선시대에 흔치않은 인물이었다. 기생과 어울리기도 했고, 당시 천대받던 불교를 신봉하기도 했다. 사고방식부터 행동거지까지 그의 행동은 조선의 모든 질서에 반(反)했다. 다른 사람들과 결코 같을 수 없었던 그는 기인(奇人)이었다. 소설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허균의 기인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삶을 표현한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그의 의지 속에 태어나는 ‘홍길동’과 무릉도원 ‘율도국’. <허균, 서른셋의 반란>은 조선시대에 21세기의 시대상을 꿈꿨던 기인의 세상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묘한 일이었다.

비에 흠뻑 젖은 몸을 닦고 객사에 들어서자 마치 한 겨울에 밖에서 들어와 화롯불 앞에서 언 몸을 녹인 듯 온 몸이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그 뿐만 아니었다. 눈두덩이 무거워지면서 스르르 감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만히 몸을 바라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모든 힘이 한군데로 집중되고 있었다.

허균 자신의 가운데가 뻐근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제 놈 혼자 성내기 시작했다. 

민망한 꿈

가만히 방안을 살펴보았다.

윗목에 덩그마니 놓여있는 목침이 눈에 들어왔다.

엉기적거리며 목침을 가져와 베게 삼아 자리에 누웠다.

그러자 모든 기운이 밑 모를 골짜기로 빨려드는 듯했다.

“나리, 웬 낮잠이십니까!”

눈을 뜨고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언제 들어왔는지 삼복이 세 명의 여인들과 함께 자신을 내려 보고 있었다.

그 중 두 명의 여인은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듯이 휘황찬란한 기운을 온몸에서 풍기고 있었고, 그녀들과 조금 사이를 두고 수줍은 듯 미소를 머금고 서 있는 여인은 여염집 아낙처럼 수수했다.

“나리, 빨리 일어나지 않고 무엇 하십니까! 왜요, 제가 가져온 홍시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그리 말을 하는 삼복의 얼굴 위로 빈정거리는 웃음이 스쳐지나갔다.

“삼복이, 네 이놈. 감히 내 홍시에 손을 댄 건 아니겠지!”

“나리, 무슨 말씀입니까. 저도 명색이 사내거늘…….”

느끼한 웃음을 흘리며 말하는 삼복이 밉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 셋 중에 나의 홍시가 어느 여인이란 말이냐.”

“그걸 왜 저한테 묻습니까? 나리께서 찾아내셔야지요.”

허균이 누운 상태로 다시 세 명의 여인을 차례로 훑어보았다.

묘하게도 시선이 자꾸 한 여인, 그 중에서도 가장 외모가 딸리는 여인에게 향했다. 

“내 홍시가 바로 너로구나. 어서 이 품속으로 들어 오거라.”

허균의 시선을 받은 여인이 곁에 서있는 여인들에게 가볍게 냉소를 보내고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옷깃을 풀어 헤치며 당당하게 허균을 향했다.

순간 삼복이 여인의 손목을 낚아챘다.

“나리, 하필이면 왜 제 홍시를!”

“무엇이라, 네 홍시라고! 그것 참 잘되었구나. 본디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남의 여자가 더 맛있는 법이거늘.”

이번에는 삼복이 아닌 허균의 얼굴 위로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나리, 이 여인은 아니 되옵니다. 차라리 여기 두 여인을 몽땅 가지십시오!”

“일 없다, 이놈아. 네 놈이 감히 내 눈을 속이려고 하다니! 나는 그 여인이면 족하니 나머지 두 여인은 날로 먹든 익혀 먹든 네 맘대로 해라!”

삼복의 눈동자가 허균의 힐난에 불같이 타오르고 있었다.

“왜 그러느냐, 이놈아!”

“나리, 이 여인은 절대로 아니 되옵니다. 그러니 제발!”

더 이상 자리에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허균이 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삼복의 손에 잡혀있는 여인에게 돌진했다.

“이 놈아, 이 여인이 나의 여인이라는데 건방지게.”

허균의 손이 여인의 손을 잡고 있는 삼복의 손을 거세게 내리쳤다.

그러나 온몸의 힘을 다해서 내리쳤는데도 삼복의 손은 여인의 몸과 달라붙었는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똑같은 동작을 되풀이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이 놈이, 감히…….”

허균이 급히 자신의 품속에서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꺼내 삼복에게 들이댔다.

“이 놈아, 이래도 그 손 놓지 못하겠냐!”

삼복의 얼굴 위로 다시 묘한 미소가 번졌다.

“절대로 안 되지요. 이 여인은 절대로 나리께 드릴 수 없습지요. 그러니 나리께서 포기하시고 저 두 여인을 취하십시오.”

“네 각오가 정녕 그러하단 말이냐!”

객사에서의 단잠…삼복이 데려온 세 여인
축축하게 젖은 바지…고생원이 온 이유는?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나리!”

그리 대답하는 삼복의 표정이 너무나 당당했다.

삼복의 말이 신호라도 된 듯 곁에서 지켜보던 두 여인이 언제 옷을 벗었는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허균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허균이 잠시 삼복의 손에 잡혀있는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이미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두 여인에게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뒤에서 매달려 있던 여인이 갑자기 자신의 손을 뻗어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자신의 가운데 부분을 온 힘을 다해 잡아 비틀었다.

그곳에서 가벼운 통증과 함께 시원한 느낌이 밀려오고 있었다.

“나리!”삼복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거무튀튀하게 변한 천장에 군데군데 바른 한지가 시선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자 허전하다는 생각이 온몸을 에워 쌓다.

잠깐 사이 잠속에 빠져들었던 모양이었다.

“나리!”

“왜 그러느냐!”

“고생원께서 찾아계시었습니다.”

“고생원이라고.”

마냥 누워있을 수만 없었다.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순간 가운데서 이상한 느낌이 감지되었다.

손이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다. 그 부분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제기랄! 그 새를 못 참고.” 

혼잣말을 내뱉고는 앉은 자세에서 몸을 움직여 문가로 다가갔다.

“고생원이 어인 일로 오셨는고.”

말함과 동시에 문을 열자 삼복의 뒤에 서 있던 고생원이 앞으로 나섰다.

“나리, 고홍달이옵니다.”

“고생원, 어서 오시게.”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건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는 시늉만 하다가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냥, 앉아계십시오.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마치 허균의 상태를 알고 있는 듯했다. 그 말에 은근히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판관나리, 먼저 소인의 인사 받으시지요.”

방에 들어선 고생원이란 작자가 큰절로 예의를 표하자 허균도 급히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몸을 낮추었다.  

고생원 방문

“아니, 이 사람. 이럴 필요는 없는데.”

“나리, 미리 기별주시지 않으시고.”

허균이 마뜩치 못한 표정으로 문밖에 있는 삼복을 바라보았다.

“저 놈이 괜한 짓을 해서 일을 번거롭게 만드는구먼.”

“괜한 짓이라니요, 당연히 제가 찾아뵈어야 도리입지요.”

문밖에서 삼복이 시큰둥한 얼굴로 허균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가벼이 혀를 차고는 다시 시선을 고생원에게 주었다.


<다음 호에 계속>
 

배너

설문조사

<이재용 사면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기간 2021-06-13~2021-06-30


많이 본 뉴스

더보기

일요시사 주요뉴스

민주당 경선 연기론 웃고 우는 잠룡들

민주당 경선 연기론 웃고 우는 잠룡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 경선 연기론에 불이 붙었다. 애초 여권 잠룡들은 대부분 원칙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신경전에 이어 내홍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대선 국면에 진입하기 전, 당내 일각에서는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경선 연기론은 공식적으로 검토되거나 공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들의 장외 여론전이 이어지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로 자리 잡았다. 조용했는데 공식 제기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론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인물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다.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지난달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후보 경선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대선 경선에 공식입장을 낸 건 전 의원이 처음이었다. 그 만큼 눈길을 끌었다. 여권 잠룡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관망세에 가까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는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정도의 입장을 보였다. 이 지사 측이 반발한 배경에는 경선 경쟁력이 있었다. 이 지사는 최근까지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크게 제치며 여권 1강의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다. 경선 연기가 후발주자들에게는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선두주자인 이 지사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 지사 등 당사자들은 공개 메시지를 내지 않았지만 측근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경선 연기를 최초 언급한 전 의원 발언 이후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이 나섰다.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당시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며 경선 연기에 선을 그었다. 장외전의 서막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차기 대선주자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데다가 민주당 지도부에서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18일 “민주당 당헌·당규에 경선룰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선 경선 연기론이 민주당 내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외에 후발주자들이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구동성으로 대선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실로 다가온 경선 연기 가능성, 왜? 이낙연·정세균 공개 발언으로 ‘군불’ 대선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끝나고 백신 문제에 안정감이 생겼을 때 경선을 시작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밝혔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를 처음 공식 언급했던 전 의원 역시 경선을 미뤄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19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지사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최 지사는 지난 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코로나19로 인원이 제한되다보니 너무 재미가 없었다”며 “대선 경선은 7~8월 휴가철에 진행되기 때문에 더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선주자인 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극복 성과를 피부로 느끼고, 빛나는 경제 성적표가 가시화될 때까지 민주당의 대선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도 경선 연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양 지사는 지난 9일 대전CBS <12시엔 시사>에 출연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선수가 룰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선수 입장에서 벗어나 말씀드린다면’이라는 전제와 함께 “역동성 있는 경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선 연기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다.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자 일각에서는 ‘반 이재명 전선’의 구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직접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면서 반 이재명 연대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후발주자 줄줄이 나서 정 전 총리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경선 규칙은 필요하면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경선 관련 규정에 대해 정 전 총리는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라며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후보 선출은 대선 180일 전인 오는 9월10일 이뤄져야 한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종합적으로 보면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의 시기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도부가 논의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코로나19 집단면역 시기에 맞춰 경선 흥행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의 발언은 곧 ‘반 이재명 연대’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경기도 기초단체장 1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경선 연기론을 언급했는데,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바 있는 조광한 남양주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은수미 성남시장 등이 참석했다. 경선 연기를 반대하는 이 지사의 관할 지역 단체장들과 만나며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뉴스1>에 따르면 당시 한 참석자는 “이 지사와 갈등을 겪은 조광한·은수미·염태영 시장 등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며 “도내 반이재명 연대가 결성되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튿날에도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경선 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헌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경선 준비위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시기에 대한 적절한 판단을 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근거는 당헌·당규에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의원 역시 해당 조항을 근거로 경선 연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대권 주자 공개 언급 여기에 정 전 총리의 측근들까지 가세했다. 정 전 총리 지지모임인 광화문포럼에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대선 경선 연기로)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 지사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그런 논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의원은 200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경선을 수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당시에도 경선룰에 대한 논란이 심했는데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에둘러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전 대표도 경선 연기론 쪽으로 선회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경선 연기에 대해 “당내 의견이 이렇게 분분하다면 지도부가 빨리 정리해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이 본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들도 지원에 나섰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방식을)리그전 토너먼트를 통해 역동성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선 시기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홍익표 의원 역시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주자와 캠프들 간에 한 번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이 지사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두 달 미룬다고 방역 염려가 사라지고 (대선 경선)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건 불확실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박 의원은 “예비후보자 등록이 불과 열흘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경선 연기론으로 당내 갈등을 촉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지층의 내홍과 실망만 키워서 당에는 무익하고 상대 당에는 호재가 되는 일”이라며 “당 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이미 정해진 경선 절차대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 측근들 목소리 높이며 장외전 본선 전략 위해 ‘반 이재명 연대’ 구축? 이 지사 지지모임인 성공포럼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당 민형배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대선후보 측에서 연일 경선 연기 군불을 때더니, 정 전 총리께서도 직접 연기를 거론하셨다”며 “후보등록을 두 주가량 앞두고 많이 급하셨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체통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선 경선 연기가 이 지사에 대한 견제로 읽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사실상 이 지사의 독주와 다르지 않은 오늘날 판세를 뒤집어 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국민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 개헌 토론회’에서 “토지에서 비롯되는 불공정·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 부활을 위한 개헌을 제안한 것이다. 정 전 총리 역시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제안했다. 정 전 총리는 “만약 제가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4년 중임제 개정에 성공한다면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과 반대로 이 지사는 개헌에 신중한 모양새다. 지난달 이 지사는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보다 국민들의 구휼이 훨씬 더 중요한 시기”라며 개헌보다는 민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지금까지 민생이 중요하지 않았던 적이 없고 민생과 개헌 논의는 함께 추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휼을 위한 제도가 헌법에 담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지사에 대한 견제가 ‘경선 2위 반전 가능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 본경선에 안착할 후보들은 과반 득표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1위와 2위 후보 간의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앞서 치러질 예비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중도하차하는 후보들의 표를 2위 후보가 가져올 수 있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반 이재명 연대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있다는 것이다. 2위 반전 노린다? 반면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용진 의원은 대선 경선 연기론이나 반 이재명 전선에 선을 긋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경선 연기론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반 이재명 전선’에 관심이 없다. 누구 반대하면서 정치하나. 각자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