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옐로모바일 현주소

유니콘 날개에 깊어지는 상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스타트업 연합’으로 알려진 옐로모바일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옐로모바일은 한때 유니콘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무리한 사세 확장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영업손실과 줄소송에 이어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여받기도 했다. 옐로모바일은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해낼 수 있을까.
 

“옐로모바일은 2019년 한 해 동안 핀테크와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주력 시장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입니다. 또 급변하는 대내외 시장 상황 속에서 현명하게 위기에 대처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계획입니다.”

성과 계획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이사의 각오는 다부졌다. 옐로모바일은 지난날의 기대를 성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였으나 최근까지 줄곧 악화일로를 걷는 형국이다. 옐로모바일은 ‘유니콘 기업’으로 각광받은 바 있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일컫는다. 실제로 옐로모바일은 쿠팡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크래프톤(옛 블루홀), L&P코스메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옐로모바일의 전신은 광고대행사 아이마케팅코리아로 지난 2012년 8월 이 대표이사가 설립한 회사로 이듬해 사명을 옐로모바일로 교체했다.

옐로모바일은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하면서 세력을 넓혔는데 ‘지분 스와프 방식’으로 부족했던 자금을 대신했다. 지분 스와프는 피인수 기업의 지분 취득 대가로 인수 기업의 지분 일부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옐로모바일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130여개의 계열사를 꾸렸고, 이후 4조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옐로모바일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억5300만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았다. 부채 한도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자본금 대비 부채 비율은 2배를 넘지 못한다. 지주회사의 부채를 통한 무리한 인수합병(M&A)이나 투자 등에 제한을 두기 위해서다. 다만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설립될 당시 자본총액의 2배를 초과하는 부채액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2년간 자본총액의 2배를 초과하는 부채액을 보유할 수 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 2015년 3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바 있다.

옐로모바일은 2016년 1124억원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2016년 말 기준 옐로모바일의 부채비율은 346.8%로 뛰었다. 이어 2017년 다수의 단기차입금으로 인해 2017년 7월 기준 부채비율이 757.7%로 상승했다.

옐로모바일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연결기준 1424억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17년 951억원, 2018년 118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영업수익은 4427억원서 5105억원, 4699억원이었지만 영업비용이 4708억원, 5070억원, 501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80억원 손실에 이어 2017년 35억원으로 흑자 전환됐지만, 2018년 318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옐로모바일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삼일회계법인은 옐로모바일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2018년 12월31일로 종료되는 보고기간에 순손실 1180억원이 발생했고, 재무제표일 현재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760억원만큼 초과한다”며 “이러한 사건이나 상황은 지분 양수도 해제, 주요 자산의 양도 및 소송 취하 등과 더불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공격적 인수합병, 비대한 몸집
겹겹이 악재…순항 가능성은?

정부의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서 제외된 것도 뼈아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옐로모바일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옐로모바일은 최근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여 그곳은 빠진 상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법적 소송도 간과하기 어렵다. 옐로모바일과 계열사 등은 주식매매대금, 대여금 등과 관련한 재무적 소송에 피소됐다.

다만 옐로모바일의 주요 법적 분쟁은 해소되고 있는 모양새다. 옐로모바일은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공시를 통해 알펜루트 자산운용, 코인원 등 주요 파트너와의 소송건이 종결 및 합의됐다고 밝혔다.

알펜루트는 옐로모바일과 169억원의 매매대금 반환 소송, 코인원은 대여금 270억원 반환 소송을 치르고 있었다. 옐로모바일은 알펜루트와 상호 합의하에 소송을 취하했고, 코인원의 경우 대여금 일부를 상환한 뒤 추후 단계적 상환에 나서기로 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달 22일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법적 소송을 원만하게 매듭짓고 재도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내부 결속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통해 신규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이사는 “계열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에 박차를 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스마트시티와 헬스케어 O2O, 애드테크 등을 주력사업으로 삼을 전망이다. 해당 사업들은 그룹 핵심 계열사가 수행하게 된다. 스마트시티는 ‘데일리블록체인’이, 헬스케어의 경우 ‘캐어랩스’가 맡게 된다. 애드테크는 ‘퓨쳐스트림네트웍스’가 담당한다. 이들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옐로모바일은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지배구조를 본사, 중간지주사(5개), 손자회사(60개)로 개편하고 전체 계열사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복잡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서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회사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 대표의 연임안 통과 여부에 부정적인 시각이 컸던 까닭이다. 그러나 참석 주주 90% 이상이 이 대표의 연임을 지지했다.

첩첩산중

현재 옐로모바일의 최대주주는 이 대표다. 이 대표는 옐로모바일 지분 29.5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 연장됐다.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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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