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이 선택한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 내정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29 10:25:25
  • 호수 12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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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도 잡는 진문이 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정부 시절 함께 청와대서 일하고,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서 활동해 ‘친문’으로 분류된다. 비법률가 출신으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이례적으로 법률가 출신이 아닌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및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서 조 수석을 비롯해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을 교체한다. 

조국의 빈자리
얼마나 메울까

조 수석은 내달로 예측되는 개각서 법무부장관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 수석에게는 잠시 휴식 시간을 주고, 나머지 수석들에게는 총선을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라며 “검증이 막바지 단계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달 안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재야 운동권 이호철씨 등 비법률가 출신을 중용했듯, 문 대통령도 비법률가 출신인 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개혁과 더불어 검찰과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가 임명된다면 역대 민정수석 중 비법률가 출신으로는 김대중정부의 김성재 전 민정수석(신학 전공·교수) 등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인사를 통해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최장수 민정수석 임기(2년4개월)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조 수석은 2017년 5월 임명돼 문재인정부 청와대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핵심 참모가 됐다. 조 수석을 제외하고 1기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은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된 상태다.


차기 민정수석에 낙점된 김 내정자는 ‘진문’으로 통한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이끄는 민정수석실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진문·비법률가·캠프 코드 맞아 
노정부 청와대서 문과 근무 이력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표 시절 당의 당무감사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5년 11월 문 대통령은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당선을 도왔다. 

김 내정자는 문재인정부 초기 그의 이력과 다소 거리가 먼 금융감독원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사실이 조명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사석서 문 대통령을 ‘친구’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이 공통 취미인 두 사람은 함께 산에 오르며 막걸리 잔을 기울일 만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조 수석을 이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반면 야권에선 문 대통령이 집권 중반까지 ‘회전문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초 민정수석으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로 조국 법무부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사정라인이 윤곽을 드러냈다. 검찰개혁 등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문재인정부 후반기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 수석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 등을 매듭짓고, 윤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가는 역할인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민정수석
3번째 비법률가 

문 대통령을 상관으로 두고, 노무현정부의 공직기강과 민주당의 당무감사를 맡았던 김 내정자는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요구받았다. 김 내정자는 방산비리로 어수선했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위기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1957년 6월22일 경상남도 진양군(현 진주시)서 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재학 중인 1978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했다. 1979년 교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총무처 등을 거쳐 1985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감사원 부감사관,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제1국 제1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감사원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에너지와 교통, 교육, 재정금융, 자치행정 등 5개과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은 현장형 인물으로 통했다고 알려져 있다.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을 당시 민자유치사업과 지형균형개발사업 감사 등의 주요 감사를 진두지휘한 경험도 있다.

2003년 12월부터 2005년 3월까지는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았다.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는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때 당시 민성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근무를 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옛 진주산업대학교) 총장과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5년 11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하며 “인품과 함께 감사원서 공직하고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하셔서 전문역량을 겸비한 분”이라며 “책임의 당직문화를 정착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당무감사원이 설립된 지 나흘 만에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감사를 3주 동안 실시했다. 김 내정자는 당시 조직감사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 감사 ▲철저한 신상필벌의 원칙 ▲부작위(不作爲) 감사 ▲새정치연합의 근본을 되살리는 감사를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에 감사결과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일부 지역위원회 등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내정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당의 조직에 대한 감사의 차원을 넘어 당의 각 조직이 혁신을 위해 담대하고 도전하는 혁신의 기풍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조직감사를 진행했다.

김 내정자는 감사를 진행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적발되거나 알려지자 다선의원들에 대해서도 강한 징계를 요구했으며, 감사를 거부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거부하는 것은 당의 권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친문의 핵심으로 분류됐던 노영민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징계했다.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이 불거졌다. 김 내정자는 당시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에 엄중징계를 요청한 장본인이다. 재심 요구도 기각했다.

노 실장은 결국 당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곧바로 이어진 20대 총선서도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조-윤-김
새 사정라인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 참여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2017년 8월 말 김 내정자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비금융권 출신으로 금융시장 개혁의 키를 쥐게 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김 내정자가 원래 맡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사임하자마자 내정설이 돈 것이라 신빙성 있는 말로 여겨졌다.

금융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김조원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형적 낙하산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그해 8월28일 성명서를 내고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 경력이 부족하고 금융 전문성도 부족하다”며 “신임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장에 비전문가가 임명되면 금융개혁의 방향과 대상이 본질을 비껴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내부출신 인사가 아니기에 금융권의 개혁작업을 객관적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는 평가들도 많았다. 그해 9월4일 금융감독원 노조는 ‘10년-무너진 금감원’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조원의 금융감독원장 내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9월6일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다.


김 내정자는 2017년 10월 검찰의 방산비리수사로 경영공백 상태였던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당시 방산비리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당무감사원장 시절
인연 떠나 엄중 징계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검찰 수사과정서 채용비리와 협력기업을 통한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외 신뢰도가 대폭 추락했다. 2017년 7월 초만 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는 검찰의 수사 이후 3만5000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으로 내정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항공업계 곳곳서 들려왔다. “항공 전문가도, 전문 경영인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KAI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말부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김 내정자는 취임사를 통해 “2030년 매출 20조원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과 성장, 상생 등 3대 과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을 이루고 지역사회, 협력업체의 발전도 KAI의 주요 가치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경영혁신TF’를 구성해 인사, 재무, 회계, 구매, 영업 등 업무 전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나갔다. 또 미래 전략사업과 연구·개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전반의 혁신도 추진했으며, 특히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높여나갔다.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지 5개월여 만에 방만한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본부를 절반가량으로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결과는 1년 뒤 나타났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6412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76% 증가하는 등 흑자로 돌아섰다.

집권 후반기 
조직 안정화

조직을 안정화시킨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이자 핵심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항공MRO사업 확정과 한국형전투기(KF-X)사업, 우주센터 착공 등 밀린 숙제들을 하나둘 해결해나가고 있으며, KAI가 생산하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수리온, 파생헬기 등의 해외 수출을 위해 동남아와 남미 등 세계 각국을 누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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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