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10주기’ 시달린 친노 기업들 현주소

외풍에 흔들리다 ‘순풍에 돛’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5월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식으로 가득했다. 서거 10주기를 맞아 다양한 기획과 행사가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이 15년째 된다는 점도 그 의미를 더했다. <일요시사>는 5월 마지막 주, 노 전 대통령의 자취가 묻어 있는 기업들을 짚어봤다.
 

▲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사정의 칼날은 주변인들로까지 번졌다. 당시 여러 기업인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당한 수사였다는 평가와 표적수사라는 비판이 혼재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타개로 이를 둘러싼 논쟁은 첨예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적었다.

정당수사?
표적수사?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사람이다. 강 회장은 부산으로 건너가 30년 가까이 섬유업에 종사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전북 부안 출신인 강 회장은 지역적 편견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를 극복하려 애썼다.

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자처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지역주의 타파’는 강 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강 회장은 아무런 대가 없이 노 전 대통령을 도운 인물이다. 강 회장은 “나는 젊었을 때부터 호남사람으로서 부산에 건너와 사업을 했다. 늘 호남에 대한 끝없는 편견과 선입견에 시달려야 했다. 호남 놈이 얼마나 신용 있고 의리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 부산 사람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줬던 호남에 대한 의리가 있었다면, 나 또한 역시 호남사람으로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 회장은 2003년 12월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강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서 “내가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건 검찰이 다 안다”며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강 회장은 영장이 발부되자 “모든 것을 가슴에 묻고 가겠다”며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은 이듬해 4월 강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40억원, 몰수채권 3억원 그리고 추징금 14억원을 구형했다. 강 회장은 이날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에게 부탁한 적 없고, 정치권에 돈을 준 적도 없다”며 “대통령 주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 받는 것 같아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1심 재판부는 강 회장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벌금 15억원과 추징금 2억원, 몰수 채권 3억원을 선고했다. 강 회장과 검찰은 모두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원심은 적절하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이곳저곳 남아 있는 노의 흔적
수사 등 친분 기업인들 수난

강 회장은 2009년 4월 횡령 등의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강 회장은 대전교도소로 향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대통령을 도왔다고 이렇게 정치 탄압을 하니 달게 받겠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한국 법이 그렇다면 법대로 하겠다”고 강변했다.

구속 수사를 받던 강 회장은 보석을 신청했다. 강 회장은 2007년 뇌종양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이었다. 강 회장은 영장실질검사 때 건강진단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에도 강 회장은 보석을 신청했지만 사건 전담 재판부가 미정됐다는 이유와 진단서 사실조회를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 회장은 옥중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게 됐으며 보석 석방 후 봉하마을 빈소를 찾아 대성통곡했다.


검찰은 같은 해 9월 강 회장에 대해 징역 6년과 벌금 12억원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12월 강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강 회장은 모두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듬해 6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12년 5월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강 회장은 3개월 뒤 세상을 떠났다. 주변에선 뇌종양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문재인 고문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빈소를 찾아 눈시울을 붉혔다. 강 회장은 ‘바보 노무현’에 빗대 ‘바보 강금원’으로 불렸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 귀향했을 때 그와 보좌진 등을 위해 ‘경남 김해 봉하 연립주택’을 지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지난해 5월 봉하 연립주택을 ‘강금원 기념 봉화연수원’으로 바꾸고 개관했다.

차례로…
줄줄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견인이었다. 박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건넨,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 조세포탈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박 회장은 “착잡하지만 억울하지 않다”며 “조세포탈 부분은 시인한다”고 털어놨다. 다만 뇌물공여와 ‘박연차 리스트’에 대해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듬해 6월 박 회장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박 회장 역시 강 회장과 마찬가지로 구치소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당시 박 회장은 큰 충격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됐다.

박 회장은 같은 해 9월 1심서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박 회장은 협심증과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거주지를 병실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보석이 허가됐다. 이듬해 1월 박 회장은 2심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 회장에 대한 일부 혐의를 다시 판단하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서울고법은 박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90억원을 선고했지만, 이번에도 대법원은 일부 혐의에 대한 판결에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보냈다.

이후 서울고법은 박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91억원을 선고했다.

체포·조사
구속·선고


박 회장은 2013년 7월 가석방 대상이 됐다. 당시 가석방심사위원회는 박 회장이 형기를 80% 이상 채웠고, 모범수라는 점을 들어 가석방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가석방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황 장관은 불허를 결정, 결국 박 회장은 남은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했다.

프라임그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프라임그룹은 ‘정권 특혜설’이 나돌았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친노 인사들은 “참여정부를 겨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국정감사 주요 공격이슈’ 문건을 작성, 참여정부 15대 사건 중 하나로 ‘프라임그룹 비자금 조성’을 적시했다.

검찰은 2008년 9월 프라임 그룹을 비자금 조성 정황 등을 이유로 압수수색했다. 백종헌 프라임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은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백 회장의 동생 백종진 당시 벤처산업협회 회장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은 같은 해 10월 백 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백 회장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백 회장은 12월 기업 사정을 감안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해 석방됐다.

검찰은 이듬해 6월 백 회장에 대해 징역 7년과 추징금 8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7월 백 회장에 대해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300시간을 명령했다. 백 회장은 이듬해 1월 항소심서 1심보다 낮은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11월 대법원은 원심(2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맺어진 인연 탓? 눈엣가시 탓?
과거는 묻어두고 재도약 시동

고초를 겪었던 세 기업은 현재 꾸준히 사업을 영위 중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창신섬유의 매출액은 2015~2017년 기준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매출액은 24억원서 30억700만원, 30억1300만원으로 늘었다. 매출원가는 19억원, 22억원, 21억원이고 매출총이익은 5억원, 7억원, 8억원 순이었다. 판관비는 4억원, 4억원, 3억원이고 영업이익은 5900만원, 3억원, 5억원이었다.

창신섬유의 당기순이익은 7600만원, 3억원, 4억원으로 상승세다.

태광실업의 경우 최근 3년(2016∼2018)간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588억원, 1조6544억원, 1조9791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1조3468억원, 1조4286억원, 1조7162억원이고 매출총이익은 2120억원, 2257억원, 2628억원이다. 판관비는 854억원, 860억원, 902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266억원, 1397억원, 1726억원이었다. 태광실업의 당기순이익은 1085억원, 1680억원, 202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풍파 딛고
사업 계속

프라임산업(테크노마트주식회사)의 3년(2016∼2018) 연결기준 매출액은 432억원, 440억원, 434억원이고 매출원가는 421억원, 427억원, 420억원 순이다. 매출총이익은 10억원, 13억원, 14억원이다. 판관비는 5억원, 6억원, 2억원이고 영업이익은 5억원, 6억원, 11억원이다. 프라임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억원, 15억원, 12억원이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