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년> 문재인-민주당 결별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22 10:20:51
  • 호수 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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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위장이혼이라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의 본격적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21대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에 열리는 마지막 정기 선거다. 누가 제1당이 되느냐에 따라 집권 후반기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가 판가름 난다. 과연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6·13지방선거 때처럼 이번에도 ‘친문 마케팅’으로 승부할 것인가. 정치권은 양상이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 예상한다.
 

지난해 6월13일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압승을 거뒀다. 17개 지역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 소속 후보가 14개 지역서 당선됐다. 민주당이 놓친 지역은 대구·경북(TK)과 제주뿐이었다. 

친문 마케팅
이제는 옛말?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이하 재보선)를 보면 당시 민주당의 기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2개 재보선 지역 중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광역·기초의원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광역의원 당선자 총 824명(비례대표 포함) 중 민주당 소속은 647명으로 78.5%에 달했다. 기초의원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지역구 기초의원 2541명 중 민주당 소속 당선자는 50%가 넘는 1386명이었으며, 비례대표 기초의원 당선자는 239명이었다. 총 2927명의 기초의원 당선자 중 55.5%에 달하는 1625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야권 당선자를 모두 합친 수보다 민주당의 당선자 수가 더 많았다.

당시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가 확실시된 이후 상황실에 나와 “이번 선거는 평화와 경제, 민생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그 뜻을 가슴 깊이 잘 새기면서 겸손하게 집권당으로서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자축했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도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도 국민들께서 믿음을 보내주셨다. 그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다”고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자 이를 분석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공통된 분석은 ‘친문(또는 문재인) 마케팅’이 제대로 먹혔다는 것.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선거벽보와 홍보물에 전면에 내걸어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전략이 바로 친문 마케팅이다.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은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비문(비 문재인)계인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는 ‘문재민(문재인+이재명+민주당)’이란 표현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는 유세장서도 틈날 때마다 “문 대통령과 이재명은 문재인정부를 함께 만든 동지다. 문재인과 이재명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6·13 때는 사진만 찍어도 당선
문통↓ 민주당↑ 데드크로스 임박

의사 출신인 윤일규 천안병 국회의원 후보는 ‘문재인의 주치의’라는 타이틀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최재성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는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지역을 누볐다.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서 자신을 “문 대통령과 영혼으로 통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유세 현장에서는 ‘문재인’을 제외하면 설명이 안 될 정도로 그 이름이 자주 언급됐다. 친문계 핵심으로 통하는 전해철 의원은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러 단상에 올라 10분 동안 26번이나 문 대통령을 언급했다. 

우원식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은 5분30초 동안 총 7번 문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했다. ‘나라를 제대로 만들려는 문재인정부’ ‘적폐 청산을 통한 문재인의 개혁’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정부 지지’ 등의 말을 쏟아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해당 마케팅 전략은 비단 유세장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당시 민주당 후보 사이에서는 홍보물에 문재인정부와 관련된 이력을 써놓거나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넣으면, 여론조사서 10% 지지율 상승효과가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과연 친문 마케팅이 ‘친박(친 박근혜) 마케팅’과 무엇이 다르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럼에도 친문 마케팅은 멈추지 않았다.

떨어지는 문
어디까지?

어떤 후보는 자신을 소개할 때 ‘뼈노친문’(뼈부터 노무현, 친 문재인)을 강조했다. 어떤 후보는 자신의 홍보물에 ‘문재인과 함께’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어떤 후보는 건물 외벽 홍보물에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커다랗게 내걸었다. 그렇게 친문 마케팅은 계속 이어졌고, 그 효과는 민주당 입장에선 기대 이상이었다. 

민주당의 압승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방선거를 전후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 이상 기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였다. 

문재인정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를 성사시켰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테이블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은 선거 전날인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서 열렸다.

민주당은 친문 마케팅으로 최근 몇 년간 톡톡한 효과를 봤다. 그렇다면 1년 후 열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서도 친문 마케팅을 이어갈 것인가. 가능성은 ‘아니다’ 쪽에 가깝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크게 줄어 역전되기 일보 직전이다.
 

▲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대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7%로 집계됐으며 부정평가는 45%였다. 이는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무려 6%포인트가 오른 결과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4%포인트 내렸다.

“강원 산불에 잘 대응했다”는 국민 여론이 반등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한 주 전만 해도 취임 후 최저치인 41%였다. 부정평가도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새누리도
그랬는데…

동 조사의 정당 지지율서 민주당은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38%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9%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 초반, 민주당의 지지율은 40% 중반으로 약 30%의 지지율 격차가 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약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21대 총선 전에 역전된다.

이는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민주당을 전면에 내세웠을 때 마케팅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결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숨죽여왔던 비문이 주류인 친문에 반기를 드는 도화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역대 선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2014년 6월4일에 실시됐다. 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1년을 갓 넘긴 시점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심판론으로 지지율이 급락했던 시기지만, 권력은 살아있었다. 

당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은 경부선을 따라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부산부터 시작해 서울까지 올라가는 유세 전략은 박 전 대통령이 2012년 18대 대선 때 사용했던 전략을 떠올리게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국민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며 “그 출발은 박근혜정부와 호흡을 같이하는 지방정부를 만드는 데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마케팅을 한 이유는 대통령의 권력이 살아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지방선거 후보들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못 쫓아가는 이유도 한몫했다. 

새누리당 전철 밟나…
20대 진박, 21대 진문?

박근혜 마케팅은 주효했다. 비록 광역단체장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에 1석 차로 패했지만 나머지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당선자 수는 야권을 압도했다.

그러나 박근혜 마케팅은 2016년에 열린 20대 총선서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일부 TK 출마 후보들이 ‘진박 마케팅’을 사용했지만 대다수의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일부 TK 기반 국회의원들이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면서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사건도 발생했다. 친박계가 비박(비 박근혜)계를 몰아내는 공천을 하자 비박계 수장이던 김무성 당시 대표는 서울과 대구 등 일부 지역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은 채 부산으로 내려가는, 이른바 ‘옥새 파동’을 거행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그러나 진박 감별사 논란과 옥새 파동이라는 내부 분열로 결국 제1당 자리를 민주당에게 내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중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0% 초반에서 30% 후반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당시 한국당의 ‘자중지란’을 지근거리서 지켜봤다. 민주당이 일찌감치 21대 총선 준비에 시동을 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까지 줄어들었고, 최근 부산·경남(PK)에서는 한국당에 지지율 역전을 허용했다. 21대 총선 전 마지막 선거였던 4·3재보궐선거에서는 1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 총회서 “내년 총선 240석을 목표로 준비하겠다”며 “총선서 승리하면 충분히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안 단속
주효하나?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1기 청와대 멤버들을 영입하고 있다. 문재인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다음 달 민주연구원장으로 당에 복귀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은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입 가능성을 전했다.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들어가기 전 민주당 지도부가 내부단속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문 축출설’ 나오는 이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공천 룰이 윤곽을 드러냈다. 현역 의원이 21대 총선에 출마하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당내 평가를 거쳐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은 공천 심사와 경선 때 20%를 감점하는 안도 잠정 결정됐다. 반대로 정치 신인에게는 10%의 가산점이 주어진다.

이는 당내 비문계 현역 의원들에게는 불리, 새로 영입된 문재인정부 청와대 1기 출신 인사들에게는 유리한 기준이다.

10%의 가산점을 받는 정치신인의 기준은 총선에 한 번도 출마하지 않은 경우로 규정했는데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이에 해당한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염두에 둔 기준이라는 해석이 민주당 안팎에서 들려오는 이유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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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